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281)
마존현세강림기-1283화(1280/2125)
마존현세강림기 52권 (15화)
3장 정비하다 (5)
“프으으렌차이 즈으으으?”
강유환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는 눈으로 강진호와 황민수를 번갈아 보았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아니, 아니지.”
강유환이 고개를 휘휘 저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지만, 부 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말 그대로의 의미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일 이지만, 이제 그의 아들은 사업가다.
사업가가 사업을 한다는데 이유를 찾는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할 만한 다른 업종……
아니, 이것도 아니지.
생각해 보면 강진호는 철이 들고 나서부터 계속 강유환이 카페를 운 영하는 것을 지켜봐 왔다.
사람이라는 게 뭔가를 해야 한다
면, 우선적으로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아는 분야를 먼저 손대보기 마련 이다. 식당을 하던 집의 자식은 식 당을 제일 먼저 고려하고, 휴대폰 가게의 아이는 휴대폰 가게부터 조 사하는 것처럼.
몇 년 동안 카페를 지켜봐 온 강 진호이니만큼, 새로운 프렌차이즈로 카페를 고려하는 것 역시 이상하지 않다.
따져 보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런데도 못 미덥고 걱정이 되는 건 강유환이 강진호의 아버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식을 가장 믿는 것도 아버지지만, 자식을 가장 못 미더워하는 것 역시 아버지니까.
‘그래도 좀 적당히 했으면 좋겠는 데……
자식 놈이 카페를 새로 연다면 해줄 조언이 많을 것이다. 카페가 아니라 식당을 차린다고 해도 해줄 말은 삼박 사일 동안 읊어도 모자란 다.
하지만 프렌차이즈라니.
이건 도무지 강유환이 어떻게 조 언을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프렌차이즈로 가게를 여는
것이 아니라, 프렌차이즈 사업을 직 접 하겠다는 말 아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스케일로 일을 벌여야지.’
자식 놈이 한 번씩 이런 일을 벌 일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이 다.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말이다.
“그럼 이분이?”
“예. 회사에서 새로 영입한 분입 니다.”
“아••••••
강유환이 신기한 생물을 바라보듯 황민수를 다시 살폈다.
그 시선에 미묘한 불편함을 느끼 는 황민수였다. 하지만 이건 황민수 가 강유환을 이해해 줘야 하는 일이 다.
‘진호랑 같이 일하는 사람은 이렇 게 생겼구나.’
강유환의 입장에서 강진호의 직장 동료는 분명 세상 어딘가에는 존재 하지만,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환 상종과 다름없었다.
그러니 신기할 수밖에.
“실례했습니다. 회장님의 아버님 인 줄 모르고……
“아•••••• 음, 어••••••
강유환은 혼이 나갈 지경이었다.
‘불편해 죽을 것 같네.’
아무리 봐도 황민수의 연배는 그 와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런 이에게 회장님의 아버님이라는, 살 아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기이한 호 칭으로 불리니 전신이 다 오그라드 는 느낌이다.
“그렇게 부르지 마시고……
“그럼?”
“그냥 사장……
자신을 사장이라 부르라 말하는 것도 오글거리긴 마찬가지다.
“그냥 강유환 씨라고 불러주십시
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부탁드립니다.”
황민수가 헛기침을 했다.
강유환이 왜 이리 나오는지 이해 할 것 같았다. 그도 어릴 적 ‘도련 님’이라든가, ‘회장님의 자제분’이라 는 호칭에 경기를 일으키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그럼••••••
황민수가 슬쩍 강진호의 눈치를 봤다. 강진호가 딱히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것 같지 않자, 황민수가 슬 쩍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겠습니다.”
이제 한시름 놨다는 듯 한숨을 내쉰 강유환이 강진호를 바라봤다.
“카페 프렌차이즈를 한다고?”
“예.”
“……굳이 프렌차이즈를 할 필요 가 있어? 보아하니 새 사업에 진출 하는 것 같은데, 요식업이라는 게 돈 있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 다.”
“알고 있습니다.”
“네 기준으로는 큰돈을 버는 일도 아닐 테고.”
