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357)
마존현세강림기-1359화(1356/2125)
마존현세강림기 55권 (15화)
3장 북진하다 (5)
기이한 광경이었다.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어둡기만 한 도로를 지프의 헤드라이트가 밝 히고 있다. 그리고 그 미약한 불빛 뒤를 시커먼 무언가가 뒤따른다.
‘뭐야, 저게?’
장필재가 자신도 모르게 액셀을
꽉 밟았다.
정체는 모르겠지만, 불길하기 짝 이 없다. 본능적으로 저 시커먼 것 에서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 게 들었다.
하지만 밀려오는 어둠은 낡은 지 프가 내는 속도를 간단히 능가했다.
아무리 달아나려고 해도 더 빨리 밀려오는 쓰나미처럼 어둠이 지프를 덮쳤다.
“흐 w
♦
강진호가 나직한 기합성을 내고는 양손을 좌우로 뻗었다.
스르릉.
검이 뽑혀 나오는 소리와 함께 아공간에서 적루와 청루가 그 모습 을 드러냈다.
파아아아앙!
뽑혀 나온 강진호의 두 애검이 교차되며 밀려오는 어둠을 십자로 가른다.
균열.
검은 물결에 작은 균열이 생기는 가 싶더니, 이내 비단 폭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물결이 갈라진다. 마치 흥해를 가르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순간.
어둠 속에서 시커먼 형상이 불쑥
튀어나오더니, 강진호의 머리를 노 리고 발톱을 휘둘러 왔다.
카아앙!
적루가 날아드는 발톱을 막아내 고, 청루가 미처 피하지 못한 검은 육체를 찔러 들어간다.
스윽.
청루가 분명하게 육체를 꿰뚫고 들어갔다.
‘뭐?’
벤 감각이 없다.
강진호의 눈이 살짝 커진다.
그 순간…….
콰아아아아아!
바닥에서 뭔가 터지는 듯한 소리 가 들리더니, 무거운 지프가 그대로 하늘로 튕겨 올라갔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
시야에 하늘과 땅이 교차로 들어 온다. 지프째로 공중에서 빙글빙글 회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장 필재가 목이 터져라 비명을 질러 댔 다.
“꽉 잡아!”
이현수가 고함을 내지르고는 손을 뻗어 장필재의 몸을 시트로 꽉 밀어 넣었다.
허공으로 치솟은 지프가 뒤집힌 채 바닥에 거의 처박힐 때 즈음, 강 진호가 청루로 바닥을 후려쳤다.
빙글.
장정 셋을 태운 지프가 장난감처 럼 회전하고는 정확하게 바닥에 내 려선다. 퉁, 허공으로 튀어 오른 지 프가 좌우로 뒤집힐 듯 흔들리다가 결국은 바닥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 다.
“흐아아아……
“핸들 꽉 잡으라고!”
“예! 예!”
장필재가 기겁을 하고는 핸들을
움켜잡았다. 그러고는 액셀을 발이 터져라 짓밟았다.
강진호가 지프의 트렁크 위로 올 라서서 뒤쪽을 바라본다. 그의 입가 가 점점 말려 올라간다.
이현수는 이 순간 강렬한 위화감 을 느끼고 있었다.
‘ 비슷해.’
저 검은 마기, 그리고 허깨비 같 은 형체, 인간이 아닌 것 같은 기괴 한 형상과 움직임.
분명 그 질은 다르지만, 어딘가 강진호와 닮아 있었다. 아니, 정확하 게 말하자면…….
‘마인인가?’
저건 강진호들을 만나기 전에 이 현수가 생각하던 마인의 이미지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모습이다. 그렇다는 건?
“혈교(血敎) 인가‘?”
강진호의 눈이 가늘어졌다.
마공을 익힌 자는 마인, 그리고 그 마인들을 지배하는 곳이 바로 마 교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마인이 마교에 속해 있는 것은 아니다.
마교는 그저 마도의 한갈래일 뿐이다. 가장 강대하고 가장 강했기 에 마교가 곧 마도인 것처럼 인식되
지만, 강진호가 중원에서 활동할 당 시에도 마교가 아닌 마도가 분명 존 재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마라혈교(魔羅 血敎) 다.
마교가 그 강대한 힘과 파괴력으 로 중원을 지배했다면, 마라혈교는 세상의 온갖 사술과 잡술이 모여 있 는 곳이다. 천하가 마도를 욕하게 만든 인신공양이라든가 사람을 희생 시켜 익히는 마공의 원류가 바로 마 라혈교에서 나왔다.
강진호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그의 눈이 서서히 붉어지기 시작
했다.
우습지도 않다.
