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279)
마존현세강림기-1281화(1278/2125)
마존현세강림기 52권 (13화)
3장 정비하다 (3)
“요즘 카페가 어떤지 아십니까? 길 가다 고개만 돌리면 카페예요. 세 발짝마다 하나씩 있단 말입니 다.”
“그렇지.”
“역 주변이랑 번화가는 프렌차이 즈가 점령하고, 조금 벗어나면 개인
카페가 점령하고 있습니다. 밥집보 다 카페가 더 많은 상황인데, 뭔 놈 의 카페 프렌차이즈입니까!”
“그도 그렇지.”
구정범이 불같이 성토해 댔지만, 황민수는 태연했다.
“거……
“이 사람아.”
황민수가 구정범의 말을 잘랐다.
“처음으로 맡은 일이야. 어렵다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못하겠다 소리 부터 할까?”
“끙♦•••••
구정범이 앓는 소리를 냈다.
‘만날 말은 저렇게 한다니까!’
황민수의 속내가 전혀 다르다는 건 세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
여기에는 슬픈 이야기가 숨어 있 다.
황민수는 황정후의 양육 방식을 굉장히 증오하는 편이다. 하지만 안 타갑게도 그 증오스런 황정후의 가 르침은 황민수의 뼛속 깊이 새겨져 있다.
덕분에 누가 봐도 답이 없는 상 황에서도 황민수는 쉽게 포기할 줄 모른다. 일단 머리를 들이대 보고 깨지든 터지든 겪어보고서야 발을
빼는 타입이 되어버렸다.
그걸 막는 게 여기 있는 세 사람 의 역할이긴 하지만…….
‘눈에 의욕이 너무 보이는데.’
저렇게 스위치가 들어가 버린 황 민수는 아무도 못 말린다. 황정후가 불도저라 불리듯이, 황민수도 불도 저는 못 되어도 포클레인 정도는 된 다.
“일단 커피 맛은 나쁘지는 않습니 다만.”
최병찬이 가볍게 커피를 들이켜고 는 고개를 끄덕였다.
“구 이사.”
“ 예‘?”
“가서 따뜻한 걸로 네 잔 다시.”
“……예.”
구정범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러고는 군말 없이 카운터로 가 커피 네 잔을 주문했다.
“자리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자리로 돌아온 구정범이 살짝 눈 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커피 맛이야 괜찮다지만, 어차피 카페가 커피 맛으로 숭부하는 곳은 아니잖습니까? 쟤는 믹스커피랑 드 립 커피 맛도 구분 못할 텐데, 이틀
에 한 번은 카페에 가는 놈이라구 요.”
구정범의 지적에 노태광이 움찔했 다.
“뭘 구분을 못한다고?”
“ 아냐?”
노태광이 딴청을 부렸다.
사실 그는 커피 맛을 잘 구분하 지 못한다. 그냥 향이나 맡고 따뜻 한 걸 뱃속에 밀어 넣는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그리고 카페 수익은 커피로 내는 게 아닙니다. 커피보다는 다른 음료
나 케이크 등으로 내는 거죠. 어차 피 아메리카노 같은 건 저렴해서 수 익도 잘 안 나잖습니까.”
노태광이 피식 옷었다.
“저거, 또 버릇 나오네.”
“뭐‘?”
“야, 그렇게 다 잘되어 있는 곳이 면 자기가 알아서 프렌차이즈가 되 지. 알아서 잘될 곳을 무는 게 사업 이냐? 어? 그럼 너는 돈 왜 받는 데? 지나가는 중학생 데리고도 할 수 있는 일을 할 거면서!”
“모자란 게 있으면 채우면 그만이
지.”
노태광의 말을 들은 최병찬이 가 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노 이사 말이 맞다.”
최병찬까지 노태광의 편을 들고 나서자 구정범이 침음을 흘리며 살 짝 물러났다.
“그런데 구 이사의 말이 틀린 건 또 아닙니다.”
최병찬이 진중한 눈으로 황민수를 바라보았다.
“커피 맛이 괜찮다고는 하지만, 카페라는 건 단순히 음료를 파는 곳 이 아닙니다. 공간과 문화를 파는
곳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여 기는 특별하게 사람을 잡아끌 요소 가 없어 보입니다.”
“으음.”
“그런데 굳이 여기를 프렌차이즈 화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회장님이 가보라고 하시더 군.”
“회장님이라면?”
“MK 회장님 말일세.”
“으음, 그렇군요. 여기를……
네 사람이 다시 한 번 주변을 둘 러본다.
