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38)
마존현세강림기-1440화(1437/2125)
마존현세강림기 58권 (22화)
5장 입증하다 (2)
장내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어간 다.
그들의 시선에 다가오는 강진호의 모습과 쓰러져 있는 크리스의 모습 이 동시에 잡혔다.
지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단 한 방에……
크리스는 결코 실력이 없는 이가 아니다. 그가 실력이 부족했다면 감 히 이런 상황에 홀로 나설 수도 없 었올 것이다.
지금 이곳에 있는 이들 중에서는 적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 가 바로 크리스다.
그런데 일격.
단 일격에 쓰러졌다.
그것도 제대로 뭔가를 갖춘 일격 이 아니라, 모기를 쫓는 듯한 손짓 에 얻어맞고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 인도 되지 않는 꼴이 되어버렸다.
‘어떻게 이런 일이……
차이가 극심하다는 것은 알고 있 다.
이곳에 있는 모두가, 심지어 직접 공격을 한 크리스조차도 자신이 강 진호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경우가 다르다.
사람이 모기를 죽여도 저리 쉽게 죽일 수는 없다. 그렇다는 건 크리 스와 강진호의 격차가 사람과 모기 의 차이를 뛰어넘는다는 말이지 않 은가.
‘그럴 리가 없다.’
지미의 눈에 핏발이 섰다.
이곳에 있는 SOB들은 미국의 모 든 역량이 집약된 슈퍼 솔져들이다. 가장 과학적인 방식으로, 가장 스마 트하게 훈련된 이들이 바로 SOB다.
설사 그 방식이 아직은 동양이나 원탁의 수준을 뛰어넘지는 못할지 몰라도 이만한 차이일 수는 없었다. 절대로!
북받침을 주체하지 못한 지미가 고함을 내질렀다.
“뭐 하는 거냐! 당장 적을 쓰러뜨 려라! 지금 당장!”
그 말이 효과가 있었는지, 넋이 나가 있던 이들 중 몇몇이 정신을
차리고는 주변으로 신호를 보냈다.
혼자서는 상대할 수 없으니 자신 의 분대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다.
강진호는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 면서 조금 지루하다는 얼굴로 그들 에게 다가갔다.
“죽여도 좋다! 그럴 각오로 한 다!”
분대장들의 독려에 SOB들이 정 신을 차리고는 강진호를 노려보았 다.
수는 언제나 힘이 된다.
홀로, 혹은 그들의 분대만으로 강 진호를 상대했다면, 지금쯤 그들은
패닉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뒤에는 천 명에 가까 운 동료들이 있다.
게다가 이곳은 그들의 홈그라운 드.
개도 자신의 집 앞에서는 반은 먹고 들어가는 법이다. 이곳은 언제 나 그들이 훈련을 하던 곳이고, 무 엇보다도 미국의 영토다. 아무리 강 진호라고 해도 이곳에서 제멋대로 날뛸 수는 없다.
그런 이유들이 그들의 굳은 몸을 풀어주었다.
“덮쳐!”
끊임 없는 훈련.
수천 번, 수만 번 훈련하고 또 훈 련한 일.
뭔가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한다. 가장 앞서서 달려드는 분 대장의 움직임을 보는 순간, 그들은 자연히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을 향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거기까지.
몸을 날린 그들이 본 것은 가장 먼저 뛰쳐 들어간 분대장이 제 위치 에 서기도 전에 가공할 속도로 뒤로 튕겨나는 모습이었다.
절로 고개가 돌아간다.
튕겨 나간 분대장의 몸이 도열해 있는 병사들을 파고들었다. 마치 볼 링공이 볼링핀을 무너뜨리듯이 분대 장의 몸에 실린 힘을 감당하지 못한 이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간다.
‘ 뭐?’
저런 일이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나?
뭔가 그들이 아는 현실이 부정되 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 느낌은 오래가지 않았 다. 분대장이 당해 버린 이상 강진 호의 목표가 그들로 바뀌리란 사실 을 곧 깨달아 버렸기 때문이다.
첫 번째 실수는 감당하지 못할 적에게 함부로 달려든 것.
그리고 두 번째 실수는 감히 강 진호를 앞에 두고 시선을 돌린 것이 었다.
홍왕조차도 하지 않을 오만한 짓 을 저지른 대가는 즉시 찾아왔다.
