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306)
마존현세강림기-1308화(1305/2125)
마존현세강림기 53권 (14화)
3장 출발하다 (4)
짤랑.
이현수와 강진호가 밖으로 나갔 다.
그러자 숨을 죽이고 있던 이들이 일제히 긴 탄식을 내뱉었다.
“뭐가 뭔지 이해가 잘 안 가네.”
“가게 열어준다고, 인마!”
“가게를 왜 회주님이 열어줘?”
“카페 인테리어나 물품 공급 같은 거 다 해준다고. 그 대가로 버는 돈 을 나눠 먹는 거지. 가입비 내고. 그게 프렌차이즈잖아!”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이••••••
여기저기서 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현수에게는 혈압 오르는 소리겠 지만, 이곳에 있는 이들의 태반은 강진호와 이현수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또 이현수에게는 다행스럽
게도, 다들 눈치는 있는지라 알아들 은 척, 고개는 열심히 끄덕였다.
그리고 이제 와 다시 주변에 물 어 설명을 듣는 중이다.
“괜찮은 거 아냐?”
“모르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이게 먼저 연 곳이 있으면 대충 보 고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냥 생짜로 시작하자는 거라……
“그래도 회주님이 하시는 일인 데……
“그렇지. 그러니까 생각이라도 해 보는 거지. 다른 놈이 이런 말 했으 면 사기꾼이라고 했을걸?”
“다른 놈? 사기꾼? 너, 아가리 좀 함부로 놀린다? 옥수수 다 나가고 나면 뇌에 필터링이 될 것 같은데?”
“아니, 회주님한테 한 말이 아니 잖아.”
“스치지도 마.”
“알았으니까 그 주먹 좀 내려놓고 이야기하자.”
자기들끼리 의견을 나누던 이들이 성주찬을 돌아보았다.
“야, 주찬아.”
“왜?”
“넌 어떻게 생각하냐?”
“ 뭘?”
“그래도 너는 카페 좀 운영해 봤 잖아. 그럼 각이 설 것 아냐. 이거, 하는 게 맞는 거냐?”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데.”
“음, 그렇긴 하…… 너, 그거 뭐 냐?”
“..뭘?”
“손에 들고 있는 거.”
성주찬이 어색한 얼굴로 손에 들 고 있던 서류를 아래로 내렸다.
“아, 이거…… 별거 아냐.”
“별거 아닌 거 뭐냐고?”
“아니, 뭐……
한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 터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손을 내밀 자 성주찬이 떨떠름한 얼굴로 서류 를 내밀었다.
서류를 확인한 이가 어이가 없다 는 얼굴로 성주찬을 노려봤다.
“이거 계약서잖아, 이 새끼야!”
“아냐. 가계약서야. 아직 계약서 안 나왔대.”
“이 미친 새끼가! 네가 어떻게 아 냐고? 그런데 계약서는 받아놔?”
“아니, 이 친일파 같은 새끼가!” 순간, 성주찬의 얼굴이 돌변했다.
“닥쳐, 이 새끼들아! 1호점은 내 거야!”
“이 새끼, 본성 나오네!”
성주찬이 악을 썼다.
“생각을 해봐, 이 썩을 놈들아! 나는 죽어라고 자격증 따고 열심히 바닥 기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니들 같은 쓰레기들이 프렌차이즈 하나 잘 열어서 놀면서 돈 벌면 내가 그 걸 어떻게 참아! 배 아파 죽지!”
“와, 쓰레기.”
“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맞 는 말이다.”
“나 같으면 가서 깽판 치겠지.”
인성은 논할 가치도 없을 만큼 쓰레기 같은 발언이지만, 이곳에 모 인 이들 중 인성 좋은 이가 없다 보니 자연스레 받아들여지는 발언이 었다.
“나는 망해도 할 거니까,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니들 하고 싶은 대로 해. 보나마나 니들 나중에 망하면 회주님 탓은 안 하고 내가 하라고 해서 망했다고 욕할 거잖아.”
“욕만 하겠냐? 패지.”
“죽도록 패지.”
성주찬이 고개를 내저었다.
총회의 무인들은 일반인의 상식으
로는 이해가 불가능하다. 상식과 이 성에서 두어 발짝 떨어져서 살아가 는 이들이다.
“그래서 할 사람?”
다들 서로의 눈치를 보았다.
‘그럼 그렇지.’
성주찬이 피식 웃었다.
