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67)
마존현세강림기-1168화(1166/2125)
마존현세강림기 47권 (24화)
5장 시작되다 (4)
“현재 상황은 다들 아시리라 생각 합니다. 적은 서해를 통해 침투했고, 현재 적 추가 부대의 상륙 지점은 특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분위기에 눌려 있던 방진훈이 입 을 열었다.
“지금 저희 애들이 다들 동해 쪽
으로 집결해 있잖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현재 동해에 집 결해 있는 부대들을 서해로 급격하 게 이동시키는 중입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마염들은 동해에 남 겨두었습니다.”
“최고 주력 부대를……
“소수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할 수 있는 이들은 마염뿐입니다.”
“음…… 그건 그렇죠.”
방진훈이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위긴스가 정돈된 어조로 말을 이 었다.
“적의 선발대가 진입했다는 건 좋 은 소식이 아닙니다. 아무리 냉정하 게 대처해도 전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 그 틈을 타서 추가 부대도 상륙을 시도할 겁니다. 그리 고 이번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적이 바다로 뛰어드는 방식으로 상륙을 시도한다면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바다 위는 무인의 영역이 아니다. 저들이 배를 통해 접근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면, 이쪽도 배를 타고 대항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배와 배는 서로의 진로를 막아낼 방법이 없다.
“저번 일본 놈들이 쳐들어올 때처 럼 대응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바 다 위에서 난장을 부려 버리면 될 텐데요.”
방진훈의 말에 위긴스가 고개를 내저었다.
“무리입니다. 일단 저놈들도 바보 는 아니라서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 했습니다. 첫째로 일전에는 다수가 탈 수 있는 대형 유람선을 이용했지 만, 이번에는 여러 대의 어선에 병 력을 분산했습니다. 한 배에 올라탄 다고 해도 다른 배들이 무시하고 가 버리면 따라잡기가 힘듭니다.”
“……새끼들, 가오 상하게 비린내 나는 어선에 타고 지랄이야.”
방진훈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리고 국적의 문제도 있습니다. 저 배들이 중국의 배라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중국이라는 말이 나오자 다들 한 숨을 내쉬었다.
이현수가 말을 보충했다.
“아시다시피 한국이 불법 조업을 막을 힘이 없어서 내버려 두는 게 아닙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서해에 들어온 중국 어선들을 싸그리 다 침 몰시켜 버릴 수도 있고, 잡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저 깡패 새끼들이 발악을 해 대니, 어쩔 수 없이 내버려 두는 겁니다.”
“끄응.”
“놈들이 지속적으로 어선을 이용 한다면, 해경 단위의 단속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해경은 화기를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배로 밀어서 가로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저쪽이 그걸 예상하고 대형 어선을 활용하는 터라…… 물리적으로는 막 기 힘듭니다.”
“그렇군.”
방진훈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인즉슨, 일본 놈들이 중국 어선을 활용하는 한 대처가 쉽지 않 다는 이야기였다. 적당히 안쪽으로 밀고 들어와 바다로 뛰어들어 버리 면 되니까.
바다로 뛰어든 무인을 무슨 수로 저지하겠는가. 기관총으로 갈겨 버 릴 수도 없고, 그물을 던져 잡을 수 도 없다.
속수무책이라는 이야기다.
“여하튼, 저 짱깨 새끼들!”
방진훈이 이를 갈았다.
“홍왕계가 뒤에 있겠죠?”
“빤하지.”
이현수의 물음에 위긴스가 혀를 찼다.
차이커창.
그놈이 아니고서야 이리 아픈 곳 을 쿡쿡 찔러 댈 수 있을 리가 없 다. 당하는 입장이라 솟구치는 열을 걷어내면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 조 치였다.
“결국 추가 병력이 상륙하는 걸 막을 방법이 없다는 뜻이군.”
“예.”
강진호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 다.
“다른 대처법은 없나?”
“서해를 넓게 감시하는 방법은 있 습니디만, 지금처럼 저놈들이 대책 없이 상륙해 버리면 소수로 다수를 상대하는 상황이 나와 각개격파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주객이 전도되 어 버립니다.”
a 으 99
강진호가 지도를 바라보다가 담배 를 꺼내 물었다.
