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370)
마존현세강림기-1372화(1369/2125)
마존현세강림기 56권 (3화)
1장 도착하다 (3)
위긴스가 다급한 얼굴로 앞쪽을 바라보았다.
‘어마어마하군.’
그는 분쟁이 벌어지는 세계 각지 를 누벼보았다.
그중에서는 법 대신 종교의 율법 이 더 강한 곳도 있고, 정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무법천지가 되 어버린 곳도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곳에서도 이런 광경을 보지는 못했다.
‘잊고 있었지만, 북한도 나름 군 사강국이었지.’
주변국이 워낙 말도 안 되는 군 사력을 가지고 있기에 평가절하되는 것일 뿐, 북한도 전 세계 군사력 순 위에서 이, 삼십위권을 유지하는 국 가다.
그 막강한 화력이 지금 어둠을 틈타 쏟아지고 있었다.
‘이곳도 이제 노출되겠지.’
위긴스가 고개를 들어 그의 머리 위를 장식하고 있는 신호를 바라보 았다.
적국, 그것도 상식이 통하지 않는 국가의 한가운데서 할 만한 짓은 아 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연락은 되지 않고, 포격은 쏟아진다. 강진호 들이 그가 있는 위치를 특정해서 찾 아올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 다.
그러니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위긴스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마법진을 활성화하고는 있지만, 혹시라도 포탄이 날아오는 걸 알아
채는 게 조금만 늦어도 그는 산산조 각이 날 것이다. 바토르나 강진호라 면 몰라도 그는 현대 화기의 화력을 감당할 방어력이 없다.
제때 실드를 칠 수 있다면 어찌 어찌 목숨이 날아가는 것만은 막을 수 있겠지만, 그건 그저 요행일 뿐 이다.
마른침을 꿀꺽 삼킨 위긴스가 초 조하게 앞쪽을 바라보았다.
‘제발!’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강진호 걱정이라지만, 지금은 그리 마음 편히 생각할 상황이 아니었다.
총회를 대동한 싸움이라면 몰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강진호라도 버틸 수가 없다.
‘겨우 이 정도만 동원했을 리가 없어.’
지금 강진호가 버틸 수 있는 이 유는 두 가지.
하나는 한 사람이 이동하는 좁은 범위에 몰릴 수 있는 화력에는 한계 가 있다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지 금이 야간이라는 점이다.
고속으로 이동하는 강진호를 포착 하고 화력을 갈기는 건 아무리 전쟁 에 익숙한 이들이라 해도 어려운 일
일 수밖에 없다. 지금 저 산 주변에 쏟아지는 화력이 강진호의 머리 위 로 모조리 떨어졌다면…… 장담하건 대 강진호는 이미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 한시라도 빨리 강진호와 접선해 이탈해야 한다.
시간이 더 흘러 정말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되기 전에!
‘ 저쪽!’
위긴스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그 의 눈에 이쪽을 향해 가공할 속도로 다가오는 무언가가 들어왔다. 처음 에는 작은 점처럼 보였지만, 이내
그 형태를 갖춰가기 시작한다.
“로드!”
강진호가 달려오는 것을 확인한 위긴스가 자신도 모르게 고함을 지 르고 말았다.
강진호가 이현수와 또 하나의 알 수 없는 누군가를 한 손으로 움켜잡 은 채 위긴스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 다.
“로드! 위쪽! 위!”
위긴스의 양손이 새하얗게 빛을 뿜어냈다. 허공에 기이한 문양이 생 겨난다 싶더니, 이내 강진호의 머리 위로 반투명한 막이 씌워졌다.
그런 후, 그 막을 향해 포격이 쏟 아졌다.
콰아아아아앙 ! 콰아아아아앙 !
“우욱!”
위긴스의 몸이 휘청였다.
고폭탄의 화력은 위긴스가 만든 방어막을 순식간에 깨부쉈다. 이리 간단하게 방어막이 부서진 건 과거 홍왕의 공격을 막았을 때 이후 처음 이다.
‘로드!’
위긴스가 발작적으로 고개를 들고 앞을 바라보았다. 탁하고 검은 연기 로 가득한 대지. 보이는 건 아무것
도 없다.
저 검은…….
“아!”
