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84)
마존현세강림기-1185화(1183/2125)
마존현세강림기 48권 (16화)
4장 받아치다 (1)
‘빌어먹을, 완전히 말렸다!’
이현수의 얼굴에 다급함이 피어났 다.
상황을 깨달은 것은 최적의 이동 루트를 계산하면서부터다. 이곳에 있는 이들의 면면을 살핀 순간, 상 황이 얼마나 끔찍한지 이해할 수 있
었다.
바토르계, 슈발리에, 그리고 육체 적으로 나약한 마법사들과 총회의 일반 무인들.
그리고 마기에 휘둘려 발악하고 탈진해 버린 마교도.
‘기동력이 부족해.’
느리다.
느려 터졌다.
최상의 컨디션이었다면 차보다 빨 리 총회로 달려갈 수 있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게 불 가능하다. 이미 한바탕 전투를 치른 이들에게 다시 전력을 내라는 건 무
리한 요구였다.
“위긴스 님, 바토르 님! 일단 소 수만 뽑아서 당장 총회로 지원을!”
“알았다!”
“간다!”
두 사람도 군말 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황이 얼마나 급박한지 모두 이 해하고 있다. 굳이 다른 말이 필요 하지 않았다.
“방 이사님!”
“ O »
방진훈도 고개를 끄덕였다. 치료 를 중간에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 지금 방진훈을 치료하기 위해 위긴스를 뻬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뒤처리를 부탁드립니다.”
방진훈이 슬쩍 고개를 돌렸다.
항구는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바 닥이 부서지고 건물이 무너진 정도 야 어떻게든 둘러댈 수 있겠지만, 시체가 천 구를 넘는다. 날이 밝아 누군가 이 광경을 보기라도 하면 난 리가 날 것이다.
주변 줄입이 통제되고 있는 지금, 어떻게든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
“……알겠다.”
방진훈이 살짝 머뭇대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회 주가 노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에라도 총회로 달려가고 싶을 것이 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곳을 정리해야 한다. 몸이 멀쩡했다면 반발했을 테 지만, 지금 방진훈은 전력이 되기 어려웠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방진훈이기 에 불만을 꾹꾹 누를 수밖에 없었 다.
“다는 필요 없다. 애들 백 명 정 도만 남기고 다 데려가라.”
“아, 그건……
“1차로 합류하는 애들이 전부가 아니잖아. 거기 수가 만만찮은데, 2 차로라도 수를 채워야 할 거 아니냐 고!”
“이해했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 다.”
이현수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 다. 말이 맞고 그르고를 떠나서 지 금은 방진훈과 논쟁을 하고 있을 상 황이 아니다. 그 시간도 아껴야 한 다.
“그런데 이 시체는 어떻게 할 거 야? 수가 워낙 많으니 평소처럼 처
리할 수도 없잖아.”
“배 한 척 불러놨습니다. 일단은 거기에 다 실으시죠.”
“백 명이면 돼. 백 명도 많지만, 혹시 추가적으로 무슨 사건이 벌어 질지 모르니까.”
“예, 알겠습니다.”
이현수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 다.
결국 이동 수단은 차량이 될 수 밖에 없다. 일반 무인들과 마교도들 을 차량에 태운다. 그러고 나서…….
“위긴스 님!”
위긴스가 고개를 돌렸다.
이현수가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여기서 총회까지 텔레포트가 가 능합니까?”
“무리다.”
위긴스가 고개를 내저었다.
“텔레포트라는 게 아무 데나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정도의 거리 라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 Q.99
M..•
“지금 바로 준비한다면 어찌어찌 가능은 하겠지. 하지만 그래봐야 두 어 사람 옮길 수 있을 뿐이다. 대단 위 텔레포트진은 만드는 것도 어려 울 뿐만 아니라 건너편에서도 도움
을 줘야 한다.”
“무리겠군요.”
위긴스가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 혼자 넘어가는 거라면 준비가 길진 않겠지. 하지만 그래서는……
이현수는 위긴스가 하는 말의 의 미를 이해했다.
그래서는 의미가 없다.
