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307)
마존현세강림기-1309화(1306/2125)
마존현세강림기 53권 (15화)
3장 출발하다 (5)
강진호와 이현수가 안으로 들어오 자 모두가 입을 닫고 그들을 바라보 았다.
분위기가 정리되었다 싶어 보이자 강진호가 입을 열었다.
“이야기는 많이 해봤나?”
“예.”
“강요하는 건 아니다. 더 좋은 방 법도 있을 테니까. 특히나 지금 준 비하는 게 있던 사람들은 그걸 밀고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강진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 다.
내가 뭔가를 준비했으니 아무것도 묻지 말고 따라오라는 게 아니다. 스스로 뭔가를 하려 한다면, 그 삶 의 방식은 얼마든지 존중한다.
그저 그 준비가 되지 않은 이들 의 등을 밀어주고 싶을 뿐이다.
“그저 뭐랄까……
강진호가 살짝 입을 다물었다.
항상 어렵다.
생각을 말로 전달한다는 것.
이제는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강진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내가 이런 걸 하고 있다고 생색 을 낼 생각은 아니다. 이현수가 말 했듯이, 사업이 안정화되면 나도 당 연히 수익을 낼 생각이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밑지는 장사는 언젠가는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니까.”
“예.”
“빚을 진다고 생각하지 마라. 나 는 너희를 훌륭한 자원이라고 생각 한다. 총회의 그 어려운 수련을 이
겨낸 너희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 다. 다만,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 르기 때문에 손을 놓고 있는 것뿐이 지.”
최상길이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저 말은 어쩌면 최상길이 너무 듣고 싶어 하던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 묻고 싶었다.
“저희는 탈락했는데요.”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나는 운전면허를 수도 없이 떨어 졌어.”
“남들은 한 번에 따는 거지만, 내
게는 안 맞더라고. 내게 맞는 방식 과 내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내는 데 시간이 수도 없이 소모됐다.”
최상길의 눈이 흔들렸다.
“너희도 마찬가지다. 맞지 않는다 면 굳이 그 길을 고집할 필요는 없 어. 지금까지 버틴 것만으로도 충분 히 고생했다. 아무도 그 노력을 폄 하할 순 없다.”
총회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그들 의 노력을 인정해 주고 있었다. 주 변에 다른 사람이 없었다면 고개를 숙일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다들 입술을 질끈 깨물고 있었다.
“그러니 이것도 잘 할 수 있겠 지.”
강진호가 가볍게 웃었다.
“같이 잘살았으면 좋겠다. 그게 꿈같은 이야기라는 건 알고 있지만, 서로 노력하는 한에서는 꿈도 꿔볼 수 있는 것 아니겠어?”
“예, 회주님.”
최상길이 결국에는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하지만 아무도 그런 최상길을 나 무라지 않았다.
“오늘 바로 답을 줄 필요는 없다. 생각해 보고 연락해 주면 돼. 혹시
몰라서 가계약서는 준비해 뒀으니까 가서 살펴보고.”
“예, 회주님.”
“그래.”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후, 강진호가 자리로 돌아가 자 이번에는 이현수가 일어섰다.
“질문 있는 사람?”
“저……
“말해.”
“저희가 이걸 하면 총회에도 도움 이 됩니까?”
“그런 건 니들이 생각할 필요가 없어.”
“예?”
이현수가 눈을 찌푸렸다.
“총회에 관여하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라 총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지 말라는 소리야. 오로지 너희한테 이득인지 아닌지만 고민해.”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영원하지 않아. 지금이야 총회에 미안한 마음 도 있고, 아직은 돈이 궁하지 않으 니 그런 마음이 들겠지만, 그 마음 이 언제까지 가겠냐?”
이현수가 진지하기 그지없는 얼굴
로 말했다.
“하지만 돈은 변하지 않아!”
“•…”인성.”
“뭐, 이 새끼야?”
살짝 흥분한 이현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농담 같지만 사실이다. 사람은 이득이 있어야 움직이는 법이거든. 열정이나 마음 같은 걸로 현실을 왜 곡하지 마라. 철저하게 이득으로만 움직여.”
프렌차이즈 가맹을 권유하는 사람 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말 자 체는 옳은 말이었다.
