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240)
마존현세강림기-1241화(1239/2125)
마존현세강림기 50권 (23화)
5장 찾아오다 (3)
“프으렌차아이 즈으으으?”
주영기가 눈을 부라리자, 강진호 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아버 렸다.
“야, 유민아. 박유민이.”
“응?”
빨대로 콜라를 쪼옥 빨던 박유민
이 고개를 살짝 돌리며 주영기를 바 라봤다.
그 모습을 본 주영기가 히죽히죽 웃었다.
“아니, 이 새끼는 나이가 몇인데 이리 콜라를 귀엽게 처먹어?”
“아냐, 아냐. 절대 시비 거는 거 아니다. 너, 저 새끼 말 들었냐?”
“누구? 진호?”
“그럼 여기 누가 또 있냐?”
“들었지.”
“어떻게 생각하냐?”
“글쎄……
박유민이 강진호를 힐끔 바라보고 는 머리를 긁었다.
“음, 뭐••••••
살짝 뜸을 들인 박유민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원래 아무런 제반 설명 없다가 그냥 다짜고짜 본론부터 훅 던지고 보는 게 진호 스타일이잖아.”
강진호가 나직하게 헛기침을 했 다.
그게 강진호의 스타일이라면서 웃 는 얼굴로 침 뱉는 게 박유민의 스 타일이다. 본인은 전혀 그런 자각이 없어 보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깜빡이는 넣고 들어와야지, 그게 운전의 기본 아니냐? 뭔 깜빡이도 없이 1차선에 서 우회전을 들어와?”
“원래 그렇잖아.”
“하기야 니 말도 맞다. 원래 저 새끼가 깜빡이가 없지.”
강진호가 살짝 어색한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제 주영기와 박유민은 거의 십년지기 친구처럼 보인다. 성향이 거의 극과 극에 가 까운 두 사람이 기가 막히게 티키타 카를 하는 걸 보면 말이다.
“브라더.”
«으 M
주영기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사람은 앞이랑 뒤가 있어야지. 다짜고짜 본론 냅다 집어 던지지 말 고, 제반 사항부터 말해봐라.”
“말 그대로야.”
강진호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말을 이었다.
“피자집을 프렌차이즈화해 보고 싶은데, 도와줄 수 있냐고.”
주영기의 눈가가 실룩였다.
“너, 프렌차이즈가 뭔지는 알고 그러냐?”
“알지.”
주영기가 이마를 짚었다.
“그래, 알겠지. 알기는 하겠지. 나 도 로켓이 뭔지는 아니까. 근데 이 새끼야, 로켓을 아는 거랑 로켓을 만드는 거랑은 별개의 문제라고! 어 디 겁대가리도 없이 니가 프렌차이 즈를 논해? 그리고! 프렌차이즈라는 게 내가 하고 싶다고 하는 거냐? 가입할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거 아 냐?”
“ 있어.”
“••••••뭐?”
“가입할 사람 있다고.”
태연한 강진호의 얼굴을 본 주영
기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직감적 으로 이게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뭔가 진행되고 있는 일이라는 걸 알 아챘기 때문이다.
‘저 새끼는 매번 그랬지.’
가만히 강진호를 바라보던 주영기 가 손에 들린 콜라를 원샷하고는 테 이블 위로 탁, 소리 나게 내려놓았 다.
그도 이제는 강진호에게서 정확한 정보를 얻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내가 물어볼 테 니, 너는 대답해라. 알았어?”
u O ”
“먼저••••••
주영기가 불꽃같은 질문 공세를 시작했다.
“그러니까……
주영기가 일그러진 얼굴로 머리를 긁었다.
“너희 회사 자본으로 프렌차이즈 를 시작해 보고 싶다?”
« o ”
“가입자는 백 명이 넘게 확보할 수 있다?”
“ O ”
“그런데 교육과 매장 관리 부분을
맡아줄 사람이 애매하니까, 나더러 도와달라?”
“그렇지.”
드디어 모든 정황을 파악한 주영 기가 빙그레 웃었다.
‘이 새끼, 또라이야.’
예전부터 알고 있고, 지금도 아는 사실이지만, 오늘 새삼 또 알게 됐 다. 확실히 그의 친구는 정상은 아 니다.
하지만 뭘 어쩌겠는가. 그의 친구 는 원래부터 정상이 아니었고, 답답 한 건 그의 친구가 아니라 바로 그 인데.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지.
“정확하게 뭘 어떻게 도와달라는 건데?”
“피자집을 프렌차이즈화하고 싶 다. 네가 1, 2호점을 운영하면서 교 육을 맡아줘.”