“인테리어가 너무 촌스럽지 않습
니까?”
“촌스럽다기보다는 싸구려인 것 같은데? 저런 자재로는 아무리 잘 꾸며도 애매할 수밖에 없지.”
“손봐야 할 데가 한두 군데가 아 닌 것 같은데요. 전문가가 아닌 우 리 눈에도 이렇게 보인다면, 답이 없다고 봐야죠.”
카운터에서 네 사람의 대화를 듣 고 있던 성주천이 눈을 질끈 감았 다.
‘끄웅.’
물론 저 사람들도 매너가 없는 건 아니라, 성주찬의 귀에 들리지
않게 작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무인으로서 닦여진 날카로 운 감각은 그 작은 대화를 외면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아무리 듣지 않고 담담한 척하려고 해도 모든 대 화가 귀로 쏙쏙 빨려 들어온다.
“여기로는 무리지.”
“음,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됩니다.”
“기초부터 다시 짜야겠는데요.”
세 사람의 반웅에 황민수가 쓴웃 음을 지었다.
“조금 전까지는 영 찝찝해하더 니.”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 할 것 아
닙니까?”
“어느 회사든 마찬가지입니다. 처 음 시키는 일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에 따라서 평가가 나뉘는 거죠. 아 무리 불합리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해도 이왕 할 거면 확실하게 성공시 켜야 합니다.”
노태광과 구정범이 뜨거운 눈으로 황민수를 노려보았다.
황민수가 자신도 모르게 살짝 웃 고 말았다.
‘옛날 생각이 나는구먼.’
과거에도 이랬다. 시작하기 전까 지는 티격태격대고 맞는 게 하나도
없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면 지금처 럼 하나의 의견을 냈다.
이상하게 뭔가 울컥하는 기분이었 다.
“아아, 감정 넣지 마시고!”
“담백하게 갑시다, 사장님.”
“누가 감정을 넣어!”
다급하게 도리질을 친 황민수가 어색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담배 피우고 올 테니까.”
“잠시만요.”
최병찬이 황민수를 저지했다.
“그러지 마시고, 자리 옮기시죠. 제가 추천하고 싶은 카페가 하나 있
습니다.”
“ 오?”
황민수가 눈이 휘둥그레져 최병찬 을 바라봤다.
최병찬은 완벽한 확신 없이는 말 을 가리는 사람이었다. 다시 말하자 면, 최병찬이 말을 꺼낼 때는 분명 뭔가가 있다는 뜻이다.
“ 멀어?”
“차 타고 가면 금방입니다.”
“ 가자.”
황민수가 볼 것도 없다는 듯 가 방을 집어 들었다. 구정범이 일어나 주섬주섬 자리를 정리했다.
“빠르게 피우고 출발하자.”
“저희 담배 안 피운다고 했잖습니 까.”
“아, 그렇지. 그럼 차 가지고 와. 나는 일단 한 대 피울게.”
“ 어휴.”
네 사람이 투닥대며 밖으로 나간 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성주찬이 커다란 한숨을 내쉬었다.
“회주님은 또 뭘 하시려는 건지.” 기대보다 걱정이 더 앞서는 성주 찬이 었다.
“여기야?”
“예!”
“……빈티지하네.”
황민수가 눈을 살짝 찌푸렸다.
뭔가 느낌이 그가 원하던 것과는 조금 다르다. 여기는 뭐랄까, 프렌차 이즈라기보다는…….
‘공방이라던가?’
조금 삭막하게까지 느껴지는 인테 리어나 미니멀하다는 건 최근 트렌 드와 맞아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일단 앉아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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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 에 앉았다.
“주문하시 겠습니까?”
자리에 앉자마자 서버가 주문을 받으러 온다.
‘올드해.’
황민수가 눈을 찌푸렸다.
요즘 세상에 주문을 받는 서버라 니. 시대착오적인 것도 정도가 있지.
한 20년 전으로 워프한 기분이었 다.
“아메리카노, 따뜻한 걸로 네 잔.”
“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교육은 잘 받은 듯하지만, 그게 전부다.
없어야 할 것은 없어야 할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예쁘게 단장 한다고 해도 기능성이 받쳐 주지 않 으면 의미가 없다.
황민수의 기색을 눈치챘는지 최병 찬이 슬쩍 입을 열었다.
“일단은 커피 한잔하시고 이야기 나누시지요.”
“으음, 커피는 좋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안 보이십니 까?”
황민수가 고개를 살짝 돌렸다.