하기야.
국경으로 이민족이 들어온다고 병 력을 분산해서 배치해 버리면, 약해 진 한 점이 뚫려 버릴 뿐이다. 이민 족을 상대하는 방법은 높은 장벽을
쌓아 침입을 원천 차단하거나, 들어 오는 이들을 끌어들여 요격하는 방 법, 둘뿐이다.
그리고 지금 선택해야 할 방법은 두 번째였다.
“위긴스.”
“예!”
“상륙에 대한 대비는 버린다.” 위긴스가 고개를 들어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그 단호한 눈을 본 위 긴스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선발대를 보내 시선을 끌고, 후 위를 쉽게 상륙시키겠다는 생각 같
은데……
강진호가 손을 들어 군산 쪽을 찍었다.
“그건 선발대가 전멸하지 않았을 때나 이득이 되는 작전이겠지.”
다들 강진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했다.
분산시켜 상륙한다는 건 상륙이라 는 목적을 이루기에는 좋은 작전일 지 모른다. 하지만 세상 모든 작전 이나 계략은 장단이 있기 마련이다.
상륙은 쉽게 할 수 있을지 모르 겠지만, 병력이 분산된다는 것은 분 명 약점이다.
안 그래도 공격하는 입장은 수의 열세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적은 숫자를 다시 쪼갠다? 발각 만 된다면 전멸을 면할 수 없을 것 이다.
“포위망을 구축하고 조여들어. 천 정도야 발각만 되면 언제든 처리할 수 있다.”
“예!”
위긴스가 군기가 바짝 들어간 목 소리로 대답했다.
“움직인다, 바토르.”
“여기 있다, 주인!”
“합류해 현장 지휘를 맡아라.”
“물론이다! 아주 으깨놓지.”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바토르의 덩치를 본 이들은 때때 로 바토르가 우둔하다는 착각을 하 곤 한다. 하지만 바토르가 어떤 사 람인지 잘 아는 이들이라면, 그런 착각에 코웃음을 칠 것이다.
바토르는 절대 힘만 센 멍청이가 아니다. 현장의 지휘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지장이자 용장이었다.
“위긴스.”
“예, 로드!”
“어디까지 할 수 있지?”
위긴스가 눈을 좁혔다. 빠르게 계
산을 끝낸 그가 단호한 어조로 대답 했다.
“적의 예상 침투 경로가 동해에서 서해로 변경되면서 미리 준비해 둔 마법진은 다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좋지 않은 소식이군.”
“하지만 마법 부대의 활용은 충분 히 가능합니다. 마법 부대와 슈발리 에의 통제권을 저에게 주신다면 일 군(一軍)으로 활용해 보겠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바토르를 따라라. 하지만 그 지휘권은 너에게 주지.”
“감사합니다.”
“방진훈.”
“예, 회주님. 저는 평회원들을 이 끌겠습니다. 전체적인 포위망의 조 절과 연락책, 그리고 중군(中軍)의 역할은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겁니 다.”
“좋아.”
이번에는 강진호가 말하기도 전에 장민이 먼저 소리쳤다.
“마존시이여, 교는 준비가 되었습 니다! 저 간악한 이들이 이 땅에서 살아 돌아가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교의 세례를 받은 일천의 마인들을 이끌고 적의 뒤를 유린하겠습니다!”
“다만……
강진호가 가만히 장민을 보며 말 했다.
“여기는 중국이 아니다.”
“예, 마존이시여.”
“날뛰는 것은 좋다. 하지만 눈에 띄지 않게 조심하도록, 제 마성을 이기지 못하고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생긴다면, 다름 아닌 네 목부터 뽑아버리겠다.”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장민이 바닥에 머리를 쿵, 찧었 다.
강진호가 가라앉은 눈으로 그런 장민을 바라보았다.
마교를 움직이는 건 도박수다. 예 전부터 마교는 어떤 일을 하든 조용 히 처리하는 법이 없었다.
