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231)
마존현세강림기-1232화(1230/2125)
마존현세강림기 50권 (14화)
3장 수립하다 (4)
O O O O O O O 우I “I”—I~I“I“I“IT흐!
OOOOOOOOOO Of n~I~I~I~I~I~I~I―I~r흐!
우우우우우우웅!
움직이지 않는 손을 뻗어 휴대폰 알람을 끈 이현수가 얼굴을 비볐다.
‘몇 시지?’
알람이 울렸지만 정확한 시간을 알 수가 없다. 애초에 알람이라는 건 5분 간격으로 스무 번은 울리기 마련이니까.
잘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떠 시계를 바라봤다.
6시 30분.
“아우, 씨!”
6시까지는 일어났어야 하는데.
‘그냥 사무실에서 잘걸.’
무슨 호사를 누리겠다고 집까지 왔단 말인가. 그냥 사무실에 간이침 대라도 펴고 잤으면 두 시간은 더
잘 수 있었는데.
이현수가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서 비척비척 일어났다.
이놈의 침대는 구입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불편하고 어색하 다. 그에 반해 새로 산 지 한 달밖 에 안 된 사무실 의자는 평생 함께 해 온 친구처럼 편안하고 안락하다.
‘뭐, 침대만 그렇겠냐마는.’
이현수가 슬쩍 주위를 둘러보았 다.
꽤나 괜찮은 아파트다.
이현수 정도 되는 나이에 이만한 크기의 아파트를 대출 하나 없이 소
유하고 있다는 건 꽤나 대단한 일이 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 뭐 하는가.
집을 쓸 일이 없는데.
이현수가 집에 돈을 들이는 건 컴맹이 최고급 사양의 컴퓨터를 맞 춰서 인터넷 고스톱이나 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높은 가격의 집이 제공하는 수많은 안락함을 느껴볼 일이 없지 않은가.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장만한 최 고급 홈 시어터에는 먼지가 쌓여 있 고, 저 반짝반짝한 양문형 냉장고 안에는 생수 말고는 들어 있는 게
없다.
큰마음 먹고 장만한 가전제품들은 중고 가전 업체가 보면 다들 군침을 흘릴 만큼 최상급의 상태를 유지하 고 있는 중이다.
“하……
혀를 한 번 찬 이현수가 고개를 내젓고는 커피 머신으로 향했다. 손 이 덜 가는 캡슐 커피를 내리고 습 관적으로 TV를 켰다.
딱히 볼 게 있어서나, 보고 싶은 게 있어서가 아니라 발자국 소리마 저 크게 울리는 이 적막이 여전히 어색해서였다.
“쯔 «
才、•
향기를 뿜는 커피를 두고 서랍장 으로 다가간 이현수가 서랍을 열었 다. 첫 번째 서랍이 열리자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수십 종류의 영양제들 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약물중독이야, 약물중독.”
무인이 영양제라니.
이사들이 봤으면 ‘이 머저리 같은 놈아, 그런 거 처먹을 시간에 수련 을 해라!’라며 발악을 했을 게 빤하 다.
하지만 그것도 모르는 소리.
‘그럴 시간 있으면 내가 이렇게
안 살지!’
우스운 이야기지만, 이현수는 무 학에 관해서는 범재…… 아니, 솔직 히 말하자면 둔재에 가깝다.
천재와 둔재의 차이?
그건 아주 간단하다.
같은 성과를 내기 위해 요구되는 시간이 얼마나 다른가에 따라 재능 이 결정 난다. 다시 말하자면, 위긴 스가 5분만 투자하면 할 수 있는 일도 동일한 조건의 이현수는 1만 시간쯤 들여야 이룩할 수 있다.
그 양반들이야 5분만 투자하면 되는 일을 왜 그렇게 미련하게 구냐
고 하겠지만, 그들의 5분과 이현수 의 5분은 전혀 다르단 말이다.
‘앓느니 죽지.’
텁!
이현수가 입안으로 영양제를 과감 하게 털어넣었다. 알약이 서른 개쯤 되자 거의 밥 한 공기를 원샷하는 기분이다.
정수기에서 물을 따라 알약을 넘 겨 버린 이현수가 미묘한 얼굴로 배 를 문질렀다.
‘뭔가 약 먹는데 배부른 느낌이라 니까.’
