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43)
마존현세강림기-1445화(1442/2125)
마존현세강림기 59권 (2화)
1장 복귀하다 (2)
“끄으으으.”
위긴스가 완전히 탈진한 얼굴로 늘어졌다. 그 모습을 보며 강진호가 답지 않게 안쓰러운 얼굴을 했다.
“ 괜찮은가?”
위긴스의 고개가 천천히 강진호
쪽으로 꺾였다.
여기에 음산한 BGM만 깔면 바 로 호러 영화의 한 장면으로 써먹어 도 될 정도로 괴기스러운 동작이었 다.
“괜찮냐고 하셨습니까?”
“수치…… 수치스러운, 수치…… 위긴스가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 다.
밤새도록 사랑에 빠진 십 대 소 녀의 대사를 감정을 담아 외쳐야 했 던 그에게 멘탈이 남아 있는 게 더 이상했다.
“내가 살다 살다……
강진호가 슬며시 고개를 돌렸다. 뭔가 노인 학대를 한 기분이다. 육체적으로 괴롭힌 건 아니지만, 위긴스는 차라리 육체적으로 학대를 당하는 게 낫다고 외칠 게 분명하니 별 의미가 없다.
“고생 많았어.”
위긴스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강진 호를 바라봤다. 그 번들거리는 눈을 본 강진호가 살짝 시선을 내리깔았 다.
위긴스가 저런 눈을 하는 건 이
번이 처음이다. 지은 죄가 있기에 강진호도 딱히 별말을 하지 못했다.
“오디션은 꼭 붙었으면 좋겠습니 다.”
“아니면 제가 회사의 매출을 위해 서 한 일이! 모조리 허사가 될테니 까요.”
한마디, 한마디가 끝날 때마다 이 가는 소리가 추임새처럼 들려온다.
강진호가 어색한 얼굴로 헛기침을 했다.
“딱히 내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닌 데……
“예?”
“……아닙니다.”
빠득빠득 이를 갈아붙이는 위긴스 를 보고 있으려니, 한동안은 조심해 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위긴스가 영 못마땅하다는 얼굴을 하다가 고개를 내저어 분위기를 환 기했다.
“그보다……
위긴스의 눈빛이 다시 진지해졌 다.
“어쩔 생각이십니까, 로드?”
“ 뭘?”
“저들의 제안을 받을 생각이십니
까?”
“흠.”
강진호가 소파에 등을 기댄다.
“딱히 받지 않을 이유도 없지 않 나‘?”
“저들은 미국입니다. 강국은 강국 만의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저들은 분명 우리를 이용하려 들 겁니다. 지금은 쓸개까지 빼 줄 듯이 굴지 만, 우리의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면 즉각 손절하거나 입장을 바꿀 게 분 명합니다.”
“그러겠지.”
“그러니……
“그런데 말이야.”
“예?”
살짝 톤이 올라간 목소리다. 위긴 스가 의아한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 보았다.
“그건 다 마찬가지 아닌가?”
강진호가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 다. 담배에 불을 붙인 강진호가 피 식 옷었다.
“애초에 거래라는 건 그런 거지. 그럼 우리는 뭐 그리 대단한 의리가 있어서 그들과 거래를 하는 건 아니 잖아. 원탁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우리부터 원 탁과의 거래를 다시 생각해 보겠 지.”
“으..”
M..•
“아니면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손 해를 계속 감수할 생각인가?”
“그건 아닙니다. 로드의 말씀이 맞습니다. 다만, 제가 저들을 경계하 는 것은 저들은 애초에 우리를 이용 할 생각이라는 겁니다.”
“그것도 마찬가지잖아. 우리 역시 저들을 이용하는 거지.”
“로드.”
위긴스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
다.
“저들은 미국입니다. 잇속을 빼 먹는 데는 세계 최고의 국가입니다. 저들과 우리가 같은 의도로 움직인 다면, 결국 손해를 보는 쪽은 우리 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위긴스의 말에 강진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사소한 손해 같은 건 상관없다.”
“으음.”
“위긴스,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아. 항상 이득만 보고 살 수는 없 지. 오로지 이득만 보겠다고 생각한 다면, 할 수 있는 것은 한 없이 줄
어드는 법이야.”
“때로는 손해를 안고서라도 나아 가야 할 때가 있다. 그뿐이야.”
위긴스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강진호는 강진호 나름의 생각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지금은 그거면 충분하다.
“로드, 하나 여쭈겠습니다.”
“얼마든지.”
“로드께서 저들을 교육한다면, 저 들의 수준이 얼마까지 올라올 것 같 다고 생각하십니까?”
강진호가 살짝 미간을 좁혔다.
기분이 나쁜 게 아니라 생각에 잠긴 것이다.
“반년 정도면 쓸모 있는 수준은 되지 않을까?”
“그럼 시간이 흐르면 더 강해지겠 군요.”
강진호가 고개를 내저었다.
“무리야. 기초가 없어. 아무리 수 련한다고 해도 마교도 정도가 한계 겠지. 문제는 마교도는 다음 세대에 더 강해지겠지만, 저들은 자신의 한 계를 이미 그어버렸다는 거지.”
“O으”
이건 위긴스도 생각하고 있던 부 분이다.
‘로드와 내 생각이 일치한다면 더 고민할 필요는 없겠지.’
