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219)
마존현세강림기-1220화(1218/2125)
마존현세강림기 50권 (2화)
1장 격동하다 (2)
“마존이시여, 저는 마존의 명을 받들어 떠납니다. 제 모든 것을 걸 고 반드시 마존의 명을 완수할 터이 니, 이 미욱한 신하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소서. 저 무도하고 어리석은 이들에게 마존을 따르는 것이 얼마 나 한없는 기쁨인지 가르쳐 충실한
마존의 종으로 만들겠나이다. 그러 니 마존께서도 옥체를 보존하십시 오! 제가 없는 동안 마존의 옥체에 미약한 손상이라도……
담배 연기가 짙어졌다.
강진호가 담배를 쭈욱 빨면서 눈 을 감았다.
귀에서 피가 날 것 같다.
뭐 그리 대단한 곳을 가는 것도 아니고, 마음만 먹으면 두 시간 만 에 복귀할 수 있는 일본에 넘어가는 양반이 무슨 놈의 잔소리가 이렇게 많단 말인가.
“그만 좀 가십시다, 장로님.”
오죽하면 위긴스가 재촉을 할까.
“시끄럽다! 지금 내가 마존과 석 별의 정을 나누고 있는 걸 모르겠느 냐!”
“매우 일방적인 석별의 정이군 요.”
되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장민이 나,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먹는 파란 눈의 외국인 위긴스나 기묘하 기는 마찬가지였다.
“장민 장로님, 말씀드렸다시피 이 건 꽤나 민감한 일입니다. 제발 무 슨 일이 있으면 총회로 연락하여 대 처를 논의한 뒤에 움직여 주십시
오.”
장민이 눈을 가늘게 떴다.
“이래서 먹물 대가리들은 써먹을 데가 없다니까! 현장이 급박하게 돌 아가는데, 언제 그걸 확인하고 앉아 있나! 마교는 전통적으로 선 조치. 후 보고가 원칙이다!”
“그래서 그 조치라는 게 뭡니까?”
“싸그리 대가리를 깨버리는 거지. 그러고 나서 대가리 수를 보고한 다.”
이현수가 빙그레 웃으며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 그러고는 위장약 을 꺼내 물도 없이 입에 털어 넣고
우적우적 씹어 먹었다.
입이 쓰지 않냐고?
속이 더 쓰다.
‘이게 진짜 잘하는 짓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적임자는 장민밖 에 없다. 하지만 막상 장민을 일본 으로 보내려 하니, 물가에 애를…… 아니, 길거리에 미친개를 풀어놓는 기분이었다.
개가 무슨 걱정인가, 그 개를 마 주치는 사람이 걱정이지.
일본에 호의는커녕 악감정만 가득 한 이현수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 은 진심으로 일본의 무인계에 동정
의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럼 끝난 건가?”
강진호의 말에 이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차로는 장민 장로를 보내고, 곧 다른 장로들도 넘어가게 될 겁니 다.”
“전원?”
“아닙니다.”
이현수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 다.
“교도들에게 마공을 전수하는 일 은 일본을 점령하는 것과 우열을 가 릴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일입니
다. 장로들이 전원 일본으로 넘어가 게 되면 교육에 차질이 생기게 됩니 다. 일단은 장로 중 절반 정도를 넘 기고, 모자라는 인원은……
이현수가 슬쩍 바깥쪽을 바라보았 다.
“마염들로 대체해야 할 것 같습니 다. 회주님께서 허락하신다면.”
“가져다 써먹어.”
“감사합니다.”
이현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 다.
마염들을 지원할 수 있다면 일이 훨씬 쉬워진다. 하지만 마염은 이현
수가 마음대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이들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마염의 정체성은 강진호의 친위대니까. 강 진호의 허가가 필요한 문제다.
하지만 일단 강진호의 허가가 떨 어진 이상 일이 조금 쉬워졌다고 할 수 있다.
마교의 장로들은 총회의 소속이기 는 하지만, 분명 그 정체성에서 이 질감이 있다. 다른 총회의 회원들과 는 어울리기가 싶지 않다. 같은 마 공을 익혔다는 정체성이 있는 마염 들이라면, 그나마 장민과 잘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준비 끝나셨습니까?”
“아직, 아직이다! 아직 할 말이 한참 남았다!”
