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74)
마존현세강림기-1175화(1173/2125)
마존현세강림기 48권 (6화)
2장 격멸하다 (1)
“자,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이 쪽입니다.”
“……이게 뭔 일이야, 이 새벽에.”
“죄송합니다. 위험 물질이 발견되 었답니다. 저희도 지시받는 입장이 라 자세히는 모릅니다.”
“거참, 살다 살다 별일을 다 겪어
보네.”
“여하튼 죄송하게 됐습니다.”
“아니야, 아냐. 경찰관님들이 무슨 죄가 있겠어. 위에서 시킨 대로 하 는 건데. 그래서, 여기에 타면 되는 겁니까?”
“예.”
“어디로 가는데?”
“월명 체육관에 임시 거처가 마련 되었습니다. 주변 초등학교에도 숙 소를 만들고 있으니, 그쪽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거, 이상한 데로 가는 건 아니 고?”
“에이, 농담이 심하시네요.”
“일단 알겠소.”
버스에 타는 이들이 슬쩍 조한봉 을 보며 살짝 불안한 눈길을 보냈 다. 하지만 조한봉이라고 딱히 더 할 말이 있는 게 아니었다. 그 역시 도 지금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그저 문제가 생겼으니 주민들을 대피시키라는 명을 받았을 뿐이다.
‘위험 물질이라니…… 뭐, 방사능 이라도 유출됐나?’
그럴 리가 없다.
군산에는 원자력에 관련된 시설이
없다. 얼마 전에 불산 유출 때문에 한바탕 소란이 났지만, 이 근처에는 그런 시설도 없었다.
“거, 공비 내려온 거 아니오?”
“……그럼 군대가 왔겠죠.”
“그건 그러네.”
버스에 타는 이들이 슬며시 농을 던진다.
버스가 가득 차자 조한봉이 버스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버스의 문이 닫히고 천천히 버스가 운행을 시작 했다.
“ 휴우••••••
조한봉이 이마를 닦았다.
이 밤에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일 이 쉬울 리 없다. 강제로 잠에서 깨 워진 사람들은 신경이 날카롭기 마 련이고, 온갖 불만이 조한봉에게로 쏟아졌다.
일선에서 뛰는 경찰에게 지시를 내릴 힘은 없지만, 어디 사람들이 그런 걸 고려해 주는가. 그래도 이 번에 탄 사람들은 꽤나 신사적이었 다.
툴툴대긴 해도 욕지기를 뱉어내지 는 않았으니까.
조한봉이 다시금 이마를 훔쳤다. 이제는 패딩을 준비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쌀쌀한 날씨이지만, 절로 땀 이 흐른다.
‘진짜 전쟁이라도 난 건가?’
물론 그럴 리 없다는 걸 알고 있 다.
전쟁이 났다면 휴전선과 먼 이 군산에 대피령이 떨어질 리가 없다. 그리고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군 부대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방금 전에 아저씨가 말한 대로 혹시 북한에서 특작 부대라도 보냈 나 싶은 생각이 슬며시 고개를 들기 는 하지만, 그럼 적어도 대응하는 군은 보여야 한다.
그럼 진짜 위험 물질이 발견되었 다는 말인가?
조한봉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해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거리가 워낙 멀다 보니 여기서 본다고 뭘 알 수 있겠냐마는…….
쿵!
“ 어?”
조한봉이 눈을 가늘게 떴다.
방금 무슨 소리가 들린 것 같은 데?
“마, 너 뭐 하냐?”
“ 예?”
“인마, 바빠 죽겠는데, 거기서 뭐
하고 있어? 빨리 사람들 안 태우고. 여기 계신 분들 다 태우면 체육관으 로 이동해야 돼. 그쪽도 지금 난리 가 아니래.”
“아니, 방금 소리 못 들으셨습니 까?”
“무슨 소리?”
“아니, 뭔, 폭탄 소리 같은 거요. 무슨 큰 소리가 들렸는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인마.”
“아니, 진짜 뭐가 터지는 듯한 소 리가 들렸다니까요.”
“내 속이 터지기 전에 일 좀 하 자, 어? 지금 시장님부터 난리가 아
닌데, 여기서 꾸물대고 있다가는 내 속이 터지거나, 내 머리가 터지거나 둘 중 하나다. 어?”
“……예.”
조한봉이 해안 쪽을 바라보다 고 개를 갸웃했다.
