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71)
마존현세강림기-1172화(1170/2125)
마존현세강림기 48권 (3화)
1장 격돌하다 (3)
‘아주 제멋대로 날뛰고 계시는구 만!’
최구현 경위는 바다를 보며 이를 갈았다.
‘이 개새끼들이 진짜!’
중국 놈들이 안하무인으로 나오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저놈들은
법과 상식이라는 것을 무시하며 산 다.
더욱 사람을 열 받게 하는 것은, 자국민이 타국에 피해를 끼치고 있 음에도 중국 정부는 그런 어민들을 단속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은근히 타국의 영해에서 조업하는 걸 권장하기까지 한다.
자신들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입을 꾹 닫고 있다가 문제가 생기면 자국민을 보호한답시고 한국 정부에 압박을 가한다.
‘부끄러움도 모르는 새끼들.’
그래놓고 대국이 어쩌고 주둥아리
를 털어 대는 걸 보면, 살인 충동이 생긴다.
대한민국 전반에서도 이러한 일들 때문에 반중 감정이 높아지고 있지 만, 일선 현장에서 직접 중국과의 트러블을 해결해야 하는 최구현만큼 감정이 격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게 뭔 상황이야? 빌어먹을.”
불법 어선이 한국 영해로 당당하 게 기어 들어와 사람을 투하하고는 다시 유유히 돌아갔다.
전대미문의 사태에 당황한 해경은 사람은 물론이고, 돌아가는 어선도
제대로 막아서지 못했다. 덕분에 억 지로 밀고 들어온 어선들은 이미 공 해를 통해 중국으로 돌아가 버렸다.
할 일을 잃어버린 경비정들만이 빈 바다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최 경위님.”
“왜?”
정요한이 일그러진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닙 니까?”
“••••••뭐가?”
“아니, 아무리 그래도 상식이라는 게 있는데.”
최구현이 한숨을 쉬었다.
“언제 저 새끼들이 상식이란 걸 지킨 적이나 있었냐? 매번 그렇지.”
“아니, 그런 게 아니구요.”
“응‘?”
“여기에다 사람을 떨구는 게 상식 적으로 할 수 있는 일입니까?”
최구현의 고개가 육지 쪽으로 돌 아갔다.
밤안개가 껴서인지 육지가 보이지 않는다. 저 먼 곳에 흐릿한 불빛만 이 보일 뿐이다.
“바다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 잖습니까.”
“……그렇지.”
배가 전복되거나 해류에 휩쓸려 바다에 떨궈진 이들은 대부분 목숨 을 부지하지 못한다.
첫째로, 바다는 사람을 제자리에 두지 않는다. 아무리 제자리를 유지 하려고 해도 파도는 사람을 이끌어 간다. 사고가 난 지점으로 아무리 재빨리 출동해도 해류 때문에 망망 대해로 밀려 나간 사람을 찾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두 번째는 수온 때문이다.
시원한 물에 30분만 몸을 담그고 있어도 사람은 한기를 느낀다. 먼바
다의 수온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 상으로 낮다. 바다에 빠진 이들은 체온을 뼤앗기고, 체온을 빼앗기면 운동능력이 저하된다.
결국 수영에 능숙한 이들도 마침 내는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마는 것 이다.
“아까 바다에 뛰어든 놈들, 다 죽 은 거 아닙니까?”
상식적으로는 그게 맞다.
방향도 제대로 잡기 힘든 이 어 둠 속에서 밤바다에 뛰어든 이들이 살아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 들다.
육지까지 헤엄쳐 간다?
전문적으로 수영을 배운 이들이라 고 해도 이 차가운 밤바다에서, 이 파도를 헤치고 육지까지 헤엄을 친 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해양 구 조를 위해서 하드하게 수영을 마스 터한 최구현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최구현이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다.
우웅!
대형 라이트가 돌아가며 수면을 비춘다. 하지만 수면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시체가 안 뜨잖아.”
“그러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란 거 아닙니까.”
그만한 이들이 바다에 뛰어들어 죽어 나갔다면, 지금쯤 수면은 시체 로 가득해야 한다. 물을 먹은 사람 은 바다로 가라앉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났음 에도 수면에는 시체는커녕 물고기 한 마리 튀어 오르지 않았다.
