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347)
마존현세강림기-1349화(1346/2125)
마존현세강림기 55권 (5화)
1장 탈출하다 (5)
“저지하지 못했다?”
“..예”
“탈출했다는 뜻인가?”
인민해방군 제기특수여단장, 뤄자 오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인민해방군 소장이라는 지위는 과 거에 비한다면 한 성의 성주나 다름
없는 지위다. 특히나 제기특수여단 장이라는 지위는 뤄자오를 다른 소 장들과는 다른 특별한 존재로 만들 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런 뤄자오조차 지금 이 사람의 앞에서는 숨도 제대로 내쉴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그의 앞에 있는 이는 중국의 모든 인민군을 통 솔하고, 더 나아가 중화인민공화국 이라는 국가 자체를 움직이는 중앙 군사위원회의 소속이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연합 참모부 부총참모장.
이 길고 긴 직위가 수식하는 이, 왕룽이 가만히 고개를 들어 뤄자오 를 바라보았다.
뤄자오의 몸에 바짝 힘이 들어간 다.
왕룽이 가진 힘과 실권이라면 작 전 실패의 책임을 물어 이 자리에서 바로 뤄자오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는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니 눈앞에 저승사자의 그림자 가 보이는 기분이었다.
“아, 아직은 아닙니다.”
“그럼?”
“그들이 작전지역의 저지선을 돌
파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중화를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저들은 여 전히 독 안에 갇힌 쥐와 같으며, 용 감한 중화의 용사들이 저들을 찾아 내 그 목을 베어낼 것입니다.”
“소장.”
“예!”
“지껄이는 건 아무래도 좋다. 중 요한 건 시행할 수 있느냐겠지. 작 전이 실패한 원인은?”
“저들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와, 왕급으로 분류되는 무인이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는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 패착이라 사료됩니 다.”
왕룽의 눈이 가늘어졌다.
“좀 더 자세히.”
“저희는 삼왕을 견제해 왔지만, 단 한 번도 삼왕과 전투를 해본 적 이 없습니다.”
“그렇지.”
“그에 따라 삼왕급이라 불리는 무 인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는 지 측정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나 름 한계치에 가깝게 적의 능력을 상 정했으나, 적의 용력은 그 이상이었
습니다.”
뤄자오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빌어먹을, 상상이나 했겠나.’
중화기로 무장한 병력을 천 명이 나 동원했다. 아무리 상부의 허가가 있었다지만, 어설프게 타 세력의 눈 에 띈다면 쿠데타로 몰려 목이 날아 가도 이상하지 않을 모험이다.
그런데 그 천 명이 손도 써보지 못하고 당했다. 사상이 이백에 가깝 고, 야전 사령관으로 현장에 보낸 쉬치는 목이 잘려 돌아왔다.
몸을 빼는 그 와중에도 지휘관을
찾아내 죽이는 독랄함이라니…….
“삼왕, 삼왕이라……
왕룽이 손가락으로 책상을 천천히 두드린다.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던 왕룽의 눈이 뤄자오를 겨눴다. 그 차갑고도 날카로운 눈빛이 뤄자오를 꿰뚫고 지나간다.
“소장.”
“예!”
“질 나쁜 변명을 듣고 있을 생각 은 없다. 애초의 너희가 존재하는 이유는 삼왕을 상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던가. 그런데 상대가 삼왕급이 라 상대하지 못했다는 아이러니를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실패를 했다면 그 실패에서 얻는 것도 있었겠지. 말해봐라.”
뤄자오의 턱이 덜덜 떨렸다.
지금 어떻게 대답하는가가 그의 운명을 가를 것이다. 왕룽을 만족시 키는 대답을 할 수 있다면 살아 돌 아갈 것이고, 그렇지 못한다면 그의 삶은 여기서 끝난다.
“첫째, 중화기로는 삼왕급을 상대 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조준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소총
으로 전투기를 상대하는 것과 같습 니다. 운 좋게 화망으로 뒤덮는다 하더라도 그들이 보여준 능력이라면 부상을 입힐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 습니다.”
“그리고?”
“둘째로 야전에서 삼왕급을 상대 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특히 나 야간에는 불리함이 더 커집니다. 야간투시경을 활용한다고 해도 저들 보다 인식이 빠를 수 없습니다.”
“계속해 봐.”
