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257)
마존현세강림기-1259화(1256/2125)
마존현세강림기 51권 (16화)
4장 조사하다 (1)
“후욱, 후욱……
눈이 부신 조명 아래로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다. 후끈한 열기가 장 내를 가득 채운다.
“후욱, 후욱……
그 사이를 한 남자가 방황한다.
어깨를 떨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즐기기 위한 것 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제대로 내딛지 못한 발이 꺾이며 사내가 옆으로 넘어질 듯 비틀거렸 다.
쿵!
“아, 뭐야?”
“취했으면 곱게 집에나 갈 것이 지!”
비틀거리며 몇몇 사람과 부딪친 사내가 테이블 위로 엎어졌다. 술병 과 잔들이 바닥으로 떨어져 깨진다.
“아니…… 뭐야, 이 새끼?”
“후욱.”
테이블을 꾹 누르며 몸을 일으킨 사내가 시퍼런 눈으로 자리에서 일 어난 이들을 바라본다. 그 기이한 박력에 살짝 질린 이들이 입을 다물 자, 사내가 비틀거리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저 새끼 뭐야?”
“……몰라. 미쳤나 봐.”
등 뒤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지 만, 사내의 귀까지 닿지는 못했다.
아니, 설사 들렸다 하더라도 사내 의 반웅은 달라질 게 없었을 것이 다. 지금 그에게는 저런 말에 신경 쓸 여력이 없으니까.
덜덜 떨리는 손이 얼굴을 움켜잡 는다. 몸을 살짝 웅크린 채 사내가 눈을 감는다.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귀를 찢는 함성 소리가 웅웅거리며 고막을 울렸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파온다.
‘어디?’
고개를 든 사내가 주변을 돌아본 다.
눈에 초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데다가, 주변이 워낙에 어두워 사람 의 얼굴을 식별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사내는 필사적으로 눈에 힘 을 줘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
그가 마침내 누군가를 발견한 듯 이 한쪽 구석으로 걸음을 옮겼다.
비틀비틀 걸어간 그가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두 남자 앞에 섰다.
“……돈 가져왔어요.”
무심한 얼굴로 담배를 피우고 있 던 두 남자의 시선이 사내에게로 돌 아갔다.
“무, 물건 좀……
“ 쉿.”
남자 중 하나가 손가락을 펴 입 에 가져다 댄다. 그러고는 턱짓으로
밖을 가리켰다.
“따라 나와.”
“ 예.”
세 사람이 말없이 걸어 클럽을 빠져나갔다.
입구를 나와 조금 걸어 골목으로 들어간 이가 한쪽에 보이는 건물 뒷 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간다. 다른 이들도 말없이 그 안으로 따라 들어 갔다.
뒷문으로 들어가자 작은 공간이 나온다.
폐업한 가게.
앞쪽은 전면 유리지만, 셔터가 내
려져 있어 외부에서는 안을 들여다 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중앙에 놓인 의자에 한 남자가 앉고, 다른 한 남자는 자연스레 들 어온 입구로 가서 선다. 마치 달아 나지 못하게 만들려는 듯이 말이다.
“돈 가져왔어?”
“예! 예! 가져왔어요!”
사내가 떨리는 손을 품 안으로 밀어 넣는다. 그의 손에 돈뭉치가 잡혀 나왔다.
“ 얼마‘?”
“……일단 배, 백만 원.”
남자의 눈이 살짝 찌푸려졌다.
“백만 원으로는 부족한데. 백오십 은 줘야 돼.”
“저, 저번에 분명 백만 원이라 고……. 지금까지는 백만 원 주고 샀잖아요.”
“하…… 이 새끼, 시장 법칙을 모 르네. 수요와 공급 몰라? 원하는 사 람은 많은데 공급이 딸리면 가격이 야 당연히 오르는 거지. 몰라?”
“돈 더 가져와. 아니면 물건 못 줘.”
“이, 이게 지금 구할 수 있는 전 부예요!”
“그럼 못 팔지.”
남자가 일어나려 하자, 사내가 덜 덜 떨리는 손으로 남자의 소매를 잡 고 늘어졌다.
“제, 제발! 저 그거 없으면 죽어 요.”
“•…”안 놔?”
“제발요, 제발! 그것도 정말 힘들 게 구한 돈이에요. 제발 이번 한 번 만.”
“하••••••
남자가 영 마음에 안 든다는 얼 굴로 사내를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 다.
