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36)
마존현세강림기-1438화(1435/2125)
마존현세강림기 58권 (20화)
4장 견학하다 (5)
이현수는 강진호의 이런 면이 좋 았다.
평소에는 한없이 딱딱하고 재미없 는 강진호지만, 때때로 이렇게 재미 있는 농담을 날려주지 않는가.
“크으, 우리 회주님. 유우머가 살 아 계시네, 유우머가!”
강진호가 뚱한 얼굴로 이현수를 바라봤다.
“뻘소리하지 말고 나가.”
“••••••저요?”
“ 어.”
“어딜요?”
“저기.”
“제가요?”
“ 어.”
이현수가 빙그레 웃었다.
“크으, 회주님. 유우머……
“뻘소리하지 말고 나가.”
이현수의 눈이 지진이라도 난 것 처럼 흔들렸다.
“아니, 저 전투 해본 지가 십 년 이 넘었습니다! 저는 비전투 요원이 라구요!”
“ 알아.”
“객관적으로 봐서 제가 총회 최약 체 무인 아닙니까! 일반 마교도도 저보다는 셉니다!”
“ 알아.”
“저는 잘못하면 일반인한테도 져 요!”
“그건 너무 갔고.”
어, 그래. 그건 너무 갔다.
그런데 반쯤은 맞는 말이잖아!
“제가 저 사람들을 상대하라구요?
어깨가 그랜드캐니언인데?”
강진호가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 았다.
“엄살 부리지 말고 빨리 나가.”
“아니, 엄살이 아니라……
“이길 수 있잖아.”
이현수가 입맛을 다셨다.
뭔가 말을 할 듯 말 듯 망설이던 이현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 이거 진짜 하기 싫은데……
하지만 이현수는 머리가 너무 좋 았다.
지금 누가 나가서 이겨야 가장 확실한 중거가 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이현수였다.
“하, 오늘 돌아가면 비싼 밥 사 주셔야 됩니다.”
“알았어.”
“아, 이거, 아무리 봐도 손해 보 는 장산데……
이현수가 영 마뜩찮다는 듯이 고 개를 내저으면서도 터덜터덜 걸어 앞으로 나갔다.
그 모습을 보며 윌리가 깜짝 놀 라 다급하게 말했다.
“이현수 씨가 나가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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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현수 씨는 비전투 요원이
잖습니까?”
“괜찮아.”
강진호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 답하자, 윌리가 더 달아올랐다.
“그러다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시 려고. 저놈들은 적당히를 모릅니 다!”
“이해를 못하는 모양인데……
“예?”
강진호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저런 반푼이들은 이현수로도 충 분해. 이현수도 반푼이지만, 그래도 좀 나은 반푼이거든.”
“거, 다 들립니다! 사람 뒷담을
대놓고 까기 있습니까?”
“그래그래.”
“끄응.”
이현수가 한숨을 쉬고는 앞으로 가 섰다.
“아무나 나오쇼.”
그러고는 건들거리는 자세로 상대 를 부른다. 그 일련의 과정을 지켜 본 지미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 랐다.
‘이 새끼들이!’
사람을 무시해도 정도가 있지!
“바튼!”
“예!”
“상대해 줘라! 현실을 알려줘!”
“예!”
바튼이라 불린 백인 남자가 앞으 로 나와 이현수와 마주 섰다.
“아이고야, 뭔 어깨가 곱빼기네. 회주님, 저 이러다 죽겠는데요?” 강진호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위긴스도 혀를 찼다.
“사람이 저렇게 가벼워서야.”
“예전에는 안 저랬는데.”
과거, 영남회에 있을 때의 이현수 는 그래도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 었다. 과도하게 냉정한 게 오히려 홈이 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적용되어 버린 뒤로는 영 써먹을 데 없는 인 간이 되고야 말았다.
“무기 써도 됩니까?”
이현수가 지미를 보며 묻자, 지미 가 눈을 찌푸렸다.
“하고 싶은 대로 하십시오. 이쪽 은 아무래도 좋습니다.”
“그럼 안 쓰는 걸로 하죠.”
지미가 고개를 내저었다.
빨리 저 인간을 박살 내버리고 이 정신 나간 인간들과 상종하지 않
는 게 나을 것 같다.
“바튼!”
“예!”
이현수의 앞에 선 백인 남자가 자세를 낮추며 이현수를 노려보았 다.
“하, 진짜.”
이현수가 고개를 내젓고는 남자를 바라봤다.
두 사람이 서로 경계를 시작하자, 지미가 낮은 목소리로 강진호를 향 해 일갈했다.
