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65)
마존현세강림기-1166화(1164/2125)
마존현세강림기 47권 (22화)
5장 시작되다 (2)
“흐음.”
신니치카이의 행동대장 요시노부 가 바다로 뛰어드는 이들을 바라보 며 안색을 굳혔다.
얼음장 같은 바다지만, 뛰어내리 는 이들의 동작에는 한 치의 망설임 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 엄정한 규
율과 각오가 요시노부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이만한 정병들이라면 한국을 도모 하는 일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우선 가장 골치 아픈 난제가 해결되 지 않았는가.
‘그것도 생각보다 쉽게 말이지.’
한국을 정벌하기 위해서 가장 먼 저 해결해야 하는 것은 한국으로 들 어갈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아무리 강대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육지에 상륙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수가 적다면 밀항선이나 항공기를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원정대 는 그 수가 결코 적지 않았다. 도합 해서 사천에 가까운 이들이 한국으 로 들어가야 한다.
그만한 이들을 한국까지 무사히 상륙시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일전의 사건 덕분에 동해 의 경비가 강화되었고, 한국의 총회 놈들도 눈을 시퍼렇게 뜬 채 해안을 지키고 있을 게 분명한 상황이 아니 었는가.
그 모든 어려움은 차이커창의 존 재로 말미암아 간단하게 해결됐다.
“비린내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말
이야.”
요시노부가 바다로 뛰어드는 이들 을 보며 피식피식 웃었다.
중국으로 항공기를 타고 가 중국 해안까지 이동한 다음, 어선에 올라 타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지만, 결 과가 좋으니 다 좋은 것 아니겠는 가.
다만, 이 짓거리를 위해 대일본제 국의 무사들이 냄새나는 어창(魚槍) 에 처박혀서 이곳까지 왔다는 점은 좀 거슬리긴 하지만 말이다.
요시노부의 시선이 전방으로 옮겨 갔다.
평범한 이들은 어둠과 거리 때문 에 볼 수 없겠지만, 그의 눈에는 대 한민국의 육지가 똑똑히 보였다. 이 정도 거리라면 단련된 일본의 무사 들이 접근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1차 계획은 완료다.’
당황하여 허둥지둥하는 경비정들 을 보고 있으려니, 웃음이 터져 나 온다.
‘무능한 것들.’
바깥세상 놈들은 언제나 저런 식 이다.
대응할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요시노부가 저 경비함대의 책임자라
면 여기까지 밀고 들어오기 전에 어 선을 들이받아 침몰시켜 버렸을 것 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게 저들의 한계다.
법률, 외교, 그리고 언론과 여론.
스스로는 자유롭다고 느끼겠지만, 바깥세상 놈들은 수많은 제약을 쇠 사슬처럼 전신에 친친 감고 살아간 다. 그러니 눈에 빤히 보이는 일조 차 신속하게 막아낼 수 없는 것이 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합니까? 구조합니까?”
“기다려 봐! 아직!”
“배는요! 배는 어떻게?”
“기다리라고 했잖아!”
서로 질러 대는 고함 소리가 요 시노부의 귀를 찔러 댄다. 그 당황 한 목소리를 들으며 요시노부가 비 릿하게 웃었다.
대응할 수 있을 리가 없지. 그 딱 딱해진 머리로는 말이야.
“요시노부 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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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뛰어내렸습니다.”
“그래.”
요시노부가 고개를 돌렸다. 참모
가 들고 있는 비닐을 본 요시노부가 살짝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무사가 할 짓이 아니야.”
“진짜 무인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서는 흙이라도 씹는 법이 아니겠습 니까?”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격언이 로군.”
요시노부가 참모가 주는 비닐을 받아 손에 든 일본도를 집어넣고 둘 둘 말았다.
몸은 바닷물을 버틸 수 있지만, 쇠로 만들어진 무기마저 바닷물에 담글 수는 없다. 전쟁을 치르는 이
는 무기를 제 몸처럼 여겨야 하는 법 아니겠는가.
하지만 뭐랄까…….
비닐에 친친 감긴 일본도를 보고 있자니, 미묘한 짜증이 밀려 올라왔 다.
“총장님께 보고는?”
“완료되었습니다. 1차가 무리 없 이 진입하면, 2차도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겠지.”
