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214)
마존현세강림기-1215화(1213/2125)
마존현세강림기 49권 (22화)
5장 정리하다 (2)
회의는 순식간에 결과물을 내놓았 다.
일본의 안정화와 완벽한 정비를 위하여 장민이 장로와 정예들을 이 끌고 일본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위긴스도 같이 넘어가 한 국과 이어지는 포탈을 두어 개 열어
놓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거리가 짧아 상호 마법진이 아니 어도 소수는 넘어갈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더 확실하게 하자 면 양쪽에서 마법사가 포탈을 열어 야 하지만, 일본에 그 정도 수준의 마법사를 상주시킨다는 건 낭비가 크니까요.”
“그런 마법사가 있기는 하고?”
“……없습니다.”
위긴스가 살짝 시무룩해졌지만, 어쨌든 포탈을 열 수 있다는 것만으 로 다행이었다.
어차피 총회는 소수가 이끌어가는
단체.
강진호를 비롯한 이사진들만 넘어 갈 수 있어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게 완벽하 진 않았다.
“좀 문제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방진훈이 의견을 냈다.
“장민 장로님을 못 믿는 건 아닙 니다. 장민 장로님보다 적합한 분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 만……
방진훈이 장민을 슬쩍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장로님은 타인에게 무척 냉담하
고 배타적이십니다.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좀 걱정입니다만.”
위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원하는 게 그거네.”
“ 예?”
“이건 원탁과는 다른 문제일세. 원탁은 우리에게 협조했지만, 저들 은 우리에게 전쟁을 걸다가 항복한 상황일세. 상대의 사정을 일일이 감 안해 줄 필요가 없다는 거지. 반항 한다면 죽이고, 반발한다면 사지를 부러뜨려 놓는 것도 마다하지 않아 야 하네.”
방진훈이 눈을 찌푸렸다.
“좀 과한 게 아닐지.”
“당장은 어쩔 수 없는 일일세. 처 음에야 반발이 있겠지만, 그 반발이 의미가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저들도 잠잠해지겠지. 인간은 적응하는 동 물이니까.”
방진훈이 한숨을 쉬었다.
“영국분이라 잘 모르시는 모양인 데, 지배하는 것도 어렵지만 지배당 한다는 것도 그리 쉬운 건 아닙니 다. 우리나라는 이보다 훨씬 더 절 망적인 상황에서도 저항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억압받으면 튀어 오르 는 게 인간입니다.”
“물론 그렇겠지. 이보게, 대영제국 이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지 아는 가?”
“……글쎄요.”
“상대가 당연히 반발한다고 생각 하고 찍어 눌렀거든.”
“영원히 지배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려고 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걸 세.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 지배하 는 동안 뽑아낼 수 있는 건 모두 뽑아내면 돼. 그리고 더는 뽑아낼 게 없을 때는 적당히 존중해 주는 척 물러나면 되네. 그럼 그동안의
가혹함은 잊혀지기 마련이지.”
이현수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과연 인류 역사상 최악의 쓰레기 국가.”
“시끄럽다.”
이현수가 고소를 머금었다.
“하지만 그 방법만은 본받지 않을 수가 없군요. 저도 동의합니다. 영원 한 지배라는 건 꿈같은 이야기죠. 역사적으로도 단 한 번도 성공한 적 없는 이야깁니다. 그리고 지금 시대 에는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으음.”
“일본이라는 국가 자체를 복속시
킬 수 없는 이상, 짧은 무력시위로 끝날 겁니다. 그러니 차라리 그 짧 은 기간 동안 제대로 뽑아먹죠.”
“뭘 어떻게 할 생각인데?”
“뭐, 별거야 있겠습니까? 일단은 아키노리 국장을 중심으로 일본의 구미들을 통합하고 걔들이 가지고 있는 돈과 사업체, 그리고 각 기업 의 지분들을 모조리 끌어모은 다음 총회가 먹어 치우는 거죠.”
방진훈이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이현수를 바라보았다.
‘이 새끼, 정상이 아닌 건 당연하
게 알고 있었지만……
저런 말을 저리 쉽게 하다니.
말 그대로 골수까지 뻬 먹는다는 거 아닌가.
“그거, 너무 심한 거 아냐?”
“심해요?”
