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97)
마존현세강림기-1198화(1196/2125)
마존현세강림기 49권 (5화)
1장 응징하다 (5)
콰드드득!
순간적으로 목이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끄르르르륵.”
츠키카게는 목을 조여오는 강력한 힘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마 치 거대한 기계가 그의 목을 조이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의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힘이었다.
“끄르르륵.”
순간적으로 의문이 들었다.
누구?
하지만 그 의문은 스스로 생각해 봐도 멍청하기 짝이 없는 짓이었다. 강진호가 아니면 누구란 말인가.
피가 통하지 않아 흐릿해지는 시 선으로 츠키카게가 필사적으로 강진 호를 쫓았다.
강진호가 그의 목을 움켜잡은 채 피에 젖은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 다.
“끄……
끔찍한 몰골이다. 머리카락은 반 쯤 타버렸고, 피부도 곳곳이 화상을 입거나 도에 베여 뼈를 드러내고 있 었다. 까맣게 그을려 피부에 달라붙 은 옷과, 검게 물든 몸 위로 흐르는 피는 강진호가 어떻게 아직 살아 있 는지를 의심하게 했다.
하지만 강진호는 살아남았다.
그 폭발 속에서.
‘괴, 괴물……
그 방법은 강진호가 자신의 몸으 로 말해주고 있었다. 흙이 뒤덮인 몸과 바닥에서 튀어 올랐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명백하다.
‘그 짧은 시간에……
강진호는 폭발을 피해 바닥을 뚫 고 들어간 것이다. 물론 그런 수로 는 폭발의 충격을 완전히 피해낼 수 없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강진호는 살아남았다는 점이다.
아무리 큰 상처를 입었더라도 살 아남기만 한다면 끝난 건 아니다.
지금 강진호는 그 사실을 증명하 고 있었다.
“……정말 죽을 뻔했어.”
강진호가 이를 드러내고 웃는다.
츠키카게의 눈에는 그 웃음이 더
없이 섬뜩하게 느껴졌다. 지옥에 떨 어져 악마를 조우한다고 해도 이런 기분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거기서 살아남을 수가 있 나.
어떻게!
이자는 죽음을 피해간다. 아니, 죽음을 지배한다.
타인에게는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내리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은 밀어내는 존재다. 아니, 어쩌면 죽 음,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그럼…….
그 죽음의 손에 사로잡힌 츠키카
게의 운명은 너무도 빤하지 않겠는 가.
“칭찬해 주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
하지만 그 말의 의미만은 너무도 선명하게 전달되고 있었다.
“어떤 방법이든 나를 이렇게 몰아 붙인 이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지.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끄륵••••••
“그 대가로……
강진호가 희게 웃었다.
“약속을 지켜주지.”
그 순간이었다.
츠키카게의 몸 안으로 어마어마한 마기가 파고들었다.
전신의 세포 하나하나가 시뻘겋게 달궈진 쇠꼬챙이로 쑤셔지는 느낌, 몸이 내부에서부터 불타오르는 느낌 에 츠키카게가 참을 수 없는 비명을 내질렀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어떤 고문에도 입을 열지 않도록 훈련된 인자가 생전 다시는 들을 수 없을 것처럼 지옥 같은 비명을 질러 대는 모습은 멍하게 상황을 지켜보 던 이들은 얼어붙게 만들었다.
“으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악!”
츠키카게의 목에서 터져 나오던 소리가 순간적으로 줄어들었다.
강진호가 무언가를 한 게 아니다.
목의 한계를 넘도록 소리를 질러 대다 보니 성대가 터지며 더 이상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꾸륵……
하지만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츠키카게의 고통을 느낄 수 없 는 건 아니었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부풀어 오 른 얼굴과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피 거품, 그리고 찢어진 눈꼬리로 홀러
내리는 피눈물이 츠키카게의 고통을 말해주고 있었다.
간질 발작이라도 일으키는 듯 쉴 새 없이 경련하는 전신은 두말할 것 도 없다.
강진호는 그런 츠키카게를 보며 웃었다.
“정신 똑바로 차리는 게 좋을 거 야. 네가 언제 죽는지 안다면, 네가 이긴 거야.”
강진호가 츠키카게의 목을 틀어쥔 팔을 늘어뜨렸다.