‘잘못 들었나?’
귀를 후비며 다음 버스를 향해 조한봉이 달려갔다.
* * *
각오는 단단했다.
제아무리 명에 따르는 몸이라고는
하지만, 전쟁을 위해 타국의 땅을 밟는다는 것은 웬만한 각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구미의 영광을 위하여 목숨까지 내걸 각오를 했다. 그리고 어설픈 각오로 등을 떠밀린 이들조차도 한 국으로 이동하는 와중에 각오를 단 단히 할 수밖에 없었다.
군중심리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적국에 침입해 학살을 자행하고, 게임처럼 사람을 죽여 대는 군인들 이 모두 살인자일 리가 있는가.
인간은 본디 그렇다.
더없이 착하고, 연약하고, 인간을
존중하는 이들도 집단에 속하게 되 어 그 군중심리에 휘말리게 되는 순 간, 눈앞의 ‘사람’을 죽이는 데 껄끄 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소속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인간은 집단에 소속된 순간 일체 감을 가진다. 그와 동시에 명령이라 는 이유만으로 죄악감을 벗어던질 수 있다. 남은 것은 그저 명령에 따 라 날뛰는 것뿐이다.
명분 역시 충분하다.
누가 먼저 침공하느냐는 그리 중 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강하냐이다.
한국이, 그리고 총회가 어려움 없 이 힘을 키워 일본보다 강해진다면, 과연 일본의 자치권을 존중하려 들 까?
천만에.
인간은 약육강식에서 벗어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한국의 힘이 충분 해진다면 그들은 반드시 일본을 노 릴 것이다. 이건 한국과 일본의 무 인계가 모두 인식하고 있는 바이다.
더구나 일본이 이미 일을 저질러 버린 이상, 한국은 절대 일본의 무 인계와 화친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누가 먼저 공격하느냐의 문제일 뿐,
전쟁은 반드시 일어나게 되어 있었 다.
그런데 뭘 망설이겠는가.
각오는 단단하고, 명분은 확실하 다.
그렇다면 그저 명령대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
하지만…….
그 단단한 각오라는 게 부서지기 까지는 채 일 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 하찮은 것들이!”
바토르의 주먹이 쏘아진 포탄처럼 맹렬하게 전방으로 틀어박혔다.
콰아아아아앙!
주먹이 사람을 후려치는데 폭음이 터진다. 당연하게도 바토르의 주먹 을 육체로 받아낸 이는 결코 무사할 수 없었다. 몸이 산산조각 나며 사 방으로 튕겨 나갔다.
그 뒤를 받치던 이들은 동료의 조각난 육체가 자신의 몸을 파고드 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악!”
“괴, 괴물 같은!”
바토르가 두 눈으로 혈광을 내뿜 었다. 붉게 달아오른 그의 몸이 증
기를 내뿜으며 포효한다.
딱히 증기를 내뿜는 무학을 익힌 건 아니다. 다만, 그의 몸에서 홀러 나오는 땀이 달아오른 육체 때문에 기화하고 있을 뿐이다. 워낙에 몸이 크다 보니 땀이 기화하는 것만으로 도 드라이아이스를 뿌린 것 같은 효 과가 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일본인들에게 어떻게 보일지야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바토르는 평범한 무인과 다르다.
일반적인 무인들의 무학은 기본적 으로 내공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
다.
다시 말하자면, 낼 수 있는 힘은 굉장하지만, 육체의 강도는 그에 미 치지 못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내력을 익힌 이 들은 압도적인 공격력을 손에 넣는 반면, 방어력은 공격력에 미치지 못 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고수들은 내력을 바탕으로 속도를 올려 상대 의 공격을 막아내고 피하는 데 중점 을 둔다.
다시 말하자면…….
아무리 하수라고 할지라도 고수의 몸에 칼을 박아 넣을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목숨을 끊어낼 수 있다.
내력이 두 배 차이 나는 이들이 서로 맞붙는다고 하수가 이길 수 없 는 건 아니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어떻게든 고수의 급소에 검을 쑤셔 박을 수만 있으면 죽이는 것이 불가 능하지는 않다.
이건 강진호라고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숙명에 가깝다. 마공을 중점적 으로 익힌 강진호를 일반적인 무인 과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도 목 에 칼이 박히면 죽는다는 건 같지 않은가.
하지만 바토르는 다르다.
그의 무공은 애초에 외공이 중심 이다.
