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12)
마존현세강림기-1414화(1411/2125)
마존현세강림기 57권 (21화)
5장 재건하다 (1)
총회의 모든 간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위긴스와 바토르, 방진훈까지 세 이사와 마교를 대표해 장민까지 일 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거기에 MK를 대표해 이현주가 참가했고, 이현수는 물론, 혈마까지
강진호의 뒤쪽을 지키고 있었다.
“너는 왜 거기 있어?”
“자잘한 다른 업무를 거를 생각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제 업무는 마존 의 호위니까요.”
“그걸 누가 정했는데?”
“제가 정했습니다. 문제라도?”
“와, 저 미친놈이……
그때, 위긴스가 이현수의 어깨를 꾹 잡아 눌렀다.
“나중에 해라.”
“아니, 사부님……
“내가 전에도 말했지만, 너는 윗 사람들 앞에서 너무! 너어어어어무
예의를 안 차리는 경향이 있다. 우 리 집 개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볼 일을 본다. 응?”
“……죄, 죄송합니다.”
이현수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방진훈이 키득키 득 웃었다.
“왜 이 실장을 나무라고 그러십니 까. 그게 이 실장의 매력인데. 보기 좋잖습니까.”
“보기 좋은가?”
“딱딱한 것보다는 낫죠. 한 번씩 은 너무 예뻐서 깨물어 죽여 버리고 싶은 때가 있다는 게 문제지만.”
‘조심해야겠다.’
방진훈은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
그 모습을 보며 혈마가 이죽거렸 다.
“제 일부터 똑바로 하고 남을 지 적……
“그 주둥아리 닫아라.”
혈마가 힐끔 옆을 돌아보았다. 그 러고는 살짝 질린 얼굴로 입을 꾹 닫았다.
장민이 두 눈에 귀화를 내뿜으며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혈마는 기본적으로 겁이 없는 타
입이지만, 세상에 절대 거스르고 싶 지 않은 사람이 두 명 있다. 하나는 강진호고, 다른 하나는 바로 장민이 다.
‘저 인간 백정……
역사적으로 마교와 혈교는 수도 없이 부딪쳤고, 수도 없이 싸워왔다. 그리고 그 싸움은 비교적 최근까지 도 이어져 왔다.
혈마에게 있어서 강진호의 존재는 그저 전설이지만, 장민은 어릴 적부 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현실이 다.
구름 속에 있는 용과 바로 앞에
있는 굶주린 늑대 중 뭐가 더 무섭 겠는가.
강하기야 용이 더 강하겠지. 하지 만 늑대보다 용을 더 두려워할 이가 있겠는가.
혈마가 지체 없이 입을 닫고 부 동자세를 취하자, 장민이 씹어뱉듯 말했다.
“혈교의 잡종 놈을 마존께서 받아 주신 것만도 무한한 영광이거늘, 감 히 마존이 계신 곳에서 그 방자한 주둥아리를 함부로 놀리다니. 네놈 의 입을 찢어버려야 그 죄를 알겠느 냐?”
다른 사람들이 되레 질릴 정도의 살기 였다.
하지만 이건 장민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분노였다.
애초에 장민이 세상에서 가장 싫 어하는 것은 정파 놈들이 아니다. 바로 혈교와 다른 사교들이다.
정파 놈들은 태생적으로 마도와 싸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놈들은 아니다. 저놈들은 감히 사와 마의 영역에 들어 있음에도 마교로의 종 속을 거부하고 칼을 들이민 놈들이 다.
“네가 이곳에서 나를 만난 걸 천
운이라 여기는 게 좋을 것이다. 이 전에 내 눈에 띄었다면 네놈을
“장민.”
“예! 마존이시여!”
장민이 바로 그 자리에 부복했다.
강진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한 식구가 되었는데, 너 무 과하다.”
“제가 흥분하여 그만 마존의 심기 를 거스르고 말았습니다! 저를 벌하 여 주십시오!”
“아니, 그 정도는 아니고……
강진호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제발 정상적인 반응 좀!’
이놈들은 하나같이 어디 나사가 풀려 있다.
더구나 나사가 풀린 부위도 다 다른지, 다양하고 개성 있게 이상하 다.
“혈교도 역시 안주할 곳을 얻지 못하고, 고통받아 온 것은 마찬가지 다. 마교와 그리 다르지 않은 처지 였지.”
“그렇습니다, 마존이시여.”
“동병상련이라 생각하고 도와주도 록. 한국에 정착하는 것부터 이곳에 적웅하는 것까지. 교도들이 도와줘
야 할 일이 많을 거다.”
