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35)
마존현세강림기-1437화(1434/2125)
마존현세강림기 58권 (19화)
4장 견학하다 (4)
윌리 리스는 상황이 영 꼬여간다 는 것을 느꼈다.
벌어지고 있는 일만 본다면 달라 진 건 아무것도 없다. 강진호는 처 음 계획 대로 H26구역에 있는 특수 작전사령부 [Special
Operations
Command] 의
제 15특수작전부대
[15th Special Operations battalion]의 실력을 확인하는 것뿐 이다.하지만 그 앞에 한 단계가 추가 되면서 미묘한 감정 싸움이 시작되 어 버렸다.
‘이건 내가 원하던 전개가 아닌 데……
아무리 강진호가 동아시아의 왕이 나 다름없는 존재라고 하더라도 H26구역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면 이들의 강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 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구역 중에서도 가장 큰 H26구역으로 온
게 아닌가.
강진호가 이들은 인정해 준다면 앞으로의 대화가 좀 더 쉬워질 거라 생각했다. 그 일련의 과정에서 적당 한 무력시위야 있을 수 있다고 생각 했지만…….
‘저 멍청한 놈이……
지미는 완전히 눈이 돌아가 버렸 다.
타인의 입에서 특수작전부대를 폄 하당하는 경험은 이번이 처음일 것 이다. 군인은 자존심이 센 존재고, 무인도 자존심이 강하다. 그러니 당 연히 지미 역시 자존심이 강했다.
그 자존심에 제대로 불이 붙은 모양이다.
윌리 리스가 막 뭔가 말을 하려 는 순간, 지미가 몸을 빙글 돌리더 니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주목!”
윌리가 지미를 막기 위해 뻗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덮었다.
‘ 망할.’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데리고 오지 말 것을.
“오늘 이곳에 손님이 방문하셨다! 어제 말했듯이 무척 귀한 분이시니 여러분이 제대로 환영을 해줘야겠
말과 동시에 훈련을 하던 이들이 우르르 중앙으로 모여 도열했다. 작 은 수련실에 따로 들어가 있던 이들 도 재빨리 복장을 정비하고는 전력 으로 수련실에서 뛰쳐나왔다.
순식간에 오와 열을 맞춰 정렬하 는 모습을 보니 탄성이 절로 나왔 다.
‘와, 미국 애들도 이런 거 잘하 네.’
이현수가 신기하다는 눈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이런 제식은 북한 같은 이들의
특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눈으로 보니 미국도 만만치 않다. 미군이라 고 하면 딱히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할 거라는 고 정관념이 조금 있었는데, 그게 이 순간 깨지는 기분이었다.
“훈련은 잘됐군.”
“그런 것 같습니다. 뭔가 보고 있 으니 뿌듯하군요.”
강진호와 위긴스는 그 모습을 보 며 솔직하게 감탄했다. 하지만 그뿐.
이건 서커스를 본 이의 반웅이지, 강대한 적을 본 이의 반응은 아니었 다.
지미가 고개를 돌려 강진호를 바 라보고는 가만히 입을 열었다.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꾸신다면 저희도 굳이 망신을 드리고 싶은 생 각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국가의 귀 한 손님이시니까요. 저희는 실전과 연습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좋은 말이군.”
강진호의 입꼬리가 실룩였다.
‘웃겨 죽겠다는 얼굴이신데.’
이제는 표정만으로 강진호의 기분 을 짐작할 수 있게 된 이현수가 강 진호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저건 자꾸 웃음이 나오는데 그래도
상대의 체면을 생각해 웃지 않으려 할 때의 얼굴이다.
“정말 하시겠습니까?”
강진호가 대답 없이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러더니 손가락을 튕겨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천천히 연기를 내뿜 었다.
“시간 낭비하지 말고 하려면 빨리 시작하지. 한꺼번에 덤빌 건가?”
지미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그의 시선이 윌리에게 획 돌아갔 다.
‘나는 또 왜……
이래서 무인이라는 것들은.
“아무래도 한국에서 오신 분들께 서 상황 파악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지미가 살짝 이를 갈 듯 말했다.
“불의의 사고를 막기 위해 먼저 저희가 어떤 훈련을 해왔고, 얼마나 강한지 간접적으로나마 확인시켜 드 리겠습니다. 그래도 이해가 안 가신 다면, 그때는 방법을 달리해 보죠.”