일천의 대군 앞에서 그 수가 하 나이든 둘이든 무슨 차이가 있겠는 가. 위긴스가 아무리 대단한 강자라 고는 하나, 그 혼자서는 판도를 바 꿀 수 없다.
“그리고 그렇게 마력을 낭비할 수 는 없지.”
위긴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1차를 선별하자. 1차 지원대는 내가 속도를 높여줄 수 있다.”
“가능하십니까?”
“불가능해도 해야지! 상황이 상황 이지 않느냐!”
“예!”
이현수도 두말없이 수락했다.
머릿속이 팽팽 회전한다. 지금 당 장 이동할 수 있는 인원. 그중에서 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이들.
“ 수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출 우려가 있는 이들은 다 쳐내. 2차 지원대로 오게 한다. 최속으로 갈 수 있는 이 들만 뽑아.”
“십여 명입니까?”
“마교의 장로들, 바토르 님과 바 토르 님의 제자들 중 상위권! 슈발 리에들까지! 나머지는 네가 이끌고 와라.”
이현수가 이를 악물었다.
‘이래서 반쪽짜리는……
머리로는 이해한다. 기동력을 늦 추게 만드는 이들의 분류에 그 역시 들어가니까.
알고는 있지만 막상 그 말을 들 으니, 이를 악물 수밖에 없었다.
“여기는 방 이사님이 계시잖습니 까. 저도 합류하겠습니다.”
“너……
뭔가 말을 하려던 위긴스가 입을 꾹 다물었다. 이현수가 어떤 심정인 지를 알고 있으니 막을 수가 없었 다.
“마음대로 해라. 대신 뒤처진다고 해서 기다려 주지는 않을 거다. 길 에서 엎어져 죽더라도 원망하지 마 라.”
“감사합니다.”
“움직여! 지금 당장!”
“예!”
이현수가 전력을 다해 달리기 시 작했다.
그의 얼굴에 맺힌 다급함이 점점 더 고조되어 갔다.
“내려!”
문이 덜컹, 열린다.
수십 대에 달하는 택배 차량들이 일제히 문을 열었다. 물류 허브에서 나 볼 법한 광경이지만, 그들이 도
착한 곳은 물류 허브가 아니었다. 인적이 드문 국도의 한중간이다.
미리 준비한 듯이 택배 차에 타 고 있던 이들이 숨을 죽인 채 재빠 른 동작으로 내려 도열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요시노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흡족한 얼굴이다.
“이런 곳이라니.”
그가 주변을 둘러보다가 산 위로 고개를 들었다.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다.
“확실한가?”
“정보로는 이곳에 확실합니다.”
“흐음.”
요시노부가 눈을 찌푸렸다.
“이곳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 지만, 이리 인적이 드문 곳이라면 번화가와도 많이 떨어져 있을 것 같 은데. 일단 이곳은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도 아니잖은가.”
“예. 일본과는 사정이 조금 다른 듯합니다.”
“그렇군.”
일본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일본의 구미들은 자신 들의 영역이 있다. 그러니 그 영역
안에 베이스를 갖춘다.
신니치카이는 교토를 지배한다. 그렇기에 그들의 본진은 교토에 있 다. 그리고 교토 내에서도 나름 번 화가 쪽에서 멀지 않은 곳에 본진을 마련한다.
돈과 사람이 가장 많이 움직이는 곳이 거기니까.
‘이런 산속에서 뭘 할 수 있다는 거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굳이 이해할 필요도 없다. 이제 곧 이곳은 사라질 테니까. 그리고 한국 역시 일본의 시스템으로 재편될 것
이다.
“다들 각오를 다져라.”
“예!”
“이 위에 총회가 있고, 거기에 강 진호가 있다. 강진호만 잡아 죽인다 면 이 전쟁은 더 이상 볼 것도 없 는 전쟁이 된다. 우리가 이 전쟁의 승리를 결정짓는 것이다.”
미묘한 고양감이 흐른다.
강진호라는 이름은 이미 신니치카 이의 일반 무사들에게도 널리 퍼져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말이란 바람과 같아서 인력으로는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통제 를 하려고 해도 말이 퍼지는 것만은 막을 수 없다.
강진호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소문이 날 상황인데, 그는 이미 신 니치카이에게 기록적인 패전을 남겨 주지 않았던가.
