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297)
마존현세강림기-1299화(1296/2125)
마존현세강림기 53권 (5화)
1장 정진하다 (5)
강진호가 눈앞에 서 있는 이들과 이현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네.”
이현수가 싱글벙글 웃었다.
“실력은 확실합니다.”
“어……
확실?
그게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 것 같은데?
강진호가 눈앞에 선 이들의 면면 을 쭉 훑었다. 모두의 얼굴을 확인 하고 조합한 결과, 나온 결론은 하 나였다.
“조폭들을 뽑아왔나?”
“우리 애들 인상이 좀 험악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게 말씀하시면 애 들이 상처 받습니다.”
“……미안하네.”
“조폭 같은 어설픈 애들이 아닙니
다. 일단 기본적으로 삼합회 출신이 거든요.”
아, 다행이다.
안 미안해졌네.
이현수가 어깨에 힘을 주며 말했 다.
“골라내느라 힘들었습니다. 다들 기본적으로 한가락 하는 놈들입니 다. 얘들 셋은 삼합회 출신이구요.”
“……중국에서 조직생활을 조금 했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회주님!”
“맡겨만 주십시오, 형님!”
형님이란 말이 나오자마자 이현수 가 도끼눈을 뜨고 말한 이를 노려보 았다.
“죄송합니다.”
“……뒈질라고.”
못마땅한 눈으로 사내를 빤히 바 라보던 이현수가 옆쪽을 가리켰다.
“얘들은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입 니다.”
“임무는 정확하게 완수하겠습니 다, 회주님.”
“어…… 어, 그래.”
“그리고 마지막으로 얘들은……
이현수가 마지막 남은 두 사람의 어깨를 움켜쥐며 말했다.
“놀라지 마십시오. 얘들은 탈북자 입니다.”
어이쿠.
정말 놀랐네.
강진호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그러니까, 얘들을 데려가라고?”
“예.”
“왜?”
‘도대체 왜 내가 딱히 실력도 있 어 보이지 않는 애들을 주렁주렁 짐 덩이처럼 달고 중국으로 넘어가야
하는 건데?’라는 말을 단 한 음절로 끊어 말하는 강진호였다.
“후후, 회주님, 납득하기 어려우시 겠지만,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현수가 손가락을 좌우로 휘휘 저었다.
“제가 지금까지 회주님의 전투 방 식과 지나온 삶을 가만히 통찰해 본 결과, 아주 결정적인 것을 찾아냈습 니다.”
“결정적인 것?”
“네.”
“그게 뭔데?”
“그건 바로 회주님이 용두사미 기 질이 있다는 겁니다.”
요..2하
강진호가 이게 뭔 소린가 싶어 이현수를 바라보았다.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잘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회주님이 시작 한 일은 대부분 시작은 빠르고 경쾌 하지만, 끝으로 다가갈수록 뭔가 상 황이 심각해지는 일들이 대부분입니 다.”
강진호가 눈을 살짝 크게 떴다.
“홍왕과 맞붙을 때도 그랬고, 이 번 일본과의 전쟁 때도 그랬죠.”
맞는 말 같다.
처 맞는 말.
‘아니, 전쟁을 치르면 당연히 그 렇게 되지.’
그건 그냥 위기라고 하는 거지, 용두사미라고는…….
“어?”
강진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잠깐만, 그러고 보면……
지난번 삶도 그렇지 않았던가?
마교의 교주이자 천하의 지배자로 화려하게 모든 것을 이룬 것 같지 만, 마지막에는 그냥 정사마의 협공 을 얻어맞고 깔끔하게 사망했다.
‘미묘하게 맞는 말 같기도 하고?’ 그러고 보면 대부분의 전투나 전 쟁에서 마지막에 그리 고생을 하리 라 예상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동 안은 적이 생각보다 강하거나 치밀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해하셨군요.”
강진호가 조금 언짢은 기색이 되 어 이현수를 바라보았다.
이현수가 득의양양한 얼굴을 했 다.
“제 분석에 따르면, 회주님을 완 벽하게 보필하기 위해 필요한 건 좋
은 계획이나 완벽한 지원 따위가 아 닙니다. 회주님은 알아서 그 정도는 해결할 능력이 있으신 분이니까요.”
