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359)
마존현세강림기-1361화(1358/2125)
마존현세강림기 55권 (17화)
4장 증명하다 (2)
헬기에 장착된 대전차미사일이 불 을 뿜으며 도로를 향해 빨려들 듯 하강했다.
카가가가각!
하지만 채 터지기도 전에 반으로 갈린 미사일은 제 화력의 반도 내지 못하고 작은 폭발을 일으킬 뿐이다.
“빌어먹을, 저게 도대체 뭐야! 내 가 지금 꿈이라도 꾸는 건가?”
헬기를 조종하는 이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광경에 그저 고함치고 당혹할 뿐이었다.
인간.
아니, 인간인지 뭔지 모를 무언 가.
하지만 피육으로 만들어졌을 것이 분명한 ‘그것’이 그들이 뿜어내는 모든 화력을 무위로 돌리고 있었다.
대전차 미사일은 물론이고, 무유 도 로켓도 소용이 없다. 30mm 기관 포로는 적을 제대로 조준하는 것조
차 불가능했다.
인류의 모든 기술과 발전이 집약 되어 있다는 공격 헬기가 겨우 단 한 사람을 잡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중이었다.
“갈겨! 죽이라고! 저 잡종 새끼를 벌집으로 만들어 버리란 말이야!”
“포, 포착이 불가능합니다. 식별 이!”
“이 병신 같은 새끼야! 사람 이……
모든 무기는 인간이 만들고, 인간 이 사용하기 위해서 개발된다. 다시 말하자면, 무기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목표물을 확인하고 조준하 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강진호는 이들이 상정한 인간의 움직임을 넘어섰다.
거기서부터 일그러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강진호보다 더 빠른 목표물.
물론 존재한다. 인간은 전투기조 차 공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으 니까. 하지만 눈앞의 존재는 레이더 에 포착되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이 가 아니다.
목표물로 잡기에는 너무도 작고, 빠르고, 그리고 강하다.
세상이 만들어둔 규격을 일그러뜨 리고 짓밟는 존재다. 그렇기에 속수 무책일 수밖에 없다.
“앞! 앞! 으아아아아! 앞!”
등 뒤에서 들려오는 고함 소리에 기겁을 한 이가 고개를 돌렸다. 하 지만 그가 본 것은 그저 시커먼 무 언가가 어마어마한 속도로 헬기를 향해 날아드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 광경이 그가 이 생에 서 마지막으로 본 광경이었다.
콰아아아아앙!
공중에서 헬기가 폭발하며 사방으 로 잔해를 튕겨낸다.
출격한 다섯 대 중 마지막 헬기 가 그렇게 무력화되었다. 전투 헬기 를 순식간에 정리해 버린 강진호가 바닥으로 내려섰다.
타닷.
마치 고양이가 내려서는 것처럼 가벼운 소음.
혈마는 자신의 몸을 파고드는 위 화감을 억지로 내리누르며, 깊은 숨 을 토해냈다.
‘이게 삼왕급.’
군이, 그리고 국가가, 그리고 수 많은 무인들이 왜 삼왕이라는 존재 들을 두려워하고 경배하는지 알 수
있는 광경이었다.
무학을 뭉치고 빚어 조각한 듯한 이 규격 외의 존재들에게는 인간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인간이 만들 어낸 어떤 기술도 먹히지 않는다.
‘보통은 이렇게 시작하는 거겠지.’
시대가 몇 백 년만 빨랐어도 저 들은 인간이 아니라 신으로 추앙받 았겠지. 인간이 할 수 없는 이적을 피와 살로 만들어진 육체로 선보일 테니까.
무력한 인간은 그저 고개를 조아 리고, 신의 분노가 자신에게 쏟아지 지 않기를 빌고 또 빌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의 혈마는 어쩔 텐가.
저벅.
강진호가 한 걸음, 한 걸음 천천 히 혈마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혈마가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았 다.
애초에 그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명을 받고 강진호를 공격한 순간에 어차피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둘 중 하나밖에 없으니까.
그냥 죽든가, 저항하다 죽든가.
혈마가 택할 수 있는 건 하나였 다.
“……생각 이상으로 강하시네요.”
혈마의 전신이 붉게 물들기 시작 한다. 군복 밖으로 드러난 양손이 검붉게 물들고, 얼굴이 핏줄이 뒤틀 리듯 돋아난다.
“제가 당신을 조금만 더 일찍 만 났다면, 생각이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강진호는 혈마의 말을 듣고도 무 심한 얼굴로 걸어올 뿐이었다.