이제는 거의 사장되어 버린 외공 이지만, 바토르는 그 외공을 극한까 지 익혀냈다.
내공을 익힌 이들이 공격에 강점 을 가지는 반면, 애초에 외공이란 건 방어를 위한 무학이다. 내공이 창이라면, 외공은 방패. 그리고 바토 르 정도의 수준으로 외공을 익힌 이 는 전신이 강철을 능가하는 단단함 을 지니게 된다.
퍼어어어어엉!
바토르의 주먹에 맞은 이가 허공
으로 치솟았다. 끝도 없이 날아간 이가 바다에 떨어진다.
“아아아아악!”
공포에 질린 이가 바토르를 향해 도를 휘둘렀다. 새파랗게 빛나는 검 이 바토르의 목을 갈라간다.
하나…….
챙!
바토르의 목을 찌른 도가 그대로 부러져 나간다. 내력을 있는 대로 밀어 넣어 강철도 자를 수 있는 도 가 마치 수수깡이라도 된 것마냥 제 대로 버티지도 못하고 간단하게 부 러졌다.
“..어?”
그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도를 휘 두른 이가 눈을 부릅떴다.
“이……
바토르가 이를 악물더니, 도를 휘 두른 이의 머리를 그대로 움켜잡았 다.
콰득!
사람이 사람의 머리를 한 손으로 움켜잡는다는 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바토르의 거대한 덩치는 그걸 가능하게 만들었다.
우드드드득!
머리가 그대로 으스러진다.
허공에 매달린 육체가 발작을 일 으키다가 추욱 처졌다.
그 모습을 보는 이들의 눈이 공 포로 물들었다.
칼이 먹히지 않는다.
전력을 다해 휘두른 게 분명한 도가 목을 찔렀는데도, 베이기는커 녕 부러져 나간다.
이런 괴물과 무슨 수로 싸우란 말인가.
평범한 무인들이 바토르와 싸우는 것은, 권총을 들고 전차에 돌진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럴싸한 폭탄이라도 들고 있다면 무모한 희
망이라도 가져 보겠지만, 손에 들린 것은 장갑판은커녕 궤도에 흠집도 내기 힘든 권총일 뿐이다.
각오?
각오는 가능성이 있을 때나 의미 가 있는 것이다.
목적을 위해 목숨을 내다 버릴 수 있는 건, 자신의 죽음을 통해 목 적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있거 나, 지금 당장은 의미가 없더라도 그 죽음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믿 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개죽음에 불과하다.
누가 이국의 땅에서 개죽음을 당 하고 싶겠는가.
바토르는 그 존재만으로도 목숨을 걸고 이 땅으로 넘어온 이들의 사기 를 바닥 끝까지 처박아 버리고 있었 다.
“후우우우우.”
바토르가 깊게 숨을 내쉰다.
차가운 밤공기에 닿은 그의 입김 이 새하얗게 흩어진다.
“이곳은 주인의 땅이다.”
지옥의 신장과도 같은 바토르의 목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진다.
“허락 없이 주인의 땅을 침범한
이들은 단 하나도 살아 돌아가지 못 한다!”
바토르의 몸이 시뻘건 혈기를 뿜 어내기 시작했다. 어둠이 짙게 내린 항구임에도 바토르가 뿜어내는 혈기 는 모두에게 너무도 똑똑히 보였다.
“죽여라! 단 한 놈도 살려 보내지 않는다!”
“오오오오오오!”
바토르가 돌진함과 동시에 바토르 계 역시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지르며 돌진했다.
콰아아앙! 콰아아아앙!
배트로 후려친 야구공처럼 사람의
육체가 하늘을 날아 먼바다로 튕겨 나갔다. 미친 물소 떼가 광란의 질 주를 하듯 바토르를 선두에 세운 바 토르계가 야마시로구미의 진열을 파 고들었다.
압도적인 위력.
대항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 기세 였다.
“마, 막아! 막아라!”
“물러서지 마!”
“빌어먹을! 밀지 마! 뒤에 더 갈 데가 없다고!”
등 뒤는 바다.
그것도 서해 바다다.
바다로 뛰어든다고 해서 살길이 열리겠는가.
잠시 동안은 목숨을 부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육로로 돌아갈 길이 막힌 적국에서 도주하다 혼자가 된 다는 건 죽는다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일본 무인들을 향해 바토르가 거대한 포 효를 내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