위긴스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폭격으로 만들어진 검은 연기 속 에서 주변과는 이질적일 만큼 진정 한 암흑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금 방이라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검디 검은 마기로 전신을 둘러싼 강진호 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위긴스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위긴스가 양손을 가슴 앞으로 모 았다. 그의 손이 이내 허공을 수놓 으며 기이한 문양을 만들어냈다.
“빨리!”
강진호와 위긴스의 눈이 마주쳤 다.
콰아아아아아아앙 !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
연속으로 떨어지는 포격에 치가 떨릴 지경이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위긴스는 근본적인 의문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북한은 위험한 땅이다. 그걸 모를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이지 않다. 북한이
강진호를 제거하기 위해 이만한 군 을 동원할 이유가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중국의 사주?
그게 아니면…….
어느 쪽도 위긴스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파아아아아앙!
강진호의 검이 광속으로 휘둘러졌 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날아 들던 포탄들이 허공에서 반으로 갈 리며 터져 나간다. 쏟아지는 파편의 비를 뚫으며 강진호가 달려온다.
“로드!”
위긴스가 손을 뻗어 강진호의 몸 주변을 실드로 감쌌다.
쾅
강진호가 바닥을 박차고 부웅 떠 오르더니, 위긴스의 바로 앞에 떨어 져 내렸다.
“이, 이런……. 괜찮으십니까?”
강진호가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 였다.
피로 물들어 있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지금 한 질문이 바보 같이 느껴진다. 위긴스가 이를 악물 었다.
“지금 바로 한국으로……
“기다려.”
“예?”
강진호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 로드?”
강진호가 이현수의 어깨를 잡고 있던 손을 풀었다. 그러지 이현수가 크게 휘청이며 바닥을 짚었다.
반쯤 정신이 나가 버린 이현수가 고개를 휘휘 저으며 정신을 차리려 애를 썼다. 그의 입가는 이미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개 같은 놈들.”
피로 물든 이를 부러지도록 갈아 붙인 이현수가 억지로 고개를 들었 다.
이현수의 부상도 만만찮아 보이지 만,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로드, 다시 포격이 쏟아지면 위 험합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괜찮아.”
강진호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 개를 내저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위긴스 가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 강진호 가 선수를 쳤다.
“저쪽도 바보는 아냐. 이제 끝났 다는 걸 알겠지.”
“예‘?”
“이쪽의 정보는 이미 다 들었을 테니까.”
위긴스가 입을 닫는다.
‘다 들었다?’
위긴스가 공간을 이동할 수 있다 는 걸 저쪽이 알고 있다?
어떻게?
그때 였다.
저벅저벅.
멀리서 낮은 발소리가 들려온다.
포탄이 모든 것을 날려 버린 공
간, 풀벌레 소리마저 들리지 않아 너무도 적막해져 버린 공간을 발소 리가 지배하기 시작한다.
강진호가 가라앉은 눈으로 발소리 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전형적인 북한군의 복장을 한 이 가 태연한 얼굴로 그들을 향해 다가 오고 있었다.
냉막한 인상.
얼굴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흉터. 군인이라는 이미지가 이리 잘 맞 아떨어지는 이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홀홀단신으로 십여 미터 앞까지
다가온 사내가 발을 멈춘다. 그러고 는 주머니로 손을 찔러 넣었다. 주 머니를 뒤지는 손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그리고 이윽고 주머니를 빠져나왔 을 때, 그 손에 들린 것은 담배 한 갑이었다.
사내가 손에 든 담배를 강진호에 게 던졌다.
탁.
날아든 담뱃갑을 받은 강진호가 피식 웃고는 주머니에서 자신의 담 배를 꺼내 사내에게 던졌다.
사내도 당연하다는 듯이 담배를
받아 들었다.
그러고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문다.
“남조선 아새끼래, 뼛골이 쇳덩어 리로 만들어졌는가 보지? 더럽게 안 죽는구만.”
“한 대 피라.”
강진호가 피식 웃고는 담배를 꺼 냈다. 그러고는 입에 물려다가 살짝 멈칫했다.
담배를 가만히 들여다보던 강진호 가 눈을 가늘게 뜬다. 담배 필터 부 분이 갈색으로 물들어 있다.
“미국산 담배를 피우는 모양이 지?”
“우린 미제 안 가린다.”
사내가 손을 휘휘 저었다.