요시노부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이곳에 있는 이들은 선발대에 불
과하다.
가장 먼저 치고 나와 경비정과 경계를 끌어들이는 것이 그들의 목 적이다. 지금 2차와 3차도 한국의 영해로 진입했을 것이다.
‘확실히 무시할 수 없는 자로군.’
차이커창의 얼굴을 생각하니, 살 짝 추워지는 느낌이다.
그만한 굴욕을 받고 갔음에도 좋 은 루트가 있다고 서슴없이 손을 먼 저 내미는 배짱, 그리고 한국 측에 서 가장 껄끄러워할 루트를 찾아내 는 심계.
그 무엇보다…….
‘이 정도의 준비를 단숨에 끝내 버렸단 말이지.’
어선을 수배하고 당의 지원을 받 아내는 데 불과 하루가 걸리지 않았 다. 어마어마한 추진력이다.
이건 신니치카이도 불가능한 일이 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정권을 잡고 뒤흔든다는 평을 받는 신니치카이지 만, 국가라는 것은 한두 사람의 의 견만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수상의 지시조차도 감시를 받는 것이 현대 국가의 시스템이라는 것 을 감안한다면, 차이커창…… 아니, 홍왕계의 정권 장악 능력은 괴이할
정도였다.
‘특히나 중국의 상황을 감안한다 면 더하지.’
아무리 홍왕계가 중국 내에서 정 통파로 분류된다고는 하지만, 중국 에는 홍왕계를 경계하는 다른 삼왕 계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곳이 다.
그들도 분명 당에 영향을 주고 있을 텐데, 이만한 장악력을 보여준 다는 건 훌륭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 었다.
‘딱히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 차이커창이라는 놈이 그만큼 대
단한 놈이라는 뜻이겠지.’
그게 아니면 홍왕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파급력이 일본의 예상을 훨 씬 뛰어넘든가.
“흥!”
요시노부가 코웃음을 쳤다.
‘지금이야 네놈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하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요시노부는 알고 있다. 그 어떤 협약과 그 어떤 신뢰 관계를 구축한 다고 해도, 한국의 무인계가 사라진 다면 중국과 일본의 밀월 관계는 끝 난다.
그때부터는 다시 적으로 돌아가 서로의 목을 노릴 수밖에 없다.
중국도 나름 생각이 있어 일본을 지원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겠 는가. 그럼에도 그들에게 장단을 맞 춰주는 이유는 단 하나다.
‘세상일이라는 게 사람의 생각대 로만 돌아갈 리가 없지.’
인간은 절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세상 다시없을 천재들도 언제나 실패를 경험한다. 진나라를 막아선 이목은 군사의 천재였지만, 정치의 무거움을 이기지 못해 죽었고, 제갈
량은 아직도 회자되는 책사임에도 촉의 멸망을 막지 못했다.
뛰어난 책사가 모든 것을 주무르 고 자신의 뜻대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건 호사가들의 착각에 불과 하다.
차이커창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수작이야 빤하지만, 그의 수 작대로 움직인다고 해서 그의 예측 대로 일이 홀러가는 것은 아니다.
저들은 언제고 이날을 후회할 때 가 올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나중의 일이지.”
“예?”
“아무것도 아니다.”
요시노부가 고개를 저었다.
전장에 들어선 이가 미래를 걱정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그가 해 야 할 일은 먼 미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당장 눈앞의 적을 처리하는 일이다.
강진호의 목을 따지 못한다면, 중 국과의 관계 따위는 고려할 필요도 없다. 중국을 상대하기 전에 강진호 의 손에 일본이 무너질 테니까.
요시노부는 특공을 감행하는 심정 으로 반도의 땅을 노려보았다.
“다카하시!”
“예!”
“총장님께 전해라.”
“예, 부장!”
“이 요시노부, 반드시 강진호의 목을 따 오겠다고 말이다. 그자의 목을 베지 못한다면, 나는 다시는 일본 땅을 밟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전하겠습니다! 무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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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노부가 느긋하게 뱃머리로 걸 어갔다. 그러고는 미련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첨벙!
요수노부까지 입수를 마치자, 다 카하시가 냉정한 얼굴로 소리쳤다.
“빠져나간다!”
