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66)
마존현세강림기-1167화(1165/2125)
마존현세강림기 47권 (23화)
5장 시작되다 (3)
“후……
요시노부가 바닷물을 헤치며 해안 으로 나아갔다.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먼 곳의 경비정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 인다.
‘ 예상대로군.’
어찌 보면 무대포에 가까운 전략 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차이커창 의 철저한 계산이 깔려 있었다.
선박은 바깥세상의 영역이다. 아 무리 무인들이 타고 있다고 한들, 선박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이상 통제를 받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지금 바다에 뛰어든 이들은 무인. 그들을 강제로 구속하려 드는 순간, 바깥세상과 무인계 간의 균형이 깨 지게 된다.
아마 저 배에 타고 있는 해경들 은 작금의 사태를 이해하지 못할 것
이다. 상부에서 물에 뛰어든 이들을 건드리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졌을 테니까.
“집합하라.”
“예, 부장!”
물 밖으로 뛰쳐나온 이들이 오와 열을 맞추어 정렬한다.
요시노부는 재빠르게 인원 파악을 끝내고는 비닐 안에 든 그의 애검을 꺼냈다.
“인원은?”
“이상 없습니다!”
“흐 ”
■司’ •
요시노부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
다.
두엇 정도는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낙오된 이는 없는 모양이었다. 수온이 차갑 기는 하지만, 파도가 그리 높지 않 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늘도 우리를 향해 웃어주는군.’
날씨가 나쁘다고 해서 상륙을 미 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적당 히 파고가 높은 날이었으면 아무래 도 희생자가 나왔을 것이고, 풍랑이 격한 날이었다면 삼분의 일쯤은 제 대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 라는 각오도 했다.
하지만 오늘 하늘은 요시노부와 신니치카이를 향해 웃어주었다.
과거, 몽골의 대군을 태풍으로 막 아준 것처럼, 오늘은 바람을 물려 그들의 상륙을 응원해 준 것이다.
딱히 미신에 연연하지 않는 요시 노부이지만, 시작부터 운때가 맞다 는 건 환영할 일이었다.
“부장, 전원 집합 완료했습니다!”
“좋아.”
요시노부가 눈을 빛냈다.
“여기는 눈이 많군. 일단은 숨어 든다. 어설프게 전진을 시도하지 않 고, 2진을 기다린다.”
“함께 가는 겁니까?”
“그럴 리가 없지. 관동의 겁쟁이 들과 함께 움직일 일은 없다. 하지 만 그 멍청한 놈들이라면 당연히 적 의 눈에 띄어 시선을 끌어주겠지.”
“아!”
“우리는 그 틈에 목적지를 친다.” 요시노부의 눈이 살기로 번들거렸 다.
‘그리고 강진호의 목도 따야겠지.’
“가자!”
해안에 밀집한 신니치카이의 행동 대가 어둠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 다.
“상륙했다고?”
“예!”
위긴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 다.
‘이런 빌어먹을!’
당했다.
그것도 제대로 당했다. 변명의 여 지조차 없는 실책이다.
“상륙 지점은?”
“정확하게 특정되지 않습니다. 태 안 쪽이 아니면 군산 쪽인 것 같습
니다.”
이현수의 목소리에 짜증이 어렸 다.
“태안에서 군산이면 lOOkin 가까 이 되는 구간이잖아! 상륙 지점이 그만큼이나 특정이 안 된다는 게 말 이나 되는 소리야?”
“야간인데다 바다라서 추적이 어 렵습니다. 방향으로 대충 추적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
이현수가 양손으로 얼굴을 문질렀 다.
화를 낼 일이 아니다. 이건 스스
로의 무능을 탓해야 할 일이었다.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서 아랫사람 이나 보고자에게 분노를 쏟아내면, 정보가 제대로 돌지 않게 된다.
“알겠다. 서해 쪽 감시 초소에 협 조를 구해 수상한 이들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정황이 발각되면 바로 연 락달라고 말해둬.”
“예, 실장님!”
보고자가 튀어나가자 이현수가 초 조한 얼굴로 스마트패드를 꺼내 지 도를 켰다.
‘태안이나 군산이면……
적당한 지점에 임의로 상륙지를
설정해 본다.