그럼 언제 끝납니까?
위긴스의 얼굴이 참혹하게 일그러 졌다. 자식을 서울로 상경시키는 노 모도 이렇게 잔소리가 심하지는 않 을 것이다. 더구나 장민은 보내는 입장도 아니고, 가는 입장이 아닌가.
이러다가는 삼시 세끼 밥 잘 챙 겨 먹고 꼭꼭 씹어 먹으라는 말이 나올 판이다.
“마존이시여, 교도들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장로들에게 잘 일러
두…»
“장민.”
“예, 마존이시여!”
“좀 가……
장민이 더없이 서글프다는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끝까지 마존을 보필하지 못한 저 의 불충을 용서……
“ 가라고.”
장민의 입이 살짝 튀어나왔다.
나이가 백 살이 훨씬 넘은 노괴 가 입을 내미는 꼴을 보는 게 유쾌 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마는 아무도 그걸 지적하지 못했다. 괜히 한마디
했다가 잔소리가 끝도 없이 늘어날 텐데, 그걸 누가 감당하겠는가.
“위긴스.”
“예.”
“끌고 가.”
“알겠습니다, 로드.”
위긴스가 장민의 팔을 움켜잡고 질질 끌고 갔다. 장민이 서글픈 눈 으로 끌려간다. 정말 가기 싫은 모 양이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지 이제 겨우 몇 달인데, 또 사람을 왜나라 로 보내십니까! 마존이시여, 마존이 시여어어어어! 물도 안 맞고, 먹을
것도 안 맞습니다! 이건 노인 학대 입니다!”
“노인은 얼어 죽을.”
강진호가 코웃음을 쳤다. 세상에 저리 정정한 노인이 또 있겠는가.
게다가 아무리 노인이라 해도 강 진호에 비한다면 새파란 어린이나 다름없다.
“크흐흐흐, 꼴 좋다.”
바토르가 씨익 웃자, 강진호가 바 토르를 바라보았다.
“너도 갈래?”
“자아! 수련이다, 수련!”
바토르가 딴청을 피우며 걸어 나
갔다.
강진호가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우선적으로는 무력대를 투입하 고, 가까운 시일 내에 실무단을 보 내 이관 작업을 시작할 겁니다.”
“가능한가?”
“딱히 어려울 건 없습니다. 기업 화를 잘해놨더라구요. 일본 정부 쪽 에서는 어떻게든 막으려 들겠지만, 자기들도 알 겁니다. 어설프게 막으 려 들다가 뒷구멍으로 쪽쪽 빨리는 것보다는 세금이라도 받아먹는 게 나으니까요.”
“흐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도망가던 바토르가 슬쩍 고개를 돌렸다.
“알아먹지도 못하는 거 같은데.”
“거기 서라.”
바토르가 부리나케 달아났다.
강진호의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 다. 옛날에는 좀 진중한 맛이 있던 것 같은데.
“일단 알았다. 신중하게.”
“예. 그리고 신속하게.”
이현수가 혀로 입술을 핥았다.
‘쪽쪽 빨아먹어 주지.’
역시나 합법적으로 일할 때보다 불법적으로 일할 때 더 신이 난다. 합법적인 일처리를 할 때는 일이라 는 생각이 들이 피곤해지기 일쑤였 지만, 불법적인 일을 할 때는 게임 을 하는 기분이다. 밤을 새서 일해 도 피곤한 줄을 모른다.
이런걸 보면 애초에 이현수는 밝은 세상에서 일하기는 틀려먹은 인간이다. MK 쪽을 이현주에게 완 전히 양도해 버린 게 옳은 선택이었 다.
“우리 정부 쪽에서도 최선을 다해 도와줄 테니 어려울 일은 없을 겁니
다. 아니, 어렵긴 하겠지만 불가능하 지 않습니다. 그러니 심려 놓으시 길.”
“딱히 걱정해 본 적은 없어.”
이현수가 된다고 하면 된다. 적어 도 이현수는 그동안 강진호를 실망 시킨 적이 없으니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로드!”
“마존이시여!”
위긴스가 쓴웃음을 지으며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장민과 함께 위긴 스의 모습이 빛에 휩싸여 사라졌다.
강진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 다.
“다들 애가 된 것도 아니고……
투정과 불만이 많아졌다.
