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291)
마존현세강림기-1293화(1290/2125)
마존현세강림기 52권 (25화)
5장 거래하다 (5)
“에이, 그것들 사람 아님다.”
이현수가 조금 심각해진 얼굴로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살짝 어수룩해 보이는 남자가 손 사래를 치고 있었다.
“어느 정도기에?”
“말 그대로입니다. 사람 아님다. 그 새끼들이랑은 상종도 하지 말라 고 배웠습니다.”
총회로 돌아온 이현수는 북한의 무인들에 대한 정보 조사에 착수했 다. 강진호는 마약 피해자들에 대한 정보를 원했지만, 이것만큼은 이현 수도 양보할 수 없었다.
죽지 않는다면 사람에 대한 보상 은 언제든 가능하다.
그에게 있어서 1순위는 언제나 강진호의 안전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저기 손을 뻗어보던 이현수는 의외의 곳에서 실마리를 잡을 수 있
었다. 그것도 아주 가까운 곳에서.
장민이 중국의 뒷세계를 잘 알고 있으니, 혹시나 북한에 대해서도 알 고 있을까 싶어 전화를 걸었다. 그 런데 장민에게서 뜻밖의 대답이 홀 러나왔다.
“우리 애들한테 물어보면 되잖아. 조선족 애들.”
그 말을 들은 이현수는 순간 뒤 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 다.
그러고 보니 마교는 중국 무인계
의 하층민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소수민족으로 분류 되고 중국 내부에서 소외받는 조선 족들도 입교했을 것이다.
당장 마교에 협조를 구하자, 한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세 사람이 그 를 찾아왔다.
“사람 가죽 벗기는 건 일도 아니 라고 들었습니다. 실장님도 아시다 시피 우리도 나름 그런 일에는 일가 견이 있잖습니까.”
“야, 새끼야. 니 정신 있니? 니가 그딴 말을 하고 다니니까 동포들 이 미지가 안 좋아지는 거 아니야.”
“표준어로 해라, 표준어. 새끼야, 이제는 한국말도 반 섞어 하면서 뭐 아직도 니는 니는 거리고 있어.”
“……그게 뭔 상관이야?”
오룡현이라 자신을 밝힌 마교도가 어깨를 으쓱했다.
“여하튼 그렇습니다. 사실 그쪽에 있다 보면 북한 놈들이랑 많이 얽히 게 되잖습니까?”
“그렇지.”
북한의 국경 봉쇄가 제대로 이뤄 지지 않고 있다는 건 평범한 사람들 도 아는 사실이다. 사실 그 국경이 제대로 틀어 막혔다면, 탈북자라는
개념이 존재할 수 없다.
이건 북한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 넓은 지역을 모두 봉쇄한다는 건 어떤 나라에서도 불가능한 일이다. 심지어는 세계 최강국이라는 미국조 차도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체류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 않은가.
여하튼 덕분에 북한과 인접한 중 국에 사는 재중 동포들은 나름 북한 에 대해 정보가 빠삭한 편이었다.
“우리도 나름 무식하다 소리 듣는 편이지만, 그 새끼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아니, 무식하다 소리 하지 말라고!”
“그게 사실인 걸 뭐 어쩌라고?”
“이 또라이 새끼가!”
두 사람이 서로 언성을 높이며 싸우기 시작했다.
‘얘들은 왜 싸울 때는 중국어로 싸우는 걸까?’
머리가 아파온다.
나름 한국어도, 중국어도 모두 잘 하는 이현수지만, 감정이 담겨 다다 다 쏟아지는 중국어를 제대로 알아 듣는 건 무리였다.
뭔가 창의적인 욕설이 쉴 새 없 이 들려온다. 이현수가 깊이 한숨을 쉬고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너희.”
“예?”
“마교 소속이라고 겁나는 게 없 어?”
두 사람이 가만히 입을 닫았다.
아무리 소속이 다르다지만, 그들 이 총회의 간부를 무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교 내부의 방침 역시 마 찬가지 다.
마교는 교나 총회 모두 강진호의 수하이니, 총회의 간부는 마교의 간 부와 마찬가지라는 논리로 복종을 선언했다. 그 논리가 옳은가 그른가
는 중요하지 않다. 교가 그리 방침 을 정했다면, 교도들은 따라야 한다.
“한 번만 더 쓸데없이 시간 빼앗 으면 내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해도 좋아.”
“죄송합니다, 실장님.”
