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246)
마존현세강림기-1247화(1245/2125)
마존현세강림기 51권 (4화)
1장 연합하다 (4)
“저대로 두고 가도 됩니까?”
“ 뭐가?”
이현수가 살짝 눈을 찌푸렸다.
“사람한테 이를 드러낸 갭니다. 회주님이 마침 이곳을 지나가지 않 았다면 큰 사고가 났을 겁니다.”
“그랬겠지.”
“죽여야 하지 않습니까?”
조금은 냉정하게 들리는 말이다. 하지만 이현수의 말은 틀리지 않았 다. 사람에게 이를 드러내는 개는 언젠가는 사고를 친다. 사고를 치고 나서 죽이는 건 늦다.
그런 기미를 보이는 개라면 빠르 게 정리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이제 괜찮아.”
하지만 강진호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사람이 무서운 줄 모르는 개는 사고를 친다. 하지만 사람이 무섭다 는 것을 안 개는 함부로 이를 드러
내지 않는 법이다.
“그리고 저건 개 잘못이 아냐.”
“그런 그렇죠.”
이현수가 영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고개를 슬쩍 돌려 바닥을 닦고 있는 배석명을 바라보았다.
“병신 같은 새끼가 할 짓이 없어 서 개를……
이현수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다. 호가호위.
자신은 아무런 힘도 없으면서 힘 없는 대상을 둥에 업고 우월감을 느 끼려는 부류.
정말 아무 힘도 없으면서 머리와
지독한 근성만을 가지고 무인계를 살아온 이현수에게 있어서 저런 부 류는 혐오감의 대상일 뿐이었다.
“개는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할 뿐 이야. 개가 사고를 치는 건 주인이 개를 잘못 다뤘기 때문이지. 그런데 웃긴 건 그렇게 사고가 터지면 개는 죽고 주인은 벌금이나 내고 만다는 거지.”
거꾸로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 일을 볼 때마다 강진호는 이 세계의 법체계를 이해할 수 없었 다.
“그게 어디 개랑 사람만 그렇습니
까? 지시한 대로 일을 했는데 죄는 자기가 다 뒤집어쓰는 사람들이 어 디 한둘이어야죠.”
“……그렇지.”
이현수는 씁쓸하게 고개를 끄덕이 는 강진호를 보며 슬쩍 입꼬리를 말 아 올렸다.
세상은 힘을 가진 자의 것이다.
그리고 강진호는 힘을 가진 자에 속했다. 아니, 힘을 가진 자들 중에 서도 가장 강한 인물이다.
그런 이가 세상의 불합리함을 이 야기하는 장면은 꽤나 기이하게 느 껴졌다. 강진호는 일그러져 있는 법
체계와 사회의 법칙의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니까.
“힘이 있는 사람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하는 법이죠. 하지만 힘이 있는 사람일수록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가벼운 사고에 불과했지만, 생각 할 게 많은 일이다.
총회는 강진호의 맹견이나 다름없 다. 그들은 평범한 이들이 감당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고, 강진호 의 지시에 맹목적으로 따른다.
그런 이들이 사고를 친다면 그건 누구의 책임이겠는가.
물론 개처럼 아무런 생각이 없지 는 않을 테니 사고를 친 당사자의 탓이 가장 크겠지만, 그들을 단속하 고 관리해야 할 강진호도 책임을 피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이 실장.”
“예, 회주님.”
“회로 돌아가면 애들 단속 한 번 하지.”
“사실 이번에는 단속보다는 감사 를 한 번 준비 중입니다.”
“ 감사?”
“예.”
이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은 배가 부르면 눕고 싶어집 니다. 전쟁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니 더욱 의욕을 불태우는 이들도 있겠 지만, 이쯤이면 분명 딴짓을 하는 놈들도 나올 겁니다.”
“으 ”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이란 건 마음처럼 되지 않는 다.
아무리 강진호나 이현수가 선의를 바탕으로 움직인다고 해도 그 선의 를 받는 이들이 선의를 돌려준다는
보장은 없다. 반드시 강진호나 이현 수를 속이고 자신의 이득을 얻으려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묵인해 왔지만, 한 번 쯤은 털고 갈 때가 됐다.
