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366)
마존현세강림기-1368화(1365/2125)
마존현세강림기 55권 (24화)
5장 돌아오다 (4)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젓는……
“압록강입니다..”
“그게 그거 아닙니까! 빌어먹을!” 장필재는 묘하게 반항적이 되었 다.
“……장필재 씨.”
이현수가 한숨을 푹 내쉬고는 말
했다.
“사람이 좀 협조적일 줄도 알아야 죠. 그게 인간관계 아닙니까.”
“협조는 얼어 죽을.”
장필재가 코웃음을 쳤다.
“당장 어떻게 뒈질지 모르는 상황 인데, 인간관계 따져서 뭐 합니까?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진 데.”
“당장 뒈지고 싶지는 않으실 텐 데?”
장필재의 난을 제압한 이현수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지도를 펼쳐 들
었다.
“그러니까, 이쪽 루트가 맞는 것 같은데.”
지도를 보던 이현수가 눈을 가늘 게 뜬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다리를 건넌다거나 인접한 마을로 숨어드는 것만 봤는데, 지금 그의 눈앞에 보 이는 건 산과 산, 그리고 그 산을 가르며 지나가는 커다란 강줄기뿐이 다.
‘하기야, 이러니 탈북을 못 막지.’
육지로 이어진 유일한 국경이 철 통같은 경계와 물리적인 철책으로 막혀 있는 한국인들이야 국경을 넘
는다는 개념이 거의 존재하지 않지 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경이란 이 런 법이다.
강이나 산으로 확실하게 나뉘어지 지 않은 곳은 국경이라는 인식조차 없이 드나들 수 있기 마련이다. 특 히나 도로가 없는 곳이라면 더더욱.
“가면 될 것 같습니다.”
이현수의 말에도 장필재와 강진호 는 딱히 반웅을 보이지 않았다. 그 저 멍한 눈으로 국경을 바라보고 있 을 뿐이었다.
“회주님?”
“으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강진호가 침음을 홀렸다.
“무슨 문제라도?”
“그런 건 아닌데……
“예.”
“막상 국경을 넘을 상황이 되니까 알게 모르게 뭐가 찝찝한 게……
강진호는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자각 하고 있었다. 한국 국적을 가지고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 살아가
면서도 머릿속은 오히려 중국인에 가깝지 않은가 고민하던 강진호지 만, 우습게도 한국이 아니 북한이 그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만들어준 다.
저 아무것도 아닌 강을 건너는 게 이리 껄끄러운 걸 보면 말이다.
“중국 한복판에서 깽판을 치신 분 이 새삼 북한 들어가는 게 겁난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겁이 난다기보다는…… 이걸 뭐 라고 해야 할까?”
강진호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음, 그래. 그 ‘껄끄럽다’에 가까
울 것 같군. 호랑이의 주변에 다가 가고 싶지 않은 감정과 바퀴벌레 주 변에 다가가고 싶지 않은 감정은 다 른 거니까. ‘내가 이긴다’가 중요한 게 아니지.”
“……바퀴벌레 싫어하십니까?” 강진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현 수는 머릿속에 저장하고 있는 강진 호의 정보 목록에 ‘바퀴벌레를 질색 함’이라는 한 줄을 추가해 넣었다.
확실히 그건 강하고 말고의 문제 가 아니니까.
“이제 뒤는 없습니다.”
“으음.”
“그리고 딱히 북한으로 들어간다 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계획 대로 된다면 합류 지점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사람 얼굴 보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강진호가 이현수를 빤히 바라보았 다.
“……왜 그런 눈으로?”
“아니, 새삼 그런 생각이 들었는 데……”
“무슨 생각이요?”
“네가 ‘계획대로 되면’이라는 말 을 했을 때, 계획대로 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은데.”
아니, 이 양반이 이제는 말로 사 람 뼈 때리네. 주먹으로 때리는 걸 로 충분하건만!
“이번에는 괜찮을 겁니다.”
강진호가 조금은 서글픈 눈으로 북한 땅을 바라보았다.
‘절대 곱게 끝나지는 않겠지.’
돌이켜 보면 세 번의 삶을 통틀 어서 무난하고 편안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번에도 반드시 무슨 문제가 벌어질 것이다.