“그래그래. 그래도 너는 단골이니 까, 이번에는 특별히 백에 준다. 그 런데 다음부터는 백오십 안 가져오 면 국물도 없다. 알았어?”
“예! 예! 감사합니다!”
남자가 품 안으로 손을 넣더니, 작은 앰플 병 하나를 꺼냈다.
“돈.”
사내가 서둘러 남자에게 돈뭉치를 넘겼다. 돈을 받아 든 남자는 세어 보지도 않은 채 품 안으로 돈뭉치를 찔러놓고는 앰플 병을 사내에게 가 볍게 던져 주었다.
사내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앰플
병을 받아 든다.
그러고는 품 안을 뒤져 무언가를 꺼냈다.
주사기.
아직 뜯지 않은 새 주사기가 부 러져 있다. 아마 아까 넘어질 때 부 러진 모양이다. 사내의 얼굴이 당혹 감으로 물들자, 앰플을 넘긴 남자가 헛웃음을 흘렸다.
“아니…… 이 새끼야, 급하다고 난리를 치더니 주사기 하나 관리를 못해서 그러고 있냐?”
“아••••••
“쯧쯧, 하기야 이건 우리 잘못이
기도 하니까……. 야, 주사기 남는 거 있냐?”
“여기 있어.”
“저 새끼 좀 줘라. 저러다 숨넘어 가겠다.”
문을 지키고 있던 남자가 품 안 에서 주사기를 꺼내 사내에게 던졌 다. 사내가 주사기를 받아 들고는 연신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뭘.”
남자가 이죽였다.
“고객님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먹는 걸로 만들어야 하는
데…… 수준이 떨어져서 주사제밖에 못 드려서 우리가 죄송하지. 값이 한두 푼도 아니고. 이해해라. 오히려 약이 숨겨오기 더 빡세서 그래.”
사내는 남자들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하고는 주사기를 뜯어 앰플 병에 찔러 넣었다.
“천천히 해, 천천히. 여기 누가 오는 것도 아니고.”
그 순간이었다.
똑똑.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앰플에 찔러 넣으려던 주사기가 멈춘다. 그와 동시에 남자들의 고개
가 일제히 한쪽으로 돌아갔다.
문.
굳게 닫혀 있는 문.
“뭔 소리지?”
“누가 온 것 같은데?”
남자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 다.
물론 누가 오는 게 이상한 건 아 니다. 이 사무실은 이전부터 그들이 약을 거래하는 곳으로 쓰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그들의 고객들은 대 부분 이 사무실의 존재를 알고 있 다.
클럽 안에서 그들을 찾지 못한
고객이 이쪽으로 직접 찾아오는 일 은 종종 있었다. 그러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약에 취한 이들은 잠시 기다리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법이니까.
“봐봐.”
“잠시만.”
문을 지키던 이가 가만히 문 쪽 으로 다가가 문에 귀를 댄다. 두꺼 운 철문. 이쪽에서 열지 않으면 강 제로 열고 들어오는 건 불가능하다.
똑똑.
두 번째 노크 소리가 들리자 남 자가 눈을 살짝 찌푸렸다.
뒤쪽으로 창이 나 있지 않아 문 을 열기 전에는 누가 왔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CCTV를 설치할까 생 각도 해봤지만, 어설프게 설치하면 의심만 늘릴 뿐이라 시행하지 않았 다.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는 순간, 바 깥쪽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 다.
“안에 있는 거 안다.”
“ 열어.”
남자들의 눈이 살짝 떨렸다.
‘짭샌가?’
‘짭새는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하지?’
하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다.
어떻게 대응할지 정하기도 전에 기이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우드득.
안에 있던 이들의 시선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홱 돌아갔다.
우드드득.
문이 뒤틀린다.
문고리가 있는 부분에서 쇠가 요 동치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손잡이 부분이 기이하게 꺾이기 시작했다.
상상도 하지 못한 광경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그와 동시에….
꺼거거걱.
손잡이 부분이 완전히 우그러진 다. 저렇게 뒤틀려 버리면 잠금쇠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끼이이이익.
완전히 뒤틀려 버린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한다.
꿀꺽.
남자들이 마른침을 삼키며 열리는 문을 바라보았다. 마침내 문이 활짝 열리고, 그 뒤로 정장을 차려입은
한 남자가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고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검은 정장.
