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271)
마존현세강림기-1273화(1270/2125)
마존현세강림기 52권 (5화)
1장 협력하다 (5)
“깜찍한 새끼들.”
이현수를 태운 차가 도로 위로 쉼 없이 나아간다.
조금 전에 본 조폭들의 얼굴을 떠올리자, 피식피식 실소가 새어 나 오는 이현수였다.
‘좀 더 갈궜어야 하는데.’
나이가 더 많은 이들을 함부로 대했다?
그게 뭐 어쨌단 말인가.
저놈들은 조직폭력배다.
폭력으로 사람들을 겁박하고, 그 걸로 이득을 취하는 놈들이다. 최근 들어서는 어느 정도 합법적인 사업 에 손을 대면서 체질 변환에 들어갔 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성향이 바 뀔 리는 없다.
저런 놈들이 있으면 평범한 이들 만 고통을 받을 뿐이다. 마음 같아 서는 싸그리 힘줄을 잘라서 힘을 쓰 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고 싶지
만…….
‘내 주제에 무슨.’
사실 정말 저들에게 손을 대지 않는 이유는, 어차피 저놈들을 정리 한다고 해도 조직폭력배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무리 땅을 골라도 비가 오면 물이 고이는 곳이 생긴다. 그처럼 아무리 조폭들을 없애봐야 새로운 조폭은 생겨난다. 인간의 본성이 그 렇기 때문이다.
그러니 적당히 이용해 먹으면 된 다.
강진호는 단순히 마약에 관련된
일에만 조폭을 써먹을 생각이지만, 이현수는 거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 다.
‘무인계는 무인계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없어.’
냉정하게 말해 무인계는 평범한 세상의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것들에 달라붙어 피를 빠는 모기나 거머리 같은 존재들이다.
시니컬한 평가이기는 하지만, 이 현수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무인계에 소속된 이들은 자체적으 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뭔가를 만들 어내지 못한다. 그저 평범한 이들이
만들어내는 것을 이용하여 돈을 벌 어들인다.
심지어 조직폭력배들조차 나름의 사업을 벌이지만, 무인들은 혼자 놔 두면 산에서 풀이나 뜯어먹으며 수 련을 하는 구제불능의 인종들이다.
이현수의 머리가 팽팽 돌아갔다.
‘지금은 일단…… 음.’
장민이 일본을 평정하고 있다.
장민이라면 아마 깔끔하게 일본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나면…….
이현수가 휴대폰을 꺼냈다. 그러 고는 느긋하게 번호를 누른 후, 휴
대폰을 귀에 가져다 댔다.
“끝인가?”
“……예.”
장민이 심드렁한 얼굴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가 자리한 넓은 실내 가 붉은 피로 시뻘겋게 물들어 있 다.
“이상한 일이군. 일본인들은 순종 적이라고 들었는데 말이야.”
“그거도 상대 나름 아니겠습니 까?”
“음?”
이명환이 어깨를 으쓱였다.
“아마 미국 놈들이나 다른 나라에 점령당한다면 이렇게까지 나오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상대가 한국이 면 눈이 돌아가는 게 일본인들이 죠.”
“ 흐음?”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을 상대할 때는 다른 나라를 상대할 때 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죠.”
“이해하기 힘들군.”
“그야••••••
당신은 한국인이 아니니까.
이명환이 고소를 머금었다.
중국인인 장민에게는 이러한 느낌 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쌓인 감정은 논리로 풀기 어 려운 면이 있다.
심지어 일본에 아무런 감정이 없 고, 일본이라는 나라의 문화를 적극 적으로 받아들이는 계층조차도 사안 에 따라서는 일본에 대한 격렬한 적 대감을 드러내지 않는가.
“여튼 그런 면이 있습니다.”
“그런가?”
장민이 피식 웃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드러내는 방식
이 너무도 조악하군.”
“그건 동감합니다.”
이명환이 주변을 둘러보며 혀를 찼다.
‘습격이라니.’
이건 자살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전쟁은 일본에 어마어마한 피해를 안겼다.