“그런데 북한군이야 그렇다 치고, 중국 놈들은 여기 안 막습니까?”
장필재의 말에 이현수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쪽은 우리가 러시아로 넘어갈 거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모양이 네요. 등신들.”
장필재가 아연한 얼굴로 말했다.
“그 중국 놈들이 생각하기에도 북 한을 넘어서 한국으로 간다는 게 현 실성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구요?”
“좋게 생각 합시다, 좋게.”
아니. 이 인간은 뭐 이렇게 낙천 적이야?
좋게 생각할 게 따로 있지, 말기
암에 걸려도 병원 체험한다고 박수 칠 사람이네, 이거.
“자자, 시간 끌어봐야 좋을 것 없 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중국 놈들이 몰려올 수도 있으니까, 일단은 북한 으로 들어가시죠.”
“으으음.”
“끄옹.”
강진호가 장필재가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몸을 일으켰다.
“이게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네.”
“ 진짜루요.”
이현수가 단호한 눈으로 말했다.
“다른 곳에서 고초를 겪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힘을 내야 합니다.”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모르는 사람이야 몰라도 지금 최 연하 씨나 위긴스 님이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하시겠습니까. 하루라도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
강진호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 다.
‘해결해야지.’
그의 눈에 단호한 의지가 어렸다.
“나는 중국 음식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어.”
“저도요.”
“그리고 중국에 쇼핑할 데가 이렇 게 많은 줄도 몰랐어. 한국 백화점 은 구멍가게네, 구멍가게.”
“그러게요.”
“한국이 돈만 있으면 살기 좋은 나라라더니, 중국은 더하네. 훨씬 더 해.”
“이걸 진즉에 알았으면 촬영이 그 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에
요.”
“그때는 산골벽지였으니까 별수 없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번에는 사극은 다 뺐습 니다.”
“잘했어, 잘했어.”
최연하가 눈앞의 스프를 한술 뜨 고는 만족한 얼굴을 했다.
“중국 음식이 정말 안 맞았는데, 이건 기름기가 별로 없네.”
“그야 당연하지요.”
최연하가 고개를 돌렸다.
문을 열고 들어온 차이커창이 빙 그레 웃으며 말했다.
“중화요리……
“노크할 줄 몰라요?”
“……죄송합니다.”
차이커창이 크게 헛기침을 하고는 하던 말을 마저 했다.
“보통 중화요리라는 단순한 명칭 으로 불리지만, 중화는 넓고 사람이 많은 만큼 각 지방마다 다양한 특색 의 음식이 있습니다. 보통 기름지다 고 불리는 음식은 북부 쪽의 음식이 죠. 남부로 내려갈수록 담백해지기 마련입니다.”
“아, 그래요?”
“보통은 관광지나 대도시의 음식
만을 먹어보고는 중화요리에 대한 편견을……
“알았어요, 알았어. 당신 나라 음
식 괜찮아요. 됐죠?”
차이커창의 볼이 파르르 떨렸다.
‘아니, 마왕은 이 여자를 대체 어 떻게 감당하는 거지?’
처음에는 ‘좀 독특한 사람이다’, 혹은 ‘성격이 세다’ 정도의 평가로 끝낼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날이 가면 갈수록 더 감당이 안 된다.
이제는 마치 이곳에 원래 자신의 집인 것처럼 굴고 있다.
홍왕을 모시기 위해 철저히 교육 받은 하인들이 마치 더 윗사람이 생 긴 것처럼 허둥지둥대는 꼴을 보고 있자니, 차이커창의 속이 다 뒤집어 질 판이다.
그렇다고 목소리를 높일 수도 없 는 게 차이커창의 입장이 아닌가.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여자는 홍왕의 손님이자 마왕의 연인이다. 차이커창이 감히 지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둘 중 하나의 신 분만 가지고 있어도 절대적인 위엄 을 얻을진대, 둘 다 가진 여자를 무 슨 수로 상대하란 말인가.
괜히 무례를 저질렀다가는 홍왕이 불벼락을 내리시고, 마왕이 칼벼락 을 내리려고 할 텐데.
“진호 씨 소식은 없어요?”
“무소식이 희소식인 법이죠. 아마 지금쯤이면 거의 한국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말을 하다 말고 차이커창이 턱을 긁었다.
