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394)
마존현세강림기-1396화(1393/2125)
마존현세강림기 57권 (3화)
1장 역전하다 (3)
“왜 막을 수가 없는데!”
“중국 쪽에서 전혀 협조를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윗선에서 한 요청조차도 완벽하게 무시되고 있는 중입니다.”
“대체 그놈들이 왜 강진호를 돕는 거냐고! 그것도 한국과 척을 져가면
서!”
보좌관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저들이 왜 강진호를 돕는지 그가 알 도리는 없다. 하지만 뒷말이 잘 못되었다는 건 확실하게 알 수 있었 다.
‘한국과 척을 지는 게 아니겠지.’
서글픈 이야기지만, 중국이 이렇 게 나온다고 해서 정권 차원에서 중 국에 보복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무엇보다 항의가 쉽지 않다. 중국 은 대국임과 동시에 무도한 국가니 까. 힘을 가진 강자가 강짜를 부리 기 시작하면, 명분만으로는 아무것
도 할 수 없다.
더구나 지금은 명분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 아닌가.
국내의 권력자가 범죄를 저질러 곤란하게 됐으니, 너희가 거짓말을 해달라는 소리를 무슨 수로 하겠는 가.
그건 정말 최소한의 염치라도 있 으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게다가 어설프게 협상을 시도했다 가 중국 쪽에서 그 협상 내용을 공 개해 버리기라도 하면?
‘그건 정권의 붕괴다.’
지금도 역대급 스캔들이다.
거기에 정권이 총리를 비호하려 했다는 말까지 나오면, 탄핵이 시작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대통령님은 대체 뭘 하시는 건 가? 빨리 수습을 해주셔야 할 거 아니냐고!”
보좌관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성을 완전히 잃으셨어.’
김명찬이 조금이라도 이성을 유지 하고 있다면 저런 말은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윗선이 끼어드는 순 간, 더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걸 모 를 리가 없으니까.
“왜 그런 눈을 하는 거냐?”
보좌관이 고개를 들어 김명찬을 바라보았다.
충혈된 눈.
푸석한 피부.
평소 단정하게 넘긴 머리가 제멋 대로 헝클어져 흘러내린다.
시선이 고정되지 못하고, 여기저 기로 쉴 새 없이 움직인다. 말라 갈 라진 입술은 연신 벌어졌다 닫히기 를 반복한다.
그가 알던 김명찬의 모습은 어디 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대책은? 대책이라도 내놓 아야 할 것 아니냐, 이 무능한 놈!”
깊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총리님,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저 희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할 수 있는 최선은 다 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이 일이 국내에서 터졌다면 어떤 수라 도 강구해 볼 수 있겠지만, 중국은 저희가 어찌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닙 니다. 아시잖습니까?”
김명찬이 눈 아래를 신경질적으로 긁어 댔다.
“그래서?”
보좌관은 더 이상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김명찬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노화를 터뜨렸다.
“그래서 눈뜬 채로 이렇게 당하라 는 말이냐? 내가 내 이익을 위해서 이런 짓을 했는가? 모든 것은 국가 를 위함이었네! 그런데 국가가 나 를…… 국가가……
김명찬이 멍한 얼굴로 천장을 바 라보았다.
“국가가 나를 버리……
털썩.
소파에 쓰러지듯 다시 앉은 김명
찬이 천장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런 기분이었구나. 강진호…… 이런 기분이었어. 국가가 나를 버린 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보좌관이 말없이 입술을 깨물었 다.
김명찬은 끝났다.
이건 외통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언론은 이번 사건을 쉴 새 없이 보도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새로운 입장 표명이 있 던 것도 아니고, 청와대가 다른 반 응을 보인 것도 아닌데, 이미 물이 다 빠진 사건을 붙들고 나오지 않는
물까지 쥐어짜는 중이다.
다시 말하자면, 국민의 관심사가 여기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 다.
이만큼 사건이 커져 버린 이상, 이제 남은 방법은 재판을 길게 끌고 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 쯤 적은 형량을 노려보는 것뿐이다.
