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256)
마존현세강림기-1258화(1255/2125)
마존현세강림기 51권 (15화)
3장 영입하다 (5)
“아니……
무려 이틀이라는 시간 동안 MK 에서 열람 가능한 모든 자료를 분석 한 황민수가 자신도 모르게 억 소리 를 냈다.
모니터를 바라보는 그의 눈은 가 파르게 떨리고 있었다.
“아니, 뭔 놈의 회사가……
이렇게 막장이지?
황민수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조 금 헐거워진 그의 머리카락이 거친 손길을 따라 뽑혀 휘날린다.
“히 익!”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걸 본 황민 수가 기겁을 하며 머리에서 손을 뗐 다. 이게 어떤 머리카락인데, 돈과도 바꾸지 않을…….
아,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 고…….
딸깍, 딸깍.
황민수의 손이 마우스를 쉴 새
없이 클릭했다.
“거……
담배가 땡긴다.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한 번 경험이 있어서인지, 예전이라면 하 지 않았을 생각을 하는 황민수였다.
‘아니면 내가 지금 속이 정상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고.’
황민수가 깊게 한숨을 쉬었다.
“이게 뭔 말도 안 되는…… 엉망이다.
그 말 말고는 딱히 표현할 길이 없다. 기본적으로 회사의 체계가 엉
망진창이라 뭐가 제대로 돌아갈지 궁금할 정도였다.
황민수가 화면을 바라보다가 헛웃 음을 흘렸다.
“아니. 뭐, 체계야 그렇다 치 고……
“대체 뭐야, 이 회계는?”
잘도 이런 식으로 회계 처리를 했다. 이건 감사가 들어오면 과징금 을 뱉는 수준이 아니라 회장이 동아 줄에 묶여 끌려가야 할 판이다.
그런데 웃긴 건 신고는 정상적으 로 처리가 됐다.
기업 돈 빼먹는 데 있어서는 조
선 시대 탐관오리를 능가한다는 세 무서 놈들이 다들 눈뜬장님이 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가 있는가.
아니, 물론 모든 것이 합법적으로 처리는 되어 있다.
하지만 재무를 조금만 아는 사람 이 본다면, 이 모든 게 빛 좋은 개 살구라는 걸 모를 수가 없다.
아마 적당히 뭉개 버리고 제척 기간이 지나기를 기다릴 심산인 것 같은데…….
‘이건 정부에서 손을 써주지 않으 면 불가능한 일인데……
그럼 이 회사가 정권에 줄을 댈 만큼 힘이 있다는 건가?
황민수는 도통 모르겠다는 얼굴이 되었다.
이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황민수가 재경에 있을 때도 정권에 줄을 대 세금을 줄이는 건 시도조차 해볼 수 없었다. 물론 황정후가 그 런 면에 있어서는 결벽증이 있을 만 큼 엄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너 무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정권이란 언제나 바뀌는 게 아닌 가.
이번 정권에 줄을 대 이득을 봤
다가 정권이 바뀌기라도 하면 날벼 락이 떨어진다.
‘그 생각을 안 한 건 아닐 테 고……
강진호와 이현수의 얼굴을 떠올려 본 황민수는 더욱 큰 의문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생각이 없어 이런 일을 저질렀다기에는 두 사람이 너 무 똑똑하다.
그렇다면 정권이 바뀌든 말은 세 무조사를 피할 방법이 있다는 뜻인 데…….
“모르겠네, 모르겠어.”
그리고…….
다른 건 다 이해할 수 있다.
체계가 엉망인 건 맨바닥에서 갑 자기 큰 회사를 만들어야 하니 그럴 수 있다 치고, 세무 처리가 기괴한 것은 알아서 정권과 짝짜꿍을 했다 고 넘길 수 있다 치자.
그런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 하나는…….
“뭔 돈이 이렇게 많아?”
정확하게는 돈 중에서도 현금이 넘쳐 났다.
MK와 재경을 비교하면 MK는 감히 재경에 비빌 수 없는 기업이 다. 규모면에서는 물론이고, 움직이
는 자금도 감히 가져다 댈 수 없다.
하지만 이게 현금이라는 측면이 되면 상황이 역전된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본 중 즉 시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은 생각보다 얼마 되지 않는다. 그 대부분의 자 본은 기업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데 들어가기 때문이다.