혈교의 무학은 사이의 집합체. 제 대로 혈교의 무학을 익히기 위해서 는 인간을 희생양으로 삼아야 한다. 그렇기에 같은 마도에서도 배척된 곳이 혈교다.
그 혈교의 무학이 인민해방군의 손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혈교의 후예들이 지 금까지 숨어 지내다가 살아남기 위 해서 군대에 협력한 것이든가.
어느 쪽이든 기이한 건 마찬가지 다.
“카아아아아아아아!”
검은 마기로 전신을 둘러싼 혈교 도가 전신을 길게 늘어뜨리며 강진 호를 향해 쇄도했다. 양손에서 길게 뻗어 나온 손톱이 피처럼 붉게 물들 어 있다.
강진호가 차가운 눈으로 자신을 향해 손톱을 휘두르는 혈교도를 노 려보다가 일순 검을 뻗었다.
카카카캉!
금속이 맹렬하게 서로 충돌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혈교도의 손톱이 잘려 허공으로 튕겨 나간다.
“키키 키킥!”
하지만 손톱이 잘린 자리에서 시 뻘건 손톱이 길게 새로 자라나더니, 마치 뱀처럼 강진호의 전신을 노리 고 들어왔다.
시트를 잡은 채 뒤의 상황을 주 시하던 이현수가 눈을 부릅떴다.
‘미친!’
저게 대체 뭐란 말인가.
혈교의 무학은 일반적인 무학의 상식을 초월한다. 이현수로서는 도 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브..•
하지만 강진호는 이미 알고 있었 다는 듯 적루를 겨눴다.
콰아아아아아!
적루에서 시커먼 마기가 포탄처럼 쏘아지며 혈교도의 몸을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카아아아아아아아아!”
이번에는 타격이 있었는지, 끔찍 한 비명성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현수는 볼 수 있었다. 산산이 찢어져 바닥에 추락한 혈교 도의 몸이 꿈틀꿈틀 한 곳으로 모인 다 싶더니, 이내 사람의 형상을 갖 추고 네발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아니! 씨발, 저게 뭐야!”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이현수 씨!”
“됐으니까 운전 똑바로 해요!”
“아니, 이현수 씨!”
“아! 신경 쓰지 말고 운전하라 고!”
“아니! 이 씨발 놈아! 앞에! 앞에 뭐가 있다고!”
“어?”
이현수의 고개가 앞쪽으로 획 돌 았다.
“헐‘?”
아…… 둘이었지?
이현수의 눈에 도로를 막고 선 검은 그림자의 형체가 들어왔다. 마
치 흐느적대는 검은 망토로 전신을 감싼 것 같은 형체가 한 손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과격하게 아래로 내 려 쳤다.
쩌억!
뭔가가 갈라지는 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파고들었다.
‘갈라져?’
뭐가?
그 순간이었다.
트드득.
뭔가 뒤틀리는 소리가 난다. 이현 수가 고개를 돌려 장필재를 바라보 았다. 이상하게도 장필재가 자꾸 그
에게서 멀어지는 것 같은 느낌 이…….
“느낌이 아니잖아! 이런 빌어먹 을!”
지프가 정확하게 반으로 잘려 좌 우로 갈라진다. 이현수가 뒤집히는 지프의 시트를 잡고는 욕설을 내뱉 었다.
“으아아아아! 저 개새끼들이!”
쾅! 콰앙! 쾅!
반 동강이 난 지프가 연신 도로 에 처박혔다. 낼 수 있는 속도를 모 조리 뽑아내며 달린 만큼 바닥에 처 박힐 때마다 전신이 부서지는 것 같
은 고통이 몸을 파고들었다. 이현수 가 이를 악물고 시트를 움켜잡았다.
끼익, 끼익, 끼이이이익.
불꽃을 튕기며 밀려 나가던 지프 가 속도를 잃고 멈춰 섰다.
뽑히지 않는 안전벨트를 양손으로 끊어낸 이현수가 지프에서 기어나가 몸을 일으켰다.
눈가가 따끔한 걸 보니,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 모양이다.
그의 눈에 어느새 바닥에 내려서 있는 강진호의 모습이 들어왔다.
“회주님!”
U 으 »
강진호의 안위를 확인한 이현수가 고개를 획 돌려 반대쪽으로 튕겨 나 간 지프를 확인했다. 그러고는 부리 나케 뛰어가 그 안의 장필재를 끌어 냈다.
“아, 아악! 살살! 살살 좀!”
입을 놀릴 힘이 있는 것으로 보 아 무사한 모양이다.
“악! 거기 부러졌다고! 아, 씨바! 그거 당기지 말라고! 그거! 악! 다 리도 당기지 마! 부러졌다고, 이 새 끼야!”
