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378)
마존현세강림기-1380화(1377/2125)
마존현세강림기 56권 (6화)
3장 체포되다 (1)
“아, 아니, 이게 무슨 말이에요! 체포라니!”
백현정이 기겁하며 강진호를 향 해 달려왔다. 하지만 그 행동은 이 내 형사들에게 제지당했다.
“너무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조 사해 보고 혐의가 없으면 바로 풀
려날 겁니다.”
“우리 애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러시는 거예요?”
“자세한 사항은 말씀드리기 힘 듭니다. 날이 밝는 대로 서로 찾아 오시면 자세한 설명을 드리겠습니 다.”
형사의 태도는 전혀 고압적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오히려 더 반발 하기가 힘들다.
강진호가 고개를 살짝 숙여 자 신의 손에 채워진 수갑을 바라보 았다.
이까짓 것.
마음만 먹는다면 고무줄보다 더 쉽게 끊어버릴 수 있는 쇳덩어리 에 불과하다.
하지만 끊을 수가 없다.
‘허를 찔렸군.’
강진호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만약 김명찬들이 군대를 동원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강진호를 노렸다면 상대하기가 어 렵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전혀 다른 경우다.
놓치고 있던 것.
사람들의 눈과 사회적인 인식의
제약을 받는 건 그들만이 아니다. 강진호 역시 그 제약에서 자유로 울 수 없었다.
여기서 그가 경찰들을 쓰러뜨리 고 이 수갑을 끊어내면?
자유는 찾을 수 있겠지만, 평생 을 자유가 아닌 자유를 누리며 살 아야 할 것이다. 무인계와 평범한 세상을 오가는 이중생활은 그 순 간 끝이 나버린다.
그리고 그 여파는 그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미칠 것이다.
“오빠, 이게 대체 뭔 일이야?”
강진호의 눈이 가라앉는다.
당황하여 벌벌 떨고 있는 강은 영과 얼굴을 굳히고 있는 강유환, 그리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 은 백현정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뱃속에서부터 무언가가 끓어오르 는 느낌이다.
“ 후우••••••
강진호가 깊이 숨을 내쉬었다.
‘쉽지가 않군.’
참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만, 자꾸 몸이 들썩인다. 우선 가 족들에게 수갑을 차는 모습을 보 인다는 것부터가 강진호를 진정하 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다만…….
강진호가 슬쩍 시선을 돌렸다.
가족들에게는 친절하지만, 강진 호를 바라보는 눈은 강압적이기 짝이 없다. 만약 이들이 강진호가 누군지를 안다면 절대 이런 눈빛 은 보이지 못할 것이다.
그 말은 하나.
이들은 강진호가 누군지 모른다. 강진호를 왜 체포하는 건지도 모 른다. 그저 상부의 지시로 사람 하 나를 잡아오라는 명령을 받았을 뿐인 평범한 사람들이다.
‘쓰러뜨리고 달아나라는 거군.’
아마 지금 이 자리에서 강진호 가 난동을 부리길 가장 바라는 이 는 이들을 보낸 사람일 것이다. 그 게 김명찬이든 누구든.
강진호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가시죠, 강진호 씨.”
형사가 강진호의 팔을 움켜잡는 다.
“잠시.”
“ 반항은……
“제 발로 가겠습니다. 반항할 생 각 없으니 조금만 시간을 주시죠.”
강진호의 차분한 목소리에 형사 가 고개를 끄덕였다.
강진호가 백현정에게 시선을 주 었다.
“……진호야, 이게 뭔 일이니?”
“별일 아닐 테니 걱정하지 마세 요.”
“별일이 아니라니……
“뭔가 오해가 있던 모양이네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금방 해 결될 테니까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백현 정이지만, 강진호는 더 할 말이 없 었다. 자신도 이게 어떻게 돌아가 는 상황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무슨 말을 하겠는 가.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아버지.”
« O 으”
– n •
강유환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 다.
침착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입 꼬리가 파르르 떨리는 것으로 보 아 강유환 역시 진정이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울지 마.”
u O
石“.
빨개진 강은영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래도 훌쩍이 지 않는 걸 보면 참으려고 애를 쓰는 모양이다.