“성주찬, 이거 좀 나눠 줘.”
“……그거 그냥 다 주는 거였습니 까?”
“그럼?”
“……아닙니다.”
성주찬이 이현수가 가방에서 꺼낸 가계약서를 받아 들고는 썩은 얼굴 로 돌리기 시작했다.
이현수가 그 반응에 영문을 모르 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가서 다들 읽어봐. 아마 빠른 시 일 내로 진짜 가입자 받을 것 같으 니까, 그때까지 고민해 보고.”
“조건은 조절됩니까? 가입비 올리
고 분배 깎는다든가.”
“어디서 수작질이여, 이 새끼가?”
“그거도 최저 조건이야. 내가 두 배는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현수의 시선이 날카롭게 뒤쪽을 향했다가 재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왔 다. 아무리 자신이 옳은 방향으로 우겼다지만, 강진호를 대놓고 노려 보기에는 담량이 부족하다.
“어설프게 그거만 보지 말고, 다 른 프렌차이즈 업체들에도 연락해서 조건 들어봐.”
“그래도 됩니까?”
“그럼 우리가 제시한 조건이 얼마 나 말도 안 되는 조건인지 알게 될 테니까.”
“자선사업이다, 자선사업, 이 새끼 들아!”
이현수가 피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은 얼굴로 부들부들 떨었다.
아닌 게 아니라, 강진호가 제시한 조건은 정말 자선사업으로 분류해야 할 수준이었다. 아무리 프렌차이즈 라는 게 처음에는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지만, 애초에 수익이란 걸 전혀 바라지 않는 느낌이다.
‘지금이야 내가 참는다.’
나중에 업체가 안정되기 시작하면 절대 이대로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 다. 이건 이미 황민수 사장과 이미 교감이 오간 부분이었다.
“그럼 다들 잘 지내고.”
이현수가 말을 끝내려 하자 모두 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주님.”
“응?”
강진호가 영문을 몰라 일어선 이 들을 바라보았다.
“중국에 가신다고 들었습니다.”
강진호가 이현수를 슬쩍 돌아본 다. 그러자 이현수가 눈을 질끈 감 았다.
‘국정원을 탓할 게 아니라 우리부 터 내부 단속 좀 해야겠어.’
아니, 이 말이 대체 어디서 퍼져 서 여기까지 온단 말인가. 동네 수 다쟁이 아줌마들을 열 명씩 모아놓 고 확성기로 떠들어도 이렇게 빨리 퍼지지는 않겠다.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몸 건강하십시오!”
“저희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미력하나마 최대
한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 다.”
강진호는 웃고 말았다.
참 이상하지.
이들과 강진호가 무슨 인연이 있 을까. 총회에 있을 때는 그저 서로 스쳐 지나간 게 전부인 사이다. 딱 히 인간적인 교류를 나눈 적은 없 다.
그럼에도 이들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건 아직 강진호가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복 잡하고 뜬금없는 면이 있었다.
“고맙다.”
“예. 그럼!”
강진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모두 가 우르르 따라 나선다.
“괜찮아. 나오지 마.”
“그래도……
“괜찮다니까.”
강진호가 손을 내젓자 그제야 다 들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지켰다.
“다음에 보자.”
강진호가 밖으로 나가자 이현수가 그 뒤를 따랐다.
“저…… 실장님.”
“나오지 말라니까.”
“아뇨. 그게 아니라……
“부담스러우니까 이러지 마.”
“아니, 그게 아니라요.”
“응‘?”
이현수가 고개를 돌렸다. 성주찬 이 그의 옷자락을 잡고 있었다. 살 짝 잡은 것 같은데, 뭔가 강렬한 힘 이 느껴진다.
“왜?”
“이런 말씀 드리기 좀 곤란한
“뭐?”
“계산 좀.”
“……웅?”
“저도 땅 파서 장사하는 건 아니 라서. 백 잔 넘게 나갔는데 그냥 가 시면 저 오늘 종쳐야 합니다.”
성주찬이 매우 억울한 표정과 단 호한 손짓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었 다.
“계, 계산 안 하셨어?”
아까 분명 자기가 한다고 했던 것 같은…….
“안 하셨는데요.”
“자, 잠시만.”
이현수가 다급하게 지갑을 열었 다.
