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323)
마존현세강림기-1325화(1322/2125)
마존현세강림기 54권 (6화)
2장 대작하다 (1)
최연하는 무척이나 복잡한 심경이 었다.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운 일을 겪어 서?
아니다.
조금 전에 있던 일이 뇌리에 남 아 있어서?
그것도 아니다.
물론 중국에서 제대로 된 계약을 하지 못했기 때문도 아니었다.
나름 구박을 하기는 했지만, 이현 수가 그녀를 구해준 것과 그 일련의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최연하에게 무척 인상 깊게 남았다.
이현수라는 사람을 근본부터 다시 보게 됐다. 그게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말이다.
능글맞긴 하지만 중간중간 보여준 차가운 모습과 잔인한 일처리는 이 현수라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얼마나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런데.
이현수의 신음이 애처롭게 들려온 다.
“엄살 피우지 마라.”
“아니, 엄살이 아니구요, 저 진짜 허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허리가 아파?”
“……아닙니다. 안 아픕니다.”
지금 그 카리스마 넘치는 이현수 는 호텔방 구석에서 대가리를 박고 있었다.
이유는 무척 간단하다.
간만에 일을 해냈다는 사실에 도 취되어 버린 이현수는 잔뜩 기대를 품고 최연하와 함께 호텔로 돌아왔 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해낸 일을 한참 풀어낸 끝에야 이 모든 일을 보고하는 게 늦어버렸다는 것을 깨 달았다.
적어도 그 룸에서 나와 택시를 탄 시점에서는 강진호에게 전화를 했어야 한다. 그게 순리다.
그러다 보니 중간부터 말을 더듬 거리기 시작했고, 결국 강진호의 손 짓 한 번에 구석으로 가 자진해서 머리를 박고 있다.
최연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고민이었다.
스무 명도 넘는 사람을 떡으로 만들어 버린, 마치 만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사람이 강진호의 손짓 하나 에 머리를 박고 벌을 받는 중이다.
“중국에 와서 들뜬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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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호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담배를 꺼내 입에 문다. 그러고는 아차 하고 최연하를 바라봤다.
“피워요.”
“아니, 괜찮습니다.”
“됐으니까 피워요. 여기 너무 넓 어서 냄새도 안 배겠구만.”
“그럼 한 대만.”
강진호가 어색하게 웃고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고생했어요.”
“일이 이렇게 될 줄 알고 이현수 씨를 보낸 거예요?”
“아뇨.”
강진호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일반적인 계약을 저녁에 하 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한국이 아니니 뭐든 조심하는 게 낫 다고 여겼죠.”
“……좀 기분이 이상하네. 나도 나름 똑 부러지게 일처리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강진호 씨 앞에 있으면 한 번씩 사고 치고 다니는 애가 된 기분이에요.”
강진호가 쓴옷음을 지었다.
그리고 한은솔도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틀린 말도 아니지, 뭐.’
애초에 최연하가 맥주병으로 우차 오의 대가리를 후려 까버리지만 않 았어도 이렇게 크게 될 일은 아니었
다. 그냥 말로 끝낼 수 있는 정도였 겠지.
그러니 일을 키운 게 최연하라는 건 확실하다.
다만…….
‘솔직히 깔 만했지.’
거기서 참는 것도 능사는 아니었 다. 결국 비옷음을 당하면서 돌아왔 을 테니까. 정도를 몰랐다는 건 문 제지만.
아마도 강진호도 최연하의 이런 성향을 알고 있기에 문제가 커질까 봐 이현수를 딸려 보낸 게 분명하 다. 한은솔의 생각으로는 말이다.
“고생했어요. 내가 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니에요, 진짜. 이 실장님이 계 셔서 괜찮았어요. 없었으면 오늘 무 슨 일이 있었을지……
최연하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홍분이 가라앉자 몸이 떨린 다. 손이 자꾸 벌벌 떨려 일부러 보 이지 않게 엉덩이로 깔고 앉았다. 그녀가 떨고 있는 모습을 강진호가 보는 게 싫었다.
“ 괜찮아요?”
하지만 애초에 강진호의 눈을 속 인다는 건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괜찮아요. 뭐, 이 정도로.”
강진호가 말없이 최연하를 빤히 바라본다. 최연하는 그 눈빛에 속이 좀 편해지는 걸 느꼈다.