사실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가게를 연다는 건 흥망을 떠나 인생 에서 몇 년이란 시간을 결정하게 되 는 일이다. 그런 일을 이라 황급히 정할 수야 있겠는가.
“나 하려고.”
……정할 수 있나 보네.
“상길이 형?”
조금 전 이현수에게 구박받은 최 상길이 어깨를 으쓱하고 있다.
“내가 뭐 기술이 있나, 능력이 있 나. 그렇다고 배워둔 게 있는 것도 아닌데…… 이거라도 안 하면 뭘 해 서 먹고살겠냐?”
“아니, 그래도……
“형은 나이도 있잖아. 어떻게 장 가라도 가보려면 빨리 안정된 삶을 찾아야 한다.”
“아니, 형. 그건 여기서 찾을 게 아니라 성형외과에서 상담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니 카페 아수라장되어도 괜찮다, 이거지?”
“잘못했습니다.”
“쯧.”
최상길이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 다.
“고민하는 새끼들은 정신 좀 차려 라.”
“형, 이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 니라니까.”
“간단해. 간단해, 이 새끼들아. 니 들이 뭘 안다고 복잡해? 복잡한 일 머리를 굴릴 능력도 없는 것들이. 간단하게 생각해 봐. 니들이 먹고살
겠다고 뭔가 일을 벌이는 거랑, 회 주님이랑 실장님이 계획해 둔 거 따 라가는 거랑 뭐가 더 낫겠냐?”
“당연히 후자지.”
“근데 뭘 고민해, 새끼들아?”
“••••••맞네.”
이곳에 있는 이들은 강진호와 이 현수를 믿는 것 이상으로 자신들이 얼마나 대책이 없는지를 잘 아는 이 들이었다.
“성주찬이가 그나마 제일 잘된 거 잖아.”
“암울하다. 인생이 암울해졌어.”
“하기야 내가 뭘 해봐야……
순식간에 분위기가 다시 우울해진 다.
‘아니, 이 새끼들이 총회 나가더 니 단체로 우울증이라도 걸렸나?’
무공을 못 쓴 부작용도 아닐 텐 데, 왜 틈만 나면 땅을 파고 들어가 나.
최상길이 상황을 정리했다.
“어쨌든 니들 인생이니까 각자 알 아서 정해. 남이 한다고 우르르 따 라가지 말고. 여하튼 나는 할 거다. 프렌차이즈라는 게 그런 거 아니냐. 뭔가 해보고는 싶은데 혼자서 다 할 자신은 없으니까 전문가한테 돈 주
고 맡기는 거잖아.”
“그렇지.”
“그럼 저 이상의 전문가를 어디서 구하냐. 저 사람들이 프렌차이즈나 하고 있을 사람들이냐?”
“……뭔가 핀트가 많이 어긋난 것 같긴 한데, 이해는 되네.”
분야가 다르고 검증이 하나도 되 지 않긴 했지만, 솔직히 이현수와 강진호가 사업을 말아먹는 그림은 도저히 그려지지 않는다. 저 양반들 이라면 사막 한가운데에 던져 놔도 두바이를 만들고도 남을 사람들 아 닌가.
“그리고 이 새끼들아, 회주님이 니들 엿 되어보라고 이런 일 하시겠 냐? 능력도 없고 한심한 옛 수하들 그나마 밥이라도 먹여보겠다고 저 고생을 하시겠다는데,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감사합니다!’만 외쳐도 모 자라.”
“인정하는 각입니다.”
성주찬이 그 모습을 보며 웃고 말았다.
‘어쩜 저리들 주제 파악이 잘되어 있을까?’
보통은 패기가 넘쳐 자신들이 뭐 든 할 수 있다고 설칠 나이지만, 이
곳에 모인 이들은 자신의 한계를 냉 정하게 보고 있었다. 하기야 그러니 총회를 그만두고 나온다는 선택을 할 수 있던 거겠지만.
“여하튼 나는 그럴 테니까. 너희 는 알아서 해.”
“그럼 나도 할란다.”
“ 나도.”
“근데 다른 프렌차이즈도 있다 그 랬잖아. 다 가입하면 안 되는 거 아 냐?”
“일단 가입하면 알아서 배분해 주 시겠지. 어차피 다 모르는 건 똑같 은데 뭐가 달라.”
“그도 그렇다.”