무려 이천 명이 죽었다. 일본 전 체에서 이천 명이라고 해도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인데, 무인계에서만 이 천 명이 죽었다는 건 복구가 불가능 할 정도의 타격이다.
더 큰 문제는 그 이천 명이 단순
한 이천 명이 아니라는 점이다. 고 르고 고른 정예들, 그리고 일본의 무인계를 이끌어 나가던 지도층이 다.
그들이 모두 죽어버린 결과, 일본 은 한국에 대항할 동력 자체를 잃어 버렸다.
덕분에 이런 정제되지 못한 마구 잡이식 저항이 나오고 마는 것이다.
‘도무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군.’ 장민의 힘은 이미 충분히 실감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만한 수로 일단 공격하고 본다는 발상이 어디 서 나오는가.
과거의 한국?
천만에.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은 무대포가 아니었다. 그들이 독립을 쟁취하겠 답시고 무작정 일본군에 돌진하는 짓을 했다면, 대한민국의 독립운동 은 절대 그 명맥을 이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구심점의 문제인지, 그게 아니면 현실적인 문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 만, 이들의 저항은 너무도 덧없고 무의미하다.
“언제까지 이럴 생각인지 모르겠 습니다.”
“한동안은 이어지겠지.”
장민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언제나 존재한다.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말이다.
장민이 태연하게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그의 주머니에서 전화가 울리 기 시작했다.
장민이 전화를 꺼내 액정을 확인 했다.
“무슨 일이지?”
이현수라는 이름을 확인한 장민이 그 자리에서 전화를 받았다. 이명환 을 슬쩍 본 장민이 방식을 스피커폰 으로 전환했다.
[강녕하셨습니까, 장로님.]“용건부터.”
이명환이 피식 웃었다.
건너편에서 이현수가 짓는 쓴웃음 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일본의 상황은 잘 전해 듣고 있 습니다. 역시 장로님이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군요.]“공치사는 됐다.”
장민이 살짝 날카로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서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겠지. 네가 내게 굳이 연락을 했다는 건 따로 지시할 사항이 있다는 뜻 아니
더냐?”
[지시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제 가 어떻게 감히 장로님께 지시 를…]“점잔 떨 것 없다. 상황에 따라서 는 직급보다 지휘 계통이 중요한 법 이지. 쓸데없이 시간 끌지 말고 용 건부터 이야기해라.”
[역시 장로님은 못 당하겠네요. 그럼 바로 본론을 말씀드리겠습니 다.]이명환은 새삼 장민이라는 사람에 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꼰대가 아니라는 게 놀랍다니까.’
장민의 나이와 직급을 감안한다면 건방지게 전화하지 말고 지금 당장 일본으로 달려와 대가리를 박으라고 해도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장민은 그런 예의보다는 효율을 더 중요시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 당연한 것을 찾아보기 힘든 게 한국 사회 아니던가.
‘신기하기도 하고.’
장민이 다른 이들을 대할 때는 완벽한 실리파가 된다. 하지만 강진 호를 대할 때는 실리 따위는 단 1 그램도 고려하지 않는다. 오로지 강
진호의 명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 는 것을 스스로의 존재 이유라 여기 는 장민 아니던가.
이명환은 한 사람 안에 이리 극 단적인 성향이 공존한다는 걸 이해 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본을 정리하면서 야쿠자들도 적당히 같이 정리해 주실 수 있습니 까?]“ 야쿠자?”
[일본 조직폭력배 말입니다.]“그게 무얼 의미하는지 모르지는 않을 텐데? 아무리 조직폭력배라고 는 하나, 무학을 익히지 않은 이상
그들은 일반인이다. 일반인에게 손 을 대는 건 금기시되어 있을 텐데?”
[하지만 반드시 지켜지는 건 아니 죠.]장민이 미간을 좁혔다.
이현수의 말은 사실이다. 특히나 마교에 소속되어 있는 이들에게는 이런 법칙이 무의미하다. 중국에서 제대로 된 무인으로 취급받지 못한 마교도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일반인을 상대하는 것밖에 없었으니 까.
“마존께서 허하시지 않은 일이 다.”
[하지만 금하시지도 않았습니다.]
“일반인을 건드리지 말라 하셨 다.”
