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7)
마존현세강림기-117화(117/2125)
마존현세강림기 5권 (17화)
4장 一 정립하다 (5)
“나오셨습니까?”
“ 예.”
강진호는 병원 앞에서 조규민을 만났다. 미리 말을 해둔 일이라 조규민이 미리 와서 강진호를 기다리 고 있었다.
“가능하겠죠?”
“물론입니다.”
“예.”
“진호야, 뭔 일이야?”
아침부터 강진호의 호출을 받아 병원으로 나온 박유민이 영문을 몰 라 했다.
단순히 원장 수녀님의 면회를가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조규민까지 나와 있는 것을 보면 그게 아닌 모양이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사장님.”
“유민이, 오랜만이구나. 이사장 대 리가 맞다.”
“정확하게는 전직 이사장 대리가 맞겠지.”
강진호는 둘이 인사를 나누자 조규민을 향해 말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예. 지금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가자.”
“응‘?”
조규민을 남겨둔 채 뚜벅뚜벅 걸 어 병원 건물로 향하자 박유민이 어 리둥절해하면서 강진호의 뒤를 따랐다.
“원장님한테가는 거야?”
“그래.”
박유민은 더 이상은 묻지 않고 강진호를 따랐다. 이야기해야 할일이 있으면 말을 해줄 것이다. 강진호는 그런 스타일이었으니까.
병실 안으로 들어간 둘이 원장님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저희 왔습니다.”
“왔니?”
원장님이 환하게 웃었다.
“안색이 좀 좋아지신 것 같은데 요?”
“진호가 신경을 써서 좋은 곳으로 옮겨주었는데, 안색이라도 좋아야 지.”
아닌게 아니라 정말 원장님의 안 색이 많이 좋아져 있었다.
“아침부터 무슨 일이니?”
“진호가 갑자기가자고 성화여서요.”
“ 진호가?”
원장 수녀님이가만히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강진호가 생각 없이 일을 벌이지 않는 타입이라는 것은 이 미 알고 있는 그녀였다. 아침부터 강진호가 굳이 이곳을 방문했다면 목적이 있을 것이다.
“오늘 검사를 할 겁니다.”
“응? 검사라니?”
“전체 검사부터 조직 검사를 다시 할 겁니다. MRI 판독도 다시 할 거 구요.”
“ 진호야.”
원장 수녀님은 내키지 않는 얼굴 이었다.
“잡을 수 없는 걸 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
“잡을 수 있습니다.”
“……진호야?”
“저를 믿으시고 검사를 해주세요.”
원장님은 강진호의 얼굴을가만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강진
호의 어조가 너무도 확신에 차 있었다. 설령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하 더라도 그녀를 위해 이리 애를 써주는 아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 수 있다면, 그깟 검사 한번 더 못 받 겠는가.
“하지만 검사는 예약을 해야 할텐데.”
“이미 다 해뒀습니다.”
“너, 이러려고 나를 여기로데려 왔구나?”
“ 예.”
원장님은가볍게 웃었다. 얼굴색 이 밝아져서인지 웃음이 예전보다
조금 화사한 느낌이었다.
“그래, 받자꾸나. 그럼 진호가 편 한 마음으로 복귀할 수 있겠지.”
“감사합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숙이기 무섭게 문이 열리더니,의사와 간호사가 안으로 들어왔다.
“준비해.”
의사의 지시가 떨어지자 간호사들 이 휠체어를 펴고 환자를 태울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환자분, 오늘 검사를 몇가지 할 겁니다. 힘드실 수도 있지만, 치료에 꼭 필요한 것이니 잘 받아주세요.”
“예, 선생님. 고생이 많으세요.”
병실 안으로 들어온 강춘식 과장은 살짝 고개를 돌려 강진호를 바라 보았다.
‘뭐지, 이 사람?’
재경에서 사람이 나와 VIP< 특 별 대우하라고 한 적은 이번이 처음 이다. 황정후는 그런 것을 워낙 질 색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냥 재 경도 아니라 비서실에서 사람이 나 와 회장님의 특별 지시 운운하는 것을 보니 오금이 다 쪼그라드는 느낌 이었다.
‘심기를 거슬러서는 안 돼.’