“이 새끼가 대가리에 든 게 없어 서……
오룡현이 살짝 이를 갈았지만, 이 현수의 눈치를 봐서인지 발작하지는 않았다.
이현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평범한 놈들이 없어.’
이쯤 되면 과연 무학을 익히면
정신이 나가 버리는 건지, 아니면 정신이 나간 놈들만 무학을 익히는 건지, 진지하게 연구를 해볼 시점이 었다.
“그래서 그 새끼들이 중국에 출입 한 적이 있다는 거야?”
“꽤 많습니다. 그 새끼들이랑 붙 은 적도 꽤 있습니다.”
“그래?”
“예. 뭐, 박살이 났지만 말입니 다.”
“이상한 건 이쪽에서 죽은 놈들도 많이 나왔는데, 원래라면 난리를 쳤
을 공안이 별말 없이 묻어버리지 않 겠습니까? 원래는 북한 놈들이 중국 에서 사고를 치면 가차 없는 편인 데……
“홈.”
이현수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무인이 아니라 군인으로 취급하 는군.’
그들을 일반인이나 무인으로 취급 한다면, 그런 식으로 묻어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중국 정부에서 나름 비호를 하는 건가?’
골치가 아프다.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꽤나 복잡 한 면이 있다.
그렇기에 어설프게 해석하려 들었 다가는 큰 실수를 저지를지도 모른다. 일단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실력은?”
“……그건 저희가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습니다. 아시다시피 저희가 그걸 가늠할 실력이 안 되잖습니 까.”
“ O »
“司三
이현수가 눈앞의 사내를 보며 피 식 웃고 말았다.
‘좋은 상대가 될 것 같은데……
총회에서 유일하게 이현수가 비벼 볼 수 있겠다 싶은 이들이 마교도들 이다. 그중에서도 약한 쪽이어야 한 다는 조건이 더 붙기는 하지만, 이 들은 그 어려운 조건을 충족시키는 존재들이었다.
이들이나 이현수가 누군가의 강함 을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겠네.”
“엄청 세기는 했습니다. 달라붙은 놈들이 한 번에 다 떨어져 나갔으니 까요. 그리고 엄청 잔인합니다. 사람 같지 않더라구요.”
“회주님처럼?”
“그거랑은 다릅니다.”
오룡현이 손사래를 쳤다.
“그러니까 회주님은…… 어,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는데…… 진지해진 회주님은 좀 악마 같은 면 이 있잖습니까?”
“그렇지.”
정확하게는 이질적인 느낌이 강하 다.
평범한 사람과는 그 사고방식부터 가 다른 느낌.
강진호를 직접 겪어본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기묘한 감각.
“하지만 그놈들은 잔인하긴 하지 만, 악마 같다기보다는 기계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거…… 그걸 뭐라고 하더라? 그……
“무기질?”
“아, 맞습니다. 금속 같은 차가운 느낌이 난다는 게 아니라…… 뭐, 종이로 뼈대를 세워놓은 것 같은 느 낌 이었습니다.”
“흐음.”
이현수가 턱을 긁었다.
‘생각보다 더 위험한데.’
나름 위험한 삶을 살아왔을 이놈 들이 그런 느낌까지 받았다면, 인간
성이 거의 말살되었다고 보면 된다. 그 정도 수준까지 갔다면 받은 훈련 도 만만찮을 터.
‘조사하면 할수록 위험도가 올라 가네.’
이현수가 한숨을 내쉬었다.
과연 이 일을 맡는 게 옳은 일일 까, 아무래도 걱정이 앞선다.
“알았어. 나가봐.”
“예, 실장님.”
자리에서 일어난 오룡현이 살짝 머뭇거렸다.
“왜?”
“실장님, 만약에 그 놈들이랑 얽
힐 생각이시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현수의 눈이 살짝 꿈틀했다.
“왜‘?”
“그 새끼들이 위험한 건 단순히 그 새끼들이 강하고 잔인하기 때문 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래도 최소한 의 규칙이라는 게 있잖습니까?”
a..뭔 소리야?”
“그런 것 있잖습니까. 아무리 찢 어 죽이고 싶은 놈이라도 가족이 일 반인이면 절대 손대지 않는다거나,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는 어떤 사태 가 벌어져도 일단은 참는다거나.”
이현수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새끼들은 그런 게 없 습니다. 그놈들은 일단 받은 명령을 처리하는 게 우선인지, 주변 상황을 신경도 안 씁니다. 그리고 잘못 건 드렸다가는 무슨 보복이 돌아올지 모릅니다. 물론 실장님이 잘 알아서 하시겠지만……
“아니야. 말해줘서 고맙다.”
