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82)
마존현세강림기-1183화(1181/2125)
마존현세강림기 48권 (14화)
3장 치고받다 (4)
“크아아아아아악!”
“흐아아아아아!”
달려든다.
전신을 마기로 검게 물들인 마인 들이 핏빛 혈광을 줄기줄기 뿜으며 이성을 잃고 달려들고 있었다.
“뭐, 뭐야, 이 새끼들!”
“온다! 온다아아아아!”
누구라도 그 광경을 보면 질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일한 탈출로라고 생각한 바다에 서 마인들이 밀려 들어오는 모습은 달아나려던 이들을 절망에 빠뜨리기 에 충분했다.
거기다 바다에서 튀어나온 이들의 모습은 전장의 열기로 들끓던 이들 의 심장을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혀 버렸다.
“크아아아아아아아!”
숫제 짐승.
인간성이라는, 버릴 수 없는 부분
을 모두 날려 버린 마인들은 마치 짐승처럼 야마시로구미에 달려들었 다.
바토르와는 다른 의미로 압도적이 다.
바토르가 늑대 사이에서 날뛰는, 상처 입은 불곰 같은 모습이라면, 물속에서 튀어나온 마인들은 한 달 은 굶은 늑대들처럼 앞뒤를 따지지 않고 전력으로 돌격했다.
물어뜯는다.
귀두도가 팔다리를 쳐 날리고, 긴 창이 사람을 꼬치처럼 꿰어냈다.
마인들이 마치 해안으로 밀려 들
어오는 검은 헤일처럼 눈앞에 보이 는 것을 닥치는 대로 물어뜯고, 찢 어발기고, 날려 버렸다.
일방적.
그리고 압도적이었다.
정면으로 상대했다면 절대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마인들이 강해졌고, 그중 에서도 정예들만 이곳으로 왔다고는 하나, 일본의 무인들은 결코 만만치 않다. 정식으로 맞상대한다면 쓸려 나가는 쪽은 오히려 마교 측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란 언제나 유동적인
법.
가즈히로의 죽음으로 희망을 잃 고, 패닉에 휩쓸려 달아나던 이들은 작은 저항만으로도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사, 살려줘!”
“이 미친 새끼들!”
그리고 마교의 폭발적인 기세도 확실히 상대하는 이들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인간이 아닌 듯 기괴한 괴성을 지르며 마기에 몸을 맡긴 마인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섬뜩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런 이들이 자신의 목숨을 돌보 지 않고 달려든다. 생존본능이 있는 인간이라면 자연 움츠릴 수밖에 없 다.
“아아아악! 내 팔! 내 팔!”
“으아아아아아악!”
달려들어 다리를 쑤시고, 넘어진 이의 위에 올라타 목을 물어뜯는다.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그 야성적인 전투 앞에 일본인들을 속 수무책이었다.
그와 함께…….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져 내린다.
콰아아아아아앙!
일본인들의 한중간으로 뛰어든 장 민이 양손에서 1미터가 넘는 조강 (不剛)을 뽑아냈다. 길게 자라난 그 의 손톱이 사방을 휩쓸며 걸리는 것 모두를 가르고 조각냈다.
파아아아앗!
피의 소용돌이가 휘돌았다.
육편이 비처럼 쏟아진다. 장민은 얼굴에 묻은 피와 바닷물을 손으로 훑어내며 으르렁댔다.
“더러운 것들이 감히!”
장민은 지금 매우 분노하고 있었 다.
이 전투는 지금까지의 전투와는
다르다. 지금까지 그가 나선 전투는 모두가 그들 스스로 주체적으로 움 직인 전투였다. 하지만 이번 전투는 다르다.
이 전쟁은 감히 저 하찮은 것들 이 마존의 목을 노리며 시작된 전투 였다.
그에게 있어서 강진호란 그 무엇 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의 가치였 다.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그의 충 성심은 그의 진정한 속내에 비한다 면 조족지혈에 불과한 법.
신성이나 다름없는 존재를 해하려 온 이들을 바라보는 장민의 가슴속
은 이제껏 존재하지 않던 분노로 불 타고 있었다.
“단 한 놈도 살려두지 않는다! 죽 여라! 죽여도 그냥 죽이지 마라! 감 히 이 땅을 밟은 것을 죽어서도 후 회하도록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고 통을 주며 죽여라!”
장민의 명령에 호옹하는 괴성이 어둠을 짓누르며 퍼져 나갔다.