강진호가 손을 뻗어 자신에게 대 검을 휘두르는 이의 팔을 움켜잡았 다. 그러고는 가볍게 휘둘러 그를 잡아 던져 버렸다.
콰아앙!
사람이 포탄처럼 날아가 인간을 종잇조각처럼 날려 버린다.
콰아앙!
콰아아앙!
두 번, 세 번…….
연이어 사람이 날아가고 연이어 폭음이 터졌다.
반 메이덴은 자신을 향해 한 걸 음을 내딛는 강진호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다르다.
강하고 어쩌고를 논할 일이 아니 다.
그의 집중력이 더없이 높아진 만 큼, 그가 보는 세계는 더없이 느려 져 있었다. 하지만 그 느려 터진 세
계에서도 강진호는 홀로 유유히 움 직였다.
금방이라도 하품을 할 듯 지루하 기 짝이 없다는 얼굴로 다가와 자신 의 멱살을 움켜잡는 모습까지 모두 똑똑히 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 역시 알 수 있었다.
목 어림에서 강렬한 힘이 느껴진 다 싶더니, 이내 시야가 제멋대로 바뀌기 시작한다.
“끄륵••••••
몸의 피가 모두 거꾸로 솟는 것 같은 강렬함.
그리고 곧 전신이 터져 나갈 것 같은 거대한 충격이 의식을 날려 버 린다.
콰앙!
처음 뛰쳐나온 이들을 모두 제자 리(?)로 돌려보낸 강진호가 입에 문 담배를 빼 재를 털었다.
그러고는 낮게 숨을 내쉬었다.
“말귀를 못 알아먹는 모양인 데……
강진호가 눈가가 살짝 찌푸려진 다.
“한 번에 덤비라니까.”
괜히 귀찮게 여러 번 손을 쓰지
않아도 되게 말이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이들의 입장에 서는 저보다 더 무서운 말이 없었 다.
‘사람을 어떻게 저렇게 던질 수가 있지?’
던져진 이들이 살았는가 죽었는가 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들 을 받아내려던…… 아니, 미처 피하 지 못한 이들이 떼 부상을 당했다는 점이다.
사람 하나당 적어도 열 명 이상 씩.
단 열 명을 집어 던진 것만으로
삽시간에 부상자가 백여 명이 넘게 생겨 버렸다.
불과 1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말이다.
우득우득.
강진호가 목을 좌우로 꺾는다. 그 의 목에서 뼛소리가 울려 퍼진다.
듣는 이들에게는 그 소리마저 위 협처럼 느껴졌다.
윌리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저……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저 광경
으
강진호가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 다. 어쩌면 윌리는 강진호 이상으로 그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행적, 그가 지금까지 해낸 일, 그리고 꾸며낸 것만 같은 그의 업적까지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텍스트나 동영상으 로 보는 강진호와 눈앞에서 살아 움 직이는 강진호는 전혀 다른 생물이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걸음걸음마다 말도 안 되는 힘이 느껴진다.
공격하는 사람을 포탄처럼 잡아
던져 상대를 격살한다는 게 상식적 으로 가능하기나 한 이야기냔 말이 다.
차라리 강진호가 일검으로 달려드 는 이들을 모두 베어버렸다면 그러 려니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강진호의 대응은, 그리고 그가 보여주는 힘은 윌리가 알고 있 는 무인에 대한 상식을 모조리 부숴 버리기에 충분했다.
“살살하시네.”
“그러게요.”
“나름 걱정했는데, 다행이군. 역시 로드시지.”
“저는 애초에 걱정 안 했는데요?”
“한 명 이기더니 눈에 뵈는 게 없 는 모양이로군. 조금 있다 나와 따 로 보지.”
“……살려주십쇼.”
그리고 위긴스와 이현수는 그 광 경이 당연하다는 듯이 태연하게 담 소를 나누는 중이었다.
윌리는 그들의 대화 중 한 부분 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살살이라고?’
저게?
그럼 강진호가 진심으로 나오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단 말인가.
“윌리라고 했소?”
“……그렇습니다.”
위긴스가 태연하게 입을 연다.
“당신들이 한 생각은 딱히 틀리지 않았소.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지. 근본적으로 무인들은 통 제가 너무 어려운 이들이니까. 차라 리 특공대처럼 조직해서 쓴다면 어 떨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해봤거 든.”