“예, 그럼.”
오룡현이 다른 이들을 이끌고 밖 으로 나갔다. 이현수가 꺼져 버린 담배에 다시 불을 붙였다.
매캐한 연기가 입맛을 쓰게 만든
다.
‘조금 성급했을지도 모르겠네.’
이만한 위협이 있다는 걸 미리 깨달았다면, 김명찬의 제안을 좀 더 고민했을지도 모른다.
‘아니야. 어차피 결과는 같았겠 지.’
거래라는 건 최대한의 이득을 얻 어내는 과정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실제 거래라는 건 최대의 이득을 노려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 다.
거래는 보통 부탁을 들어주는 쪽 이 선기를 잡기 마련이지만, 지금처
럼 조건을 제시하는 쪽에서 과할 정 도의 조건을 제시해 버리면 받아들 이는 쪽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 다.
거래를 거절하는 순간, 악감정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만한 조건을 제시하는 데도 안 받아? 그럼 더 어떻게 하란 거지?’ 라는 생각이 들어버리는 순간, 거래 에 사감이 끼어들게 된다. 그건 최 악의 사태다.
이번이 그런 경우다.
김명찬은 총회의 약점을 잡았음에 도 먼저 고개를 숙이고 저자세로 나
왔다.
일국의 총리가 그렇게까지 저자세 로 나오는데, 이 거래를 받지 않아 버리면 정권과 총회 사이에 사감이 끼어들 수밖에 없다. 그건 이현수가 원하지 않는 방향이다.
‘여하튼 진짜 정치인들이란…… 교묘하게 다 챙겨가려 한다.
물론 거기에 끌려가지 않는 게 이현수의 일이지만.
이왕 이렇게 된 것, 받아낼 것은 다 받아내는 게 좋다. 정부에서 받 아낼 것들은 무궁무진하니까.
MK의 일본 진출에 대한 지원을
받아도 좋고, 적당한 부지를 용도 변경해서 돈을 벌어도 괜찮을 것이 다.
‘이 문제는 현주와 상의를 좀 해 봐야겠군.’
실질적으로 이제 총회의 수입을 담당하는 곳은 MK니까 이현주, 그 리고 황민수와 상의를 해보는 게 좋 을 것 같다.
이현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갔다.
그 순간, 문이 벌컥 열렸다.
“ 웅?”
그의 집무실 안으로 이사들이 마
구 밀고 들어왔다.
“어이, 이 실장! 이번에 중국 간 다며?”
“예‘?”
바토르의 말에 이현수가 움찔했 다.
이 소문이 어디서 퍼졌지?
머릿속에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 랐지만, 이현수는 애써 그 얼굴을 지웠다. 의심하는 것도 불충이요, 안 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어차피 따질 수도 없는데.
“누구 데리고 갈 거야?”
“내가 간다!”
“바토르 님은 빠지십시오! 들어보 니 임무가 깽판 치는 게 아니던데!”
“나도 은밀한 거 잘해!”
“차라리 코끼리가 더 잘 숨겠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고, 낄 데 끼고 빠질 데는 빠지십시오. 제가 갑니다!”
“자네는 할 일이 많지 않나?”
“위긴스 님은 할 일 없으십니까?”
“그래도 내가 자네보다는 좀 덜 바쁘지. 그러니 이번에는 내가……
“중국에 외국인이 가면 바로 티
납니다!”
“빌어먹을, 내가 양놈만 아니었어 도!”
이현수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 다.
‘제발 자기 일이나 잘합시다, 제 발!’
뭔 놈의 의욕은 이렇게 넘쳐 나 고, 왜 하필 그 의욕은 전혀 쓸데없 는 데서 발휘가 된단 말인가.
“여하튼 이번에는 내가 간다!”
“거, 좀 낄 데를 보고 끼어드십시 오!”
“뭐? 너는 뭐 다를 줄 아냐? 삼
합회 간부처럼 생겨서는? 너는 입국 도 안 돼!”
“지금 얼굴로 시비 거는 겁니까? 그 얼굴로?”
“나 정도면 잘생겼지.”
“암컷 곰은 좋아하겠네!”
“나와, 이 새끼야!”
“나오라면 못 나갈 줄 알고!”
이현수가 빙그레 웃으며 귀를 틀 어막았다.
‘제발 일 좀 하자.’
이 망할 양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