“휴가 뒤에?”
“전에 해야 합니다.”
이현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안 털면 모르겠지만, 한 번 털 생각을 했으면 그딴 놈들 월급 줘가 며 휴가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그 리고 감사에 애매하게 걸리는 놈들 은 휴가를 통해 주변을 정리할 수 있을 테니까요.”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일단 이 실장에게 맡기지.”
“예, 회주님.”
강진호가 낮게 한숨을 쉬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군.’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이든 나쁜 의도로 시작한 일이든 진행하다 보 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어려 움에 봉착하게 된다. 그럴 때 강진 호가 해야 할 일은 고민하고 조언을 구하는 일이다.
“여기도 엄청 오랜만이네요.”
“ Q »
강진호가 고개를 들어 드높게 치
솟아 있는 건물을 바라보았다. 재경이라는 간판이 강렬하게 강진 호의 눈으로 파고들었다.
“프렌차이즈?”
황정후 회장의 눈이 황당함으로 물들었다.
“프렌차이즈를 한다고?”
“예.”
“거……
황정후가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다 는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이 녀석은 정말 종잡을 수가 없 네.’
사람이라는 존재는 기본적으로 일 련의 성향을 띠기 마련이다. 그리고 사람이 하는 일이니만큼 사업이라는 것도 일련의 성향을 띠는 게 정상이 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 하던 사람은 자동차에 관련된 일을 확장해 나가는 법이고, 집을 짓던 목수는 돈을 벌면 건설업을 시작하 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이놈의 MK인지 나발인지 하는 회사는 도무지 그 정체성이라 는 게 없었다. 좋게 말하자면 상식 에 얽매이지 않고 이 일 저 일을
다 건드려 보는 자유로운 회사였고,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난장판, 그 자 체다.
“거……
뭔가 답답해진 황정후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조규민이 재빨리 황정 후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
“으음.”
담배 연기를 한 번 빨아들인 황 정후가 고개를 내저으며 새 담배를 강진호에게 내밀었다.
“피워.”
“괜찮습니다.”
“피워.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뭔가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지만, 일단은 담배를 받아 들었다.
그러고 나서 담배를 입에 물자 이현수가 불을 붙여준다. 미묘하게 대칭이 되는 광경이었다.
황정후가 재떨이에 재를 한 번 털고는 헛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 다.
“갑자기 프렌차이즈는 무슨 프렌 차이즌가. 그 뭐지…… 엔터? 엔터 테……
“엔터테인먼트입니다, 회장님.”
“그래. 그, 뭐, 딴따라 데리고 하
는 사업도 한다고 해서 별짓을 다한 다 했더니, 이번에는 한술 더 뜨는 구만, 사업을 한다고 하더니, 이게 자네가 하려던 사업인가?”
강진호가 살짝 쓴웃음을 머금었 다.
“딱히 이쪽을 생각한 건 아닙니 다.”
“그럼?”
“ 다만••••••
강진호가 편안한 얼굴로 대답했 다.
“이건 하고 싶은 일이라기보다는 해야 하는 일입니다.”
요 Q.99
M..•
강진호의 눈을 들여다본 황정후가 황당함을 지우고 가만히 고개를 끄 덕였다.
“놀고먹는 놈들이 있는 모양이 군.”
딱히 많은 정보를 주지 않았음에 도 황정후는 강진호의 의도를 바로 알아챘다. 강진호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는…… 허.”
황정후가 살짝 너털웃음을 터뜨렸 다.
“그래. 해야 하는 일이면 해야지.”
황정후의 얼굴이 부드럽게 풀렸 다.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은 기 본적으로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마 련이다. 장밋빛 미래밖에 보이지 않 으니, 미래의 성공한 자신의 모습과 지금의 자신을 동치시키게 된다.
그때는 주변이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일과 성공만을 생각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강진호는 조금 다르다.
‘과도할 정도로 다른 곳을 보고 있군.’
지금 막 사업을 시작한 이가 그
사업과 주변을 연결시켜 생각한다?
그건 황정후도 할 수 있다고 장 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래서 한 번씩 느낌이 이상하다 니까.’