“아니, 인마. 그걸 프렌차이즈화하 면……
주영기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다른 피자집들도 우리 집 이름이 랑 메뉴를 쓰겠다는 거잖아?”
« o ”
흐 •
“그럼 인마, 내가 사장이어야지.”
“ o ”
흐 •
“그러니까 내 말…… 어? 사장이
라고?”
“응.”
주영기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이 새끼, 그냥 또라이가 아니네?’
개또라이다.
이 정도면 거의 맛이 갔다고 봐 야 한다.
“야, 이 새끼야! 나를 뭘 믿고 사 장으로 써?”
“안 될 이유라도?”
주영기가 한숨을 푹 내쉬고는 강 진호의 어깨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 진호야.”
“ 응?”
“나도 좋아한다. 학연, 지연, 혈
연.”
“한국의 정이란 게 그런 거지. 밀 어주고 끌어주고. 뭐 하는 놈인지도 모르는 능력자보다는 내가 아는 사 람을 쓰는 게 백배는 낫지. 그런데 그것도 정도가 있는 거다, 이 새끼 야.”
강진호가 미간을 좁혔다.
그 표정에서 ‘이 새끼가 거절할 줄은 몰랐는데?’라는 속마음을 읽어 낸 주영기가 허탈한 얼굴로 박유민
을 돌아보았다. 박유민은 주영기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빙그레 웃었다.
“이게 진호 매력이잖아.”
“야, 이 새끼들아! 니들 친한 거 아니까, 욕할 건 좀 욕해라!”
“진호야, 나도 그건 말이 안 된다 고 봐.”
박유민이 어깨를 으쓱했다.
“영기가 피자집을 잘 운영한 건 사실이지만, 그건 말 그대로 피자집 사장으로서의 능력이잖아. 프렌차이 즈 사장으로서 갖춰야 할 능력과 작 은 가게 사장의 능력은 다른 거지.”
“그럼!”
“그리고 영기는 사장 자리에 앉기 에는 문제가 많아. 일단 학력이 짧
푸욱.
“성격이 좀 나쁘고, 아랫사람한테 부드럽지 못하고……
푸욱.
“그리고 입이 험한데다가 교양이 없어서 교육받는 사람들이 힘들지.”
“……야, 살살 찔러!”
주영기가 몸서리를 쳤다.
뭔 놈이 웃으면서 사람을 찔러 대냐? 아파 죽겠네.
“진호는 주변 사람들을 너무 좋게
만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영기는 그럴 그릇이 못 돼.”
“아니, 거, 친구 양반. 듣다 보니 말이 심하시네.”
“ 아냐?”
“맞지.”
주영기가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 다.
“내 그릇은 딱 가게 세 개까지야. 그 이상은 무리다.”
“하지만 가게 세 개를 이만큼 운 영하는 것도 굉장한 거야.”
“크으, 내가 이래서 유민이를 좋 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니까. 조련의
왕이야, 조련의 왕. 이 적절하게 던 져 주는 당근의 맛을 놓을 수가 없 다니까.”
강진호가 흐뭇하게 웃었다.
‘잘들 논다.’
그리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마 음이 편해지는 느낌이다.
물론 비난받고, 공격받고, 무시받 기가 일쑤지만, 이상하게도 그를 존 중해 주는 총회 사람들과 있을 때보 다 편안하다.
“영기 노하우를 받고 싶으면 그냥 교육팀이나 적당한 자리 주고 써먹
으면 되지, 굳이 사장 자리는 아닌 것 같아.”
강진호가 고개를 돌려 주영기를 바라보았다.
“네 생각도?”
“당연한 거 아니냐?”
주영기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친구 덕에 사장 감투 써보는 것 도 좋은 일이지. 근데 내가 지금까 지 살면서 얻은 교훈이 하나 있다.”
“ 교훈?”
“과하게 먹으면 체해.”
주영기가 손사래를 쳤다.
“사람한테는 자기한테 맞는 자리
가 있는 법이지. 내가 뭘 안다고 거 기 가서 깝치겠냐?”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주영기도 예전과는 꽤 달라졌다. 예전에는 감투라든가 자리에 연연하 는 허세가 조금 있었는데, 최근에는 허세가 쏙 빠지고 사람이 담백해졌 다.
“그리고 나, 여기서 뭘 더 하기 힘들다.”
“가게는 안정화되지 않았어?”
“ 진호야.”
“응?”