“그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강진호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아닙니 다. 해야 하니까 하는 일이죠.”
강유환은 더 묻지 않았다.
그는 그의 아들을 알고 있다. 강 진호가 저리 말한다면, 분명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돈을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니라는 말이 사실인가 보네.’
그냥 장사치가 빤히 하는 소리라 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강유환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네가 여기에 가보라고 했냐?”
“ 아뇨.”
강진호는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 는 얼굴이었다. 두 사람의 시선을 받은 황민수가 한숨을 쉬고는 상황 을 설명했다.
“시장조사를 하던 중 부하 직원의 추천을 받고 온 겁니다. 다른 부분 은 그렇다 치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커피 맛 하나는 확실하게 잡 고 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 그렇군요.”
강진호의 눈에 강유환의 어깨가
슬금슬금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백현정에게 자식 등골 빼서 취미 생활이나 한다고 온갖 잔소리를 받 으며 운영해 온 카페다. 사실 돈을 벌기보다는 마음껏 이런저런 커피를 만들어볼 수 있다는 이득 때문에 운 영한 것에 가까웠다.
그 기나긴 고난의 시간 끝에 이 런 평가를 받으니 어깨가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음, 내 커피가 확실하긴 하지.”
강진호가 빙그레 웃었다.
확실히 강유환이 내리는 커피는 다른 곳과 차별점이 있다. 입맛이
그리 민감하다고 할 수 없는 강진호 조차 다른 곳의 커피에는 손을 잘 대지 않을 정도니까.
심지어 꼭 들러야만 하는 카페에 는 강유환이 볶은 커피를 직접 가져 다주며 그의 스타일로 만들기까 지…….
순간, 강진호의 얼굴이 미묘해졌 다.
‘왜 내가 이 생각을 미리 못했 지?’
강유환의 커피가 아니면 잘 먹지 도 않고, 남의 가게 커피를 강제로 강유환 스타일로 바꾸는 주제에, 카
페 프렌차이즈를 하면서 아버지를 고려하지 않는다?
강진호는 이 순간 자신이 사업가 로서의 재능은 개미 눈꼽만큼도 없 다는 걸 새삼 실감하고 말았다.
반면에 황민수는 강진호가 어떤 정보도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자력으로 찾아왔다.
물론 우연과 우연이 겹친 결과라 고는 하지만, 그 우연을 잡아내는 건 실력이다.
‘영입하길 잘했어.’
새삼 황민수를 데리고 온 것이 얼마나 큰 이득이었는지 깨닫는 강
진호였다.
“그러니 강유환 씨께서 도와주셨 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건 아니죠.”
강유환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 다.
“예?”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그럴 능력이 없습니다. 도와드리기 싫어 서 도와주지 않는다고 한 게 아니 라, 도와드릴 수가 없어서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황민수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자제분의 일인데……
“자식의 일이니 더 그런 겁니다.” 강유환이 빙그레 웃었다.
“능력 이상의 일을 맡으면 반드시 파탄이 납니다. 내 자식이 하는 일 을 파탄 낼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 니까?”
황민수가 입맛을 다셨다.
“반드시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이었 다면, 저도 망설이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저보다 나은 사람 들이 많고, 제 아들놈이라면 제가 없어도 충분히 잘해낼 수 있을 겁니 다.”
황민수가 살짝 몸을 떨었다.
방금 그 말에서 강유환이 강진호 를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괜스레 가슴 한구석이 아려온다.
“이 쓸모없는 놈! 겨우 이것도 못 해‘?”
“생각을 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경영자란 직원들의 삶과 목숨까지 짊어지는 자리다. 어설프게 생각하 고 방만해지는 순간, 너 하나 죽는 걸로는 안 끝난다, 이 멍청한 놈 아!”
“뭐 하나 믿고 맡길 수가 있어야
지!”
과거, 아버지인 황정후가 그에게 한 말들이 떠오른다.
‘나도 저렇게 신뢰받았다면 달라 졌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강진호가 부러운 것만은 사실 이다.
“ 진호야.”
“ 예.”