“저희는 모든 상황을 실전으로 가 정하고 전투에 임합니다. 혹여 목숨
을 잃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해도 원 망하지 마십시오. 분명 말씀드렸습 니다.”
“그러든가.”
강진호가 심드렁하게 대답하자, 지미가 이를 갈았다.
‘대체 뭐 하는 짓이지, 이게?’
그에게도 눈이 있다.
아무리 봐도 저 이현수라는 자와 바튼의 차이는 현격하다. 아무리 보 수적으로 계산해도 바튼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현수가 다섯 이 상은 필요하다.
아니, 바튼까지 나설 필요도 없
다.
단언컨대 이 H27구역 안에서 이 현수보다 약한 무인은 존재하지 않 는다. 이제 갓 보직을 받아 들어온 신입도 이현수 정도는 한 손으로 가 지고 놀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저런 자를 바튼의 상대로 내보낸다?
‘설마 일부러 크게 부상을 입어 협상을 유리하게 끌려는 수작인가?’
그런 수작질이 그들을 상대로 통 할 거라고 보는 건가?
지미가 고개를 내저었다.
‘박살을 내버려!’
이 동양인들의 콧대를 납작하게 꺾어줄 필요가 있다.
지미의 눈짓을 이해한 바튼이 낮 게 중얼거렸다.
“악감정은 없으니 원망은 하지 말 라고, 꼬마.”
“내가 너보다 연상이야, 이 새끼 야!”
“간다!”
바튼이 빠르게 이현수를 향해 달 려들었다. 덩치는 이현수보다 확연 히 크지만, 달려드는 자세는 오히려 이현수보다 더 낮았다.
쉬쉭!
그의 레프트가 가볍게 이현수의 얼굴 앞을 두 번 스쳐 지나간다. 이 현수가 딱히 반응하지 못한다는 걸 포착한 순간, 바튼의 라이트 스트레 이트가 이현수의 얼굴에 작렬했다.
퍼어어어억!
이현수는 이번에도 반응하지 못하 고 바튼의 주먹을 그대로 얻어맞았 다.
‘뭐야? 별것도 아닌……
그 순간이었다.
바튼의 눈앞으로 갑자기 뭔가 희 끄무레한 것이 나타났다.
‘ 뭐?’
그 희끄무레한 것이 마치 사람의 주먹처럼 보인다는 게 바튼이 마지 막으로 떠올린 생각이었다.
콰아아앙!
바튼이 튕겨 나가 벽에 처박혔다. 쿵!
그러고는 바닥으로 떨어져 경련을 일으켰다.
“아, 씨!”
이현수가 연신 바닥에 침을 뱉었 다. 그의 침에 시뻘건 피가 섞여 나 온다.
“아, 이 흔들리는 것 같은데. 아, 짜중 나.”
강진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코피나 어떻게 해.”
“헐…… 코피!”
이현수가 자신의 코를 잡고는 살 짝 흔들어본다. 다행히 코가 부러진 건 아닌 모양이다.
“피 봤잖습니까!”
“싸게 먹힌 거지.”
“에이, 진짜 내가 이래서 안 하려 고 했는데……
이현수가 짜증 어린 얼굴로 코를 움켜잡고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 모습을 윌리와 지미가 눈 한 번 깜 빡이지 못하고 지켜봤다.
‘뭐, 대체 이게 뭔……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딱히 복잡한 것도 아니다. 바튼이 이현수의 얼굴에 스트레이트를 꽂아 넣었고, 이현수는 바튼에게 얻어맞 은 즉시 주먹을 날려 그를 날려 버 린 것뿐이다.
하지만 이게 얼마나 말이 안 되 는 이야긴지 모를 사람이 있겠는가.
바튼은 훈련된 무인이다. 그의 주 먹은 철판도 꿰뚫을 수 있다. 그런 데 그 주먹을 얻어맞고 반격을 한 다?
“이, 이건 뭔가 잘못된……
지미가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다 물었다.
그가 지금 얼마나 추한 짓을 하 고 있는지 자각했기 때문이다.
“잘못됐을 수도 있지.”
하지만 강진호는 자상하게 그의 말을 받아주었다.
“하지만 실전처럼 하겠다고 말한 건 그쪽이지. 실전에 두 번은 없어.”
강진호가 고개를 돌려 윌리를 바 라봤다.
“ 이해했나?”
“……모르겠습니다, 왜 이런 결과
가 나왔는지.”
강진호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러고는 이현수에게 턱짓 을 했다.