“아니지. 짐 덩어리가 있으니까. 조금 더 걸릴 수도 있겠군요.”
“짐이라면?”
“이현수 말입니다.”
“아••••••
“그놈이 없었다면 마왕께서는 이 미 한국에서 배신자들을 단죄하고 계시겠죠. 마왕을 다시 만나게 된다 면 그 쓸모없는 놈을 처리하라고 조 언하는 게 나을 겁니다.”
최연하가 고개를 내저었다.
‘얘들은 전생에 원수였나?’
심심하면 이현수를 까대는 차이커 창이지만, 더 웃긴 것은 이현수도 심심하면 차이커창을 까댔다는 것이 다. 견원지간이라는 말은 이 두 사 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걱정이 되면 전화 라도 해보시면 되는 것 아닙니까?
통화가 연결되었다고……
“영화도 못 봤어요?”
“네‘?”
“스파이 영화 같은 거 보면 나오 잖아요. 중요한 순간에 숨을 죽이고 있는데, 꼭 마누라나 여자 친구가 전화해서 들키게 만들고 일이 꼬이 잖아요.”
……지금이 그런 상황인가?
“구석에서 밥이나 축내는 인간이 답답하다고 자꾸 연락하고 징징대면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짜증 나겠어 요.”
이 사람이 그런 걸 신경 쓰는 사
람이었나?
차이커창의 눈빛을 읽은 최연하가 피식 웃었다.
“당신, 솔로죠?”
“그럴 것 같았어요. 연예의 기본 을 모르는 얼굴이네.”
“아, 아니, 잠시만. 여기서 연예가 왜 나옵니까?”
“연예 초보들이 보통 그렇게 굴거 든요. 사람은 결정적일 때 참을 줄 알아야 평소에 징징대는 걸 용서받 을 수 있는 법이에요. 그 정도는 생 각해야지.”
그럴 거면 처음부터 그냥 징징대 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차이커창에게 있어서 최연하는 이 해의 영역을 넘어서는 사람이었다.
차이커창이 재빨리 말을 돌렸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상황 이 정리되는 대로 최대한 빠르게 한 국으로 돌려보내 드릴 테니까요.”
“아니, 뭐, 지금은 괜찮아요. 지내 보니 여기도 그리 나쁘지 않고.”
“대접도 융숭한데, 잘 쉬어주는 게 손님 된 도리겠죠.”
아니, 염치가 있는 게 손님 된 도 리 같은데.
너희 밥값이 얼마 나오는지는 알 고…….
“그런데 나 하나 물어봐도 돼요?”
“말씀하시죠.”
“보아하니 그쪽도 그리 나쁜 사람 들 같지는 않은데, 왜 진호 씨랑 서 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거예요?”
“저희가 나쁜 사람이 아닌데, 그 강진호 씨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게 뭘 의미하겠습니까?”
“……아, 니들 나쁜 놈이구나.” 말을 말아야지.
썩을.
차이커창이 고개를 내젓고는 몸을 돌렸다.
“그럼 식사 마저 하십시오.”
“왜 왔대?”
니가 밥 잘 먹는지 확인하러 왔 다는 소리는 차마 못한 차이커창이 한숨을 내쉬었다.
막 밖으로 나가려는 찰나, 차이커 창의 휴대폰이 울렸다. 휴대폰으로 온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 차이커창 의 얼굴이 기묘하게 변했다.
“안 가요?”
“……강진호 씨 소식이 왔습니 다.”
“네? 뭐라구요?”
“그쪽에 있는 우리 정보원들이 파 악한 소식인데, 아무래도 강진호 씨 가 북한으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아, 그렇구나. 북…… 뭐? 어 디?”
“북한이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 국.”
최연하의 얼굴이 멍해졌다.
“왜?”
“육로로 한국으로 갈 생각인 모양
이죠. 북한만 지나면 한국이니까.”
아니, 그걸 누가 모르나.
“북한을 뚫고 한국으로 간다고 요?”
“네.”
“호, 호호……
최연하가 멍하게 중얼거렸다.
“미쳤다, 미쳤다 했더니, 진짜 미 쳐 버렸나?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 야……
네 남자 친구는 제정신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말을 억지로 삼킨 차이 커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