“마지막으로 호랑이를 잡기 위해 서는 적어도 늑대라도 불러들여야
합니다. 토끼가 이빨을 세운다 해서 호랑이를 잡을 수는 없습니다.”
“소장.”
“예!”
왕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것 들이 아닌가?”
“그걸 알기에 제기특수여단이 창 설되었다. 인간 같지도 않은 무인 놈들을 잡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그 런데 이제 와 그 방식으로는 삼왕을 잡을 수 없다고? 그렇다면 묻겠는
데……
뤄자오의 얼굴에 점점 핏기가 가 셨다.
“그렇다면 도대체 네 쓸모는 뭐 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들이 인 민의 피를 빨아 배를 처 불리고 있 었다는 건가? 대답해 봐, 이 잡종 새끼야!”
“시, 시정하겠습니다!”
“네게 그럴 기회가 남아 있을 것 같나?”
왕룽이 자리에서 일어나 옆구리에 찬 권총을 뽑아 들었다. 그러고는 단호하게 걸어 뤄자오의 바로 앞으
로 다가가 그의 이마에 총구를 들이 댔다.
“그 대가리에 구멍이 뚫리면 저승 에서 얼마든지 시정할 수 있겠지. 현실에서 무능한 그 아가리에 인민 의 쌀을 처넣으면서가 아니라!”
뤄자오의 몸이 덜덜 떨렸다.
전신이 순식간에 땀으로 젖어든 다.
핏발이 선 눈을 타고 땀이 줄줄 흘러내리지만. 뤄자오는 감히 눈을 끔뻑일 수도 없었다.
뤄자오는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여기서 자신의 목숨을 살려줄 수
있는 말이 무엇일까?
“만회하겠습니다.”
“만회?”
“강진호의 목을 가져와 그, 그동 안의 훈련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겠습니다. 만약 제가 강진호 를 놓친다면, 굳이 중장님의 손을 더럽힐 것 없이 현장에서 목숨을 끊 겠습니다.”
“그 하찮은 목 하나로 해결이 될 것 같은가?”
“반드시 만회해 보이겠습니다, 중 장님! 우리는 이 전투로 삼왕급을 상대해 보는 소중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부디 지금까지의 희생 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주둥아리는 살아 있군.”
왕룽이 총을 내려 옆구리의 홀스 터에 밀어 넣었다. 그러고는 느릿한 걸음으로 돌아가 자리에 앉는다.
찰칵.
담배 한 대를 빼 문 왕룽이 가라 앉은 눈으로 뤄자오를 바라보았다.
“소장.”
“예!”
“위기는 곧 기회가 되는 법이지. 여단의 희생으로 우리는 많은 것을 얻었다. 아는 것과 체험한 것은 다
를 수밖에 없지.”
“예!”
“소장이 강진호의 목숨을 끊는 데 성공한다면, 그에 따른 대가는 확실 히 지급될 것이다. 이해하겠나?”
“예!”
“나는 소장을 믿는다. 반드시 전 과를 가지고 돌아오도록.”
“결코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 다.”
“당장 현장으로 복귀하게.”
“예!”
뤄자오가 각 잡힌 경례를 하고는 달리듯 방에서 빠져나갔다. 그 모습
을 지켜보던 왕룽이 재떨이에 재를 털어냈다.
뤄자오가 나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문이 열리며 한 사람이 안으로 들어온다.
사내가 슬쩍 왕룽의 담배를 보더 니 입을 열었다.
“금연은 요원하군요.”
“빤한 소리를.”
“괜찮겠습니까? 저들만으로는 어 렵다는 게 증명되지 않았습니까? 그 저 희생만 늘릴 뿐입니다.”
“살아 있어봐야 쌀만 축낼 뿐인 버러지들이 제 알아서 죽어준다는데
뭐가 문제겠나.”
왕룽이 재떨이에 재를 떨고는 어 깨를 으쓱했다.
“세상에는 겪어봐야 아는 일도 있 는 법이지. 무인 따위에 의지하지 말고 화기로 삼왕을 상대하라는 뒷 방의 늙은이들도 결과를 보고 나면 오줌을 지리겠지.”
“그럼 부총참모장님에게 더 힘이 실리겠군요.”
“딱히 그런 걸 바라는 건 아닐세. 그저 나는 구시대의 잔재를 털어내 고 싶을 뿐이야. 주석께서 저놈들이 전멸하는 꼴을 보신다면, 다시는 그
늙은이들의 말을 듣지 않으시겠지. 모든 건 국가를 위한 일이네.”