강진호가 가만히 담배를 바라보다 가 입에 물었다. 그러고는 손가락을 튕겨 담배에 불을 붙였다.
폐 깊숙히 담배 연기가 들어오자 전신에 힘이 풀리는 느낌이 난다.
‘생각 이상으로 지쳤군.’
이건 강진호에게도 무척이나 힘겨 운 싸움이었다. 자칫했으면 살아서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했을지도 모른 다.
“후우.”
깊게 담배 연기를 뿜어낸 강진호 가 사내를 바라보았다.
“할 말이 뭐지?”
“ 없다.”
사내가 낮게 웃었다.
“그저 가까운 곳에서 그 면상 한 번 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더니 사내가 어깨를 으쓱했 다.
“그리고 예전에 본 남조선 영화 흉내 한 번 내보고 싶기도 했고. 내 래 근처까지 갈 용기는 없지만.”
사내가 빤히 강진호를 바라보다 다시 입을 열었다.
“그쪽에서 리기광이 모가지를 쳐 줬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았갔어. 그 러니 고맙다는 이야기는 해야 예의 지.”
“전후가 바뀐 것 같은데?”
“사람 쉽게 보지 말라.”
사내가 이를 드러냈다.
“공화국이 정말 제대로 마음을 먹 었다면 네 모가지 따는 것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으니까.”
강진호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아직 늦지 않은 것 같은데?”
“관두라.”
사내가 손을 휘휘 내젓는다.
“이 정도면 돈값은 했다. 돌아가 라.”
사내가 바닥에 담배를 던지고는 발로 비볐다.
그러고는 미련 없다는 듯 몸을 돌렸다.
“ 이름.”
등 뒤에서 들려온 강진호의 목소 리에 사내가 발을 멈췄다.
“이름은 말해주고 가는 게 좋아. 아니면 내가 다음에 찾기 힘들 테니
까.”
사내가 고개만 돌려 삐딱한 눈으 로 강진호를 바라봤다.
“내래 남정네랑 얼굴 마주하는 취 미는 없는데.”
“피차 마찬가지야.”
“그래?”
사내가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박상철. 인연 있으면 또 보자우. 그때까지 나도 강진호라는 이름을 기억해 둘 테니 말이디.”
사내가 천천히 멀어진다.
사내가 시선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눈을 떼지 않던 강진호가 다
타버린 담배를 바닥으로 던졌다.
“로드.”
U 으 »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신이 물먹은 솜처럼 무겁다.
수많은 정보가 머릿속에서 뒤섞이 지만, 좀처럼 정리가 되지 않는다. 지금은 그저 눈을 감고 싶은 생각뿐 이었다.
‘그러고 보면 마지막으로 잠을 잔 게 며칠 전이더라?’
한계까지 몰렸다.
강진호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방 식으로 말이다.
“돌아가자.”
“지금 바로 이동하겠습니다.”
위긴스가 재빨리 수인을 맺는다. 이내 강진호들의 전신이 빛으로 뒤 덮이더니, 그 자리에서 퍽 꺼지며 사라졌다.
그리고 먼 곳에서 그들을 지켜보 던 박상철이 그 광경을 보며 휘파람 을 불었다.
“별 희한한 놈들 다 있네그래.”
“대좌, 저리 보내도 되겠습네까?”
“놔두라. 돈값은 했다지 않니. 저 거, 우리 손으로 잡으려면 모가지가 열이라도 부족하다.”
“그래도 상부에서……
“주둥아리 털지 말라.”
“예!”
박상철이 눈을 빛냈다.
‘강진호라……
무시무시했다.
중국 놈들이 눈에 불을 켜고 강 진호를 죽이려 드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박상철이었다면 단 1분도 버티지 못할 공격을 전신으로 받아 내고 탈출해 내는 것에 성공했다.
“공화국이 피 홀리며 남조선 놈들 좋은 일만 시켜줄 것 없디.”
강진호를 감당해야 하는 건 결국
남조선 놈들이니까.
‘감당이 될까는 모르겠지만.’
박상철이 낮게 웃고는 몸을 돌렸 다.
“ 철수한다.”
“예!”
박상철들이 빠르게 멀어진 곳에는 타다 만 나무와 흉하게 일그러진 대 지만이 을씨년스레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