머리만 멀쩡한 모양이다.
발악하는 장필재를 어찌어찌 끌어 낸 이현수가 억지로 부축해 강진호 의 옆에 섰다.
“괜찮나‘?”
“예. 그런데 저 새끼들, 대체 뭡 니까? 왜 잘려도 안 죽습니까?”
“사람이 아니니까.”
“••••••예?”
사람이 아니면?
귀신이라도 되나?
“마법으로 말하자면, 소환수 같은 거다.”
“……여기 중국 아닙니까?”
“중국에도 기환술(奇幻術) 정도는
있지.”
그리고 혈교는 그 귀환술과 사술 의 조종 같은 곳이고.
강진호가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 라보았다. 흐느적흐느적 흔들리고 있는 검은 두 형체 사이로 누군가 천천히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 사람?”
이현수의 목소리에 강진호가 고개 를 끄덕였다.
저벅, 저벅, 저벅.
인민해방군의 군복을 입은 사내가 천천히 강진호들을 향해 걸어왔다. 그러자 검은 형체들이 마치 그를 호
위하듯 주변을 배회했다.
새하얀 얼굴.
아직 소년과 청년의 경계에 서 있는 듯 기이한 느낌의 사내였다. 사내가 느긋한 걸음으로 다가오더 니,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멈춰 섰 다.
그러고는 장난스레 군대식 경례를 하고는 입을 열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강진호 씨.”
“누구지?”
“적이요.”
사내가 어깨를 으쓱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 말씀드렸 는데, 표정이 왜 그렇죠?”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그동안 그의 앞을 가로막은 이들 이야 수도 없지만, 저런 배짱은 또 처음이다.
“혈교의 후예인가?”
“역시나 바로 아시네요. 그쪽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마교도 놈들 이 뼈다귀 본 개처럼 헐떡였다는 소 리는 이미 들었습니다. 당신이 당대 의 교주인 모양이네요.”
사내가 기이한 표정을 지었다. 웃는 듯, 우는 듯.
표정만으로는 사내의 감정을 짐작 하기 어려웠다.
“너는?”
“아, 저요? 저는 어, 인민해방 군…… 아니, 아니지. 그냥 이게 낫 겠네요. 제가 당대 혈교의 교주입니 다.”
“혈마라는 건가?”
“……그쪽에서 붙인 그 닉네임을 딱히 즐기지는 않습니다. 유치하기 도 하고. 하지만 뭐…… 부정은 않 죠. 대부분 그렇게 불렸으니까.”
강진호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네가 나를 막겠다고?”
“에。], 설마요.”
사내가 양손을 내젓는다.
“제가 아무리 겁대가리가 없다지 만, 그 ‘적마’를 상대로 싸우고 싶지 는 않습니다.”
강진호가 눈을 좁혔다.
“너……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말아주세요. 천시적종(天始赤終)의 전설이 전해 진 곳이 마교만은 아니니까요. 마교 도 놈들이 하나같이 천시적종, 천시 적종…… 귀가 닳도록 지껄이고 다 니는데, 모르면 그게 바보죠.”
혈마가 비틀린 미소를 머금었다.
“솔직히 좀 무섭거든요. 만드느라 개고생한 흑강시 하나가 벌써 너덜 너덜해졌네요. 이거, 손해가 막심한 데……
강진호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꽤나 얕보인 모양 이군.”
과거의 혈마 따위는 감히 강진호 의 앞에 나서지도 못했다. 적천마존 이 세상을 발아래 두던 시대, 혈교 의 무리들은 터전을 버리고 그의 눈 에 띄지 않는 곳으로 숨어들기 급급 할 뿐이었다. 그런데 저런 애송이가 감히 그의 앞에서 주둥아리를 놀리
다니.
“화가 나신 모양인데……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겁이 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냥 말투가 원래 이런 거니까. 지금 오줌 싸기 직전이거든 요.”
“다 지껄였나?”
“아뇨. 하나만 더.”
혈마가 손가락을 튕겼다.
“저는 솔직히 이러기 싫었는데 말 이죠, 위쪽에서 제 말을 안 들어주 네요. 혹시 느려 터진 화살로 짐숭 을 잡는 법이 뭔지 아세요?”
“정답은 못 움직이게 잡아두고 화 살을 쏘는 거죠.”
그 순간, 강진호의 발아래에서 시 커먼 무언가가 마구 솟아올랐다.
그러더니…….
카아아아아앙!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수십 발 의 미사일이 강진호를 향해 날아들 었다.
쾅!
콰아아아아아아앙 !
세상이 뒤집힐 것 같은 폭음이 어두운 밤을 뒤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