“어쩌면 당신이라면……
“다 지껄였나?”
강진호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죽을 놈의 말을 들어주고 있는 취미는 없어서 말이야.”
“크……
혈마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보너스라도 두 둑이 받아둘 걸 그랬군.’
아니, 사망 수당이 나올 테니 상 관없으려나?
혈마의 양 눈이 붉게 물들고, 입 에서 피처럼 붉은 연기가 뿜어진다.
강진호의 외양도 괴이하지만, 혈 마의 모습은 그런 강진호조차 평범 하게 만들어 버릴 정도로 괴상했다.
혈마가 두 눈을 부릅떴다.
강진호의 말이 맞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강진호는 혈마를 죽이려 하고, 혈 마는 강진호를 죽이려 한다. 그렇다 면 그저 누가 살아남을지 결판을 내 면 그만이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
혈마가 짐승의 울음을 토하며 강 진호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들었 다.
바닥을 한 번 박찰 때마다 아스 팔트가 진흙처럼 부서지며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흐아아아아아앗!”
공력을 있는 대로 밀어 넣은 우 수가 강진호의 머리를 향해 붉은 유 성처럼 휘둘러졌다.
콰아아아아아앙!
그의 우수와 적루가 충돌하며 대 전차미사일이 터질 때보다 더 큰 폭 음을 만들어냈다.
콰앙! 콰아아아앙! 콰앙!
일수, 일수가 휘둘러질 때마다 폭 음이 터지고 충격파가 주변을 휩쓴 다. 단단하게 다져진 아스팔트가 태 풍에 뒤집히는 화단처럼 속절없이 부서지고 튕겨 나간다.
“으아아아아아아아!”
혈마과 괴성을 질렀다.
혈기가 머리를 지배하기 때문에?
천만에.
지금 완벽히 이성을 부여잡고 있 었다. 혈기와 마기가 아무리 솟구쳐 도 그는 이성을 놓지 않는다. 하지 만 지금의 그에게는 그 사실이 오히 려 고통이었다.
통하지 않는다.
강철을 종이처럼 찢어버릴 수 있 는 그의 공격이, 벙커조차 맨 손으 로 찢고 들어갈 수 있는 그의 힘이 조금도 먹히지 않고 있었다.
젖 먹던 힘까지 끌어내 휘두르고
또 휘둘러 보지만, 강진호는 무심한 얼굴로 그의 공격을 간단하게 막아 낸다.
벽.
압도적인 절망.
혈마는 자신의 미래를 직감했다.
‘나는 여기서 죽을 수 없다!’ 그에게는 해야 하는 일이 있고, 지켜야 하는…….
“다 했나?”
생각이 미처 마무리되기도 전에 강진호가 태연하게 물어온다. 그러 고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예전의 혈마보다는 강한 것 같
군. 그때의 혈마는 잡기에 너무 집 중했지.”
“하지만 그게 다야.”
서걱.
말이 끝남과 동시에 혈마의 오른 팔이 허공으로 솟구쳤다. 혈마는 멍 한 얼굴로 그의 몸과 멀어지는 오른 팔을 바라보았다.
고통도 없다.
그와 동시에 현실감도 사라진다.
자신의 팔이 잘려 나가는 광경을 목격하는 이가 세상에 몇이나 있겠 는가.
파아아아앗!
다리가 잘려 나간다.
혈마의 몸이 바닥을 뒹군다.
머리가 채 상황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파헤쳐진 아스팔트 바닥이 그 를 맞이했다.
“쿨럭.”
피가 입으로 역류하고, 전신이 뒤 틀린다.
강진호는 한 팔과 양다리를 잃은 혈마를 보며 눈을 가라앉혔다.
“나에 대해 들었다고 했나?”
“그런데 무슨 생각으로 내 앞에 나타나 나를 공격했는지 모르겠군.”
“나, 나는……
강진호의 눈이 낮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무슨 배짱으로 나를 속이 려 들지?”
혈마의 눈이 파르르 떨린다.
강진호가 발을 뻗어 혈마의 머리 를 살짝 밟았다.
“나는 나를 공격하는 이들을 살려 두지 않아. 그건 너 역시 마찬가지 지. 지금이 아니라 해도 마찬가지 야.”
“언젠가는 내가 너를 찾아간다. 그때까지 기다리도록.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말이야.”
퍼석.
머리가 깨져 버린 사내의 몸이 축 늘어졌다.