이현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쟤들은 뭘 먹고살아?”
“별걱정을 다 하십니다. 설마 굶 어 죽기야 하겠어요.”
태연하게 대답하는 이현수를 보니 진심인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이야 그러려니 하겠지 만, 직접 애들에게 월급을 주며 계
파를 굴려본 방진훈은 지금 이현수 가 하는 말이 얼마나 심각한 건지 이해하고 있었다.
조직을 굴리는 건 결국 돈이다.
방진훈도 사업장에서 나오는 돈이 없었다면 그를 따르는 이들에게 제 대로 된 대가를 지불하지 못했을 거 고, 그랬다면 절대 세력을 모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의리와 신념은 한계가 있다. 당장 입에 풀칠할 돈도 없는데 신념을 위 해 싸울 수 있겠는가.
그게 가능한 사람은 위인이 되고, 전설이 된다.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평범한 이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해 냈기에 위인이 되는 것이다.
이현수의 계획은 일본의 무인계를 완전히 고사시켜 버리겠다는 뜻이었 다.
“너무 심하지 않아? 그래도 항복 했는데?”
“저 새끼들이 우리나라에 한 짓을 심하다고 하는 겁니다. 우리가 뭘 한다고 심하다는 소리가 나옵니까? 우리가 뭐, 양민 차출해서 전쟁터에 내보냈습니까? 멀쩡한 처녀들 잡아 가서 전쟁터로 밀어 넣었습니까? 기 껏 돈 좀 빼앗겠다는데, 이게 심한
거면 저 새끼들은 살아 있으면 안 되는 거죠.”
요 Q.휴
M..•
방진훈이 영 찝찝한 얼굴로 이현 수를 바라보았다.
이현수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럼에도 찝찝함을 버릴 수 없는 건 저들과 같은 인간이 되 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방진훈이 고개를 돌려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회주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 까‘?”
다른 생각에 빠져 있던 강진호가
뚱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생각?”
“예.”
“ Q..”
M…•
강진호가 살짝 침음하고는 입을 열었다.
“뭐가 문젠지 모르겠는데……. 그 러니까 묻고 싶은 게 뭐지?”
“우리가 저놈들에게 당한 건 사실 입니다. 악감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 죠. 하지만 그렇다고 받은 걸 그대 로 되돌려 주면 같은 수준이 되어버 리는 것 아닙니까?”
“나는 몰라.”
“……예?”
강진호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나는 모른다고.”
찰칵.
담배 한 대를 입에 문 강진호가 불을 붙였다.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도 의견 이 갈리는 이야기를 나한테 왜 묻 지? 나 그렇게 똑똑한 사람 아냐.”
“아니, 뭐, 그건 그렇지만……
“내가 아는 건 하나뿐이지.” 강진호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싸움을 건다는 건 상대를 죽이겠
다는 거지. 그리고 그런 싸움에서 진다는 건 무슨 꼴을 당해도 감수하 겠다는 뜻 아닌가?”
“……그렇죠.”
“배가 불렀어, 방진훈.”
강진호의 말에 방진훈이 움찔했 다.
“우리가 패했다면 지금쯤 너는 목 이 잘린 시체로 땅에 파묻혔거나 바 닷속에 수장됐겠지. 저들이 한국을 제멋대로 집어삼키는 걸 저승에서 보면서도 그런 말이 입에서 나올 까?”
“……아닙니다.”
“승자의 아량이라는 건 오만에 불 과해. 상대가 상처가 났으면 그 상 처를 물어뜯는 게 세상의 이치다.”
방진훈이 고개를 숙였다.
“이 현수.”
“예, 회주님.”
“알아서 진행해. 단, 할 거면 확 실하게. 풀 한 포기 남기지 마.”
“걱정 마십시오. 다시는 자력으로 회생할 수 없게 철저하게 부숴놓겠 습니다.”
이현수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 표정을 보고 있으니 예전 영 남회 시절의 이현수가 떠오른다.
‘잘하겠지.’
세상에서 남을 괴롭히는 일을 이 현수 이상으로 잘해낼 사람은 몇 없 을 것이다. 장민과 위긴스가 보조를 맞춰준다면 골수를 뽑아먹고 남은 뼈로 국도 끓이겠지.