말끔한 구두.
그리고 포마드로 깔끔하게 넘긴 머리.
영화에 나오는 이탈리아 마피아 같은 느낌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 속의 이탈리아 마피아들은 그 래도 나름 온화한 느낌이 있는 반 면, 지금 눈앞에 보이는 남자에게서 는 사람의 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 는다는 것.
얼음으로 조각한 사람이 살아 움 직이는 것 같은 기이한 감각이었다.
“ 누구••••••
정장의 남자가 천천히 안으로 걸 어 들어온다. 그러더니 뒤쪽에서 사 내처럼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들이 조금 빠른 걸음으로 들어와 입구를 막았다.
정장의 남자가 주머니에서 손을 뺀다.
그의 손에는 붉은 포장의 담배가 잡혀 있었다.
담배를 꺼내 입에 물자, 옆에 있 던 이들이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여
주었다.
“스으읍.”
깊게 담배 연기를 빨아들인 남자 가 천천히 연기를 내뿜는다.
“후우.”
고개를 두어 번 내저은 남자가 차가운 눈으로 안에 있던 이들을 바 라보았다.
“너.”
앰플을 넘긴 트레이닝복의 남자가 움찔하며 정장의 남자를 바라본다.
“이리 와봐.”
남자가 손가락을 까딱했음에도 트 레이닝복을 입은 마약상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머뭇거리기 만 했다. 그러자 정장의 남자의 눈 이 살짝 꿈틀거렸다.
“한 번 더 말하게 하면 좋은 꼴 못 본다. 이리 와.”
“……누구신데요?”
정장의 남자가 살짝 짜증어린 눈으로 마약상을 바라봤다.
“말귀를 못 알아먹네.”
정장의 남자가 저벅저벅 앞으로 걸어갔다.
“ 아니••••••
미처 뭔가 말이 이어지기도 전에 정장을 입은 남자의 발이 트레이닝 복 남자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아아아악!”
트레이닝복 남자가 정강이를 움켜 잡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나름 험한 삶을 살아오면서 사람에게 맞아본 경험도 많지만, 이건 이야기가 다르 다. 살짝 걷어찬 것 같은데 다리가 부러진 듯 어마어마한 통증이 밀려 왔다.
정장의 남자가 싸늘한 눈으로 바 닥에 쓰러진 이를 그대로 밟기 시작 했다.
한 번 발을 뻗을 때마다 둔탁한 소리가 가게 안을 울렸다.
“시, 실장님!”
“실장님, 그러다가 죽습니다! 실 장님!”
그 말을 듣고도 몇 번 더 트레이 닝복 남자를 걷어찬 정장사내가 소 매를 털고는 몸을 돌렸다.
“의자 가져와.”
“예!”
대기하고 있던 이들이 재빨리 앞 으로 튀어 나가 중앙에 놓여 있는 의자를 들고 왔다.
의자에 앉은 사내가 다리를 꼬더
니 입에 새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 다.
“으으..”
트레이닝복의 남자가 미처 일어나 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진 채 신음을 흘렸다.
“ 일어나.”
사내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트레이닝복 남자가 낑낑대며 몸을 일으킨다. 제대로 일어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지만, 차마 사내의 명령을 거부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잘못 걸렸다.
상대가 격이 다른 존재라는 걸
실감한 이상 더 이상의 저항은 의미 가 없다.
“이리 와.”
트레이닝복 남자가 비틀비틀 걸어 가 의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 딱히 무릎을 꿇으라는 말이 없었음에도 말이다.
담배를 문 사내가 가만히 트레이 닝복 남자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 다.
“대답만 잘하면 살려 보내 준다. 이해했나?”
“예……
“그래.”
사내가 기껍다는 듯 가볍게 웃는 다. 하지만 그 웃음이 진짜 웃음이 라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내가 묻고 싶은 건 아주 간단해. 니가 팔아먹는 그거. 그 약 어디서 났어?”
“대답 안 해?”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 니다. 이건 정말 무서운 분들에게 받은 거라……
“그래?”
의자에 앉은 사내가 어깨를 으쓱 했다.
“ 얘들아.”
“예.”
“이 새끼, 손가락 하나씩 잘라. 몇 개쯤 잘랐을 때 대답할지 한 번 보자.”
“예.”
사색이 된 트레이닝복의 사내를 보며 의자에 앉아 있던 이현수가 희 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