지금 당장이라도 뒤집어엎어 버리 겠지만, 윌리의 체면을 보아 한 번 은 참아주겠다는 뜻이었다.
눈물나게 고맙다고 해야 할지, 그 래도 상관이 여기 있는데 제 멋대로 일을 진행하는 걸 욕해야 할지 구분 이 가지 않는다.
‘직속상관을 데리고 올 것을.’
특수작전부대장이 이곳에 있었다 면 어찌할 방법이 있었겠지만, 윌리 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그의 정 확한 소속은 국방부니까. 게다가 SOB(Special Operations battalion) 는 특수작전사령부 내에서도 사령관 직속 부대라 애초에 다른 이들의 명 령에 따를 의무가 없었다.
“해리! 바튼! 앞으로 나와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도열해 있 던 이들 중 두 사람이 앞으로 달려 나왔다. 그러고는 서로를 마주 보고 섰다.
“보통 이런 친절까지는 베풀지 않 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큰 오해가 있는 것 같으니, 간단한 시범을 보 여 드리겠습니다. 준비!”
두 사람이 서로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그 광경을 보며 이현수가 강진호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뭐 하는 걸까요?”
“몰라.”
“뭘 보여주겠다는 것 같은데
“글쎄.”
강진호가 담배를 빨며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그 순간, 앞에 나온 두 사 람이 서로를 공격해 들어가기 시작 했다.
“오!”
이현수가 그 광경을 보며 살짝 탄성을 내질렀다.
빠르다.
군복을 입고 있다 보니 도무지 무인의 이미지가 잡히지 않았는데, 움직이는 동작을 보자마자 눈으로
보는 것과 머릿속의 이미자가 맞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생각 이상인데?’
이현수가 눈을 가늘게 떴다.
찌르고 빠지는 동작이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스피드만 따지면 총회 에서도 중간급…… 아니, 상급인가?
‘여하튼 천조국은 답도 없네.’
무인을 육성하는 노하우도 없을 텐데, 어떻게 저만한 무인을 키워내 는 건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
이현수의 놀란 표정을 읽었는지 지미가 조금 풀린 목소리로 말을 이 었다.
“저희는 전통적인 마나 수련법에 현대적인 무술을 조합했습니다. 기 본적으로 과거에 사용하던 무술은 시대에 뒤떨어져 현대와는 걸맞지 않습니다.”
이현수가 묘한 눈으로 지미를 바 라봤다.
“현대 무술요? 주짓수? 마샬아 츠?”
“특공무술에 가깝죠.”
이현수가 눈을 찌푸렸다.
비슷한 건 이미 한 번 경험한 적 있다. 중국 정부군 역시 나이프를
위주로 한 새로운 무학을 사용했으 니까.
하지만 이것과 그건 개념이 다르 다.
중국군이 쓰는 무학은 현대 무술 이라기보다는 비도술에 가깝다. 병 장기를 휴대함으로써 겪는 불편을 최대한 줄이고, 근접전에서 최대의 파괴력을 내는 것이 목적이다.
일견 타당한 것이, 거리가 멀다면 총을 쓰면 되지 굳이 다른 무학을 쓸 필요가 없으니까. 하지만 이들은 기본적인 마나 수련법과 현대의 무 술을 조합했다고 말하는 중이다.
‘아, 그러네.’
뭔가 빠르다 싶었더니, 이어지는 공방이 권이라기보다는 복싱에 가까 웠다.
빠르게 잽을 날리고, 위빙을 하 고, 풋워크로 거리를 조절한다. 저건 동양의 무학에는 없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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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이현수가 미간을 좁혔다.
짧게 끊어 치는 공격과 재빠른 움직임. 확실히 저건 위력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나이프!”
두 사람이 뒤로 물러나더니, 허벅
지에 찬 군용 나이프를 뽑아 들고는 서로를 마주 봤다.
‘오, 그러네.’
기본적으로 나이프 파이팅은 복싱 과 그 개념이 유사하다.
날이 있는 나이프는 스치기만 해 도 사람의 몸에 대미지를 줄 수 있 기 때문에 굳이 힘을 주어 휘두르지 않는다. 거리를 두다가 쾌속하고 빠 르게 접근하여 짧게 끊어 치고, 다 시 거리를 벌리는 식의 전투가 최적 이다.