악귀들이 어두운 새벽을 틈타 그 본성을 드러냈다.
억눌려 있던 것들.
마인이라는 이름으로 박해받고, 마인이기에 나약했던 이들은 강진호
를 만나 강함이라는 절대의 가치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그들의 강함은 어느 곳에도 쓰이지 못했다.
그 어찌할 수 없는 갑갑함을 가 슴 한구석에 억누르며 살아오던 이 들이 지금 그 봉인을 풀고 마기에 자신을 맡기기 시작했다.
짐승이 울부짖는다.
살의와 광기에 완전히 자신을 내 맡겨 버린 이들이 방어를 도외시하 고 공격 일변도로 달려들기 시작했 다.
피가 바닥을 시뻘겋게 물들인다.
물론 그 피는 야마시로구미들의
피만은 아니었다. 방어를 도외시한 만큼 마교 측의 희생도 분명 있었 다. 하지만 그 피해는 무시할 수 있 을 정도다.
성난 물결이 되어 몰아치는 기세 가 그들의 허점을 보완해 주고 있었 다.
그리고 중간중간 미쳐 날뛰는 장 로들의 존재도 분명 그들에게 힘을 보탰다.
하지만 장민은 만족하지 않았다.
“이!”
장민이 옆을 지나는 마인을 움켜 잡고 집어 던졌다. 야마시로구미들
한중간에 떨어진 마인이 손에 잡히 는 걸 닥치는 대로 후려치며 물어뜯 었다.
“이 나약한 것들!”
장민의 눈에서 흉광이 폭발했다.
장민을 아는 이들은 때때로 잊어 버리고는 한다. 그가 강진호에게 보 여주는 모습과 교도들을 아끼는 모 습 때문에 그를 인자한 할아버지쯤 이라 여기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장민의 본질은 마인.
강진호를 제외한다면, 이 세상에 서 유일하게 진정한 마인을 자부할 수 있는 이가 바로 장민이었다. 그
의 안에는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잔인함과 흉악함이 도사리고 있다.
평소에는 그저 그걸 억누르고 있 을 뿐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억누를 필요가 없다.
장민이 조강을 뿜어내며 앞으로 돌진했다. 핏빛 손톱이 걸리는 모든 것을 도륙 냈다. 마치 피 보라가 앞 으로 돌진하는 것 같다.
“크하하하하하하핫! 죽어라! 죽 어!”
장민의 활약과 함께 마인들이 더 욱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아무도
막을 수 없는 마의 축제가 시작되었 다.
“와, 저거……
이현수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마교의 기세는 이현수조차 몸을 떨 정도로 엄청났다.
‘하기야……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 른다. 이미 이현수는 마염들에게 질 린 적이 몇 번이고 있지 않은가. 겨 우 백여 명의 마염이 내뿜는 기세만 으로도 오금이 저렸던 이현수다.
그런데 일천의 마인이 동시에 달
려들고 있으니, 그 기세가 오죽하겠 는가.
‘이게 마교.’
알 것 같았다.
왜 천하가 마교를 공적으로 선포 하고 그들을 탄압하지 못해서 안달 이었는지. 겨우 몇 만의 마인이 어 떻게 중국이라는 드넓은 땅을 지배 할 수 있었는지.
손끝이 저릿저릿하고, 머리털이 곤두선다.
“과하군.”
위긴스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딱 좋을 정도로 말이야.”
적으로 만난다면 더없이 두려운 광경이겠지만, 아군으로 날뛰는 마 인들은 더없이 든든한 존재였다.
‘이게 마공이라는 건가.’
마교도를 구출해 온 것은 강진호 다. 위긴스는 그 계획에 동참하지 못했다. 그가 한 것이라고는 마지막 에 남은 강진호를 구출해 온 것이 전부다.
강진호가 마인들을 구출해 오기 위해 감수한 위기와 그 때문에 입은 부상을 감안하면, 꽤나 손해가 큰 장사라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위긴스는 왜 강진호
가 그만한 위기를 감수하며 이들을 한국으로 데리고 왔는지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다르다.
마인들의 성장세는 일반적인 무인 들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었다. 불 과 몇 달 전에는 쓰레기나 다름없던 이들이 지금은 저 일본의 정예 무사 들을 몰아치고 있다.
성장이 과할 정도로 빠른 것이 마공의 특성이라고 듣기는 했지만, 이들의 성장세는 알고 있는 지식을 추월했다.