츠키카게의 몸이 축 처지며 덜덜 덜 떨어 댄다. 강진호가 그런 츠키
카게를 질질 끌며 츠키하들에게 다 가갔다.
“계속해야지?”
웃는다.
강진호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리고 그 웃음을 바라보는 이들 은 다들 심장이 조여오는 듯한 섬뜩 함을 느껴야 했다.
강진호의 모습은 사람의 몰골이 아니다.
연이은 폭발을 강진호의 육체를 완전히 분쇄해 버렸다. 마지막의 거 대한 폭발은 그를 거의 죽음 직전까 지 몰아갔다.
한쪽 발목은 부러져 덜렁거리는 것이 확연히 보이고, 전신은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 평범한 이 가…… 아니, 웬만한 무인도 저런 상처를 입었다면 쇼크로 즉사하거나 과다출혈로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강진호는 움직이고 있다.
한 손에는 츠키카게의 목을 움켜 잡은 채, 부러진 다리를 질질 끌며 되레 그들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코와 입으로 피가 흘러내리고, 부 상을 입었는지 감은 한쪽 눈에서도 피가 줄줄 흘러내고 있다. 검게 그 을린 육체가 흘러내린 피도 다시 붉
게 젖어들고 있음에도 강진호는 달 아나기는커녕 되레 그들 쪽으로 다 가오고 있었다.
하나 남은 눈에서 흘러나오는 처 절한 눈빛.
저 눈빛을 정면에서 마주하고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이는 세상 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강진호가 유쾌해 죽겠다는 듯 크 게 웃었다.
“말했을 텐데……
강진호가 손을 들어 올렸다.
“어차피 죽을 거라고.”
우우우우웅.
그들의 등 뒤에서 무언가 공명하 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적루가 강 진호의 손을 향해 날아들었다.
턱.
적루를 움켜잡은 강진호가 한 걸 음, 한 걸음 무사들을 향해 다가갔 다.
목숨을 건 각오?
죽이고 말겠다는 의지?
‘아니야……
직감했다.
목숨을 내던지는 건 아무것도 아 니다. 적어도 저런 지경이 되어서도 싸우려 드는 것에 비한다면, 목숨을
걸고 뛰어드는 것 정도는 유치원생 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순간적으로 강진호의 기세가 모두 를 압도했다.
“있는 힘을 다하는 건 좋지. 모든 수단을 다 걸어보는 것도 좋아.”
알아듣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알아듣는가는 중요하지 않 다. 세상에는 언어를 통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것이 있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진짜는 그다음이지.”
질질질.
강진호가 경련하는 츠키카게의 목 을 조이며 천천히 무사들에게 다가
갔다.
“진짜는 말이야……
강진호의 눈이 섬뜩하게 빛났다.
“그것마저 무너졌을 때 나타나는 법이지. 증명해 봐라, 너희가 정말 무인인지.”
강진호가 광속으로 질주해 츠키하 들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이제 는 반수도 남지 않은 츠키하들이 기 겁하며 뒤로 물러선다.
“대, 대열을……
입을 여는 이의 목이 제일 먼저 떨어졌다.
깔끔하게 잘린 목이 허공으로 솟
구친다. 몸과 분리된 얼굴에 경악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강진호가 떠오 른 머리를 후려 차 날렸다.
“아, 아아악!”
자신의 품 안에 떨어진 머리를 받아 든 이가 기겁하며 머리를 집어 던지고는 엉덩방아를 찧은 채 뒤로 물러났다.
기세란 그런 것이다.
끓어오른 기세가 높으면 높을수록 그 반동이 크다. 마약에 중독되어 극한의 희열을 느끼던 이가 약효가 떨어지면 세상 그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는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열기가 높았던 만큼 식는 것도 빠르다. 그리고 식어버린 머리와 육 체로 공포심이 파고들었다.
빠르게, 또 빠르게.
공포심이 전염되었다.
파아아앙!
검이 세 명의 목을 동시에 날렸 다.
그러고는 다시 휘둘러져 물러나려 던 이의 허리를 끊었다.
콰득!
하지만 강진호의 힘도 한계에 달 했는지, 허리를 말끔하게 끊어내지
못했다. 척추에 걸린 적루가 움직임 을 멈췄다.
스슷!
그 순간, 그림자가 튀어 올라 강 진호에게 쇄도했다.
강진호가 그 광경을 보며 차게 웃더니, 반대쪽 손에 잡힌 츠키카게 를 들어 올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
폭발이 츠키카게를 덮쳤다.
