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337)
마존현세강림기-1339화(1336/2125)
마존현세강림기 54권 (20화)
4장 수립하다 (5)
바람이 강진호의 볼을 스쳐 지나 간다.
강진호가 고개를 슬쩍 내려 아래 를 바라보았다.
숲에 동화되어 숨어 있던 이들이 일순 그 모습을 드러냈다가 다시 숨 어들기를 반복한다.
강진호의 종적을 찾으려 애쓰는 것이다.
하지만 강진호는 그런 이들을 무 시하고 순식간의 건물의 옥상에 내 려섰다.
‘나쁘지 않군.’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돌파할 수 없는 방어진을 마련해 두었다면,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통과해 버리면 그만이다.
상대를 유인해 포위망을 흐트러뜨 린 강진호는 나무를 타고 올라 숲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아래에야 적외선 센서를 비롯해
온갖 트랩들이 산적해 있겠지만, 현 대의 기술력으로도 허공에 트랩을 설치하지는 못할 테니까.
덕분에 강진호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안가의 옥상까지 접근하 는 것에 성공했다.
물론 이 방법 역시 완벽하지는 않다.
숲에서 강진호의 종적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들이 할 것은 하나다. 일부 경계 병력을 남기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안가로 돌입할 것이 다.
타깃의 안전을 확보하는 게 우선
이니까.
하지만 그걸로 충분하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테니까.
강진호가 낮게 가라앉은 눈으로 주변을 살폈다.
이종욱이 준 자료대로라면, 안가 는 애초부터 이런 목적을 가지고 만 들어졌다. 벙커급으로 공을 들인 건 아니지만, 벽은 두껍게 설게되고, 눈 에 보이는 유리는 모두 특수 제작된 방탄유리다.
모든 건물의 문은 안에서 열어주 지 않는 이상은 들어갈 수 없게 되 어 있다.
그렇기에 정상적으로 안가에 돌입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말을 했지만, 그건 이종욱의 생각이고…….
강진호가 뚜벅뚜벅 걸어 옥상의 한쪽 끝에 섰다.
그러고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뭐!”
“누구!”
문 앞을 지키고 있던 이들이 기 겁하여 총구를 들어 올린다. 하지만 그 총은 방아쇠가 당겨지기도 전에 네 조각이 나 허공으로 튀어 올랐 다.
턱, 터
총을 갈라 버린 후, 문을 지키는 경호원들의 목을 움켜잡은 강진호가 손에 힘을 주었다.
“끄르륵……
경동맥이 졸린 경호원들이 눈을 까뒤집고 의식을 잃었다.
O흐 ”
강진호가 두 사람을 바닥에 내려 놓고는 문을 바라보았다.
철문.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철문이 다. 하지만 절대 평범한 철문은 아
니겠지.
어쩔까.
녹일까, 부술까?
아니면…….
결심을 굳힌 강진호가 우측으로 손을 뻗었다. 그의 손이 닿은 허공 에 물결이 치는가 싶더니, 강진호의 손이 그 물결을 파고들었다.
그러고는 아공간에서 단숨에 적루 를 뽑아냈다.
뽑혀 나오자마자 휘둘러진 적루가 두터운 금속으로 만들어진 문을 두 부처럼 썰어버린다.
스아아아아악!
경쾌한 소음과 함께 철문에 네모 반듯한 선이 생겨난다. 강진호가 반 대편 손으로 문을 슬쩍 밀었다.
그러자 마치 처음부터 그런 것처 럼 깔끔하게 잘려진 문이 뒤로 밀려 난다.
문을 밀고 들어간 강진호가 잘라 낸 문의 조각을 한 손에 든 채 쓰 러진 이들을 안으로 던져 넣었다. 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잘려 나 간 문의 조각을 다시 제자리로 끼워 넣었다.
완벽하게 절단된 문은 다시 끼워
넣는 것만으로 처음의 모습을 되찾 았다. 환한 대낮이라면 문을 자른 선이 눈에 띄겠지만, 이런 어둠 속 에서는 판별이 불가능할 것이다.
누군가 이 주변으로 온다고 해도 경비가 사라졌다는 것 말고는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없다. 그리고 설사 이쪽으로 몰려와 문을 연다고 시간 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적당히 정리를 끝낸 강진호가 주 변을 둘러보았다.