그라고 해서 처음부터 영양제를
이리 과다복용한 건 아니다. 그에게 도 젊은 시절은 있고, 약 따위에 기 대지 않아도 얼마든지 과로를 버틸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아니냐고?
물론 야근 정도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
하지만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동 일 시간 대비 할 수 있는 업무량에 서 차이가 난다. 이 영양제들은 그 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조금이나마 젊은 그의 활력을 되찾 게 해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더부룩한 배를 문지르며 욕실로
향하던 이현수가 울리는 전화벨 소 리에 고개를 돌렸다.
휴대폰 액정에 뜬 이름을 본 이 현수가 살짝 눈을 찌푸렸다.
“여보세요.”
[일어났어요?]
“어, 아까.”
[목소리 보니 지금 일어났구만.] 여하튼 귀신이라니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지. 제 때 출근만 하면 되니까 신경 쓰지 마. 거긴 요즘 어때?”
[거기만 하겠냐마는, 요즘 여기도 정신없어요. 아무래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으니까.]
“그래도 이제 안정화될 때도 되지 않았어?”
[안정화야 됐죠. 안정적으로 일이 많아서 그렇지.]이현수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사 람은 다 똑같은 모양이다. 이현수가 느끼고 있는 걸 이현주도 그대로 똑 같이 느끼고 있는 걸 보면.
“일 없이 널널한 회사가 어디에 있겠어. 불만 갖지 말고 그냥 일해. 죽었다고 생각하고 일하다 보면 어 느 순간 좀 편해지는 순간이 온다.”
[일이 없어져서요?]“아니. 익숙해져서.”
[악담 적당히 하시죠, 실장님.] 이현수가 고소를 머금었다.그래도 늦지 말라고 깨워주는 사 람이 있으니 좋다. 예전에는 바랄 수 없던 일이다. 오로지 혼자서 스 스로의 삶을 지탱해야 했을 때는 말 이다.
[그런데 이상하네요.]“뭐가?”
[일이 많으면 제일 우는소리를 늘 어놓던 사람이 전혀 그런 말을 안 하네. 일할 만한가 봐?]“그냥 뭐……
[네, 알았어요. 끊을게요. 얼른 출 근하세요.]“알았어.”
전화를 끊은 이현수가 피식 웃었 다.
우는소리를 안 한다라…….
‘마음속으로는 벌써 천 번은 했습 니다.’
욕실로 들어가며 이현수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부우우우웅.
‘매번 후회한다니까.’
출근을 할 때마다 전날 밤 집에
돌아온 것을 후회한다. 총회 근처나 사무실에서 대충 잤으면 이런 시간 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왠지 퇴근에 대한 욕망만 은 포기할 수 없다.
‘칼퇴는 무리더라도 말이야.’
이현수가 피식 웃었다.
‘불만 없이 일한다라……
예전에는 그랬다.
과거, 김석일의 밑에서 일할 때는 방향성에 대한 불만은 존재했을지언 정, 일이 과도하다는 불만은 없었다.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보다는 스 스로 해결하는 쪽이 결과가 더 낫고
속이 편하니까.
타인에게 일을 넘긴다는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최근의 이현수는 어떻게든 자신의 일을 분산시키기 위해서 안 달이었다.
일을 하기 싫어서?
아니. 그런 게 아니다.
과거, 이현수가 일에 집착한 것은 그것만이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길 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의 모든 관계는 그의 능력을 기준으로 맺어 졌고, 능력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언 제든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될 수
있었다.
그러니 사람을 믿지 못했지.
하지만 지금은?
‘뭐가 다른가?’
총회 내에서의 관계가 그의 능력 을 기준으로 한다는 건 달라지지 않 았다. 이건 부정하려 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현수에게 눙력 이 없었다면, 그가 지금처럼 총회에 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일할 수는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다른 점은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현수로서도 뭐가 다른지를 명확
하게 설명하는 건 어렵지만, 확실히 그가 이룬 관계는 그저 능력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그것보다 조 금 더, 그러니까…….
으 Q.»
M..•
딴생각에 빠져 총회로 올라가는 소로를 놓칠 뻔한 이현수가 다급하 게 핸들을 꺾었다. 그러자 차가 과 격하게 꺾이며 이차선 도로로 올라 갔다.
자주 올라가는 길이지만, 이 길을 올라갈 때면 항상 기분이 조금 이상 했다.
미묘한 긴장과 미묘한 편안함을
동시에 느낀다고 해야 할까?