[그 일반인은 한국인을 말함이겠 죠.]
“지금 네가 감히 마존의 의도를 네 멋대로 곡해하겠다는 것이더냐?”
장민의 목소리에서 스산한 살기가 묻어 나왔다. 너그럽게 이현수를 받 아주던 장민이지만, 강진호와 관련 된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낯빛이 달 라진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장로님도 아시겠지만, 회주님에 대한 저의 충
성심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U 흐 ”
다 •
[다만, 상황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을 뿐입니다.]
“계속해 봐라.”
[일본 무인들을 통해 일본을 흡수 하는 건 나쁘지 않은 일입니다. 하 지만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자금을 운용하는 건 무인계가 아니 라 야쿠자들이지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한국의 조직폭력배들 을 일본으로 보내 야쿠자들을 관리 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그게 불가능
하다면 적어도 자금 흐름을 잘 아는 이를 보내 감시를 시키고 싶습니 다.]
“흐으음..”
장민이 눈을 찌푸렸다.
확실히 나쁘지 않은 방안이다. 아 무리 무인계를 장악한다고 한들, 이 들이 제대로 수금을 해 한국으로 돈 을 보낸다는 보장이 없다.
요시노부야 확실히 강진호에게 충 성하겠지만, 한두 사람이 할 수 있 는 일이 아니잖은가.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는 인력을 일본에 배치해야 한다. 한 사람이라
도 아쉬운 총회의 입장에서는 그 인 력도 낭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현수가 말한 대로 돈을 거둬들이는 야쿠자들을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다만……
[회주님께 보고를 드려 정식으로 진행하고 싶기는 합니다. 다만, 회주 님께서는 무학을 익히지 않은 이들 을 이용하는 일 자체를 그리 좋아하 지 않으십니다. 결국은 정도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 피…….]“어렵고 귀찮은 일이지.”
[그렇습니다.]“이해는 했다. 하지만 그전에 하 나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하문하십시오.]“지금 네가 벌이는 모든 일은 당 연히 마존의 영광을 위한 것이겠 지?”
[물론입니다.]“흥.”
장민이 피식 웃었다.
거짓이면 목을 치라든가, 하늘에 걸고 맹세를 할 수 있다든가 하는 구질구질한 말이 나오지 않는다. 하 나 더하기 하나가 둘임을 굳이 설명
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이런저런 말을 붙여 자신의 의도를 증명할 필 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 태도가 마음에 든다.
“그렇다 해도 나는 마존의 의도를 거역할 수 없다.”
[……그렇습니까?]“하지만 교도들이 놈들과 시비가 붙어서 사고를 치는 건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물론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기억하라. 내가 너의 말을 들어 주는 이유는 이 일이 마존의 영광을 가져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네가
사사로이 마존의 의도를 곡해하려 든다면, 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너를 죽이고 마존께 죄를 청할 것이 다.”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장 로님.]a 흐 »
O •
전화를 끊어버린 장민이 피식 웃 으며 휴대폰을 주머니로 찔러 넣었 다.
이명환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장민이 조금 은 능청스레 입을 열었다.
“활용할 가치가 있는 놈이다. 머
리 회전이 빠르고, 충성심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예.”
“하지만 경계를 늦추지 마라. 고 래로 머리가 좋은 놈들은 반드시 문 제를 일으켰다. 계산이 빨라 망설임 이 깃들기 때문이지.”
이명환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 다.
“묻겠는데, 너는 배신한 정황이 발견된다면 주저 없이 이현수의 목 을 벨 수 있느냐?”
이명환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입장에서 이현수가 짜증 나 고 불편한 상사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의 목을 벤다는 건 단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했다.
장민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혀 를 찼다.
“그러니 너희는 호위로도, 마존의 수하로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너희 에게 있어서 가치는 오로지 마존 하 나로 충분한다. 친분이나 이성 같은 건 무의미할 뿐이지.”
“……명심하겠습니다.”
장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이걸로 좋다.
그의 가르침을 흡수하며 이명환도 앞으로 점점 변해갈 것이다.
‘모든 것은 마존의 영광을 위하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