강진호는 츠키카게의 상태를 확인 하지도 않고 검을 휘둘렀다.
“흐.. 흐아아아아아!”
공포에 질린 이들의 반응은 가지
각색이었다. 누군가는 달아났고, 누 군가는 뒷걸음질 쳤고, 누군가는 주 저앉았다.
“죽어랏! 이 괴물아아아아아아 아!”
가장 용감한 이들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감추지 못한 채 강진호를 향 해 칼을 휘둘렀다.
퍼억! 퍼억!
제대로 검기가 실리지 않은 검이 육체를 파고드는 소리는 마치 야구 방망이로 타이어를 치는 소리와 비 슷했다. 안타까운 것은 그 육체가 강진호의 것이 아니라 츠키카게의
것이라는 점이지만.
덜덜덜.
십여 개의 칼날을 그 몸으로 받 아낸 츠키카게가 경련을 일으켰다.
그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을까?
확실한 건 그는 지금 꽤나 진귀 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 인으로서 강진호가 보는 풍경을 경 험할 수 있다는 건 확실히 굉장한 일이다.
세상 누구도 강진호의 전장을 자 신의 눈으로 볼 수는 없으니까.
모든 증오와 악의, 그리고 공포가 동시에 밀려오는 이 감각.
물론 츠키카게가 이 경험을 달가 워할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말이다.
“아직은 아니야. 아직 더 봐야지.” 말했으니까.
어떻게 죽는지도 모르게 죽여준다 고.
강진호가 피에 젖은 이를 드러냈 다.
그의 검이 허공을 가른다.
공간을 가르고, 인간을 가른다.
‘흐리군.’
어둡다.
밤도 대낮처럼 볼 수 있는 그의 시야가 더는 어둠을 꿰뚫지 못하고
있었다.
“아아아아악!”
푸욱.
뭔가 등을 찌르는 감각이 느껴진 다.
강진호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적루를 휘둘렀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뼈를 가르는 감각.
그거면 충분하다.
다시 한 발.
바로 앞에 무언가 있다. 발치에 닿은 무언가가 떠는 듯한 느낌이 전 해진다. 강진호는 무심하게 적루를
찔러 발 앞의 뭔가를 치워내고는 계 속 전진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폭발에 츠키 카게를 방패막이로 세운다. 하지만 폭발이 가까웠는지 그 반동을 이기 지 못해 바닥에 처박혔다.
‘오랜만인데.’
뭔가 경험한 적 있는 감각이다.
그래.
예전에…….
청마를 죽였을 때 이랬지.
아, 기억났다.
이게 죽음이 다가오는 감각이지.
강진호가 희게 웃었다.
이 감각만큼은 아무리 겪어도 익 숙해지지 않는다.
등을 파고드는 도의 느낌. 이제 더는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다.
강진호가 적루를 휘둘렀다.
베었나?
모르겠다.
손끝의 감각도 무뎌졌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느껴 지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으득.
혀끝을 깨물자 격통과 함께 일순
시야가 맑아진다.
공포에 질린 얼굴들.
주저앉아 떠는 이들.
손에 들린 칼이 마치 사시나무처 럼 벌벌 떨리고 있다.
한심하다.
전장에 선 이는 떨어서는 안 된 다. 애국이니 뭐니 하는 얄팍한 말 로 덧칠한 각오는 이리 쉽게 벗겨지 는 법이다.
그렇다면…….
강진호의 각오는 무엇이었을까?
강진호가 손에 힘을 줘 츠키카게 를 끌어당겼다.
츠키카게는 이미 숨이 끊어진 지 오래였다. 폭발과 공격을 전신으로 받아낸 덕분에 이미 형체조차 알아 볼 수 없는 몰골이 되어 있었다.
털썩.
강진호가 츠키카게를 잡은 손을 놓았다.
아마 그는 자신이 어떻게 죽는지 도 모른 채 죽었을 것이다. 그러니 약속을 지켰다고 할 수 있다.
남은 건…….
강진호가 양손으로 적루를 움켜잡 고는 허리를 폈다.
그러고는 처절하기 짝이 없는 눈 빛으로 모두를 바라보았다.
“보여봐.”
그 각오라는 걸.
광기에 미쳐 날뛰는 귀신이 어둠 을 짓밟으며 전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