시작은 조용하지만, 한 번 피를 보면 굶주린 늑대가 무색하도록 날 뛰는 이들이 바로 마인들이다. 백 명이 좀 넘는 마염들조차 때때로 통 제를 벗어나는데, 일천에 가까운 마 인들을 통제하는 일이 쉬울 리가 없 다.
하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다.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는 마인들 도 세상에 적응해서 사는 법을 익혀 야 한다. 힘이 없을 때는 날뛰려고
해도 날뛸 수 없으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힘이 생긴 이후가 문제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날뛴다면, 결국 마 교는 멸망할 수밖에 없다. 이건 단 순히 총회의 입장을 고려한 지시가 아니다. 마교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 드시 방법을 찾아야 했다.
슬쩍 강진호의 눈치를 살핀 장민 이 목소리를 높였다.
“마존이시여, 교를 통제하는 것은 예전부터 장로들이 고민하고 있던 일입니다.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해 마존께 폐를 끼치는 이들은 서슴없
이 그 목을 쳐 일벌백계하겠습니다. 심려치 마십시오!”
으 ”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장민이라면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현수.”
“예, 회주님!”
“바토르에게 붙어라.”
“예!”
“전체적인 전황은 네가 봐야 한
다. 바토르를 보좌해라.”
“예!”
이현수가 우렁차게 대답을 했다.
그러고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그럼 회주님께서는?”
“나는 따로 할 일이 있다.”
“아•…”
이현수가 묵직하게 고개를 끄덕였 다.
평소 같으면 강진호라는 전력을 구상에 넣지 않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총회가 100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면, 강진호의 존재는 최 소 50 이상의 무게감을 가지고 있 다.
강진호를 제외하고 전략을 짠다는
건 팔 두 짝을 자르고 링에 오르라 는 말과 다르지 않다.
‘생각이 있으시겠지.’
하지만 전시의 명령은 절대적인 법이다. 이현수는 군말 없이 강진호 의 명령을 받아들였다.
“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자잘한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 만, 그건 이사들이 현장에서 자체적 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방향이 잡혔다면 이제는 그들의 몫이었다.
“가라.”
“예!”
이사진들이 굳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회의실을 채우고 있던 이들이 모 두 뛰쳐나가자 강진호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홈……
살짝 달아오른 공기가 훅— 밀려 오는 느낌이다. 전장이 다가오면 언 제나 이런 공기를 느낀다.
강진호가 가만히 주먹을 쥐었다 폈다.
‘이건 기분이 또 다르군.’
어떤 전장에서든 강진호는 늘 선
봉에 섰다. 뒤에서 싸우는 것을 지 켜보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굳이 강진호가 선봉에 설 필요가 없는 전 쟁이거나, 외곽의 국지전 정도를 그 냥 지켜보았을 뿐이다.
이처럼 대규모의 전투가 일어남에 도 가장 앞으로 달려 나가지 않는 것은 강진호에게도 신선한 경험이었 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참아야 한 다.
총회는 과거의 마교처럼 그저 몸 을 담은 곳이 아니다. 그의 삶과 인 생이 함께 담겨 있는 것이다. 그렇
기에 좀 더 가혹할 줄도 알아야 한 다.
이번 전쟁을 통해 총회의 모두가 칼을 쥐고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 미인지 제대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경험을 안고 살아남을 수 있다 면, 총회는 반드시 더 강해진다.
우우웅.
강진호가 아공간을 열고 적루와 청루를 꺼내 들었다.
익숙한 애검을 잡자 살짝 들뜬 마음이 착 가라앉는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해야겠 지.”
강진호의 입꼬리가 살짝 말려 올 라갔다.
이건 강진호가 처음으로 겪는 지 키는 전쟁이다.
하지만 어떤 전쟁이든 전쟁은 전 쟁. 강진호가 전쟁에서 지는 일은 없다.
저벅저벅.
적루와 청루를 든 강진호가 텅 비어 음산하기까지 한 복도를 천천 히 걸었다. 그의 등 뒤로 검은 그림 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피 냄새를 맡은 마귀가 천천히 그 손톱을 세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