나쁜 뜻은 아니다. 언로가 막힌 곳은 썩기 마련이니까. 쓸데없는 말 이라도 흐르는 게 말이 흐르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한국 쪽 뒤처리는?”
“말은 많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밀고 들어오지는 못할 겁니다.”
이현수가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
총회에서 벌어진 전투의 뒤처리는 그리 어려울 게 없었다. 총회의 주 변은 완벽한 사유지라 일반인의 출 입이 통제되니까. 시체를 보이지 않
게 처리하는 게 문제였을 뿐이다. 그리고 부산이야 전투라고 할 것도 없었다.
문제는 군산이다.
야밤에 대피령을 내린 건 수습이 불가능하다. 아무 일도 없었다고 둘 러댈 수가 없다. 덕분에 정부는 독 성 물질이 서해안에 유출되었다는 말로 사태를 둘러대고 있다.
관계자가 사과하고, 적당히 몇몇 의 목을 날리는 정도로 면피를 하고 있는 중이다.
SNS상에서는 갖은 음모론이 다 튀어나오고 있었다. 그중 가장 큰
지지를 받는 음모론은 난데없는 북 한군 습격설이었다.
대피를 하는 중 커다란 폭음을 들었고, 치솟는 화염을 보았다는 증 언이 나오면서 꽤나 신빙성을 얻은 모양이었다.
‘이걸 다행이라 해야 할지, 불행 이라 해야 할지.’
총회의 입장에서는 다행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정부의 입장에서는 골 머리를 썩는 일이다. 그나마 야당이 물고 늘어질 수 없는 사안이다 보니 이 정도로 진화를 하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었다.
‘SNS 쪽을 어떻게 하긴 해야 하 는데……
세상에 눈이 너무 많아졌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대놓고 일을 벌이더라도 언론사만 통제할 수 있 다면 일이 크게 번지지 않았다. 하 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아무리 꼭꼭 숨기려고 해도 반드 시 보는 눈 한둘쯤은 있기 마련이 다. 과거에는 한두 사람의 목소리가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 한둘이 세상을 뒤흔들 수 있다.
‘대처법을 생각해 봐야겠어.’
이현수가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
다.
“여하튼 이번에는 다행히 별문제 가 없을 것 같습니다. 벌인 일에 비 하면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흠.”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이현수를 보며 입을 열 었다.
“총리 쪽에서는 전언이 없었나?”
“왔습니다. 하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생각해 주셔 서 감사하고, 대가는 반드시 지불할 거라는데…… 회주님께 말씀드리면 알 거라더군요.”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무슨 거래가 오갔는지 여쭤도 되 겠습니까?”
“별것 아냐. 그때 통화 기억하 나?”
“……아, 그때 차 안에서요?”
김명찬 총리가 이현수를 통해 강 진호와 전화를 했다. 한데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그냥 넘기지 않았던 가.
“남은 일본인들을 살려 보내주면 안 되겠냐고 하더군.”
이현수는 그제야 왜 강진호가 그 건 이쪽에서 정할 일이라는 대답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확실히.’
제안까지는 모르지만, 정부가 총 회에 강권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 다. 목숨을 걸고 싸운 건 이쪽이다. 그러니 그들의 생사여탈권 역시 온 전히 총회에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부의 요청 을 받아들인 모양새가 되었다.
“그럼 항복을 받아들이신 게?”
“아니.”
강진호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
다.
“원래 그럴 생각이었어. 무주공산 을 만들어 버리면 통제가 어려우니 까.”
“그렇습니다. 일본의 사업체를 굴 릴 이들이 필요하니까요. 무인계가 살아 있어야 이권도 생기는 법입니 다. 하면 왜?”
“부탁한다고 다 들어주면 만만히 볼 거 아냐.”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골치 좀 썩으라고.”
이현수가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
았다.
강진호도 성격이 나쁘다.
“총리에게 전달해.”
“예.”
“약속한 건 지키라고. 이쪽에서 신경 써줬으니 말이야.”
“……신경이요?”
“일단 그렇다고 하자고. 손해 볼 것 없으니까.”
씨익 웃고 밖으로 걸어 나가는 강 진호를 보며, 이현수가 고개를 내젓 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진짜 성격 나쁘다니까.”
물론 이현수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