“우리가 뭘 본 걸까요?”
최구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도 알 수 없는 걸 무슨 수로 대답하겠는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지 금 이 바다에서 뭔가 비상식적인 일 들이 연달아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었다.
“그리고 저쪽……
말을 하다 말고 정요한이 입을 다물었다. 눈을 가늘게 뜬 정요한이 한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으로 수평선 위를 가리켰다.
“경위님, 저기 보이십니까? 저 거?”
“뭘 7”
“저쪽 끝에 지금 뭐가 보이는 거 같은데요?”
“저쪽 끝?”
최구현이 고개를 돌려 정요한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뭐가 보인다는 거지?’
이 어두운 밤에 뭐가…….
그 순간, 라이트가 회전하며 정요 한이 가리킨 곳을 스쳐 지나갔다.
“ 어?”
순간, 뭔가 흐릿한 것을 발견한 최구현이 눈을 부릅떴다. 분명 뭔가 가 있다.
‘‘배‘?”
“그런 것 같죠?”
“이런 미친!”
지금 이쪽 바다는 완전히 통제되 고 있다. 어민들이나 다른 배들이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배가 보인다는 건 단 한 가지만을 의미했다.
“이 개새끼들이 또 왔어?”
최구현의 얼굴이 달아오른다.
아무리 중국 새끼들이 한국을 무 시한다고 해도, 이건 정도가 심했다.
“야, 씨발! 장비 챙겨! 이 개새끼 들, 이번에는 내가 무슨 수를 써서 라도 진입한다!”
“아니, 일단 진정하시고 보고부 터.”
“아, 그렇지.”
최구현이 무전기를 들었다.
하지만 최구현이 채 무전을 보내 기도 전에 무전기에서 비프음이 울 리더니, 명령이 하달되어 왔다.
그 명령을 들은 최구현의 얼굴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경비정입니다.”
관서 최대의 계파인 야마시로구미 의 총장, 미우라 가즈히로가 고개들 들어 경비정들을 바라보았다.
“허수아비 같은 것들이 많이도 모 여 있구나.”
“경비정과 충돌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문제라……
가즈히로가 살짝 비웃는 듯한 미 소를 입가에 담았다.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그 문제를 해결하는 건 우리가 아니겠지. 그렇 지 않나?”
“그건 그렇습니다.”
애초에 이 원정은 신니치카이의 제안이다. 뒤치다꺼리는 그들이 하 는 것이지, 야마시로구미의 몫이 아 니다.
“문제가 커지는 걸 원하지는 않지
만, 신니치카이 놈들이 하자는 대로 굴러가는 것도 재미는 없지. 경비정 이 접근하면 적당히 상대해 주도록 해.”
“예!”
미우라 가즈히로가 가만히 뱃머리 로 걸어가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았 다.
‘영 불편하단 말이야.’
사람은 땅에 발을 붙여야 살 수 있는 법이다. 섬나라이기에 바다를 접할 기회가 많은 일본인이지만, 미 우라에게 바다란 아무리 익숙해지려 고 해도 익숙해질 수 없는 곳이었
다.
‘그래서 대륙이 좋은 거지.’
드넓은 땅.
끝없이 뻗어 나갈 수 있는 땅.
이제는 영토의 중요성이 과거만큼 크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지만, 가즈 히로는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결국 힘은 땅과 사람에게서 나온다.
더 넓은 구역을 차지할 수 있다 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그 건 당연한 상식이었다.
하지만 일본에게는 그 땅이 부족 하다.
인구가 많고, 땅이 제한되어 있는
일본은 서로 이전투구를 할 수밖에 없다. 과거 전국시대가 그랬고, 전후 세대가 그랬다. 그리고 어느 정도 국내가 정리되면 언제나 외부로 눈 을 돌렸다.
욕심이 많아서?
그렇지 않다.
다들 알고 있는 것이다. 좁아 터 진 일본 땅에 수많은 이들이 모여 있다 보면 또다시 제 살을 깎아먹는 내전이 발발하게 된다.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줄이거나 땅을 늘릴 수밖에 없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좁은 열도가
아닌 드넓은 대륙.
달리고 또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의 땅이다.
그리고 그 대륙으로 이어지는 교 두보가 지금 미우라 가즈히로의 눈 앞에 있었다.