이현수가 고개를 숙이고는 보고를 이었다.
“국내의 문제는 정부와 협의하여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하겠습니다. 다만, 한두 번쯤은 회주님께서 직접 나서주셔야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 겠습니다.”
이으 »
”5″.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이제는 전쟁이 끝났다는 실감이 난다. 귀찮은 일들이 밀려온다.
“아키노리.”
“예! 주인님!”
아키노리가 그 자리에 부복했다.
그 과한 예의에 모두가 눈을 크 게 떴다. 장민을 보는 것 같은 모습 이다.
“장민 장로가 도와줄 것이다. 무 력적인 문제는 장민과 상의하고, 정 치적 문제는 이현수와 상의해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걱정 마십시
오, 주인님! 이 아키노리, 최선을 다 해서 일본을 주인님께 바치겠습니 다!”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심령을 지배한 이상 아키노리는 감히 그에게 반항할 생각은 하지 못 할 것이다.
운이 좋았다.
애초에 아키노리가 강진호에게 복 속될 생각을 하고, 마음의 틈을 보 이지 않았다면 그를 지배하는 건 무 리였다.
조건이 맞아떨어져 해볼 수 있던
모험이고, 운 좋게 성공한 것에 불 과하다.
다만 한 가지.
아키노리쯤 되는 고수의 심령을 지속적으로 지배하는 건 불가능하 다.
결국에는 본래의 자아와 지배된 자아가 충돌할 것이고, 그 충돌이 과하면 부작용으로 폐인이 되어버릴 수 있다.
‘상관없겠지.’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건 아키노리 역시 마찬가지다.
강진호는 자신을 죽이려 한 이들
이 꼬리를 흔들고 복종한다고 해서 웃으며 놓아줄 만큼 호인이 아니다. 그 대가는 확실히 치러야 한다.
확실히…….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습니까?”
“아니다.”
이현수가 고개를 갸웃하자, 강진 호가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러고 보면 강진호는 이현수가 처음부터 꽤나 마음에 들었던 모양 이다.
이현수가 아직 살아서 저러고 있 는 걸 보니 말이다.
강진호가 아키노리에게 고개를 돌
렸다.
“잊지 마라.”
아키노리가 고개를 들었다.
“너는 그걸 위해 살아 있다. 쓸모 가 없어진다면 너는 더 살아 있을 가치가 없다.”
“명심하겠습니다, 주인님!”
아키노리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주 르륵 흘러내렸다.
담담한 말임에도 세상 그 무엇보 다 무겁게 느껴진다. 이제 아키노리 에게 있어서 강진호의 말은 목숨을 걸어서라도 완성해야 할 숙명이다.
각오를 다진 아키노리가 단호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아키노리의 충심을 증명하겠 습니다.”
“좋겠지.”
강진호가 살짝 입꼬리를 말아 올 렸다.
“다른 이사들도 마찬가지다. 한동 안은 총회를 재정비하고, 일본을 완 전히 복속시키는 데 전념한다.”
“예, 로드!”
“걱정하지 마라, 주인!”
“이 장민! 열과 성을 다해 마존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키
노리에게 명했다.
“남은 건 저들과 상의해.”
“예!”
가만히 아키노리를 바라보던 강진 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논의는?”
“일차적으로는 이걸로 충분합니 다. 더 자세한 논의는 상황을 한 번 정리하고 총회에서 하면 좋을 것 같 습니다.”
“넌 이사들이 해야 할 일을 확인 해 줘.”
“알겠습니다.”
“복귀하지.”
“예, 회주님. 차량을 준비하겠습니 다.”
“나는 괜찮아.”
“ 예?”
“들를 데가 있어.”
강진호가 고개를 돌렸다. 드넓은 해안이 보인다.
“다행히 시간은 맞췄군. 먼저 올 라가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해야 할 일요?”
«으 99
“혹시 뭔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사소한 일이지.”
강진호가 가볍게 웃었다.
“사소하지만……
어쩌면.
“더없이 중요한, 그런 일.”
이현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사소하지만 더없이 중요한 일이 라…….
“사모님 만나십니까?”
강진호의 발이 이현수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그리고 아키노리는 강진호에게 얻 어맞는 이현수를 보면서 자신의 임 무에 대해 다시 한 번 굳은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