그 말인즉…….
‘내 커리어도 끝났다는 뜻이겠지.’ 범죄자를 모신 보좌관을 누가 중 용하겠는가. 그가 지금까지 김명찬 에게 보고를 하고 있는 건 그간의 의리 때문이지, 뭔가 남은 게 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당, 당대표님께 연락을 해. 이건 당 차원에서……
“당에서는 이미 오늘 오전에 입장 을 표명했습니다. 김명찬 총리님의 제명 안건을 심사한다고 합니다.”
“•…”제명?”
“예.”
“제명이라고?”
김명찬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놈들이 뭔데 나를 제명해!”
“총리님……
김명찬이 두말없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덜덜 떨리는 손으
로 번호를 누르고는 귀에 휴대폰을 가져다 댔다.
신호가 길게 울리고 나서야 건너 편에서 전화를 받는다.
[무슨 일입니까?]
“당대표님, 저 김명찬입니다.”
[예. 총리님.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으십니까?]
“……제가 듣기로는 지금 제 제명 에 대한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그렇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여론 이 너무 좋지 않으니까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일시적인 조치니 총리님이 누명을 벗으시면 금방 복
당될 겁니다.]
“그때 가서 복당이 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제가 제명이 되는 걸 막아주셔야지요!”
[총리님, 당이라는 게 예전처럼 당대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위원들이 주장하면 그냥 받아야지, 거부할 권한도 힘도 없습 니다. 아시잖습니까?]
“그래서 손을 놓겠다는 겁니까?”
[흐음……』
김명찬이 반쯤 고함을 치자 건너 편에서 불편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총리님, 이성을 찾으십시오. 호랑
이 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 다고 하지 않습니까?]
김명찬이 이를 갈았다.
호랑이 굴에 끌려가도 정신을 차 리고 있으면 사는 게 아니라 정신이 있는 채로 뜯어먹히는 거겠지.
“대표님, 제가 대표님을 얼마나 도와드렸는지 잊지 않으셨을 텐데 요?”
[물론 잊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 만 그건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를 위한 일이라고 총리님께서 누누 이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총리님을 도와드리는 일이 국가 를 위한 것이라면 얼마든지 하겠습 니다. 하지만 개인의 스캔들을 당 차원에서 돕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개인이라니! 빌어먹을, 내가 중 국에 보낸 돈이 어디서 나왔는데! 이제 와 입 닦으면 그냥 끝날 것 같아?”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 습니다. 돈이라니요?]
“이……
김명찬이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여하튼 총리님, 어쨌거나 빨리
좋은 결과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그 리고 앞으로는 이런 사적인 전화는 자제해 주십시오. 저는 공인이고, 한 당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입니다. 때 로는 개인적인 친분을 눌러야 할 때 가 있는 법입니다. 그럼.]
“당신!”
김명찬이 뭔가를 말하려고 했지 만, 전화는 이미 끊겨 있었다. 덜덜 손을 떨던 김명찬이 분을 참지 못하 고 휴대폰을 바닥으로 집어 던졌다.
“이 개 같은 새끼들!”
김명찬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 랐다.
“내가! 나 혼자 좋자고 이런 짓을 한 줄 알아! 내가 총대를 멨을 때는 다들 국가를 위한 결정이라고 박수 를 치던 새끼들이! 이제 와 입을 닦 는다고? 나 하나 희생양으로 밀어 넣고 너희만 살아가겠다고? 내가 그 꼴을 두고 볼 것 같아?”
보좌관이 눈을 질끈 감았다.
지금 그의 앞에 있는 이는 두려 움과 분노로 이성을 잃어버린 노인 이다. 그의 모습 어디에서도 그 서 슬 퍼렇던 독재정권에 저항하던 투 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차를 준비해. 지금 당장!”
“예?”
“그분을 뵈러 가야겠다! 지금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그분 밖에는 없어! 더 늦어지기 전에 그 분을 만나야 돼.”
그분이 누굴 말하는 건지는 너무 도 빤하다.
“불가능합니다.”