스포츠로 치자면 복싱과 펜싱의 중간 지점에 있다고 해야 할까.
나이프를 쥐지 않은 손을 앞으로 내밀고, 다른 손으로는 나이프를 가 볍게 쥔 병사들이 서로를 마주 보며 틈을 노린다.
싸늘한 긴장감이 두 사람 사이를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후!”
짧은 기합성과 함께 새파란 검기 가 실린 나이프가 가공할 속도로 서 로를 노리고 뻗어졌다.
쉬익! 쉬익!
나이프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섬뜩하다.
나이프를 뻗을 때마다 홀러나온
땀이 허공으로 흩뿌려지며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진다. 저들이 지금 얼마 나 집중하고 있는지 저 땀이 증명해 주고 있었다.
“핫!”
순간, 한쪽의 나이프가 다른 이의 나이프를 쳐낸다. 그러고는 빛살과 같은 속도로 상대의 목에 나이프가 가닿았다.
“그만!”
지미가 짧게 소리치자 두 사람 뒤로 물러나 자세를 바로잡았다.
“어떻습니까?”
이현수가 미간을 좁혔다.
어떠냐고?
“훌륭하네요.”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고 싶다.
무인을 군인처럼 훈련시키고, 그 에 걸맞은 전투법을 찾아낸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이현수조차 도 영남회의 무인들을 통제하는 것 에 애를 먹어 공포정치를 해야 하지 않았던가.
상급자에게 복종하는 것이 문화로 깔려 있는 한국에서도 무인들을 통 제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데 다른 곳도 아닌 미국에서 이처럼 철저히 훈련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지미가 조금 의기양양하게 말했 다.
“보셨다시피 저희 병사들은 강합 니다. 세상 어떤 국가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습니다. 아니, 저는 오히려 압도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 후우••••••
그 순간, 강진호가 담배연기를 훅 뿜어냈다.
“끝났나?”
“••••••예?”
“끝났으면 이제 정리하지. 이제 뭘 하면 되나?”
지미가 당황해 강진호를 보았다.
“뭘 하면 되냐니…… 싸울 생각이 십니까? 이걸 보고도?”
강진호의 눈이 조금 가라앉았다.
“애들 장난은 거기까지만 하지. 이제 지루해지려고 하니까.”
지미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강진호 회주님.”
“증명하면 되나?”
“••••••예?”
“이게 얼마나 한심한 짓인지를 내 가 증명하면 해결되느냐고 묻고 있 다.”
지미가 이를 악물었다.
“좋습니다. 증명해 보시죠. 만약 회주님이 이 중 다섯을 동시에 상대 해 이길 수 있다면, 저는 저희의 모 든 훈련이 잘못되었다는 걸 인정하 겠습니다.”
“ 다섯?”
강진호가 고개를 내젓는다.
“아니. 하나로 하지.”
지미의 얼굴이 비웃음이 어렸다.
“그래도 동양의 왕 같은 분이라고 해서 자존심이 있으실 줄 알았는데, 일개 병사 한 명을 상대하는 걸로 체면을 세우실 생각이십니까?”
“오해할 것 없어. 내가 상대하는
게 아니니까.”
지미와 윌리의 시선이 위긴스에게 로 향했다.
“나이트 위긴스가 평범한 병사 하 나를 상대했다고 하면 세상이 웃을 겁니다. 적어도 셋은 되어야 밸런스 가 맞지 않겠습니까?”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셋이 아니라 서른이겠지. 아니, 삼백인가?”
위긴스가 손을 내저었다.
“저도 이제 나이가 있습니다. 자 제해 주십시오. 허리가 아픕니다.”
“ 엄살은.”
지미가 살짝 짜증이 난 얼굴로 다그쳤다.
“그래서 어떻게 하시겠다는 겁니 까? 하나를 상대로 체면을 세우는 걸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드리겠습 니다. 대신 우리 아이들의 존중을 받을……
“조용히 해.”
지미의 입이 벌려진 채로 멈췄다. 그 자신도 왜 자신이 이렇게 굳 어버렸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몸이 제멋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그 모습을 보며 이현수가 혀를 찼다.
“그러게 적당히 까불었어야지.”
“이현수, 나가.”
“예. 제가 나갑…… 예?” 누구요?
저요?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