‘딱히 특이할 것은 없는데?’
굉장히 삭막하거나 굉장히 현대적
이거나.
그런 게 아니더라도 독특한 뭔가 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눈에 보이는 모습은 평범한 중국의 건물 들과 그리 다를 바가 없었다.
하기야 여기는 군사시설이 아니라 안전가옥이니까.
외부는 몰라도 내부는 생활에 중 점을 맞췄을 것이다. 애초에 이 시 설을 이용하는 자들은 당의 고위직 이거나 국빈급일 테니까.
적루를 다시 아공간으로 밀어 넣 은 강진호가 휴대폰을 꺼내 사진 폴 더를 열었다.
그의 귓가에 이현수의 비웃음이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공무원이라는 새끼들은 진짜 생각이 없을 때가 있는 것 같 습니다. 이거, 구멍 틀어막고 자료 못 빼게 만드는 게 대체 무슨 소용 이 있습니까? 그냥 자료 켜고 화면 째로 찍어버리면 되는 건데. 그렇지 않습니까?”
물론 강진호는 그 생각을 못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이현수가 이상 한 것이다.
“하기야 생각해 보면 걔들도 불쌍 한 거죠. 걔들이라고 이걸 몰랐겠습 니까? 분명히 아무 의미 없다는 걸 알았겠죠. 그런데 전자 기기에 대한 이해도라고는 쥐꼬리만큼도 없는 높 으신 분이 구멍 다 틀어막으라고 했 겠지. 이래서 관료제가 사람 잡는다 니까요. 얼마나 비효율적입니까?”
아니. 생각하지 말자.
강진호가 화면에 뜬 얼굴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리기광.
한국인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당복 을 입고 있는 리기광의 얼굴을 머릿 속에 완전히 새겨 넣은 강진호가 휴 대폰을 다시 주머니에 꽂아 넣었다.
이제부터는 미지의 영역이다.
위성과 인력을 있는 대로 동원해 외부는 적당히 파악할 수 있었지만, 내부에 대한 정보는 전무하다. 여기 부터는 강진호가 적당히 알아서 하 는 수밖에 없다.
‘차라리 그게 편하지.’
이런저런 정보가 있다면 분명히 이런저런 간섭이 있었을 테고, 그건 강진호의 입장에서는 무척 귀찮은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딱히 의미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으니까.
저벅.
강진호가 태연한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자, 여기서부터는 느낌이 조금 다 르지.
기감을 펼친다.
강진호의 기감에 걸려든 이는 총 열다섯. 그중 열셋은 확실히 무인이 다.
그렇다면 남은 둘은?
‘ 이쪽이군.’
아마도 무인이 아닌 두 사람 중 하나가 리기광일 확률이 높았다.
무인이라 짐작되는 이들의 배치가 다른 이들을 둘러싼 형태라는 것도 강진호의 심증을 강화시켜 준다.
목표물의 위치는?
이층.
강진호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 은 걸음으로 전진했다. 복도를 지나 거실로 나오자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그리고…….
“저거 뭐야?”
“저……
거실을 지키고 있던 이들이 일제 히 강진호를 바라본다.
은밀히 숨어들려고 했으면 가능했 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진호는 굳 이 그런 방법을 택하고 싶지 않았 다.
타깃을 제거하고 탈출할 때 방해 가 되기 때문에?
아니면 잠입하다 발각됐을 때 오 히려 위험도가 더 중가하기 때문에?
아니다.
여기까지 참고 들어오는 것만으로 강진호의 인내심은 거의 한계까지 몰렸다. 김명찬이 최대한 중국과는
트러블을 일으키지 말아달라고 부탁 하지 않았다면, 이만큼 참지도 못했 을 것이다.
그런 강진호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거실에서 탄성을 지른 이들은 확실 히 중국인이 아니었다.
“간나 새끼!”
평소라면 무심코 웃어버릴 말이지 만, 지금은 더없이 반갑게 들린다. 어차피 저들과 강진호는 대화로 타 협할 수 없다. 저들의 임무는 막는 것이고, 강진호의 임무는 뚫는 것이 다.
강진호가 이들을 살려준다고 해
도,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이들은 모두 숙청될 것이 빤하다.
그럼 망설일 것도 없지.