“아니, 솔직히 괜찮지는 않은 데…… 괜찮아야죠. 떤다고 뭐가 달 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미친개가 달려들었다 생각하면 될 일이니까.”
이으..«
M..•
강진호가 살짝 미간을 좁혔다.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현수도 생각 끝에 한 일처리겠지만, 겨우 그 정도로 끝내는 건 강진호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저 괜찮다고 했어요.”
“네?”
“자꾸 선 넘으려고 하지 말아요. 강진호 씨도 여기 할 일이 있어 온 거잖아요.”
“제가 제일 싫은 건, 제가 강진호 씨한테 방해가 되는 거예요. 지금도 충분히 방해하고 있고.”
“그렇지 않습니다.”
“맞는데, 뭐.”
최연하가 한숨을 쉬었다.
“위로를 하려거든 밥이나 사 주세 요. 빈속에 술 때려 넣었더니 정신
이 없거든요. 맛있는 거 먹고 나면 기분이 좀 풀릴 것 같으니까.”
그 순간, 이현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누가 일어나……
“제가! 좋은 식당을 예약해 뒀습 니다!”
이현수가 손을 번쩍 들며 말하자, 강진호가 입을 살짝 벌렸다.
“점심부터 아무것도 못 드신 것 같고, 거기서도 뭘 드실 것 같지는 않아서 오시면 배가 고프겠다 싶었 죠! 이 주변에서 제일 유명한 식당 을 예약해 뒀습니다.”
“이 시간에?”
“후후, 베이징에 24시간 식당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시는군요. 검색 하고 검색해서 제일 평이 좋은 식당 을 미리 예약해 뒀죠.”
최연하도 입을 벌리고 이현수를 바라봤다.
‘저 양반, 대체 뭐 하는 사람이 야?’
매니저를 했다면 전설이 되었을 거라는 말■이 이제는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진짜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 다.
“그런데 왜 일어나지?”
“죄송합니다. 제가 시간을 좀 빡 빡하게 예약을 해서, 지금 바로 안 내를 해드려야 할 것 같거든요! 제 가 직접 모셔다 드리는 게 제일 나 을 것 같아서……
이현수가 힐끔힐끔 바닥 쪽을 바 라본다.
“다시 박을까요?”
강진호가 고개를 내저었다.
나 없이도 예약해 둔 식당을 찾 아갈 수 있겠냐는 항변이다. 이런 일에서는 이현수를 이길 수가 없다.
“ 가자.”
“모시겠습니다.”
이현수가 싱글벙글 웃는다.
꽤나 얄밉기는 하지만, 공도 있으 니 더는 탓하고 싶지 않다. 지금은 일단 이현수보다 최연하의 멘탈을 관리하는 게 우선이니까.
“은솔아, 밥 먹으러 가자.”
“……저는 괜찮아요. 지금 먹으면 토할 것 같아서.”
이현수가 눈을 찌푸렸다.
“스트레스가 심했나?”
“아니요. 술 때문에요. 우욱!”
이현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
다.
“호텔 카운터 가면 상비약 줄 테 니까, 가서 숙취 해소제랑 위장약 좀 받아먹어.”
“그래야겠어요. 죄송합니다. 저는 못 먹겠…… 우욱!”
이현수가 안쓰러운 얼굴로 한은솔 을 바라보았다. 저리 술이 약해서야 어떻게 하나.
“그럼 은솔이는 쉬어. 우리끼리 다녀올게. 괜찮지?”
“예, 누나. 진짜 괜찮으니 다녀오 세요.”
“그래, 알았어.”
최연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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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이 현수가 바로 달려가 문을 열어주었 다.
“모시겠습니다.”
“……예약이 취소됐다구요?”
이현수가 황당하다는 얼굴로 지배 인을 바라보았다.
“예.”
“아니, 잠시만요. 제가 취소한 적 이 없는데, 왜 예약이 마음대로 취
소가 되는 거죠?”
“오늘 업장에 사이 있어서 사람을 들일 수 없습니다. 돌아가 주시기 바랍니다.”
이현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 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지?’
예약을 했는데, 예약이 마음대로 취소가 된다? 노쇼를 한 것도 아니 고, 예약 시간에 늦은 것도 아닌데, 이게 업주 마음대로 취소할 수 있는 일이던가?
이현수가 슬쩍 옆쪽을 돌아보았 다.