“사람이 다들 너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건 아니다. 내게는 여우 같 은 여자 친구와 토끼 같은 동생 놈 이 있단 말이다. 안 그래도 이 새끼 요즘 사춘기가 왔는지 자꾸 까칠하 게 굴어서 고민이다.”
강진호가 옷으며 고개를 끄덕였 다.
‘그렇지.’
주영기에게도 주영기의 삶이 있 다. 그의 삶으로 자꾸 끌어들이는 것도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 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오해하지 마. 프렌차이즈화 자체
를 반대하는 건 아니니까. 네가 사 장인데,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지. 내가 반대하는 건 내가 사장 자 리에 앉는 거야.”
주영기가 코를 홈치며 말했다.
“한 번씩 보면 강진호 생각 없는 건 알아줘야 한다니까. 내가 사장 자리에 앉으면 다른 사람이 무슨 말 을 하겠냐?”
“내가 한다고 하면 딱히 반대는 안 할 텐데?”
“드러내서 반대 안 한다고 반대를 안 하는 게 아냐, 인마. 이 새끼, 군 대에서도 눈치 없더니, 밖에 나오더
니 더하네.”
주영기가 홀에서 일하고 있는 직 원들을 가리켰다.
“보이냐?”
“ 응?”
“저분들이 내 상전이시다.”
예전 처음 피자집을 할 때는 보 육원의 아이들을 아르바이트로 썼지 만, 피자집이 안정화되고 아이들이 개학을 맞이하면서 대부분의 직원들 은 정직원으로 대체되었다.
“숙련된 직원 하나 나간다고 하면 타격이 장난이 아냐. 그러니 돈을
더 줘서라도 써야 하는 거고, 일하 는 데 불만이 없도록 죽어라 생각하 고 살펴야 돼. 점주라고 앉아서 돈 받아먹는 게 아니라고.”
« Q..W
M…•
주영기가 살짝 날카로운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너는 요즘 안 그런 것 같은데, 아냐?”
강진호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최근에도 총회의 회원들을 위해서 휴가를 제안한 강진호다. 하지만 그 휴가가 총회의 회원들을 위한 것이
었느냐 묻는다면, 대답할 말이 궁색 하다.
“하나를 보고 열을 안다고, 인마. 사장이라는 게 자기가 하고 싶은 대 로 막 하는 게 아냐. 대가리는 책임 지는 자리기도 하지만, 취합하는 자 리란 말이야. 너, 나를 사장 자리 앉혀보겠다고 누구랑 이야기라도 하 고 왔냐?”
“아직 그럴 때는 아니라고 생각해 서……
“내가 앉겠다고 했으면 그냥 밀어 붙이려고 한 거지?”
“그건 아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저었다.
“이야기를 해보려고 했어.”
“하지만 속으로는 다들 납득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지?”
독심술이라도 익혔나?
주영기가 피식 웃으며 박유민을 바라보았다.
“우리 진호, 성공했다. 그지?”
“그러게. 과도하게 성공했네.”
“야, 진호야. 성공하는 사람의 특 징이 뭔지 아냐?”
“글쎄?”
“실패를 안 해.”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이런 상황에서 그냥 빤한 말을 늘어놓을 리도 없고.
강진호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 굴을 하자, 주영기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말 그대로야. 실패를 안 해. 온 갖 행운이 다 따라주고, 하는 일마 다 잘되거든. 그럼 사람이 좀 무리 한 일을 진행해도 실패를 안 해. 그 럼 사람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글쎄?”
“그 모든 성공이 자기 능력 덕이 라고 착각하게 돼.”
강진호가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
박유민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 에 동조했다.
“그런 경우 많지. 게임할 때도 그 래. 매번 이기고, 매번 게임이 잘 풀리다 보면 내가 하는 선택이 다 맞다고 느껴지지. 실제로는 그게 아 니라 그냥 잘못된 선택을 힘으로 맞 게 만들어 버리는 건데 말이야.”
주영기가 박수를 친다.
“크으, 적절한 예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너스레를 떤 주영기가 조금은 진 지해진 얼굴로 강진호를 바라보았 다.
“너, 요즘 잘나가는 것 같더라.”
“근데 내가 걱정되는 건 진호야, 사람이 계속 성공하고 잘나가다 보 면 어느 순간 과도한 자신감을 가지 게 된다. 그럼 언제 문제가 생기는 줄 알아?”
“다른 사람이 바른말을 하고 내가 틀린 말을 할 때야. 예전이라면 당 연히 들었을 말인데, 안 듣게 되거
든. 왜? 나는 내가 생각한 대로 밀 어붙여서 성공해 왔거든.”
강진호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