“가능이고 불가능이고를 따질 때 가 아니야! 내가 지금 당장……
“정신 차리십시오, 총리님! 대통 령님께서는 지금 해외에 계십니다. 지금 청와대에 안 계신단 말입니
김명찬이 얼이 빠진 듯 보좌관을 바라보았다.
“왜? 무슨 일로?”
정신이 완전히 나갔다.
“총리님.”
보좌관이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말했다.
“지금부터 드리는 말씀은 제 마지 막 호의이자 충언입니다.”
김명찬이 핏발 선 눈으로 보좌관 을 바라보았다.
“안고 죽으십시오.”
“••••••뭐?”
“총리님도 아시잖습니까, 권력의 비정함을. 자꾸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안 됩니다. 빠져나갈 곳이 없는 이 가 혼자 죽지 않겠다는 말을 하 면…… 어찌 되는지 아시잖습니까?”
“기댈 곳이 없습니다. 그래도 잡 을 끈이라고는 정권밖에 없습니다. 정권에도 완전히 버림받으면 총리님 이 받아들일 미래는 오직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 미래를 피하고 싶으시 다면 차라리 최대한 저들에게 피해
가 가지 않게 혼자 끌어안고 죽어야 합니다. 그래야 복권이라도 노려볼 수..w
퍼어어어억!
재떨이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보좌관의 이마에서 피가 흘러내린 다.
“그걸 말이라고 지껄이고 있어?”
“……총리님.”
“당장 꺼져! 내 눈 앞에서 사라 져!”
보좌관이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 다. 그러고는 김명찬을 가만히 바라 본다.
“말씀드렸다시피 이게 제 마지막 충언입니다. 저도 더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이……
“곧 검찰에서 조사를 위해 총리님 을 소환할 겁니다. 그때까지 마음을 정리하십시오. 어차피 저도 소환되 겠죠.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겠 습니다.”
김명찬이 뭔가 말을 하기도 전에 보좌관이 고개를 깊이 숙이고는 몸 을 돌렸다.
보좌관이 나가 버린 방에서 김명 찬만이 홀로 남아 분을 삭였다.
“안고 죽으라고?”
웃음이 나온다.
“허허.”
터지는 웃음을 막을 도리가 없다.
“허허허허.”
“안고 죽으셔야 합니다, 국가를 위해서.”
언젠가 그가 한 말이다. 삶을 돌 이켜 보면 그는 몇 번이고 이 말을 해왔다. 그런데 마치 지금까지 그가 한 말을 돌려받는 것처럼 이 말을 듣고야 만 것이다.
그리고…… 그가 이 말을 건넨 대상들은 하나같이 비참한 끝을 맞 이했다.
김명찬이 벌벌 떨리는 손으로 담 배를 잡았다.
‘검찰 조사라고?’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인 김명찬이 멍한 눈으로 천장을 바라본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우습지도 않다.
있는 그대로 말을 할 수도 없다. 그의 인생이 끝나는 상황에서도 정 권에 피해가 가지 않게 말을 만들어 내야 한다. 아니, 어쩌면 저쪽에서
이미 내가 해야 할 말을 정해놨을지 도 모른다.
“허허허허.”
김명찬의 눈가가 붉어지더니, 이 내 진물 같은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 다.
끝났다.
다 끝났다.
“허허허허허허.”
김명찬이 천천히 무너져 내렸다.
그가 쌓아 올린 모든 것이 김명 찬의 삶과 함께 무너지고 있다.
그런 김명찬의 뇌리에 강진호의 마지막 말이 들려온다.
“이제 겪게 되겠지. 최대한 버티 라고, 마지막에 다시 만나지.”
‘마지막?’
여기가 마지막인가?
아니…… 아니겠지.
거꾸로 말해, 강진호가 그를 찾아 오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잃을 것이 아직 남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잃었을
강진호는 그를 찾아올 것이다. 결코 피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죽음을 김명찬에게 선사하기 위해 서.
“흐으..”
김명찬의 웃음이 잦아든다. 그리 고 비어버린 웃음의 자리를 흐느낌 이 대신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