“지시를 내려두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마존이시여, 그럼 혈교 느…”
“이제 혈교는 없다. 혈교는 혈부 (血部)로 재편하여 마교의 조직이 된다. 모두가 마교의 이름 아래 공 평한 교도이니, 너의 자식이라 생각 하고 돌보도록.”
“……마존이시여, 아무리 그렇다 해도 저들은 교와 적대하던 이들입 니다. 그런 이들을 어찌 공평히 대 하라 하십니까.”
“내가 처음 교를 이끌기 시작했을
때, 교의 권역이 얼마나 되었을 것 같나?”
“그야••••••
장민은 안다.
적천마존이 교주가 되었을 때, 마 교는 독자적인 영역을 바탕으로 정 파의 접근을 차단할 정도는 되었지 만, 정파를 압도하거나 다른 마세 (魔世)들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그 모든 마세를 강진호가 일일이 찍어 눌러 복속시켜 지금의 마교를 만들 어낸 것이다.
“꼰대처럼 굴지 마.”
“……아니, 꼰대라니요! 저만큼
젊게 사는 노인이 어디 있다고!”
장민이 발작적으로 소리쳤다.
강진호가 움찔했다.
장민을 만난 이후로 그가 이렇게 강진호에게 소리를 치는 건 처음 봤 다.
“화날 만하지.”
“음, 저건 인정합니다.”
“투 블록에 세미 정장 입고 다니 시는 할아버지한테 꼰대라는 말은 너무 심한 욕이지.”
“사람에게는 역린이라는 게 있는 거니까.”
강진호의 이마에서 땀이 돋아났
다.
“아니, 꼰대라는 게 아니라, 꼰대 처럼 굴지 말라고.”
“o 0-0 ”
—丁1 •
장민의 얼굴에 갈등이 어렸다. 하 지만 이내 곧 자신의 본분을 자각했 는지 그 자리에 부복한 장민이 고개 를 숙였다.
“명심하겠습니다, 마존이시여.”
강진호가 조금 어색해졌는지 입에 손을 가져다 대고 두어번 헛기침을 한다.
“그래, 그럼 다행이고. 여하튼 하
던 말을 계속하자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더라?
아!
“물은 고이면 썩는 법이지. 교 역 시 마찬가지다. 교는 언제나 문호를 개방하고 교도를 받는 것을 주저하 지 않았다. 인종과 출신을 가리지 않았지. 그렇기에 교가 융성할 수 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런 시 대에 와서 교도를 가려 받아서야 되 겠어?”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 다만•••••♦
강진호가 삐딱한 눈으로 혈마를
돌아보았다.
“혈교 색은 빼야지. 네가 직접 데 리고 다니면서 교에 적응하게 만들 어라. 방법은 맡기지.”
“마, 마존이시……
“알겠습니다.”
장민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이현수는 혈교도들이 입국할 방 법을 알아보고, 그들의 숙소를 배정 해 줘.”
“예, 회주님.”
이현수가 득의양양한 얼굴로 혈마 를 힐끔거렸다.
‘뒈져 봐라, 이새끼!’
이현수도 강진호를 제외하면 장민 이 가장 껄끄럽다. 이현수조차 그렇 게 느끼는데, 혈마는 오죽하겠는가.
정당하게 떨어진 천벌에 몸 안에 서 참기름이 솟아오르는 기분이었 다.
“보고해.”
위긴스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
“총회는 어수선하던 분위기를 수 습하고 다시 수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바토르 님께서 꽤나 성과 를 올리셨습니다.”
“흠‘?”
강진호가 돌아보자, 바토르가 어
색하게 머리를 긁었다.
“혹시 몰라 제자 놈들을 이끌고 몽골 국경에서 대기했는데, 일이 꼬 이면서 할 일이 없어졌지 않나. 그 냥 남는 시간 동안 죽어라고 굴리기 만 했더니, 쑥쑥 크더군.”
천하의 강진호도 이 순간만큼은 공영길 등에게 애도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강진호가 위기에 처해 있는 데도 직접 달려갈 수 없던 바토르가 얼마나 광포해졌을 것이며, 그 분노 를 직접 받아내는 건 얼마나 끔찍했 을까.
“다친 곳은 없겠지?”
“안 죽었다.”
그래, 뭐…….
그럼 됐지. 그게 어디야.
“그리고 제 마법 병단은 이제 사 람 구실을 할 수 있을 정도는 됩니 다.”
“홈?”