사실 이곳에 온 이들에게는 별다 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현수 가 내민 선택지가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나 은 길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선뜻 나서지 못한 이유 는 자신의 미래가 결정 날 수도 있 다는 불안함 때문이다.
한 번 실패를 맛본 이들이기에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성주찬이 가만히 입을 열었다.
“망하든 말든 하나는 기억해 둬 라.”
“ 뭘?”
“회주님은 벌써 사람까지 고용해 서 돈을 퍼붓고 계신다. 아무 짝에 도 쓸모없는 니들 먹여 살려보겠다 고, 저 바쁜 양반이 없는 시간 쪼개 서 일하고 계신다. 그건 꼭 기억해 야 돼.”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거참.”
조용해진 분위기를 참지 못하고 최상길이 너스레를 떨었다.
“참 희한한 양반이야.”
“아, 주둥아리 필터링하라고! 형 이고 나발이고 들이받아 버릴 수도
있으니까.”
“……나는 니들이 예의가 있는 건 지, 없는 건지 한 번씩 헛갈릴 때가 있다.”
최상길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찰칵.
이현수가 강진호가 문 담배에 불 을 붙여주었다. 그러고는 자신의 담 배에도 불을 붙였다.
“반응은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 다.”
“으..”
M..•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꽤나 폭발적이 다. 강진호도 저들이 이렇게 긍정적 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
“뭘 믿고 저러는 걸까?”
강진호에게 있어서는 그저 진행하 는 여러 사업 중의 하나다. 실패한 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다. 하지만 저들에게는 다르다.
저들은 이 일에 자신의 인생을 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시작부터 어떻게 저리 긍 정적일 수가 있을까?
“총회를 믿는 거죠.”
“정확하게 말하면, 총회가 아니라 회주님을 믿는 겁니다.”
강진호가 살짝 인상을 썼다.
“뭘 믿고?”
“그거야 회주님이 한 일을 보는 거죠.”
이현수가 피식 웃었다.
“회주님은 회주님이 한 일에 대해 확신이 없으시겠죠. 하지만 다른 사 람은 회주님이 하는 일에 확신을 가 질 수밖에 없습니다.”
“왜?”
“회주님은 과거의 자신을 잣대로 대지만, 총회의 회원들은 이중걸을 잣대로 쓰거든요.”
“……그게 그렇게 되나?”
“이중걸 시절과 비교하면 다 좋아 보일 수밖에 없죠. 게다가…… 음.”
“게다가‘?”
“원체 좋은 대접은 받아본 적이 없는 애들이라……
뭔가 슬픈 이야기가 살짝 나온 것 같지만, 강진호는 애써 그 말을 무시했다.
“여하튼 그냥 회주님을 믿는 거라
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부담스러운 말이군.”
강진호가 한숨을 쉬었다.
나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시 작한 일이지만, 매번 그렇듯이 처음 의 마음을 유지하는 건 쉽지가 않 다.
무슨 일이든 진행되다 보면 부담 이라는 게 생기기 때문이다. 카페에 모여 있는 이들을 처음 보고 든 느 낌은 반가움이 아니라, 이 많은 이 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지도 모른 다는 부담감이었다.
보육원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드나들 던 곳이지만, 지금 강진호가 그 보 육원에 발길을 끊으면 어떻게 되겠 는가.
그저 강진호가 없던 시절로 돌아 가는 수준에서 끝날까?
그렇지는 않다.
관계란 그런 것이다. 타인의 삶에 파고들기 위해서는 그 관계를 유지 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강진호가 한숨을 내쉬자, 이현수 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입꼬리를 말 아 올렸다.
‘참 이상한 사람이야.’
이제는 다들 너무도 당연하게 여 기지만, 생각해 보면 강진호라는 사 람의 행동방식은 참 기이하다.
보육원을 지원하고, 복지 재단 출 범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강진호 다. 그리고 이제는 회를 나간 이들 의 먹고살 거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모습만 보면 참 마음 착한 사람이건만, 전장에 가져다 놓으면 미친놈처럼 적을 도살한다.
어느 쪽이 강진호의 본모습일까?
이제는 꽤 오래 강진호의 주변을 지켜온 이현수조차도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문제였다.
아니.
‘나누는 게 더 이상하지.’
본모습이라는 게 따로 있을 리가 없다. 그 두 모습 다 강진호의 모습 일 뿐이다.
“들어가지.”
“예.”
두 사람이 담배를 끄고는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