이현수와 같은 설명을 들은 이들 이 별말 없이 돌아가는 모습이 보인 다.
‘여기서는 이게 당연한 건가?’
이현수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다른 이들은 군말 없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양이었 다.
‘내가 알기로 중국인들은 이런 걸 못 참는다고 들었는데?’
지배인의 태도도 너무 당당하고, 받아들이는 이들의 태도는 너무 담 담하다. 그제야 이현수는 상황을 파 악할 수 있었다.
‘당의 고위 간부가 식당을 통째로 전세 낸 건가?’
이런 비상식적인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힘이 있 을지 짐작할 수 있잖은가. 이현수가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가 한국이었다면 어떤 권력자 라도 이런 일을 벌이지는 못하겠지 만, 여기는 중국이다. 중국의 상식은 이현수의 상식과는 다르다.
괜히 사고를 칠 필요는 없다. 그 들은 눈에 띄면 안 되는 처지니까.
뻔뻔한 얼굴의 지배인을 빤히 바 라보던 이현수가 고개를 내젓고는
몸을 돌렸다.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다른 식당 을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강진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뭐지‘?’
상황이 불쾌한 게 아니다.
의외로 강진호는 끓는점이 낮은 사람이다. 이 정도로는 화를 내지 않는다. 그를 불쾌하게 만드는 건 조금 전부터 느껴지는 기이한 감각 이었다.
강진호 스스로도 알 수 없을 만 큼 미묘한 감각.
“후……
미묘한 불쾌함을 내리누른 강진호 가 한숨을 쉬고는 최연하를 돌아보 았다.
“일이 꼬이네요. 다른……
그 순간, 더는 참지 못한 최연하 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대체 이 나라는 약속을 뭘로 아 는 거야? 제멋대로 예약 취소하고 약속 어겼으면 적어도 사과라도 똑 바로 해야지! 죄송합니다, 소리 한 번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 뭐, 이 딴 나라가 다 있어!”
최연하가 주먹을 움켜쥐고 목에 핏대를 세웠다.
평소라면 더 심한 경우를 당해도 사람들 앞에서 흥분하지 않을 최연 하지만, 그녀는 오늘 너무 많은 일 을 겪었다. 바스라질 대로 바스라진 멘탈이 그녀의 이성을 날려 버리고 있었다.
강진호가 조금 당황한 얼굴로 최 연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조금 화를 가라앉히시고……
“아니, 해도 해도 너무하잖아요! 상식이라는 게 있잖아! 아니지. 여 기는 원래 상식이 없는 동네지!”
“그 말은 조금 받아들이기가 힘들 군.”
강진호와 이현수의 고개가 획 돌 아갔다.
순간, 둘의 눈에 익숙하다면 익숙 한 자의 얼굴이 들어왔다.
“뭐……
이현수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그 의 전신이 독 오른 고양이처럼 바짝 당겨졌다.
순간적으로 몸이 각성 상태로 돌 입하며 전신의 감각이 열렸다. 전투 에 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육체 가 스스로 판단한 것이다.
“오랜만이군.”
태연히 말을 건네는 사내를 보며
이현수가 신음을 내뱉었다.
“……차이커창.”
이현수를 빤히 바라보던 차이커창 의 시선이 강진호에게로 이동했다. 강진호를 마주한 차이커창이 가볍게 옷고는 허리를 깊이 숙였다.
“마왕을 뵙습니다.”
“안내하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시 지요. 홍왕께서 위에서 기다리고 계 십니다.”
차이커창이 부드러운 미소로 안쪽 을 가리켰다.
호의 가득한, 확연히 공손한 동작
이었다.
“호굴이라는 건가.”
강진호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아까부터 그를 거슬리게 하던 불 쾌한 감각의 정체가 뭔지 알 것 같 다.
“안에 계신 분이 호랑이인 건 확 실하지만, 초대라고 생각해 주십시 오. 자국을 방문하신 동맹을 그냥 보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법이 니까요.”
“그렇겠지.”
강진호가 성큼 걸어 안으로 향했 다.
차이커창이 빙그레 웃으며 강진호 와 보조를 맞춰 걷는다.
이현수가 한숨을 내쉬며 최연하를 돌아보았다.
“가시죠.”
“……뭔 상황이에요?”
낸들 알겠습니까. 빌어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