“이현수에게 연락해서 상황 설 명해.”
“응. 알았어.”
“조금 걸릴 테니까, 어머니 아버 지 속 썩이지 말고.”
“오빠…… 오빠, 진짜 괜찮은 거 야? 죄 지은 거 아니지?”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죄?
죄야 수도 없이 지었지.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죄는 지
은 적이 없다.
“ 가시죠.”
강진호가 먼저 한 발을 떼자 형 사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움직였다.
“진호야! 진호야! 진짜 괜찮은 거니? 진호야! 비켜봐요! 내가 내 아들이랑 이야기한다는데 당신들 이 뭐라고 막아!”
“여보, 진정해요.”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요! 진호야!”
둥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들 으며 강진호가 입술을 살짝 깨물 었다.
집 앞에 주차된 경찰차에 올라 탄 강진호가 시트에 몸을 기댔다. 그의 옆으로 형사가 타고 이내 경 찰차가 출발한다.
차창으로 지나가는 광경이 조금 낯설다.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이한 감각을 느끼며 강진호가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래.
선은 이미 넘었다.
하지만 이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김명찬.’
너는 절대 쉽게 죽지 못할 거다.
쾅!
회의실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위긴스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이 무례에 목소리를 높이려던 위 긴스가 문을 열고 들어온 이의 표 정을 보고는 입을 닫았다.
“사부님, 아니, 이사님.”
“무슨 일인가?”
“회주님께서 체포당하셨습니다.” 위긴스의 얼굴이 굳은 채 움직 이지 않았다.
충격을 받은 게 아니라 들은 말 이 머릿속에서 해석이 되지 않는 다. 고래가 사막에서 날아다닌다는 말을 들은 기분이다.
“뭐라고?”
고개를 갸웃거린 위긴스가 재차 물어왔다.
이현수가 굳은 얼굴을 풀지 않 은 채 다시 말을 이었다.
“회주님이 조금 전 자택에서 경 찰에 체포당하셨습니다.”
“경찰이라고 한 건가, 지금?”
“ 예.”
이해가 더 빠른 건 오히려 방진
훈 쪽이었다.
방진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 다.
“이게 뭔 개 풀 뜯어먹는 소리 야! 경찰이 그 양반을 어떻게 체포 해! 쥐새끼가 사자를 끌고 갔다는 게 말이나 되냐고!”
“가족분들이 계시는 곳에서 체 포한 모양입니다.”
“아••••••
방진훈이 입술을 살짝 깨문다.
“이 새끼들이 개수작을!”
가족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상황 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가족을 중요하게 여기는 강진호가 그들 앞에서 경찰을 쓰 러뜨리고 달아난다는 선택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안일했군.”
위긴스가 난감한 얼굴이었다.
온갖 수작을 부리면서도 강진호 의 가족들에게 손을 대지 않은 이 유는 강진호의 분노를 감당할 자 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게 얼마 나 허무맹랑한 소린지 알 수 있지 않은가.
가족을 건드리든 건드리지 않든
어차피 저들은 죽는다. 그런데도 쓸 수 있는 수단을 활용하지 않았 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 다.
‘내 실수야.’
위긴스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무인계에 너무 익숙해졌다.
원탁에서는 원탁과 영국 간의 밸런스를 적절히 맞춰왔지만, 총회 에 들어온 이후의 위긴스는 총회 내의 움직임에 집중했을 뿐, 외부 적 위협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무인계를 잘 알지 못하는 한국
의 정계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 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지 말아야 했다. 때로 는 잘 모르기 때문에 저지를 수 있는 일도 있는 법이니까.
“그래서 지금 회주님께서는?”
“경찰서로 압송되신 것 같습니 다.”
“유치장에 계시다는 건가?”
“아마도……. 하지만 곧 구치소 로 옮겨지시겠죠.”
위긴스가 얼굴을 굳혔다.
“대체 죄목이 뭔가?”
“……듣기로는 국가보안법이 어
쩌고저쩌고 했다는 모양입니다.”
“국가보안법?”
위긴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기본 적으로 상식과 지식에서는 남들 보다 앞서 있음을 자신하는 위긴 스지만, 대한민국의 법률에 해박할 수는 없는 법이다.