“제가 하라구요? 지금 코피는 줄 줄 나고 입안은 다 터졌는데, 그리 고 이가 흔들리는데! 이가! 임플란 트비 지원도 안 해주실 거면서 저보 고 설명까지 하라구요?”
“말 잘하네.”
“끄으으으으응……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얼굴로 강진 호를 노려보던 이현수가 짜증어린 눈으로 윌리를 돌아봤다.
“쟤들은 실전 가면 바로 죽어요.”
“예?”
“저건 무인이 아니라 군인이에요. 쟤들, 실전 경험 거의 없죠?”
“작전에 투입될 일이 없었으니까 요. 대신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 을 하고 있습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도 결국 은 훈련이죠. 실전일 수는 없는 거 예요. 그래서 저럴 수 있는 거죠.”
“……솔직히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현대 무술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7], 그러니까 그쪽에서 말하는 마나
를 사용한다는 전제 없이 만들어진 기술이죠. 무학과 무술의 차이가 뭔 지 아세요?”
“말씀하신 대로 마나를 쓸 수 있 느냐, 아닙니까?”
“그게 무슨 차이인데요?”
“ 그야••••••
이현수가 기다리기 귀찮다는 듯 빠르게 말을 이었다.
“파괴력이죠.”
“아••••••
“무인의 싸움은 견제하며 잽을 날 리고, 적당한 틈에다 적당히 공격을 찔러 넣는 게 아니죠. 왜냐면 잘못
하면 스쳐도 죽거든요. 그런데 쟤들 은 포인트제 시합을 하는 것처럼 공 격합니다.”
“그럼 공격도 빤해지죠. 적당히 손을 내리고 정중선을 가려주면 당 연히 얼굴을 치려 하겠죠. 그럼 저 는 기운을 모아서 얼굴을 막으면 되 는 거예요. 무식하게 힘이 세서 엄 청 아프기는 했지만, 어쨌든 버텼고, 그럼 무방비인 적에게 한 방. 오케 이?”
윌리는 그제야 이 모든 일이 어 떻게 벌어졌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
다.
“하, 하지만!”
그러나 지미는 아직 납득하지 못 한 모양이다.
“무기가 있었다면! 나이프를 들었 다면 반격하지 못했을 텐데.”
“멍청한 소리 적당히 하시죠. 나 이프를 들었다면 제 대웅도 달라졌 겠죠. 이건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의 문제예요. 아시겠습니까?”
이현수가 선언하듯 말했다.
“당신들이 말하는 현대적인 체계 와 방식이 오히려 쟤들을 약하게 만 들었다는 거예요. 그나마 지금이라
도 알게 된 걸 다행으로 아시죠. 그 걸 모르고 쟤들을 실전에 넣었으면 몰살당했을 테니까.”
지미의 눈이 흔들렸다.
“……우리의 방식이 잘못됐다고?” 믿을 수 없다.
인정할 수도 없다.
결과가 나오면 승복하겠다고 한 건 바로 그다. 하지만 세상 누구도 지금 지미의 상황에서 태연하게 승 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승복할 수 없습니다!”
강진호가 빤히 지미를 바라보다 피식 웃고 말았다.
‘뭐, 그렇겠지.’
남자답게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면 쿨하겠지만, 솔직히 이 짧 은 승부만으로 평생 동안 해온 일을 부정하라는 건 너무 가혹한 처사이 기는 하다.
다만, 문제는…….
“승복 안 하면 더 가혹한 꼴을 당 할 텐데……
안타까움에 가득 찬 이현수의 말 이었다.
그 말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듯, 강진호가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어려운가?”
지미의 눈이 파르르 떨린다.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이해가 어려우면 쉽게 만들어주 지.”
강진호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입에 문 담배를 손으로 잡아 뺀 강 진호가 몸을 돌렸다.
저벅.
저벅.
강진호가 느긋하게 걸어 나가 도 열한 이들 앞에 섰다.
“후우.”
천천히 담배 연기를 내뿜은 강진
호가 도열해 있는 병사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고는 천천히 입을 열 었다.
“한꺼번에 덤벼.”
“주제를 알게 해줄 테니까.” 모두의 눈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 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이현수가 한 숨을 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조금 뒤에 저 눈빛이 어떻게 바 꿜지를 생각하면 차마 보고 있을 수 가 없다.
“대신••••••
강진호가 미묘한 미소를 머금고 말한다.
“죽을 각오는 하고 덤비는 게 좋 아. 나는 힘 조절을 잘 못하거든.”
분명 경고했다.
웬만해선 경고처럼 들리지 않겠지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