강진호가 두 눈에 이채를 띠었다.
‘확실히 유용했지.’
위긴스의 무력은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진짜 위긴스의 가치는 그 마 법에서 나온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 다. 위긴스가 적당한 시점에 둥장해
그들을 한국으로 빼내오지 않았다면 정말 죽을 각오를 해야 했을 것이 다.
확실히 마법은 무학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을 채워준다. 총회 내의 마 법사가 위긴스뿐인 상황에서 쓸 만 한 마법사들이 육성된다면, 큰 도움 이 될 것이다.
“사람 구실이라는 게 정확히
“……로드께 설명드리려면 텔레포 트가 가장 적당하겠군요. 한 사람을 데리고 100미터 정도는 이동 가능 합니다. 최우선적으로 공간 마법부
터 가르쳤죠.”
“100미터? 겨우?”
“……굉장한 겁니다.”
“그럼 언제쯤 너처럼 할 수 있 나‘?”
위긴스가 얼굴을 확 일그러 뜨렸 다.
“저는 평생을 검과 마법을 연구해 온 사람입니다. 검은 마스터의 경지 에 올랐고, 마법사로는 아크 메이지 의 칭호를 받은 사람이란 말입니다! 세상에 저 이상 가는 마법사는 몇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겨우 마법을 일 년도 배우지 않은……
“저번에 걔는 훨씬 세던데?”
“누구 말입니까? 마스터?”
“그 원탁의 뭐 어쩌고 하던 애 들.”
아니, 걔들은 신화적인 존재라고! 댁이 다 처발라 버려서 그렇지, 원 래는 한 사람만 현실에 떨어져도 국 가 재앙급이란 말입니다!
말해 무엇하겠는가.
앓느니 죽어야지.
위긴스가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한 사람으로는 무리더라도 몇몇 이 모이면 비슷하게나마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겠습니다. 대신 지원이 더 필요합니다.”
“지원?”
“돈이요.”
강진호와 위긴스의 눈이 마주쳤 다.
“……달라고 해.”
“알겠습니다.”
위긴스가 희희낙락대며 물러나자 방진훈이 피식 웃었다.
“총회의 숙원 사업이었던 독문 무 공의 전수가 마무리됐습니다. 이제 는 익히고 숙련하는 일만 남았습니 다.”
“축하하지.”
“감사합니다.”
이건 총회의 숙원 사업이라기보다 는 방진훈의 목표였다. 그러니 당연 히 축하를 해줘야 한다.
장민이 슬쩍 고개를 들었다.
“일본은 정리가 끝나갑니다. 국가 에서 실무진 파견을 멈췄기에 마무 리를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 곧 다 시 팀이 구성될 테니 늦어도 한 달 이내에는 정리를 끝낼 수 있습니 다.”
“으..”
M..•
“그리고 마염들은 마교식 수련을
시키는 중입니다.”
“좋군.”
알아서 착착 돌아간다.
예전에는 강진호가 자리를 비우거 나 관여하지 않으면 제대로 되는 일 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가 없 어도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었다.
“MK는 정상화가 끝났습니다. 미 뤄졌던 프렌차이즈 사업도 다시 박 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아직 정확한 개업일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상 반기를 넘기지 않겠습니다.”
“좋아.”
고개를 끄덕인 강진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들 알다시피 이번에 꽤나 큰일 을 겪었다.”
모두의 눈■이 진중해졌다.
이번 일은 강진호 체제의 총회가 만들어진 이래 가장 큰 사건이라면 가장 큰 사건이다.
“적은 언제나 기상천외한 법이지.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 이번 일로 삼왕계가 꽤나 자극을 받았을 거야. 이제는 슬슬 다시 움직이려 들겠지.”
“으음.”
낮은 침음이 들려왔다.
삼왕계라는 이름은 언제나 사람의 기분을 무겁게 만든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싸움이다. 그러니 준비해야겠지. 당장 내일이 라도 전쟁이 터질 수 있다고 생각해 라. 우리에게 먼 훗날 같은 건 필요 없다.”
“명심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모두를 다잡겠습니 다.”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이제는 없군.’
그와 삼왕계의 충돌을 막아주던 방파제들이 모두 쓸려 나갔다. 이제 는 정말 저들과 제대로 대면해야 할 시간이 오고 있다.
테이블 아래에서 강진호의 주먹이 가만히 쥐어졌다.
‘이상한 기분이로군.’
분명 좋지 않은 일인데도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사람 되려면 멀었군.”
“예?”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강진호가 손을 내젓고는 가볍게 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