‘차로 세 시간.’
국도를 타고 차량으로 이동했을 때, 세 시간 정도가 걸린다.
“방 이사님.”
“음!”
방진훈도 심각한 얼굴로 이현수를 주시하고 있었다.
“일본의 정예쯤 되는 무인들이 전 력으로 이동한다면, 차량보다 빠르 게 이동할 수 있습니까?”
“무리다.”
방진훈이 깔끔하게 대답했다.
“소수라면 가능하겠지. 눈에 띄지
않고 마음껏 달릴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곳이 적국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예상 상륙 인원이 천 명에 가까운데다, 천 명의 인원이 사람들 의 눈에 띄지 않고 이동하려면 산길 로만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도 속도는 충분히 나 지 않겠습니까?”
“한국인이라면 또 모르겠지. 입장 바꿔서 생각해 봐. 네가 일본 한중 간에 떨어지면 애들 이끌고 도쿄까 지 산길로 고속 이동이 가능하겠 냐?”
“……무리겠죠.”
나침반 들고 한 방향으로 뛴다면 시간이야 줄일 수 있겠지만, 채 100 km도 이동하기 전에 발각되고 말 것 이다. 최근이야 스마트폰이라든가 여러 가지 전자 기기도 있고, 굳이 통신사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GPS도 활용할 수 있으니 상황이 훨 씬 낫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어렵다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현수가 얼굴을 굳혔다.
특정이 되질 않는다.
저들이 총회를 목표로 잡고 이동 한다고 했을 시, 시간이 얼마나 걸
릴지조차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애초에 총회의 계획은 일본의 침 입을 해안에서 저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듯 방어선이 호쾌하게 뚫려 버리면 플랜 B를 발동해야 한 다.
하지만 준비된 플랜 B는 동해에 서부터 내륙을 방어하는 양식이었 지, 서해에서부터의 공격을 막는 계 획이 아니었다.
“그럼 우선 저쪽을……
“우선 진정하지.”
위긴스의 말에 이현수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흥분했어.’
계획을 세우는 이는 어떤 상황에 서도 흥분해서는 안 된다. 평소의 이현수라면 절대 타인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 허를 찔렸다는 당 혹감과 굴욕감이 잠시 이현수의 눈 을 가렸다.
‘아니, 정확하게는 위기감이겠지.’ 일본이다.
어설픈 적이 아니었다.
가진바 힘의 강대함이라면 그 원 탁과도 맞먹거나 그 이상이라 평가 되는 일본이었다. 그리고 일본을 상
대하는 것은 일전에 원탁을 상대하 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우선 원탁을 상대했을 때, 그들은 원정을 하는 입장이었다. 설사 패배 한다 하더라도 투입된 인원이 죽어 나가는 것을 제외한다면 피해가 없 다.
본토가 살아 있는 이상, 강진호와 이사진들만 살아남는다면 어떻게든 복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상대한 이들도 소 수 정예에 지나지 않았다. 원탁에 모여 있던 나이트들과 기사단, 그리 고 엘더 나이트들.
강진호를 비롯한 이사진들, 그리 고 총회의 정예들은 그들에 비해 확 고한 우위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 있는 부분으로 상대의 약한 부분을 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원탁의 본대와 일본의 본대 가 맞붙었다면, 절대 그때와 같은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총회 는 회주와 이사진을 비롯한 정예들 의 힘에서는 확고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일반 무인들의 힘은 비슷한 규모의 타국에 비해서 확고하게 약 한 편이니까.
이현수를 당황하게 만드는 것은
일단 저들이 방해 없이 상륙해 버린 이상 소수 대 소수의 격전은 더 이 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건 총회가 막대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였다.
“일단은 저들의 목적이 어디인지 부터를 확인해야 합니다. 총회로 단 순 무식하게 밀고 들어올 확률도 있 지만, 거점을 장악하려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확실히……
위긴스의 말에 이현수가 심각한 눈으로 지도를 바라보았다. 차라리 총회로 밀고 들어와 준다면 대책이
쉽다. 하지만 만약 저들이 그리 움 직여 주지 않는다면…….
“그전에……
그때, 가만히 회의를 지켜보고 있 던 강진호가 입을 열었다.