“의심하지 않습니다.”
사내가 빙그레 웃었다.
“하지만 이대로는 강진호를 놓치 고 말 겁니다. 그건 부종참모장님에 게도 좋지 않은 결과가 아닙니까?”
“물론이지. 그래서 자네가 좀 나 서줘야겠네. 병력을 이끌고 강진호 를 죽이고 오게.”
“자신은 없습니다만.”
“그 자신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둘 정도면 되겠군요.”
“주지. 가져가게.”
“예.”
사내가 가볍게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자, 왕릉이 깊게 담배를 빨아들 였다.
‘쓰레기 같은 것들.’
무인이란 바이러스 같은 존재들이 다. 바이러스는 사람이 없으면 존재 를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한 주제에, 자꾸 사람의 목숨을 노려온다.
국가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주제에 자꾸 국가의 권위에 도전하 는 무인들이 딱 그 짝이었다.
그들을 모두 궤멸시키지 않고서는
중화의 영광은 오지 않는다.
“강진호, 강진호라……
왕룽이 가만히 눈을 감았다.
‘좋은 패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쉽지만 손을 떠난 것은 어쩔 수 없다. 희생이 더 커지기 전에 정 리하는 수밖에.
물론 그다음은 삼왕이 될 것이다.
“끄으으으……
이현수가 경련을 일으켰다.
‘죽는다. 이건 정말 죽는다.’
이제 겨우 바닥에 내려섰건만, 안 정되기는커녕 더 심하게 속이 울렁 거린다.
얼마나 흔들렸는지 이제는 몸이 고정된 바닥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바닥에 내려서자 어지러움이 더 심 해진다.
“우욱!”
속을 게워내려 했지만, 나오는 게 없다.
몇 번이나 헛구역질을 한 이현수 가 손을 들어 어깨와 목을 주물렀 다.
“그렇게 해서 사람이 죽습니까?”
“옴?”
한 번 불만을 토해본 이현수가 한숨을 쉬며 바지를 끌어 올렸다. 신발에 피가 들어차 있고, 다리가 온통 피투성이였다.
“ 맞았나?”
“스친 것 같은데, 출혈이 생각보 다 있네요.”
강진호가 미간을 찌푸리자 이현수 가 피식 웃었다.
“거길 빠져나오는데 이 정도 부상 이면 싸게 먹힌 거죠. 부상이라고 할 것도 없구만.”
살점이 뜯겨 나간 부분을 문지른
이현수가 바지를 다시 내렸다.
관통된 것도 아니고, 총알이 박힌 것도 아니다. 스치면서 살이 찢어지 고 살점이 떨어져 나간 정도다.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강진호는 신 이 아니니까.
“이제 안전한 겁니까?”
“한동안은.”
포위망을 돌파했고, 지휘관을 죽 여 버렸으니, 시간을 조금은 벌었다.
금세 새로운 병력이 도달하겠지만 말이다.
“ 일단은……
휴대폰을 꺼낸 이현수가 전파를
확인하고는 반색했다.
“어? 여기 전화가 터지네요.”
강진호의 대답을 기다릴 것도 없 이, 이현수가 전화를 건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다.
“뭐지?”
일전에 공해상에서 통화가 되지 않은 경험 때문에 지금 위긴스는 위 성전화를 들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화가 걸리지 않는다.
‘전파가 안 닿나?’
아니.
신호가 가지 않는 것과는 뭔가
다르다. 애초에 전화가 걸리지 않는 다. 신호가 저쪽으로 발신되지 않는 것처럼.
‘차단?’
이현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 다.
위성전화는 기본적으로 전화와 전 화를 위성이 이어주는 시스템이 아 니다. 위성과 전화 사이에 기지국이 라는 매개체가 끼어든다.
그 기지국에서 회선을 차단해 버 린다면 전화가 걸리지 않을 수 있 다.
하지만 왜?
이현수가 얼굴을 굳혔다.
“회주님.”
“말해.”
“이종욱이 준비한 탈출 지점으로 가야겠습니다.”
“해안이 아니라?”
“예.”
“이유는?”
“……확인해 봐야 할 게 있습니 다.”
이현수의 말에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이곳에서 멀 지 않은 곳이다.
‘아니겠지.’
아니어야 한다.
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