“그런데 내가 왜 그걸 포기한 줄 아시오?”
“모르겠습니다.”
“쓸모가 없어서요.”
윌리의 눈이 흔들렸다.
위긴스가 어깨를 으쓱했다.
“당신들의 가장 큰 오착은 절대강 자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는 거요. 물론 당신들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겠지. 과거의 원탁이 미 국으로 강자들이 넘어가지 못하게 단속했으니까. 물론 당신들은 정보 력을 바탕으로 최대한 정보를 수집 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위긴스가 미묘하게 웃으며 강진호 를 가리켰다.
“당신이 지금 보는 광경을 다른
이들에게 전할 수 있을 것 같소?”
불가능하다.
윌리가 아는 모든 표현을 동원한 다고 해도 그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의 십분의 일조차 전달할 수 없 을 것이다.
“세상에는 수치화할 수 있는 게 있고, 수치화할 수 없는 게 있지. 그런데 저건 수치화가 안 되는 종류 란 말이외다. 게다가…… 저쯤 되는 강자에게는 수라는 게 아무런 의미 가 없소. 지금 당신들이 하고 있는 일은 개미를 이천 마리 모아서 곰을 잡겠다는 것과 다를 게 없는 일이
오.”
위긴스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그냥 곰이 개미를 먹지 않 기를 바랄 수밖에.”
위긴스가 나직하게 옷었다.
“딱히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건 아 니오. 만약 저들이 원탁으로 쳐들어 온다면 원탁의 평범한 무인들은 오 히려 당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마 스터를 위시로 한 나이트들이 등장 하는 순간, 일방적으로 학살이 벌어 지겠지.”
“……저들이 그토록 나약하다는
말씀이십니까?”
위긴스가 가만히 윌리를 노려본 다.
“지금 뭐라고 했나?”
“그래도 대가리라는 놈이 사태 파 악을 전혀 못하고 있군. 저들이 약 한 게 아니라 너희가 무능한 거지. 저만큼 좋은 인재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해주지 못했으니까. 내가 저 들을 교육했다면 지금보다 세 배는 강했을 거다.”
“새로운 방식은 때로는 혁명이 되
지만, 대부분은 실패로 돌아가는 법 이지. 혁명을 하려는 자는 그 누구 보다 신중해야 하는 법. 아무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 어내는 것에만 집착하는 이들은 이 런 결과를 받아 들게 되는 법이다. 이 얼간이 같은 작자야.”
위긴스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는 지금 꽤 분노하는 중이었다. 아무리 미군이라지만 저들 역시 무인. 잘 키워냈다면 무인계의 한 축을 이룰 만한 인재들이다. 그런 이들은 저리 망쳐 놓은 이들에 대해 분노가 일지 않을 수 없다.
그 역시 수많은 무인들을 키워본 사람이니까.
“그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봐라.”
위긴스가 지미와 윌리를 씹어먹을 듯한 눈으로 노려보았다.
“그 멍청한 머리로 만들어낸 반쪽 짜리 양산품들이 어떤 결함을 가지 고 있는지, 왜 저들이 전력이 될 수 없는지 말이야.”
두 사람의 시선이 위긴스가 가리 키는 곳으로 향했다.
강진호가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그들의 병사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물러난다.
명령만 떨어지면 지옥불에도 뛰어 들 거라 생각한 그들의 병사들이 호 랑이를 마주한 토끼처럼 강진호를 피해 사방으로 물러나고 있었다.
그 충격적인 광경에 지미와 윌리 가 두 눈을 부릅떴다.
“이 수치를 모르……
“닥치는 게 좋아, 그 입을 찢어놓 기 전에.”
위긴스의 말에 지미가 입을 닫았
다.
그와 동시에 위긴스의 이죽거림이 이어졌다.
“감당할 수 없는 적을 향해 목숨 을 걸고 달려드는 걸 개죽음이라고 하지. 그리고 그 개죽음을 국가의 차원에서 강요한 곳이 있었지.”
“불과 백 년도 안 된 과거에 귀국 은 그 정신론을 비웃지 않았나. 그 런데 이만큼이나 발전한 세상에서 그 비웃던 이들과 똑같은 짓을 하려 드는군. 이래서 인간이란 끔찍하다 니까.”
비할 바 없는 치욕에 지미의 고 개가 떨궈졌다.
이 이상 수치스러울 수 없는 패 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