카페 안을 사람들이 가득 채우고 있다. 저녁 아홉 시쯤에 접어드는 시간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장사가 잘되다 못해 터져 나가는 수준이다.
‘그러고 보니……
이상한 일이다.
‘내가 감이 떨어졌나?’
생소한 분야라 해도 돈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는다는 자신이 있는 황민수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렇게 몰리는 곳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한 다?
황민수가 알지 못하는 뭔가가 있 다는 뜻이었다.
“일단 드셔보시면 압니다.”
요 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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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찬이 장담했지만, 구정범과 노태광도 영 불안하다는 얼굴이었 다.
다행히 금세 커피가 나와 어색한 분위기가 오래 이어지지는 않았다.
무늬 없는 흰색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본 황민수가 미묘한 얼굴을 했다.
‘이건 차라리 낫네.’
인테리어 센스로 봐서 어설프게 예쁜 잔을 고르려 했다가는 대참사 가 벌어졌을 것이다.
별생각 없이 커피를 들고 입가로 가져가던 황민수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잔을 살짝 밀어냈다.
‘뭐지?’
코로 밀려 들어오는 향이 지금까 지 먹던 커피와는 전혀 달랐다.
“와•••••• 이거?”
노태광이 놀란 눈으로 황민수를 바라봤다.
노태광도 느낀 모양이다.
이 중 입맛은 가장 둔하다고 할 수 있는 노태광이 느낄 정도라면 보 통 일이 아니다.
‘아니, 아니지.’
황민수가 얼굴을 굳혔다.
‘내가 감이 떨어지긴 했구나.’
사업을 하는 이가 항상 경계해야 하는 건 흥분이다.
아이템에 목을 매는 이는 조금만 새로운 아이템만 봐도 눈이 돌아가 기 마련이다. 평소 침착한 눈으로 본다면 별것 아닌 아이템도 흥분한 이의 눈에는 천금처럼 보이기 마련 이다.
카페 프렌차이즈를 성공시켜야 한 다는 생각이 가득하니, 조금만 괜찮 아 보이는 것에도 몸이 먼저 반응하 는 것이다.
황민수가 마음을 가다듬고 커피를 다시 들었다.
“아니, 그런데 진짜 향이…… 침착한 마음으로 향을 맡아봤지 만, 이번에도 향이 확연히 다르다.
“향이 진짜 좋습니다.”
“……잘 만든 커피라는 건 이런 거구나.”
다른 이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황민수가 기대감을 품고 커피를 입에 한 모금 머금었다.
‘커피다.’
그냥 커피다.
굉장한 맛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
고, 당장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만 큼 특이한 뭔가가 있는 것도 아니 다.
하지만 뭐랄까…….
“이게 잘 만든 커피라는 거네요.”
“잘 ‘뽑은’이라고 해야지, 인마.”
“그거나 그거나.”
황민수의 생각도 노태광과 비슷했 다. 뭐가 다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입안에서 감도는 맛에서 뭔가가 느 껴진다. 커피를 잘 알지 못하는 그 들마저 느낄 수 있을 만큼 확연한 뭔가가.
“비슷해서 모셨습니다. 커피는 괜
찮고, 인테리어라든가 감각은 애매 한 느낌이……
“확실히 그러네.”
굳이 따지자면 여기가 진짜고, 그 쪽이 마이너 카피인 느낌.
“확실히 참고가 되네.”
황민수의 말에 최병찬이 미소를 지었다.
“인테리어 같은 부분은 저희가 어 떻게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 료는 연구에 돈을 바른다고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잖습니까.”
“그렇지. 그래, 그렇지.”
“협조를 얻을 수 있다면 반드시
도움이 될 겁니다.”
최병찬의 말에 황민수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이 맛까지는 무리겠지만, 비슷하 게 흉내라도 낼 수 있다면 확실히 차별화를 둘 수 있다.’
어디 카페가 맛만으로 승부할 수 있겠냐마는, 우선 맛을 잡아두면 한 가지는 해결된 것 아닌가.
황민수가 단호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그들에게 음료를 날라준 서버에게 다가가 넌지시 물었다.
“저기••••••
“네?”
“여기 사장님 계십니까?”
“예?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아니요. 그런 게 아닙니다. 사업 적인 일 때문에 사장님을 잠깐 뵈었 으면 하는데요.”
“아, 그럼 저쪽에……
서버가 가리킨 곳에서 한 남자가 신중한 얼굴로 커피를 내리고 있었 다.
황민수가 그 남자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미묘하게…….
아주 미묘하게
같은 얼굴이었다.
안면이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