‘ 없다.’
인생이란 참 기이하지.
평소에는 쓸 일도 없이 자리만 차지하던 법인 카드가 왜 이런 날에 는 없단 말인가. 필요 없다고 빼버 렸더니…….
“어, 얼만데?”
“그래도 제가 다 받을 수는 없죠. 뒷자리 떼고 육십만 받겠습니다.”
“ 얼마?”
“육십이요.”
이 새끼, 아까 비싼 거 돌렸지? 카드를 꺼내는 이현수의 손이 달 달 떨렸다.
카페에서 육십만 원이라니. 이건 세무조사가 들어와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게 말이나 되나.
“……잘살겠어?”
“헤헤, 다 실장님이 잘 봐주신 덕 이지요.”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카드가 신명 나게 포스기를 긁었 다. 그리고 동시에 이현수의 심장도 같이 긁혀 나갔다.
‘이건 절대 비용 처리 안 해주겠 지.’
이현주는 이런 부분에는 칼 같은 면이 있다. 그럴 때 쓰라고 준 게
법인 카드인데, 왜 개인 카드를 썼 냐며 입구에서 컷해 버릴 게 빤하 다.
“잘 마셨습니다, 실장님!”
“야! 하지 마! 니들이 그렇게 말 해 버리면!”
“실장님, 잘 마셨습니다!”
“실장님, 감사합니다!”
“회주님이 사 주실 줄 알았는데, 실장님이 사 주시네요! 정말 감사합 니다.”
“……개새끼들.”
이러면 강진호에게 받는 것도 불 가능하다.
이현수가 떨리는 손으로 카드를 받아 집어넣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 다.
“다들 나중에 보자.”
“고생하셨습니다.”
손을 흔드는 이들을 뒤로하고 밖 으로 나온 이현수가 저 멀리 흡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강진호를 향해 터덜터덜 걸어갔다.
“왜 늦었어?”
“……그럴 일이 있었습니다.”
이현수가 입을 삐쭉 내밀고는 담 배를 입에 물었다.
말해 뭐 하겠는가, 입만 아프지.
“이제 정리는 대충 끝났네요.”
“그렇지.”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황민수를 만나 이야기를 해 봐야 하고, 조규민을 만나 복지 재 단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봐야 하겠지만…… 그건 사소한 일이다.
출국 전에 정리해야 할 굵직한 일들은 이제 모두 정리가 끝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럼 모레 공항에서 뵈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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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러 갈까요?”
“음? 으음, 아니. 내가 알아서 갈 게.”
이현수가 눈을 가늘게 떴다.
강진호의 비서를 자처한 지가 언 제던가. 이제는 강진호의 미약한 표 정 변화를 포착할 수 있는 이현수였 다.
‘뭐지, 이거?’
뭔가 숨기는 게 있는데.
“혹시•…”
“그날은 내가 알아서 가서 내가 알아서 심사를 받을……
“이사님도 같이 가십니까?”
“혹시 옆자리에 티케팅을 했다든 가.”
“크흠.”
이현수가 멍한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러다가 스캔들 난다고! 하지 말라고 말씀드렸잖습니까! 베 이징 가는 비행기가 하루에 몇 댄데 굳이 그걸 같은 시간에 같은 비행기 에! 그것도 같은 자리에다가!”
“나, 나도 그렇게 말했어.”
“그런데요?”
“회사 회장이랑 이사가 같이 비행 기 타고 가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하 더라고.”
천잰데?
듣고 보니 그렇다. 이상할 게 없 다.
“혹시 중국에서도 같이 다니실 생 각은 아니시죠? 그러다가 사단 납니 다. 저희, 위험한 일을 하러 가는 겁니다.”
“그럴 일은 없어.”
강진호가 단호하게 손을 저었다.
“공과 사는 구분하니까.”
“아, 물론 회주님은 그러시죠. 근 데 이사님은요?”
“ 갈까?”
“가긴 어딜 갑니까! 대답을 하세 요, 대답을!”
“춥다. 아아, 춥다. 오늘따라 더 춥네.”
빠른 걸음으로 도주하는 강진호를 보며 이현수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앓느니 죽어야지.’
아무래도 이번 중국행도 순탄치는 않을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