이거, 까는 것 같은데….
“그러니 제가 해야 할 일은 돕는 게 아니라, 완벽한 탈출로를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구성했습니다. 베이징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삼합회 출신과 침투 전문가인 외인부대 출신 용병. 그리고 북한의 생리를 가장 잘 아는 탈북자.”
“어, 음••••••
“그리고 이들을 진두지휘할 저. 후후, 완벽한 조합이죠.”
“너도 가?”
“예.”
“네가 왜?”
“회주님.”
“ 응?”
“저번 중국 사태와 이번 일본 사 태에서 회주님이 굉장한 위기를 겪 으셨다는 사실, 인정하십니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기분 좋은 내용은 아니지만, 사실은 사실이니까.
“인정이야 하지.”
“그 두 사태의 공통점이 뭔지 아 십니까?”
“글쎄?”
“간단합니다! 바로 제가 옆에 없 었다는 거죠!”
강진호의 얼굴이 황당함으로 물들 었다. 그러고는 이내 그 황당함은 어이없음으로 바뀌어갔다.
“응‘?”
“제가 없었다구요.”
강진호의 입술이 살짝 떨렸다.
‘진짜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라고
해야 하나?’
아, 물론 자신을 사랑하는 건 좋 은 일이지. 자기 과신도 일정 영역 까지는 도움이 된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사람보다는 스스로를 사랑하 는 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법이니까.
하지만 그 자기 과신이 정도를 넘으면 나르시즘이 되고, 그걸 넘으 면 정신병으로 발전한다.
살짝 정신병으로 넘어가는 단계 같은데…….
“무슨 생각 하시는지 알겠습니디 만, 저는 제정신입니다.”
귀신인가?
요즘 들어 자신의 마음을 읽는 이들이 많아진 것 같다는 느낌이었 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저는 제가 그 모든 것을 해결했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럼?”
“제가 있으면 회주님이 알아서 조 심한다는 거죠.”
강진호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무슨 말이지?”
“예를 들어 위기를 부를 수 있을 만한 일이 하나 있다고 치자구요.
하지만 그 이득은 굉장히 큽니다.”
유 o ”
“회주님이 혼자일 때는 생각도 하 지 않고 일단 시작합니다. 뒷일이야 어떻게든 수습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이 있기 때문이죠.”
“어……
그런 것 같다.
아니,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이다.
“하지만 주변에 저 같은 놈이 있 으면 일단 한 번은 생각을 합니다. 왜냐면 저까지 살리려면 회주님이 상처 없이 끝낼 수 있는 수준에서
일을 끝내야 하니까요.”
강진호가 멍한 얼굴이 됐다.
이게 대체 무슨…….
“후후후후, 이게 바로 역발상이라 는 겁니다. 저도 사실 그동안은 제 가 전투에 있어서만큼은 회주님의 짐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찬 찬히 따져 보니까 거꾸로더군요. 회 주님은 제가 같이 있을 때, 부상을 입을 확률이 극단적으로 내려갑니 다. 다시 말하자면 제가!”
“회주님의!”
“억제기라는 거죠!”
강진호는 아무런 말을 할 수 없 었다.
장난인가 싶었지만, 이현수의 너 무도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을 보고 있으면 이건 절대 장난이 아니었다.
이현수가 뿌듯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니 회주님께서는 저를 데려 가셔야 합니다.”
“아, 아니……
진정하라고, 이 미친놈아!
“이미 준비도 끝내놨습니다.”
“……이 실장.”
“예, 회주님.”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 까‘?”
“회주님, 회주님은 이제 홀몸이 아닙니다.”
“……어휘 선택을 주의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거, 이럴 때 쓰는 말 아닌 거 같거든?
“회주님의 몸은 총회의 자산입니 다. 저는 회주님께서 위기에 처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배제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저도 못 물러납니다. 탈출 루트는 제가 완벽
하게 짤 테니, 저를 데리고 가십시 오. 절대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강진호가 살짝 이마를 짚었다.
세상에, 편두통이라니.