‘순서가 조금 반대로 된 느낌은 있지만 말이야.’
관동과 관서의 전쟁은 아직 끝나 지 않았다. 서로 세력을 키우느라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있기는 하지만, 아직 누가 더 위를 차지할 지 결정 난 바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동맹을
맺고 한국으로 쳐들어간다는 건 꽤 나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 지.’
반도는 꽤나 먹음직스러운 곳이 다. 과거의 반도는 버려진 땅이나 다름없었지만, 지금의 반도는 충분 히 가치가 있다. 본토만은 못하더라 도 불어난 세력으로 충돌하고 있는 일본의 구미들에게 숨을 틔워줄 수 있는 정도는 된다.
다시 말하자면, 반도를 차지할 수 만 있다면 신니치카이와 야마시로구 미 간의 기나긴 전쟁도 끝이 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쪽의 명령을 듣는 건 영 마음 에 들지 않지만,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신니치카이가 전쟁의 보상으로 내 민 대가도 꽤나 먹음직스럽다.
반도의 절반.
전쟁에 참여하는 대가로 받기에는 너무 큰 보상이다. 저 욕심 많은 놈 들이 이만한 대가를 내민다는 게 의 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만큼 급하다는 뜻이겠지.’
일전에 관서 놈들이 한국 원정을 갔다가 떼 몰살을 당했다는 사실은
일본 내의 무인계에서는 모르는 이 가 없는 대사건이었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야마시 로구미를 뛰어넘는 일본 최대의 계 파로 평가받던 신니치카이의 명성을 단숨에 바닥으로 떨어뜨려 버릴 만 큼 말이다.
신니치카이가 앞으로도 그 위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실책 을 만회해야 한다. 그게 바로 이 전 쟁이었다.
“경비정에 접근합니다.”
항로를 돌릴 수도 있지만, 가즈히 로는 지시를 바꾸지 않았다. 어차피
눈 가리고 아웅. 저놈들도 적극적으 로 방어하고 나서지는 못할 것이다.
“경비정이 움직입니다.”
급격하게 방향을 트는 경비정을 바라보던 가즈히로의 눈이 살짝 가 늘어졌다.
‘피해?’
길을 열고 있다.
“겁쟁이 조선 놈들이 겁을 집어먹 은 모양입니다.”
“흐음.”
가즈히로가 침음을 홀렸다.
생각해 보면 상식적인 일이다. 아 무리 어선이라고 하나 이만한 배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면 경비정도 무사 할 수 없다. 사상자를 내지 않기 위 해서는 충돌을 피해야 한다.
이 배에 타고 있는 무인들이야 배가 부서져도 해안까지 헤엄쳐 갈 수 있지만, 저들은 그게 아닐 테니 까.
하지만 뭐랄까…….
그 당연한 상식이 상식처럼 느껴 지지 않는 이유는.
“어찌합니까?”
가즈히로가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군사를 움직일 때는 바람처럼 재
빨라야 하는 법.’
잠시의 고민조차 발을 더디게 만 들 뿐이다.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 탔다. 그런데 뭘 망설인단 말인가.
“길을 열어주면 고마운 일이지. 전속으로 전진하라. 상륙을 서두른 다.”
어선이 속도를 높여 경비정을 뚫 고 나아갔다. 뒤쪽으로 처진 경비정 들이 속도를 높여 좌우로 따라붙는 다.
‘미묘하군.’
마치 몰이를 하는 것 같지 않은 가.
‘과한 생각이다.’
뚫고 나간 어선들을 그대로 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고 앞을 막아설 수도 없으니, 뒤따라 붙는 것이 저들의 최선일 것이다.
그 증거로 지금 어선들은 처음 목표한 것으로 방해 없이 나아가고 있지 않은가. 방향을 틀지 못하는 몰이는 몰이가 아니다.
저 멀리 보이는 항구의 불빛을 보며 가즈히로가 단호하게 소리쳤 다.
“지시 없이 목적지에 도달한 순 간, 바로 상륙한다. 시작은 신니치카
이 놈들이 했지만, 이 전쟁에서 전 과를 올리는 것은 우리 야마시로구 미가 될 것이다!”
가즈히로의 고함 소리와 함께 어 선들이 고요하기만 한 항구를 향해 더욱 속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