그날, 그 바다에서 살아 돌아온 이들은 강진호라는 이름만 나와도 벌벌 떨며 이성을 잃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러니 소문이 나지 않을 수가 없다.
강진호.
한국 유일의 무인 집단인 총회의
수장.
불과 1년 사이에 일본의 발끝에 도 미치지 못하던 총회를 일본의 턱 끝까지 밀어 올린 자.
그리고…… 한국 역사상 다시없을 강자.
그런 이의 목을 따러 가는 길이 다.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 가.
“강진호의 목을 베는 이들에게는 수령의 포상이 내려질 것이다. 너희 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포상을 약속 한다!”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었 다. 일변하는 공기와 분위기만 보더 라도 다들 무엇을 느끼는지 짐작할 수 있었으니까.
요시노부가 가만히 모두를 노려보 다가 몸을 돌렸다.
“올라간다.”
“예!”
산 위로 나 있는 이차선 도로를 따라 신니치카이의 정예들이 빠른 속도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길이 길게 나 있다. 산 속 깊숙한 곳에 본진이 있다더 니…….
‘이건 숫제 피난처가 아닌가.’ 사람들의 눈을 완전히 피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인간이 인간에게서 숨는 방법은 두 가지.
하나는 시선을 피해 완전히 격리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 속에 파고드는 것이다.
일본은 후자를 택했지만, 이놈들 은 전자를 택한 모양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깊은 곳에 건물을 올릴 생각을 하지 못했을 테니까.
하지만 곧 생각이 바뀐다.
좌우로 울창한 나무가 뻗어 있는
작은 이차선 도로가 이어지더니, 갑 자기 시선이 확 트이면서 사차선 도 로가 나타난다.
‘ 흠‘?’
그리고 좌우로 커다란 건물들이 줄을 지어 세워져 있다.
“여긴가?”
“아닙니다. 더 위입니다. 제가 알 기로는 여기는 기숙사일 겁니다.”
“ 기숙사?”
요시노부가 눈을 크게 떴다.
저 많은 건물들이 다 기숙사라 고? 그것도 건물도 신축으로 보이는 데?
“무시하고 올라간다.”
“예!”
재빠르게 도로를 달리면서도 요시 노부의 머리는 빠르게 회전했다.
‘장난이 아니군.’
인적이 드문 산 깊은 곳을 다지 고, 거기에 이리 대규모의 건물을 짓는다?
보통 재력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신니치카이라고 한들 이런 일을 벌이려면 부담이 엄청날 것이 다.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
지.’
일본의 구미들은 수십 개로 쪼개 져 있다. 신니치카이가 관서를 지배 한다고 하지만, 중소 규모의 구미들 에게 적당한 상납을 받고 있을 뿐이 다. 하지만 총회는 한국 무인계에서 벌어들이는 돈을 모조리 독식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의 경제력이 배가 넘 게 차이가 난다고 해도, 관서의 모 든 수입을 신니치카이가 독점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인 것이다.
‘돈이 넘쳐 나겠지.’
요시노부가 가만히 입술을 핥았
다.
한국이 황금알을 낳는 땅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과거 나나호시구미가 왜 한국을 노렸는지 도. 이만한 재력을 독점할 수 있다 면, 신니치카이는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힘을 손에 넣을 수 있 을 것이다.
‘저 강진호만 죽인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이 땅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일 본을 완전히 지배하는 건 물론이고, 한국을 넘어 저 중국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요시노부가 슬쩍 허리춤에 찬 그 의 애도를 움켜잡았다.
‘오늘 너는 내 손에 죽는다.’
강진호의 목을 베는 이에게 큰 포상을 내린다 말하기는 했지만, 이 들이 그 강진호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강진호의 목을 베고 신니치카치의 기를 올리는 것은 다 름 아닌 요시노부의 역할이다.
“저깁니다!”
요시노부의 시선이 위쪽으로 향했 다. 가파른 언덕길 옆에 지하 주차 장으로 향하는 길이 보이고, 그 위 쪽으로 커다란 건물이 보인다.
요시노부가 다리에 힘을 주고 속 도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