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353)
마존현세강림기-1355화(1352/2125)
마존현세강림기 55권 (11화)
3장 북진하다 ⑴
“갑시다!”
이현수가 재빠르게 앞으로 튀어나 갔다.
하지만 그 발은 이내 멈출 수밖 에 없었다. 등 뒤에 따라붙는 인기 척이 없다는 걸 깨달은 이현수가 다 급하게 뒤를 돌아봤다.
“뭐 해!”
“어…… 어어, 어?”
장필재가 혼이 나간 표정으로 웅 얼댄다.
평소였다면 놀란 장필재를 달래고 납득시켰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 이 없다. 이현수가 장필재에게 달려 들어 주먹으로 머리통을 후려쳤다.
쿵!
“이 병신 새끼가!”
그러고는 모로 휘청이는 장필재의 멱살을 잡고 확 당겼다.
이현수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 리기 시작했다. 장필재는 여전히 상
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았지만, 이현수의 힘에 저항하지 못하고 이 끌려 왔다.
‘빌어먹을, 우리는 한 방에 뒈진 다고.’
이미 거의 정리가 된 전장이지만, 위험도가 없지는 않다. 쓰러진 이들 중에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이도 있 을 수 있고, 원거리의 저격수는 아 직 여전히 이쪽을 노리고 있을 것이 다.
강진호야 저격이 날아들든 기관총 이 불을 뿜든 위험할 게 없겠지만, 이현수나 장필재는 아니다. 눈먼 총
알 한 방에도 그들은 여기서 생을 마감할 수 있다.
그러니 달릴 수밖에.
이현수의 눈에 지프를 확보한 강 진호의 모습이 들어온다. 마기를 걷 어낸 강진호가 태연한 얼굴로 그들 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기까지……
그 순간, 강진호가 움직였다.
“ 어?”
카앙!
저 멀리 있던 강진호가 이현수의 바로 앞에 나타난다. 쭉 뻗은 적루 와 날카로운 금속음이 지금 무슨 일
이 벌어졌는지 말해준다.
“저격입니까?”
“하나 더.”
카아앙!
적루를 휘둘러 날아오는 탄환을 튕겨낸 강진호가 미간을 살짝 찌푸 렸다.
“느려.”
“이게 최선입니다!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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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강진호가 이현수를 호위하며 지프 로 향했다. 이현수에게는 다행스럽 게도 저격은 더 이상 날아들지 않았 다.
“으아아! 씨발!”
지프 바로 앞까지 장필재를 끌고 온 이현수가 축 늘어져 있는 장필재 를 던지듯 내동댕이쳤다.
쾅!
지프 문에 처박힌 장필재가 튕겨 나와 바닥을 한 번 구르고는 멍한 눈으로 고개를 든다.
“운전해, 이 새끼야!”
장필재가 지프와 이현수를 번갈아 바라본다.
“후……
이현수가 장필재의 멱살을 움켜잡 고는 턱을 한 번 후려쳤다.
“정신 못 차리네, 이 새끼!”
두어 번 더 장필재를 후드려 깐 이현수가 그의 목을 확 당기며 이를 갈았다.
“잘 생각해. 여기서 한 번만 더 어리바리 타면 두고 간다. 지금 나 는 내 목숨 지키기도 빠듯한 사람이 야. 너까지 신경 써줄 여력은 없어. 무슨 말인지 알겠어?”
장필재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 다. 얼마나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지, 목이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움직여!”
장필재가 다급하게 차에 오르고는 시동을 걸었다. 이현수가 보조석에 올라타자, 강진호가 뒤쪽으로 시선 을 돌린다.
“회주님!”
«으 하
강진호가 훌쩍 뛰어올라 지프의 뒷좌석에 오른다. 그러자 장필재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액셀을 밟기 시 작했다.
가아아아아앙!
지프의 바퀴가 과격하게 공회전하 더니, 이내 쏜살처럼 앞으로 치고
나간다.
미처 정비되지 못한 바닥 때문에 차가 무시무시하게 요동쳤지만, 그 정도 흔들림에 신경을 쓸 사람은 여 기에 없다.
“꽉 잡으십시오! 달립……. 이 씨 발! 문이 닫혔잖아!”
“그대로 가! 그대로!”
“문이 닫혔다구요! 저기, 저거 군 용 트……
파아아아앙!
그 순간, 장필재를 당황하게 만든 군용 트럭이 반으로 갈리며 좌우로 튕겨 나간다.