거실을 지키고 있던 이들이 두말 없이 허리춤에서 두 자루의 나이프 를 뽑아 들었다.
강진호가 그 모습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두터운 군용 대검에 새파란 검기 가 어리는 광경은 경험 많은 강진호 로서도 처음 보는 광경이다. 신기할 수밖에.
“너, 여기 어떻게……
“잡소리하지 말고, 일단 죽여!”
“예!”
세 사람이 일제히 강진호를 향해 달려든다.
눈 깜짝할 새에 거리를 좁힌 세 사람이 동시에 나이프를 휘두른다. 나이프에 어린 검기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누굴 상 대하는지 몰랐다.
그게 그들이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저지른 실수였다.
스슷.
강진호가 달려들던 이들을 스쳐 지나쳤다. 마치 유령이 사람의 몸을
뚫고 지나가는 것처럼.
순식간에 타깃을 잃어버린 이들이 놀란 얼굴로 뒤를 돌아본다. 아니, 돌아보려 했다.
하지만….
‘ 뭐?’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굳은 것도, 어딘가에 붙들린 것도 아니다. 그저 육체가 뇌가 내리는 명령을 거부한다.
“왜……
파아아아아앗!
세 사람의 머리가 동시에 허공으 로 솟아올랐다. 반듯해진 목이 핏줄
기를 울컥울컥 뿜어냈다.
털썩. 털썩. 털썩.
머리를 잃은 몸들이 쓰러지고, 허 공으로 치솟은 머리가 떨어져 바닥 을 구른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죽는지도 모르고 죽었을 것이다.
강진호가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굉장히 실전적인 무학이다. 오로지 상대를 죽이기 위한 살인술.
‘마공이라기보다는 사공(邪功)에 가깝군.’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과거의 마교
와 비슷한 면이 있다는 북한의 무인 이지만, 사용하는 무학은 마도가 아 닌 사파의 것에 가까웠다.
더없이 실전적이고, 살기가 짙다.
‘마염들과 일대일로 붙이면 위험 할 정도군.’
강진호가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 았다.
생각보다 수준이 높다. 물론 이들 역시 북한에서는 고르고 고른 최상 급의 무인들이겠지만, 그 사실을 감 안하고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무위 였다.
‘책임자가 와 있겠지?’
강진호의 입가에 미소가 짙어졌 다.
이걸로는 부족하다.
조금 더…….
조금 더 재미있는 놈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평온하게 가라앉아 있던 강진호의 눈이 조금씩 붉은 기를 흘려 대기 시작했다.
찰박.
바닥을 적신 피를 밟으며 강진호 가 계단으로 향했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계단을 밟으 며 강진호가 이층으로 향했다.
느긋하게 이층으로 오르던 강진호 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 이상한데.’
귀가 있다면 거실에서 난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지금은 죽은 이들이 목소리를 냈으니까. 하지만 위쪽에 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 는다.
침입자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침입자가 자신들의 동료를 살해했다 는 것까지 파악했음이 분명함에도 대응이 없다.
그 말은?
‘대웅할 필요가 없거나, 대응할 수 없거나.’
둘 중 하나.
어느 쪽이든 이제는 굳이 은밀할 필요가 없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파악했으니까.
강진호가 손가락을 튕겨 담배에 불을 붙였다.
매캐한 담배 연기와 짙은 혈향이 뒤섞였다. 이것 역시 현대에서만 경 험할 수 있는 일이다.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볼까?’
강진호의 심장이 미약하게 약동하 기 시작했다.
계단을 완전히 오른 강진호의 고 개가 복도에 끝에 있는 거대한 문으 로 향했다. 저 뒤에 그의 목표물이 있다.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품질 좋은 와인을 음미하는 것처 럼 강진호가 천천히 문을 향해 걸어 갔다.
“후우우우우.”
생각한 것과는 조금 다른 모양새 가 되었지만, 아무래도 좋다. 형태와 과정이 어떻든 결과만 같으면 되니 까.
문 앞에 도달한 강진호가 양손으
로 문을 밀어 젖혔다.
내부를 밝히고 있던 불빛들이 강 진호를 향해 쏟아진다. 문을 열고 안쪽을 확인한 강진호가 얼굴을 굳 혔다.
“••••••뭐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광경이 강진호를 맞이하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