저 젊은 얼굴 뒤에 노회한 영감 이 들어앉아 있다고 생각하면 때때 로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수많은 일들을 겪어온 황정후지만, 그에게 있어서도 강진호는 아직 이해하기 힘든 존재였다.
“그래서 도와달라고?”
“네.”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나름 준비는 하고 있지만,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제대로 하고 있는 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요.”
“일에 확신이 어딨어?”
황정후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사업이라는 건 확신을 가지는 순 간 망하는 거야. 하면 성공하는 사 업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지. 준비하 고 또 준비하고, 완벽하게 준비해도 언제나 변수가 끼어드는 게 사업이 란 말이지. 반드시 성공한다고 생각 한 분야가 말도 안 되게 망해 버리 기도 하고, 이게 되겠나 싶던 게 대
박을 쳐버리는 게 사업이지.”
“그래도 준비를 더 할 수는 있겠 죠.”
“잘못 찾아왔어.”
황정후가 손을 내저었다.
“자네 말도 맞지만, 그건 내 분야 가 아니야. 나는 프렌차이즈 같은 건 해본 적이 없어. 도와주기 어렵 겠구만.”
강진호가 슬쩍 이현수를 바라보았 다.
그러자 이현수가 고개를 끄덕이고 는 입을 열었다.
“프렌차이즈를 만드는 걸 도와달
라는 게 아닙니다. 저희가 바라는 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입장에 서 들어야 할 조언입니다.”
“ 조언?”
“ 예.”
황정후가 피식 웃었다.
“야, 이놈들아.”
“••••••네?”
“멍청한 소리 작작해야지. 자기들 이 뭐 때문에 사업을 벌이는지를 아 는 놈들이 뭘 해야 하는지를 모른단 말이야?”
황정후가 깊게 담배를 빨아들이고 는 재떨이에 비벼 껐다. 그러고는
깍지를 껴 무릎에 얹으며 입을 열었 다.
“어이, 강 회장.”
“……그냥 평소처럼 불러주십시 오.”
“지금 사업을 하는 이유가 돈을 벌려는 거야?”
“아닙니다.”
“그럼 왜 하는데?”
“ 그게••••••
강진호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 대답을 대신 해준 건 황정후였 다.
“사람 때문이지?”
강진호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강진호가 프렌차이즈 사업을 하려 는 이유는 돈이 아니라 사람 때문이 었다. 프렌차이즈로 돈을 남길 생각 은 없다.
“예.”
“그럼 중요한 게 뭔지도 알아야 지. 당연히 사람이 중요한 거 아 냐?”
강진호가 이해를 잘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쯧쯧.”
한심하다는 둣 강진호를 바라보며 황정후가 입을 열었다.
“새로운 사업을 제대로 성공시키 고 싶다면, 나 같은 늙다리에게 조 언을 구할 시간에 그 사업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을 영입해야지.”
“……아!”
“그럼 니들끼리 프렌차이즈고 그 엔터프라이즈인지 ……
“엔터테인먼트입니다, 회장님.”
“여튼 그거까지 다 해 처먹을 생 각이었어? 액셀도 제대로 못 다루던 것들끼리 쿵짝쿵짝하면서?”
강진호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 다.
“사업이라는 건 소꿉놀이가 아냐. 처음에야 다 그렇지. 내가 마음에 맞는 사람, 내가 편한 사람을 우선 적으로 배치하고, 그렇게 같이 커 나가고 싶지. 그런데 그게 어디 말 처럼 쉬운 일인가. 평생 하던 거만 해먹을 생각 아니면 사람을 뽑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야.”
강진호와 이현수가 마주 보며 살 짝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맞는 말이다. 그들은 프렌 차이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그렇다면 전문가를 영입하는 게 가 장 좋은 해결책이었다.
“그럼••••••
강진호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 다.
“아시는 전문가 있으면 추천 좀••…
“에라이, 이 빌어먹을 놈들아! 날 로 다 해 처먹어라! 니들도 사업한 다는 놈들이 남의 회사에서 사람을 빼먹으려고 들어? 야, 이 날강도 같 은 놈들아!”
그렇게 강진호와 이현수는 진노한 황정후를 달래느라 진땀을 빼야 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