뻥 뚫린 입구를 본 장필재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뭐가 있다고?”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장필재가 이를 악물고 액셀을 끝 까지 내리밟는다. 지프가 뒤집어질 듯 요동치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빌어먹을! 한 번 죽지, 두 번 죽 나!’
강진호들을 태운 지프가 빈민가를 벗어나 도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 다.
“갈겨!”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이들이 뒤 늦게 총격을 가하지만, 지프는 금세 그들의 시야에서 멀어졌다.
“이 잡종 새끼들아! 잡아! 잡으라 고! 당장!”
뤄자오가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소리쳤다.
‘안 돼. 절대로 저놈들을 빠져나 가게 두어서는 안 된다!’
식은땀이 삐질삐질 배어 나온다.
그는 왕룽에게 반드시 강진호를
잡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강진호 를 잡지 못할 시에는 목을 내놓겠다 는 말도 했다.
왕룽의 앞에서 한 말은 얼버무릴 수 없다. 만약 그가 여기서 강진호 를 놓친다면, 두 가지 선택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하나는 스스로 깔끔하게 목숨을 끊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왕룽 에게 잡혀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고통을 겪으며 비참하게 죽는 것이 다.
어느 쪽도 환영할 만한 일은 아 니었다.
그 지옥 같은 양자택일에서 벗어 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기서 강진 호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빌어먹을, 여기서 더 뭘 하란 말 이냐!’
숲 지형에서 강진호를 잡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무리수를 두 면서까지 민가에 병력을 끌고 들어 왔다. 그런데도 강진호에게 조그만 타격조차 주지 못했다.
‘아니다. 여기까지는 어차피 예상 했어!’
심대한 타격을 주는 건 바라지도
않았다. 그가 원한 건 강진호의 발 목을 잡고 늘어질 정도의 타격이다. 그것조차 실패했다는 건 뼈아프지 만, 일단 그가 원하는 시나리오까지
“실패했네요.”
순간,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에 뤄자오의 몸이 뻣뻣하게 굳어졌 다.
그러고는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눈으로 고개를 천천히 뒤로 돌렸다.
꽤나 순진해 보이는 인상의 사내 가 빙그레 웃고 있었다.
“너…… 너?”
“부참모장께서는 결과를 원하십니 다. 하지만 아무래도 소장님께서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에 실패한 모 양이시군요.”
뤄자오의 눈이 폭풍을 만난 가랑 잎처럼 흔들렸다.
“너, 누구야?”
“이런.”
사내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제가 소장님이라면 그런 쓸데없 는 소리를 할 시간에 차라리 빨리 머리를 갈겨 버리겠습니다. 그럼 좀 더 편하게 죽으실 수 있지 않을까 요?”
뤄자오가 마른침을 삼켰다.
그는 바보가 아니다. 이 사내가 왕룽이 보낸 자객이라는 것쯤 짐작 하지 못할 리가 없다.
“아, 아직 아니다!”
“아직? 뭐가 더 있다는 겁니까?”
“그렇다! 내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내가 세운 계획 일 뿐이다.”
“변명이 조잡한데……
“변명이 아니다! 강진호는 개인화 기로는 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강 진호를 개활지로 이끌어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화력을 동원할 수
있다!”
“계속해 보십시오. 소장님이 말씀 하시는 개활지가 도로 한가운데는 아니겠지요?”
“맞다.”
“••••••거참.”
사내가 피식피식 웃는다.
“그래서 도로로 끌어내 뭘 하겠다 는 겁니까? 폭격이라도 하겠다는 발 상은 아닐 테고.”
“헬기를 동원한다.”
“……헬기?”
뤄자오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 다.
“아무리 강진호라고 해도 대전차 미사일을 맞고도 살아날 수는 없겠 지! 개활지로 끌어낼 수만 있다면 가능하다. 죽을 때까지 몇 발이고 처먹이면 된다!”
“그러니까……
사내가 피식피식 웃으며 말했다.
“통제되지 않은 도로, 인민들이 그대로 다니고 있는 도로에 대전차 미사일을 퍼붓겠다는 겁니까?”
“다소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 어쩔 수 없다! 강진호를 잡으려면 이 정도 희생은……
짝. 짝. 짝. 짝.
절도 있게 들려오는 박수 소리에 뤄자오가 입을 닫았다. 사내가 진심 으로 감탄했다는 얼굴로 박수를 치 고 있었다.
“좋은 작전입니다. 소장께서 수립 했다기에는 무척 창의적이군요. 상 상도 못했습니다.”