“쉽게 말하면, 북한에 동조했다 는 겁니다.”
“이 약은 놈들이……
위긴스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 다.
강진호는 살아남기 위해서 북한 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만약 저
들이 강진호가 북한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을 하나라도 가 지고 있다면 이건 외통수가 되어 버린다.
왜 북한에 들어갔는지를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까.
유일한 방법은 국가가 그 일에 이적행위가 없었음을 증명해 주는 것밖에 없는데, 지금은 그 국가가 적이다. 상황이 여기까지 와버린 이상 저들은 절대 강진호를 변호 해 주지 않을 것이다.
아니, 변호는커녕 오히려 강진호 를 잡아넣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할 확률이 높았다.
“어떻게 합니까?”
위긴스가 고개를 들어 이현수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 숨길 수 없는 당황 이 드러나 있다. 언제 어떤 경우에 도 침착을 잃지 않던 이현수지만, 이런 경우에 대한 내성은 없는 모 양이었다.
하기야 그건 위긴스도 마찬가지 겠지.
‘음지에 사는 인간을 양지로 끌 어내 심판하겠다는 건가?’
헛웃음이 나온다.
“김명찬이 어디에 있는지 굳이 찾을 필요J가 없겠군.”
위긴스가 얼굴을 굳힌 채 자리 에서 일어났다.
“방 이사!”
“ 예!”
“법무법인부터 수배하게. 끝이 어떻게 되더라도 일단 저들이 법 으로 나온 이상 법으로 상대해야 겠지.”
“하지만…… 국가를 상대로 하 는 일입니다. 어설픈 소송과는 다 른 경우가 아닙니까? 맡으려고 하 는 이들이 없을 겁니다.”
“돈은 귀신도 부리는 법이지. 얼 마든지 준다고 해.”
“ 알겠습니다.”
“이 현수.”
“ 예.”
위긴스가 이현수에게 고개를 돌 리고 말했다.
“아무래도 저쪽 내부 정보가 필 요할 것 같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 지 말고 알아내도록 해.”
“ 알겠습니다.”
“그리고 기재부 장관과 빨리 접 촉해 보도록. 그 양반이 있어야 어 떻게든……
그때였다.
똑똑똑.
문을 노크하는 소리에 위긴스가 고개를 돌렸다.
“들어와.”
문을 열고 안으로 고개를 내민 이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회의 중이신 건 알겠지만, 아무 리 생각해도 알려야 할 것 같아
“ 말해보게.”
“방금 기재부 장관 석동수가 경
질되었습니다. 속보 떴습니다.”
“ 뭐‘?”
위긴스가 자신도 모르게 반문하 고 말았다.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 위 긴스는 아니지만, 그만큼 위긴스가 받은 충격이 크다는 의미였다.
“경질 사유는?”
“언론도 사유를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그동안 좋지 않은 경기와 일련의 정책 실 패의 책임을 물은 것 같다고 만……:’
“개소리 지껄이고 있군.”
위긴스가 이를 갈았다.
이건 선전포고다. 강진호를 체포
한 즉시 친강진호라고 할 수 있는 석동수를 경질해 버린 게 그 증거 다.
“아무래도 칼을 갈아온 모양이 군.”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위긴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움직여야 해. 어떻게든 이 상황 을 해결해야 하네. 일단은 머리를 굴릴 게 아니라 발로 뛰어야 해. 이걸 해결 못하면 정말 끔찍한 일 이 터질 거야.”
“회주님이 징역을 살 수도 있으 니까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예‘?”
위긴스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지금 이 상황이 이어질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강진호가 무인계 와 바깥세상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강진호가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상황을 뒤집어 버린 다면?
‘아비규환이 펼쳐진다.’
오랜 동안 유지해 오던 경계가 무너지고 세상은 혼란으로 뒤덮일 것이다.
그것만은 반드시 막아야 했다.
“움직여! 그리고 회주님의 상황 을 파악하고 빨리 접견 신청을 해 두도록! 당장!”
“ 예!”
뛰어나가는 이현수를 보며 위긴 스가 눈두덩이를 문질렀다.
‘어디까지 할 셈이지?’
확실한 건 하나다.
이제 타협의 길은 더 이상 존재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