극마의 경지에 올라 육체를 완벽 하게 조율할 수 있는 강진호다. 그 가 전투가 아닌 곳에서 고통이라는 감각을 느끼는 게 대체 얼마 만인 가.
‘확실히 보통 놈은 아니야.’
최근 좀 친근해져서 그러려니 하 고 살았는데, 이럴 때마다 눈앞의 사내가 얼마나 제정신이 아닌지를
실감하게 된다.
사람이라는 건 보통은 위기를 피 하는 쪽으로 움직이지 않는가.
그건 인간의 본능이다.
쉽게 말하자면, 위험하다 싶은 일 은 어떻게든 피하려 드는 게 사람이 다. 이번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강진호도 알고, 이현수도 안다.
그런데 임무에서 제외해 달라고 징징대는 게 아니라, 임무에 데려가 라고 징징대고 있다.
대단한 열정이라고 박수를 칠 이 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실장.”
“예.”
“내 말 오해하지 말고 들었으면 좋겠는데.”
“예, 회주님. 걱정 마십시오.”
“정신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어떨 까?”
강진호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부연했다.
“아니. 뭐, 예전에는 그런 걸 꺼 리는 이들이 많았다지만, 요즘은 그 런 세상이 아니잖아. 다들 트라우마 케어라든가, 아니면……. 여튼 뭐,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많이 방문한
다던데, 그런 걸 부끄럽게 여기는 풍토는 사라져야……
“회주님.”
이현수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저는 완벽한 제정신입니다.”
그게 더 무서워, 인마.
병이면 고칠 수라도 있지.
“혹시 해서 묻는 건데……
“예.”
“저번에 내가 딱히 이번 일에는 이 실장이 필요 없다고 해서 이러는 건 아니지?”
“……아닙니다.”
맞네.
맞아.
강진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린애 앞에서는 물도 못 마신다 더니, 소심한 남자가 어린애보다 더 무서울 줄이야.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예, 회주님. 이 계획은 완벽합니 다.”
“……탈출 계획은 이미 생각해 둔 게 있어.”
“예?”
강진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어차피 나 혼자 가는 거면 그냥 위긴스가 와서 데리고 가면 되잖아.
굳이 번거롭게 왜 육로나 항로로 탈 출을 해?”
“하하, 저도 이미 그 부분에 대해 조사를 완료했습니다. 위긴스 님이 한 사람을 데리고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생각보다 굉장히 짧습니다.”
“베이징 해안까지는 쉽게 당도할 수 있을지 모르지요. 하지만 베이징 주변의 해안은 경계가 철저합니다. 배는 공해상에서 대기해야 하는데, 육로부터 공해까지 한 번에 이동하 는 건 불가능합니다.”
“으음.”
이놈, 철저하다.
“그러니 해안까지는 육로로 탈줄 하고, 해안에서 이동하는 게 맞습니 다.”
강진호가 미간을 좁혔다.
준비를 해왔을 거라고는 생각했지 만, 이렇게 철저할 줄이야.
“고민이 되시는 것 같은데……
오으 »
“고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 웅‘?”
“사실 회주님의 문제는 회주님 당 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건 회주 님도 인정하시죠?”
강진호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 다.
한 조직의 수장을 맡고 있는 사 람은 조직원들을 책임져야 하는 의 무가 있다.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건 그들 모두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다.
과거, 마교의 강진호처럼.
“그러니 그냥 회의에 넘기시죠.”
“회의?”
“네. 이사님들에게 의견을 여쭤보 고, 중론을 모으면 될 겁니다.”
이현수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이사님들이 어느 쪽의 편을 들어 줄지 무척이나 궁금하네요.”
강진호의 눈이 흔들렸다. 그러고는 새삼 깨달았다.
‘청마.’
죽어라고 반대를 하다가도 강진호 가 헛기침 한 번 하면 자신의 의견 을 싹 접어버리고 엎드리던 그의 수 하. 중원에서 그의 유일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던 그…….
‘미 안하다.’
저숭에서 청마가 이 광경을 보고 있으면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새삼 죽어버린 동료에 대한 죄책
감에 몸서리를 치는 강진호였다.
“가시죠, 회주님.”
순간, 독재라는 것도 꼭 나쁜 것 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강진호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