“네가 무슨 생각으로 카페를 만들 겠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프렌차
이즈라는 건 수많은 사람들의 생활 이 걸린 일이다. 알고 있지?”
“예.”
“그래. 잘하리라고 믿는다.”
황정후가 한 말과 비슷한 말이었 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은 너무도 달랐다.
황민수가 나직하게 한숨을 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어떤 말을 듣고도 물러 서지 않던 황민수가 여기서 마음을 살짝 접었다. 저리 말하는 아버지를 다그칠 수는 없으니까.
‘어쩔 수 없지.’
입사하고 처음으로 시작한 일이 틀어진 상황이지만, 갑갑하거나 아 쉽지는 않았다. 오히려 조금쯤은 후 련한 기분이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어쩔 수 없 는 일이지요. 제가 회장님의 아버님 을..”
“아, 제발. 그렇게 부르지 마시 고.”
“……강유환 씨를 계속 귀찮게 해 드리기에는 부담이 되는 상황이니까 요. 말씀하신 것처럼 도와주지 않으 셔도 잘해보겠습니다.”
강유환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여기까지였다면 화기애애한 분위 기에서 정리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일이란 건 항상 그렇 듯 변수가 있기 마련이었다.
짤랑!
종이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벌컥 열리더니, 한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들어온 이가 누군지를 확 인한 강유환의 얼굴이 순식간에 홁 빛이 되어버렸다.
“웅? 진호야? 옆의 분은 누구
니‘?”
백현정의 등장이었다.
백현정은 아무 말 없이 싸늘한 눈으로 강유환을 노려보았다. 그리 고 강유환은 필사적으로 백현정의 시선을 피하며 식은땀을 뚝뚝 흘렸 다.
“뭐?”
“능력이 없어서 못해?”
“그게 도와주는 거라고?”
입이란 말을 하라고 달린 것이지 만, 지금의 강유환에게 말하는 기능 따위는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하?”
코웃음을 친 백현정이 안색을 확 바꾸더니, 더없이 부드러운 얼굴로 황민수를 바라보았다.
“우리 아들이 폐를 끼치고 있습니 다.”
“아, 아닙니다, 사모님! 제가 회장 님 덕분에 밥을 먹고 사는 거죠.”
“부족한 자식이지만 잘 부탁드리
겠습니다.”
황민수의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이건 뭐, 학부모 만나는 선생도 아 니고, 회장 부모님을 만났는데 이런 말을 들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 겠는가.
“그러니까 우리 바깥양반이 도움 이 된다는 말씀이시지요?”
“본인은 능력이 안 된다고 하시지 만, 제 판단으론……
“아, 그 능력이란 게 꼭 한 사람 이 해야 하는 건 아니죠?”
“예?”
백현정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
다.
“우리 이이의 능력이 부족하다면, 어차피 다른 사람을 쓰겠죠. 그때 이 사람이 있으면 더 도움이 될까 요‘?”
강유환이 필사적으로 눈짓을 한 다.
하지만 황민수는 감히 회장의 어 머니에게 거짓을 고할 수는 없었다.
“그야 물론 도움이 됩니다.”
“그럼 됐네요. 언제부터 뭘 하면 되는지……
“여, 여보, 나는 정말 안 된다니 까?”
“당신은 입 다물고 있어요.”
“ 아니••••••
백현정의 눈꼬리가 위로 치솟았 다.
“이 양반이 보자보자 하니까! 자 식 놈이 뼈 빠지게 일하는 동안 카 페에서 소일하는 주제에! 그거 하나 귀찮다고 못하겠다는 소리를 해?”
강유환이 움찔했다.
“능력이 없어? 놀고먹고 싶은 거 겠지!”
“아, 아니, 그게 아니고……
백현정이 살짝 황민수의 눈치를 살폈다.
“여기서 이럴 게 아니네요. 당신 따라 들어와요.”
“나‘?”
“그럼?”
백현정이 벌떡 일어나 탕비실로 향하자, 강유환이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도살장에 끌려 가는 소처럼 터덜터덜 탕비실로 따 라간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황민수가 한 참을 고민한 끝에 한마디를 꺼냈다.
“화목하시네요.”
왠지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는 강진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