강진호가 미묘한 표정으로 그 시 체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몸을 돌렸 다.
우웅.
적루와 청루가 아공간으로 돌아간 다.
“고생하셨습니다.”
요으 99
“0.
이현수가 다급하게 달려와 고개를 숙인다. 간단히 고개를 끄덕여 준 강진호가 심각한 얼굴을 했다.
“……저건 이제 못 쓰나?”
“에이, 그래도 저건 이제 무리죠.” 반으로 잘려 나간 지프를 보며 강진호가 입맛을 다셨다.
“그럼 별수 없……
강진호가 이현수의 목덜미를 움켜 잡으려 하자, 이현수가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저 뒤에! 저 뒤에! 다른 차들이 있잖습니까! 저기!”
“ 음?”
강진호가 고개를 돌렸다.
멀리 차들이 서 있는 게 보인다. 아마도 도로를 달려오다가 폭발이 터지는 것을 보고는 차를 세우고 달 아난 모양이다.
“키가 꽂혀 있는 차가 있을 겁니 다! 타고 가시죠!”
“답답한데.”
“체력을 안배하셔야죠! 제가 편히 모시겠습니다!”
“흐 ”
강진호가 손을 내렸다.
이현수의 말도 그리 틀리지 않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체력
을 비축해야 한다.
“저 양반은?”
“살아 있으면 됐죠, 뭐.”
이현수가 몸 곳곳이 비틀린 장필 재를 보며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만 한 사고를 전신으로 버티고, 또 폭 발에 휘말렸으니 살아 있는 게 용했 다.
장필재가 비틀비틀 걸어 두 사람 에게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힘없이 말한다.
“……저 이제 운전은 못할 것 같 은데요.”
“제가 하면 됩니다. 걱정하지 마
십시오. 쓸모없다고 버리고 가지 않 을 테니까.”
“……진짜입니까?”
“국정원 새끼들은 대체 무슨 교육 을 하는 거지‘?”
쓸모가 있든 없든, 일단 한 배를 탔으면 끌고 가는 게 총회의 방식이 다. 하지만 국정원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장필재의 얼굴에 안도 가 어리는 걸 보면 말이다.
“아무래도 이 새끼들, 정신이 나 간 모양입니다. 도로 한중간에 서……
이현수의 말에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난장판이 되어 있는 도로를 보고 있으니, 이 일에 중국이 얼마나 진 심으로 달려들고 있는지 실감이 난 다.
“일단은 최대한 빨리 국경을 벗어 나야 할 것 같습니다. 헬기도 띄우 는 새끼들인데, 무슨 짓을 못하겠습 니까?”
“그러지.”
오는 족족 죽여 버리는 것도 나 쁘지는 않겠지만, 그래서는 이 상황 이 해결되지 않는다. 천하의 강진호 라고 해도 인민해방군 전체를 상대
할 수는 없을 테니까.
그리고 그 일을 할 이들은 따로 있다.
“ 가자.”
“예.”
강진호가 저 멀리 보이는 차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현수 가 그 뒤를 따랐다.
“저……
“옹?”
“모, 못 걷겠는데요.”
이현수가 한심하다는 눈으로 장필 재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장필재에게 다가가 그
를 어깨에 걸쳐 들었다.
“악! 아아아악! 자, 잠시만! 갈비 뼈! 거기 갈비뼈!”
“갈비 만들어 버리기 전에 좀 닥 치쇼.”
“살면서 갈비는 다시 붙이면 됩니 다. 그냥 참아요.”
‘그걸 어떻게 참아, 이 인간 같지 도 않은 것들아!’
장필재가 무슨 생각을 하든, 이현 수는 대충 들쳐 메고는 차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절대 이대로 끝나지는 않겠지만.’
아무리 중국이라고 해도 헬기를 다섯 대나 잃은 건 큰 타격일 수밖 에 없다. 사람 두엇을 잡자고 동원 할 수 있는 병력에는 한계가 있으니 까.
“물러날까요?”
“그럴 리가.”
“……최대한 밟아봐야겠네요. 저 쪽 지휘선이 다시 정신을 차리기 전 에 말입니다.”
강진호가 슬쩍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아마 깨어나려면 하루는 걸릴 테니까.”
“네?”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강진호 가 차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회주님, 같이 가시죠.”
이현수도 그런 강진호를 따라 달 리기 시작했다.
“읍! 으읍!”
장필재의 구슬픈 신음 소리가 비 어버린 도로에 천천히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