평시라면 이 어선의 성능으로 저 경비정들을 따돌리는 건 불가능하겠 지만, 지금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저 멍청한 놈들은 바다에 뛰 어든 이들을 구조해야 하는지, 체포 해야 하는지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 하고 있을 테니까.
“곧 다시 뵙겠습니다, 부장님.”
우선은 배를 되돌리고 본대와 합 류한다. 그러고 나서 선발대의 상륙 으로 경계가 무뎌진 서해를 다시 한
번 돌파하면 된다.
그때까지 요시노부가 제 역할을 잘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길은 열었다, 관동 놈들.”
먼 바다를 바라보며 다카하시가 살짝 이를 갈았다.
지금 신니치카이가 경계를 뒤혼들 어 놓은 틈을 타, 이차로 관동의 구 미들이 한국으로 진입할 것이다.
같은 뜻으로 움직이겠다고 잔을 나눈 사이이건만, 끝끝내 선봉을 거 부하는 관동의 구미들을 생각하니 절로 이가 갈렸다.
선봉이라는 것이 더없이 영광스러
운 자리라는 것은 동의한다.
그렇기에 선봉을 맡는 것에 거부 감이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선봉을 마다하고 실속만 차리려는 놈들에게는 무인으 로서의 혐오감을 감출 수가 없다. 관동 놈들이 무인의 혼을 잃었다는 건 유명한 사실이지만, 설마 전쟁을 치르면서도 잇속을 챙길 줄이야.
“아무래도 좋다.”
다카하시는 알고 있었다.
그가 껄끄러워하는 부분을 요시노 부가 굳이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지금은 그 짜중 나는 놈들의 힘이라
도 빌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쟁에서 이런 일은 허다 하게 일어난다.
애초에 서로 다른 구역을 가진 이들이 힘을 합치는 일이 쉬울 리가 없다. 다 나름의 생각과 나름의 잇 속을 챙기기 마련이다.
그런 오합지졸을 하나로 묶는 방 법은 무척이나 간단하다.
‘숭리.’
전쟁을 치르기 전에 해야 할 것 은 훈련이지만, 전쟁에 돌입한 이들 이 이뤄내야 할 것은 승리뿐이다.
지속된 숭리는 군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사기를 높인다. 그리고 서로 다른 뜻을 가진 이들마저도 힘을 합 치게 만든다. 그렇기에 요시노부는 군말 없이 선봉을 받아들인 것이다.
일본과 신니치카이의 영광을 위하 여!
다카하시가 고개를 들어 바다를 바라보았다. 어둠이 내린 바다를 빼 곡히 채우며 해안으로 헤엄쳐 가는 조원들이 그의 눈에 똑똑히 들어온 다.
한국의 경비정들은 지금 이 순간 까지도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물 위로 드러난 조원들의 어깨너머로 반도가 보인다.
몇 번이고 침략하고, 몇 번이고 도모했지만, 결국 항상 완전히 손에 넣지 못하고 물러서야 했던 땅.
섬이라는 한계에 갇힌 일본을 드 넓은 대륙으로 진출하게 만들어줄 저 교두보가 말이다.
일본의 무인계는 이날을 역사에 기록하게 될 것이다.
길고 긴 시간을 도모한 끝에 그 들이 마침내 한국이라는 땅을 완전 히 손에 넣을 전쟁을 시작한 날로 말이다.
다카하시가 선실로 들어가 무전기 를 집어 들었다.
“다카하시 참모입니다. 1진 신니 치카이, 요시노부 부장을 필두로 전 원 하선하여 반도로 향하고 있습니 다. 2진의 진입을 시작해 주십시 오.”
[알았다.]무전기의 잡음과 함께 대답이 들 려오자, 다카하시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거들먹거리는 것도 오늘까지다, 빌어먹을 조선 놈들.”
총회, 그리고 강진호.
뱃속에 돌을 얹은 것처럼 일본을 불편하게 만들던 놈들은 이제 그 대 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제 누구도 멈출 수 없다.
상륙한 이들이 모두 죽든가, 총회 가 전멸하거나 둘 중 하나의 결과가 있을 뿐이다. 물론 후자가 되겠지만.
다카하시가 무전기를 집어 던지듯 내려놓고 소리쳤다.
“ 회선한다!”
어둠이 내린 바다를 통해 일본이 쏘아낸 화살이 한국으로 날아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