비꼼, 그리고 비웃음.
저 박수와 말에 담겨 있는 것들 을 모를 뤄자오가 아니지만, 지금은 일단 시간을 버는 게 중요하다.
“그러니 다음 작전까지 지켜보라. 그러고도 내가 강진호를 죽이지 못 한다면, 그때는 네 마음대로 해도
좋다! 나는 아직 야전에 있다. 작전 중인 사령관의 목은 주석도 건드리 지 못하는 법이다.”
“아, 그 말도 맞습니다. 물론 그 렇죠.”
사내가 빙그레 옷었다.
굳어 있던 뤄자오의 표정이 살짝 풀린다. 일단 이 작전을 시행할 수 만 있다면…….
“헬기는 오고 있습니까?”
“물론이다. 이미 불러뒀다! 그리 고 알아서 강진호를 추격할 것이 다.”
“아, 그러네요. 목표물은 이미 설
정됐고, 화력은 있는 대로 퍼붓고?”
“그렇다!”
“소장, 하나가 이해가 가지 않아 서 묻는 겁니다만……
“••••••뭔가?”
사내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럼 소장은 왜 필요한 겁니까?”
“••••••뭐?”
파아앗!
그 순간, 사내가 손을 휘둘렀다. 벼락처럼 휘둘러진 사내의 손이 멈 췄을 때, 그 위에는 조금 전까지 그 와 대화를 하던 뤄자오의 목이 들려 있었다.
털썩.
머리를 잃은 몸이 바닥으로 쓰러 진다. 사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 뤄자오의 머리 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바닥으로 툭 던졌다.
데굴데굴 굴러가는 머리를 보던 사내가 손에 묻은 피를 털어내고는 혀를 찼다.
“나는 이래서 말귀를 못 알아먹는 사람이 싫다니까.”
헬기?
대전차미사일?
평범한 사람조차 자세히 보면 탄
두가 보일 정도로 느려 터진 미사일 로 강진호를 잡는다?
차라리 벼락이 떨어져 강진호를 죽여주길 기도하는 쪽이 성공 확률 이 높다.
“이 머리로 대체 어떻게 여기까지 기어 올라왔지?”
사내가 고개를 내젓고는 몸을 돌 렸다.
이걸로 제기특수여단은 더 이상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지 못할 것이다.
사내가 전화기를 꺼내 들고는 전 화를 걸었다.
“예, 부참모장님. 네, 당연히 놓쳤 습니다. 그 머저리요? 지금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는데…. 잠시만요.
머리가 너무 멀어져서 통화시켜 드 리기 어려울 것 같은데……. 네네, 그렇죠. 굳이 뭐……
사내가 피식 웃고는 말을 이어간 다.
“소장이 헬기를 요청했다는군요. 제 생각인데, 그건 돌리는 게 낫겠 습니다. 괜히 일만 커지니까요. 도로 한가운데서 마왕이 헬기를 썰어 대 는 모습이 꼭 보고 싶기는 한데…… 그거, 영화에서도 못 볼……. 네, 알
겠습니다. 추격하죠.”
사내가 전화를 끊고는 어깨를 으 쓱했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가, 농담을 모르네.”
사람은 위트가 있어야 하는 법인 데 말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소장 을 좀 더 살려줄 걸 그랬다. 말하는 족족 사람의 배를 잡게 만드는 유머 감각은 어디서 쉽게 구할 수 없는 거니까.
“자, 그럼 이제 밥값은 해야 하는 데……
사내의 시선이 강진호의 지프가
향한 쪽으로 돌아갔다.
“좀 무서운데.”
너스레가 아니라 그는 진심으로 강진호가 두렵다. 그의 눈으로 본 강진호는 그야말로 마(魔)의 화신. 악마의 현신이라 불러도 될 만한 자 였다.
정면으로 붙는다면 뼈도 추리지 못한다.
하지만 굳이 정면으로 붙을 필요 도 없다. 그는 군인. 무인이 아니다. 무인은 상대를 쓰러뜨리는 게 목적 이지만, 군인은 명령을 수행하는 게 목적이다.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만 있다 면 뭐든 할 수 있다.
“추격해.”
人、7、人、스
—-人、•
사내가 말을 끝내기 무섭게 바닥 에서 두 개의 검은 그림자가 솟아오 르더니 가공할 속도로 앞으로 쏘아 졌다.
사내가 그림자가 날아간 방향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걷기 시 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