과거 황정후의 자식이 입원했을 때도 특별 대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눈앞에 보이는 이 청년이 재경에서 황정후의 아들 들 이상의 영향력을가지고 있다고 해석해도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탓에 잘 보여야 한다는 마음 과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마음이 공 존하고 있었다.
‘며칠 전에 검사 다 했는데.’
아무리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아 서 전이가 빨리 될 수 있다고는 하 나 며칠 전에 찍은 MRI를 다시 찍
으라는 것은 과한 요구였다.
회장님의 지시라는 말이 없었다면 그의의사로서의 신념이 허락지 않 았을 것이다. 혹시나 이 검사로 환 자의 상태가 더 나빠질까 걱정이 되 었지만, 그도 조직에 소속된 몸으로 서 반항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반항 할 수 없는 일이 있었다.
‘이래서 뭣 모르는 놈들이란……
강춘식이 혀를 차고는 환자의 검 사를 지시했다.
“이, 이게?”
쾌속으로 나온 결과를 보던 강춘
식이 몇 번이고 눈을 비볐다.
“차트 바뀐 거 아냐?”
밖으로 전화를 걸어 몇 번이고 확 인했지만, 차트가 바뀐게 아니라는 말만 들을 뿐이었다.
“그럼 이게 무슨……
전혀 말이 되지 않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위암 4 기, 혹은 위암 말기였다. 복벽으로 암세포가 전이되어 회생가능이 없 던 환자가 단 며칠 만에 위암 3기 라고 할 수 있는 상황까지 회복이 되어 있었다.
“전이가……
특히나 믿을 수 없는 점은, 복벽으로 전이되어 다른 장기까지 퍼졌 던 암세포가 말끔하게 사라져 있다는 점이었다.
암세포가 더 퍼져 나가는 경우는 있어도 줄어들었다는 말은 듣도 보도 못했다.
항암 치료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었기에 특별히 항암제를 투 여하여 환자를 괴롭히지도 않았다. 그런데 자연 치유라니.
“……믿을 수가 없네요.”
묵묵히 건너편에 앉아 있던 강진
호가 입을 열었다.
“치료가능합니까?”
강춘식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가,가능합니다. 원래는 안 됐는데, 지금이면가능합니다. 차트가 바 뀐게 아니라면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보니 자꾸 차트가 바뀌었을가능성을 언
급하는 강춘식이었다.
“ 방법은요?”
“지금이라면 위 절제술로 위를 통 째로 드러내야 합니다. 전이된 암세 포가 소수 있을 수 있지만, 그 정도
는 항암 치료로 정리할 수 있을 겁니다.”
“진행해 주세요. 수술 일정은 최 대한 빨리 잡아주시구요.”
“네? 아, 네.”
강춘식은도통 믿을 수 없는 눈으로 차트를 뒤적거렸다. 지금 그의 눈에 보이는 MRI가 사실이라면 학 계에 보고해야 할 상황이 틀림없었다.
“과장님.”
“아……”
그제야 강춘식은 조규민이 미리 했던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이 환자에 대한 어떠한 사항도 외 부로 발설해서는 안 된다. 병원 안 에서의 공유도 금지한다.
‘이걸 미리 알았다는 건가? 검사도 하기 전에?’
강춘식의 눈이가늘어졌다.
‘ 신약인가?’
만약 이 환자에게 신약이 투입되 어서 효과를 본 것이라면 이 모든 사태가 설명이 된다. 눈앞에 보이는 젊은 놈은 신약 개발의 책임자일 거 고, 적당한 환자를 찾아서 VIP실에 입원을 시킨 다음 임상 실험을 한
것이겠지.
허가 없이 임의로 환자를 뽑아 실 험을 한다는 것은 법적으로나의학 윤리적으로 허락될 수 없는 일이니, 그의 입단속을 하는 것일 터였다.
“환자분께는 말씀 잘해주십시오.”
“예. 걱정 마십시오.”
모든 상황을 지레짐작한 강춘식이 고개를 끄덕였다.의사로서 이런 일 에 동참을 한다는 것은 꺼림칙한 일 이지만, 눈앞에 보이는 환자의 상태가 그런 마음을 억눌렀다.
살릴 수 없을 것 같던 환자를 살 리게 되는 것은 확실히 기쁜 일이니
까.