중국의 무인들이 지금 이 광경을
보면 경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들이 쓰레기라고 무시하던 이들이 악귀가 되어 일본의 무사들을 물어 뜯고 있었다.
“확실히 파괴력은 나무랄 데가 없 군.”
실력은 둘째 문제다.
마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파괴력은 저 말도 안 되는 저돌성에서 발휘된 다. 인간은 결국 모든 사고방식이 살아남는 것에 맞춰져 있는 생물이 다.
아무리 전쟁에 중독된 이들이라도 죽음을 불사하지는 않는다. 죽음을
불사하는 이유는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거나, 자신의 생존보다 더 큰 것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아니다.
마기에 완전히 물들어 버린 이들 은 목숨을 도외시하고 달려든다. 그 러면서도 원하는 대가가 없다. 오로 지 눈앞의 인간을 물어뜯고 쳐 죽이 기 위해 돌진하고 또 돌진한다.
국가와 구미를 위해, 그리고 미학 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을 미덕이 라 여기는 일본인들조차 그 기세에 완전히 질려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저 영감님, 진짜 장난 아니네요.”
“으음.”
위긴스도 고개를 끄덕인다.
전장에 선 장민은 마치 다른 사 람 같았다. 평소의 허당 같은 모습 은 완전히 사라지고, 피를 갈구하는 악귀가 되어버렸다.
그런 의미에서는 강진호와도 유사 한 면이 있다. 경지에 오른 마인들 은 다 저런 모습인가 의심이 될 정 도로 말이다.
길게 자라난, 강기로 이루어진 손 톱을 휘두르며 피 보라를 만들어내 는 장민의 모습은 저 바토르마저 무
색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곳에서 지켜보는 이들이 이런 느낌을 받는데, 자신의 몸으로 저 피 보라를 받아내야 하는 이들이 어 떤 심정이겠는가.
공포심에 질린 이들이 대항조차 못하고 썰려 나가는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다만, 뒤처리도 신경을 좀 써주 면 좋겠는데 말이야.”
위긴스가 양손을 들어 올려 마인 들의 뒤쪽을 겨눴다.
“홉!”
가벼운 캐스팅과 함께 해안을 타
고 불꽃이 일었다. 거대한 불꽃의 벽이 바다와 항구를 완전히 갈라 버 렸다.
이현수가 슬쩍 위긴스를 돌아보고 는 고개를 끄덕였다.
쓰러져 간 이들의 몸에서 홀러나 온 피가 바다로 흘러들고 있었다. 저대로 내버려 두면 내일 아침이 되 어도 붉게 물든 바다가 완전히 제 색을 되찾지는 못할 것이다.
그걸 방지할 필요가 있다.
“자, 그럼……
위긴스가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마무리도 할 겸…… 시험해 볼
까?”
마법 부대가 대형을 갖추며 그들 의 아래에 그려진 거대한 마법진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위긴스가 고개 를 끄덕이고는 마법진의 가장 앞부 분에 가 섰다.
마법진을 따라 거대한 마나의 흐 름이 위긴스의 몸 안으로 밀려 들어 온다. 육체를 충만하게 채우는 마나 를 느낀 위긴스가 이를 드러내며 웃 었다.
‘대마법사라도 된 느낌이로군.’
소수가 날뛰는 전장에서는 아무런 쓸모도 없는 일이다. 마법진을 그려
대형을 갖추고, 그 마나를 받는다? 아무도 그 짓거리를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위가 확실히 버텨주는 이런 전장에서라면 시도할 수 있다. 기껏해야 바인딩이나 그리스 같은 초급 마법이나 쓸 수 있는 이들이지 만, 그들의 마력을 모으면 충분히 가치를 발휘한다.
비록 배터리 정도의 가치지만, 지 금은 그걸로 충분하다.
위긴스의 양손이 빛을 뿜어낸다. 그가 허공에 손을 휘젓는다. 손끝을 따라 뿜어져 나간 빛이 허공에 머무
르며 형이상학적인 문자를 써 내렸 다.
“자!”
완성된 마법진이 찬란한 빛을 뿜 어 냈다.
그와 동시에 허공에서 거대한 불 꽃이 피어올랐다.
“조심하라고. 소방관도 여긴 못 오니까 말이야.”
순간, 하늘을 뒤덮은 불꽃이 아래 로 쏟아진다.
전쟁의 끝을 알리는 불꽃놀이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