기업을 팔아 제낀다면 그 돈을 현금화할 수도 있겠지만, 그전에는 불가능한 일이다.
간단한 예시로 대한민국 굴지의 기업 소유주들 재산은 조 단위를 넘 어가지만, 그 사람들이 정말 몇 조
나 되는 돈을 손에 들고 있는 게 아니다.
그들의 재산은 대부분 주식이고, 그 주식들은 기업의 소유권을 확보 하기 위해서 지켜야 하는 것들이다. 결국 재산이 몇 조가 되더라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그의 10분 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 다.
그렇기에 대한민국에서 현금을 가 장 많이 들고 있는 기업은 전자 회 사도, 건설 회사도 아니고, 게임 회 사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게임은 현금으로 결제하고 현금이 바로 들
어오니까.
하지만 그에 비해 MK는 과도할 정도로 많은 현금을 들고 있었다. 현금 보유량으로 따지자면 재경을 쌈 싸 먹고도 남을 수준이다. 대한 민국에 이곳보다 현금을 많이 보유 한 회사가 있을까?
“진짜 도통 알 수가 없네.”
괴이한 곳에 들어와 버렸다.
바깥에서 보는 MK도 충분히 수 상하지만, 내부에서 보는 MK는 바 깥에서 보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 을 정도로 수상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황민수
는 MK라는 배에 올라 버렸는데.
‘앓느니 죽어야지.’
검토하는 와중에도 황민수의 머릿 속에서는 이 회사의 체계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에 대한 로드맵이 완성 되고 있었다. 이건 사업가의 본능이 나 마찬가지다.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황민수가 고개를 들었다.
“예. 들어오세요.”
문이 조심스레 열리며 안으로 들 어온 이가 빙그레 웃으면서 입을 연 다.
“바쁘시군요. 크으, 역시 한 번 정상까지 가보신 분은 일을 하시는 모습도……
“비켜.”
너스레를 떨던 이현수가 밀고 들 어오는 강진호의 손길에 힘없이 옆 으로 밀려났다.
“할 만합니까?”
“……죽겠습니다.”
황민수가 강진호를 보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물어보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뭐부터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습니 다.”
“이건 이 실장이나 이 실장…… 아니, 이현수 실장이나 이현주 실장 을 통해 해결하시면 됩니다.”
“다른 건 그렇다 치고. 이거…… 세금 문제 이래도 됩니까? 이거 잘 못 걸리면 지옥 볼 텐데요. 아니, 이건 세금이 문제가 아니라……
“괜찮습니다.”
강진호가 태연하게 말했다.
“그 부분은 제 쪽에서 해결할 테 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단!”
강진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앞으로의 세금 문제는 제대로 해 결합니다. 탈세를 저지르고 싶은 생 각은 없습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뿐이죠.”
황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기 업은 기본적으로 최대한의 절세를 위해 움직이지만, 탈세까지 저지르 는 건 제 살을 깎아 먹는 일이다.
당장은 탈세를 통해 이득을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되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결국에 는 그 이득이 알음알음 다 빠져나간 다.
단순한 정의감의 문제가 아니라 실리적인 부분을 보더라도 탈세는 저지르지 않는 쪽이 낫다. 특히나 이만한 규모의 회사라면 말이다.
“그럼 다행입니다.”
“다른 문제는?”
“아무래도 사람을 좀 빨리 불러들 여야 할 것 같습니다. 이건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아무래도 손발이 맞는 사람이 일해 주는 게 저도 편하구요.”
“그러세요.”
강진호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 다.
“다시 한 번 여쭤보겠습니다. 정 말 제 마음대로 이 회사를 바꿔도 됩니까?”
“괜찮아요.”
단호한 강진호의 대답에 황민수도 결심을 굳혔다.
“알겠습니다. 그럼 한 번 진행해 보겠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서류를 만들어 보고드리겠습니다.”
“예.”
강진호가 슬쩍 황민수를 보고는 고개를 숙였다.
“그럼.”
“고생하십시오.”
강진호와 이현수가 두말없이 방에 서 나와 문을 닫았다.
“어떠십니까?”
이현수의 질문에 강진호가 어깨를 으쓱한다.
“뭘 벌써.”
“그렇죠?”
하지만 이현수는 강진호의 얼굴에 말과는 다른 만족감이 떠오른 걸 놓 치지 않았다.