“확인해야 할 게 있지 않나?”
“예?”
이현수가 고개를 들고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상륙한 인원의 수는?”
“대략 천 정도로 예상됩니다.”
“공항에서 사라진 이들의 수는?”
“그것도 천……
이현수가 입을 다물었다.
공항에서 그들이 파악하고 있던 이들의 수는 이천 정도다. 그중 천 이 사라졌고, 그 천 명이 지금 서해 바다에 나타났다.
‘그럴 리가 없지.’
그들이 파악하고 있던 수가 이천 이라는 건 실제로 움직이고 있던 수 는 이천을 훨씬 상회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원탁의 정보력이라고 한들 타국의 무인들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파악해 내는 게 가능할 리 없잖은 가.
“위긴스.”
“예, 로드.”
“예상되는 적의 수는?”
“오천 정도입니다.”
“상륙한 인원은?”
“천입니다.”
강진호가 가만히 위긴스를 바라보 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남은 사천은 어디에 있지?”
위긴스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현수에게 흥분하지 말라는 말을 했지만, 그 역시 흥분하고 있던 것 이다.
‘ 다르군.’
그제야 위긴스는 깨달았다.
그가 아무리 많은 전투를 경험하 고 세계 각지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고 한들, 자국이나 자 세력이 침공 받는 경험을 한 적은 없다.
적이 자국으로 밀고 들어온다는 사실이 방어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얼마나 큰 심적 부담을 주는지 이제 야 깨닫는 위긴스였다.
찰칵.
라이터가 켜지는 소리에 모두가 눈을 돌렸다.
강진호가 태연한 신색으로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모두를 가만히 바라 보았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강진호의 얼굴을 보자 날뛰던 가슴이 진정되 는 기분이었다.
적이 밀고 들어오는데도 강진호는 딱히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가.’
강진호는 마교의 교주다.
장민이 한 말과 강진호가 지나가 듯 하는 말에 따르면, 그는 과거 수 도 없는 격전을 치르고, 수도 없는 전쟁을 통해 마교를 천하제일의 문 파로 성장시켰다.
그리고 언제나 그 선봉에서 적과 싸웠다고 했다.
그렇다면 강진호에게 있어서 전쟁 이란 일상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적이 밀고 들어온다고 해서 새삼 동 요할 일도 없다는 뜻이었다.
“생각대로 되면 전쟁이 아니지.” 강진호가 태연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들으니 천천히 숨이 가 라앉는다.
위긴스가 자신도 모르게 가만히 웃었다.
‘과연 위에 서는 사람은 다르군.’
위긴스 스스로도 마스터가 되어 원탁을 이끌 뻔하기는 했지만, 지금 강진호를 보고 있으니 그 길을 선택
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었다.
강진호를 보면 알 수 있다.
진정 이끄는 자는 평시에 드러나 지 않는다. 평시는 위긴스 같은 이 들이 얼마든지 이끌어 나갈 수 있 다. 리더가 진정 그 가치를 드러내 는 때는 바로 지금 같은 위기상황이 다.
강진호가 한마디를 하는 것만으로 달아오른 회의실의 공기가 순식간에 가라앉는다. 그와 동시에 다들 눈빛 이 바뀐다. 이게 강진호가 총회의 회주 자리에 앉아 있는 이유였다.
“냉정하게 보지.”
강진호가 지도를 가리켰다.
“천 정도 되는 인원이 국내에 들 어왔다.”
“예.”
“다시 말하자면…… 겨우 천 명.” 강진호의 손끝에서 담배가 이지러 진다.
“밟아 죽여 버릴 수 있는 수지.” 위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적이 쳐들어왔다는 사실에 흥분했 지만, 천 명 정도야 언제든 처리할 수 있다. 퍼지면 귀찮아질 수 있지 만, 실질적인 위협은 되지 못한다.
“그러니 저들 역시 여기서 끝낼 생각은 아니겠지. 분명 추가로 상륙 한다.”
“옳은 말씀이십니다.”
“현재 상황부터 정확하게 파악한 다. 다시 시작해.”
“예!”
위긴스가 단호하게 대답을 하고는 스마트패드를 옆으로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