문이 열리고 박유민이 휠체어를 밀고 들어왔다. 휠체어에 앉은 원장 수녀님이 고개를 꾸벅했다.
“어서 들어오십시오.”
강진호가 자리를 비켜주자 박유민 이 휠체어를 강춘식의 건너편에 대 고는 초조한 마음으로 소견을 기다 렸다.
“우선 말씀을 드리자면, 환자분의 상태는 매우 호전이 되었습니다.”
“정말인가요?”
박유민이 눈을 크게 떴다.
가망 없다는 말을 들은게 언제던
가. 그런데 그사이에?
“예. 매우 호전이 되었습니다. 지 금 상태라면 수술도가능합니다.”
“수술요?”
박유민이 아연한 얼굴로 강춘식과 원장 수녀님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수술이라니.
암세포가 너무 퍼져서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은게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그사이에 상태가 호전되어서 수술이가능하다니.
그도 이런저런 정보를 알아보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그 상태까지 갔으면 차
라리 환자를 편히 보내주는 것이 낫 다고 했다.가끔가망이 있다고 말 하는 이들은 다 사이비거나 대체의 학의 신봉자였다.
그런데 수술이라니.
“저, 정말요?”
“예,가능합니다.”
박유민의 눈에 눈물이 뿌옇게 차 오르기 시작했다.
“원장님!”
박유민이 원장 수녀님의 손을 꼭 잡았다.
하지만 본인이 수술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수녀님의 얼굴
은 담담하기만 했다. 고개를 돌려가만히 강진호를 바라본 수녀님이 미소를 지었다.
“이 거였니?”
“ 예.”
“진호가 고생이 많았구나.”
박유민도 고개를 돌려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너무 정신이 없어 생각을 못했지만, 강진호가 뭔가를 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일단 설명부터 마저 들으시죠.”
“그러자꾸나.”
강춘식이 헛기침을 하고 말을 이 었다.
위를 완전히 절제해 내고 식도와 소장을 이은 다음 항암 치료로 남은 암세포를 박멸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위를 절제한다고 해도 음식의 섭취만 주의하면 일상생활이가능하 다는 말까지 듣고 나자 박유민은 그 자리에 반쯤 주저앉았다.
“이런 일이……
강진호가 병원을 옮겨야 한다고 할 때부터 뭔가 이상한 낌새를 채기는 했지만,가시는 길을 편히 모시 겠다는 생각인 줄 알았다. 그런데 눈앞에서 극적인 변화가 생긴 것을 확인하고 나자 머리가 텅 비어버린
느낌이었다.
“수술은 최대한 빠르게 잡겠습니다. 혹시라도 상태가 안 좋아질 수가 있으니까요. 일단 다음 달까지는 스케줄이 다 차 있어서 당장 수술을 하기는 어렵지만……
조규민이 살짝 눈치를 주자 강춘 식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환자분의 경우는 워낙의 급한 경 우이므로 정규 수술 시간이 아니더 라도 수술을 감행하겠습니다. 그럴 경우 며칠 내에 수술이 잡힐 수 있 으니,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박유민이 눈물을 쏟으며 연신 고 개를 숙였다. 담담한 얼굴로 상황을 받아들이던 원장 수녀님도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전 아무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감사의 인사는 수술이 끝난 뒤에 받겠습니다.”
“예.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제 나가보셔도 됩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생각해 두셨다가 내일 회진 시간에 물으시면 됩니다.”
“예.”
일행들이 휠체어를 몰고 밖으로 나왔다.
“ 병실로.”
강진호의 말에 박유민이 연신 고 개를 끄덕이고는 병실을 향해 휠체 어를 몰았다.
“나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어.”
“그래 보인다.”
얼굴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 어버린 박유민이지만, 휠체어를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얼마나 기쁜지 날아갈 것 같은 심 정이었다.
병실에도착해 원장님을 침대에 눕힌 박유민이 그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원장 수녀님의 손을 꼭 잡았다.
“원장님, 정말 잘됐어요.”
“그래, 유민아. 잘됐구나. 그런데……
원장님이 강진호를 보며 나직하게 말했다.
“유민이는 잠시 자리를 비켜주겠니? 진호와 둘이 할 말이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