인도를 오르는 회원들을 보며 이 현수가 차의 속도를 높였다. 그의 차를 발견한 이들이 꾸벅 고개를 숙 인다.
‘하지 말라니까.’
총회에 차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 이 몇 없다 보니 그의 차도 대부분 의 사람들이 알아본다. 아무리 그렇 다고 해도 사람도 아니고, 차를 향 해 고개를 숙이는 짓은 하지 말라고 했는데…… 도무지 말을 들어먹지를 않는다.
어색한 얼굴로 지하 주차장에 차
를 댄 이현수가 주차장을 빠져 나와 총회로 향하는 이들의 행렬에 합류 했다.
“안녕하십니까, 실장님!”
“일찍 나오셨네요!”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인사에 이현 수가 자신도 모르게 어색한 웃음을 짓고 말았다.
“다들 뭐 이렇게 일찍 나왔어?”
“출근 시간 뭐 정확하게 있는 것 도 아닌데, 일찍이란 말도 이상하죠. 자기가 나오고 싶을 때 나오는 거 지.”
“하기야 니들은 그런 게 없으니
까.”
“요새 사무직 애들이 곡소리 내던 데요?”
“불평 심하냐?”
“네, 심하죠. 더 굴려주십시오. 그 새끼들, 만날 사무실에 앉아서 꿀 빠는 거 보는 것도 짜증 났는데, 이 기회에 아주 탈탈 털어버리시죠.”
“……저기 뭐 떨어졌다.”
“네?”
“니 인성.”
“에이, 저 정도면 여기에서는 착 한 편입니다.”
이 말이 농담이 아닐지도 모른다
는 게 문제였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인사와 농담 을 받으며 이현수는 새삼 이상한 기 분이 되었다.
‘ 인사라……
과거, 그가 영남회의 이인자였을 때는 아무도 그에게 인사하는 사람 이 없었다.
심지어 영남회 안에서조차 그는 경원시되는 존재였다.
자신보다 상사라는 걸 알지만, 무 력이 약한 이현수는 존중받지 못하 고 되레 무시당했다. 이득을 위해서 무슨 수라도 쓰는 그를 경멸하는 이
들도 많았다. 그렇기에 더욱더 자신 의 능력을 증명하려 애썼다.
그랬는데…….
“이따 안 바쁘시면 점심이나 같이 드시죠. 요즘 궁금한 것도 많은데.”
“••••••궁금?”
“전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돌아가 는지 아랫사람들은 잘 모르잖습니 까. 썰 좀 풀어주십시오.”
“밥은 저희가 삽니다.”
이현수가 헛웃음을 지었다.
지금 너스레를 떠는 이의 얼굴이 눈에 익다. 분명 과거 영남회에 있 던 이다. 과거에는 그를 경멸하던
이들이 웃으며 다가와 친근함을 표 하는 모습은 뭐랄까…….
‘짜증 나야 하는데.’
생각보다 나쁜 기분은 아니다.
“오늘은 바쁘다. 나중에.”
“만날 나중에 보자고 하시잖습니 까. 안 바쁜 날이 있기는 합니까?”
“……글쎄.”
“노동청에 고소해야 돼.”
“진짜 진지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현수가 어색하게 웃고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럼 간다.”
“예, 실장님. 오늘 하루 고생하십 시오.”
“건강 해칩니다. 너무 무리하지 마십시오. 아니면 수련장에 좀 나오 시든가요. 저희가 성심성의껏 도와 드리겠습니다.”
“개소리하지 말고, 얼른 가.”
“예!”
멀어지는 이들을 보며 이현수가 묘한 표정이 되었다.
‘남들에겐 이게 흔한 일이었겠지.’ 함께하는 이들과 서로 농담을 던 지고, 감정을 나누고, 별것 아닌 흰 소리를 늘어놓는 일.
하지만 이현수에게는 아직도 어색 하기만 한 일이다.
이현수가 고개를 내젓고는 본관으 로 향했다.
‘어색한 사람이라……
언제부터였더라, 스스로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때가. 평범한 이들은 그를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단정지어 버린 때가.
우스운 일이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 안다고 단 정해 버렸다. 그가 쉴 곳 정도야 얼 마든지 있는데.
이현수의 시선이 로비를 향했다.
어쩌면 그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의 모습 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여.”
손을 살짝 드는 강진호를 보며 이현수가 깊은 미소를 지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회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