‘할 말이 많을 텐데, 결국은 하지 않는군.’
황민수의 입장에서 보면 MK는 거의 회사가 아닌 수준일 것이다.
털어놓고 싶은 불만도 많을 것이고, 우는소리도 하고 싶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황민수는 그 말들을 속으 로 삼키고 변화 방향을 보고하겠다 는 말로 결론을 냈다.
‘옳고 그르고의 문제는 아니지만, 회주님이 좋아하는 스타일이지.’
자신의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일 을 최대한 하는 사람.
그게 강진호가 지향하는 무인의 자세…… 아니, 사람의 자세다.
“조금 더 지켜보면 결론이 나오겠 지.”
“아무래도 더 나아지겠죠. 하던
가락이 있는 사람이니까요.”
“ Q ”
■司三
강진호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른 문제는?”
“MK 쪽은 지켜봐야 할 것 같습 니다. 황민수 사장님이 어떻게 움직 일지도 봐야 하고, 아직 황민수 회 장님과 이현주 실장이 제대로 연계 를 하지 못했으니까요. 보고서를 받 아보면 결론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렇겠지.”
“이쪽이야 뭐…… 네, 괜찮을겁니 다. 다만……
회장실로 향하던 이현수가 발걸음 을 멈췄다. 자연스레 강진호도 발을 멈추고 이현수를 돌아봤다.
“왜?”
“……옥상으로 잠깐 가시겠습니 까?”
“ 옥상?”
“예.”
강진호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 다. 난데없이 옥상에 가자는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이현수가 생각 없 이 시간을 낭비할 리는 없다.
온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지.”
강진호가 말없이 계단으로 향했 다. 계단을 올라 문을 열고 나오자 차가운 바람이 강진호를 때려 댔다.
옷자락이 날리는 것을 느끼며 강 진호가 건물 끝에 가 섰다.
찰칵, 찰칵.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려 했지만, 바람 때문에 잘 붙지 않는다. 손끝 으로 담배를 눌러 불을 붙인 강진호 가 몸을 돌려 이현수를 바라보았다.
“한 대 피우면서 이야기하지.”
“……저는 괜찮습니다.”
강진호의 눈이 조금 가늘어졌다.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분위기를 잡는단 말인가.
“이야기해 봐. 뭐야?”
“회주님.”
이현수가 살짝 심호흡을 했다.
그러고는 미묘한 떨림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일전에 제가 말씀드린 것 있잖습 니까.”
“ 일전에?”
“예. 회원들에 대한 감사를 실시 하겠다는.”
강진호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 다.
“결과가 대충 나왔습니다.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보 고가 들어왔는데, 그게……
“말해봐.”
이현수가 머뭇거리자 강진호가 재 촉했다.
이현수가 이렇게 망설인다는 건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사실 별로 듣고 싶지는 않다. 하 지만 이 보고를 받는 건 총회의 회 주로서 강진호의 의무였다.
“문제가 있는 놈들이 몇몇 적발되 었습니다. 대부분은 사소한 수준입 니다만, 문제가 큰 놈들이 좀 있습 니다.”
“……무슨 건인데? 횡령?”
“아니요. 그……
이현수가 몇 번 망설이는 듯하다 가 입을 열었다.
“좀 큰 범죄에 연류된 놈들이 있 는 듯합니다. 아무래도 조금 심각한 일이라……
“이현수.”
“예, 회주님.”
“돌리지 말고 말해. 무슨 일이 야?”
이현수가 한숨을 내쉬고는 강진호 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아이들 중에 마약을 유통하는 놈
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판 이 얼마나 크게 벌어졌는지를 확인 하는 중입니다만, 아무래도……
“ 마약?”
“……예.”
“마약을 국내에 풀었다고?”
“그런 것 같습니다.”
강진호의 눈이 가라앉는다.
“조사해.”
“예, 회주님.”
강진호의 목소리가 싸늘해졌다는 걸 느낀 이현수의 등골이 서늘해졌 다. 강진호가 저런 얼굴을 하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한 놈도 놓치지 마.”
“명심하겠습니다.”
강진호가 피우고 있던 담배를 비 벼 끄고는 몸을 돌려 옥상에서 내려 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이현수 가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바람에 피 냄새가 섞여드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