강진호의 앞에서 꺼내지는 않았지 만, 위긴스가 미국을 경계하는 이유 는 지금 당장 때문이 아니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인력과 자본력 은 어마어마하다. 지금이야 방향을 잘못 잡았다지만, 강진호가 그들의 방향을 잡아주게 된다면 먼 미래에 는 총회의 강력한 적이 될지도 모른 다는 우려가 들었다.
“로드, 저는……
“난 그렇게 먼 미래를 보고 살지 는 않아. 중요한 건 지금 당장 도움 이 되는가 정도겠지.”
“그건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저 어 중이떠중이들이 아니야. 이번 거래 로 진짜 우리가 얻게 되는 건 다름 아닌 정보지.”
위긴스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아••••••
그 부분은 위긴스조차 미처 생각 하지 못했다.
“정보.”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번에 중국과 한국 정부를 상대 하면서 느끼지 않았나. 저들은 우리 를 손바닥 안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 지. 하지만 우리는 아무 것도 보지 못해. 이건 불공평하지.”
게임으로 따지자면 중국만 맵핵을 켜고 게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중국 정부와 동맹을 맺으면서 일단 은 감시를 차단하기는 했지만…….
‘알 수 없지.’
동맹이 파기되는 순간, 감시가 다 시 작동할 것이 분명하다. 아니, 그
이전에 저들이 정말 강진호들에 대 한 감시를 그만두었는지 확인할 방 법도 없다.
“혈마를 이용해 정보를 빼내는 것 에도 한계가 있어. 혈마가 이곳으로 넘어왔다는 게 확인되는 순간, 저들 역시 혈마를 경계할 테니까.”
“확실히 그렇습니다.”
“아마 머지않아 중국 정부군과 맺 은 동맹은 흐지부지되겠지.”
“면피용으로 맺은 동맹에 불과하 니까요.”
“그리고 미국은 우리가 그들과 동 맹을 맺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고,
그 동맹이 면피용이라는 것도 이미 파악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어이없 는 일이지.”
너무 담담하게 말해서 깊이 생각 하지 않았을 뿐.
총회와 중국의 움직임을 한눈에 들여다보는 것은 미국 역시 마찬가 지였다.
“확실히 총회의 정보력은 미미하 기 짝이 없죠.”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총회는 기본적으로 해외에 눈을 돌리지 않았으니까. 내부도 정리하 지 못한 이들이 해외로 돌릴 여력이
있을 리가 없었다. 중국과 얽히기 시작하면서 이현수와 위긴스가 중국 쪽으로 정보력을 확충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 겨우 시작 단계였다.
그렇기에 총회는 두 곳에서 정보 를 보충한다.
하나는 원탁이고, 다른 하나는 국 정원이다.
문제는 이 두 곳이 다 지금 정상 이 아니라는 점.
원탁은 마스터가 체계를 뒤엎으면 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상황에 집 중하느라 해외에 대한 파견을 줄이 고, 내부에 집중하는 단계다. 당연히
정보력이 급감될 수밖에 없다.
애초에 원탁이 가진 정보력은 세 계적으로 넓게 퍼져 있을 뿐, 중국 을 완전히 파악할 정도는 되지 못했 다. 그런 곳이 있던 정보력마저 줄 여 버렸으니, 지금은 큰 도움이 되 지 못한다.
국정원 역시 마찬가지다.
국정원장이 구속되면서 국정원은 완전 파탄이 나버렸다. 대외적으로 국정원장의 구속이 알려진 이상, 체 제 개편과 감사는 필수적이다.
덕분에 지금 국정원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게다가 총회와 국정원의 관계가 워낙 경색되다 보니 저들에게 정보 를 요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다시 말해 지금 총회는 눈뜬장님 이나 다름없다는 소리다.
“지금 제대로 된 정보가 나오는 곳은 두 곳뿐이야.”
“하나는 중국, 다른 하나는 미국 이군요.”
“그렇지.”
“흐으음.”
위긴스가 턱을 쓸어내렸다.
‘합리적이군.’
정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국
과의 동맹은 더없는 이득이 될 수 있다.
굳이 시대를 논하지 않더라도, 전 쟁에서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 를 사람이 있겠는가. 더구나 총회는 이미 중국과의 정보 격차로 개고생 을 했다.
몸으로 겪고도 알지 못한다면 패 배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알겠습니다, 로드. 저는 거기까지 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로드의 혜 안을 미처 짐작하지 못한 점 용서해 주십시오.”
“복잡했을 테니, 그럴 수도 있지.”
강진호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그저 타국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지 만, 위긴스는 미국을 그리 볼 수가 없 다. 미국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하면 저들이 그 조건을 받아들일 거라 생각하십니까?”
“받겠지. 그들도 잃을 것이 없으니 까. 미국의 정보를 내놓으라면 받을 이유가 없겠지만, 자신들이 적이라 생 각하는 중국의 정보를 주지 않을 이유 가 없지. 그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가 중국과 소모전을 벌인다면 더 바랄 게 없을 테니까.”
“이이제이를 노릴 거라는 말씀이
시군요.”
“그 정도의 관계니까.”
강진호의 말에 위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줘도 이득이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런 걸 신경 쓰면 아무것도 못 하게 되지. 그리고 어차피 별 상관 은 없어. 지금의 저들은 조금도 문 제가 되지 않으니까.”
“미국이 생각이 있다면 지금 당장 은 우리가 중국과 전쟁을 벌이는 걸 막으려 들겠군요.”
“그렇겠지.”
“흐음.”
위긴스가 볼을 톡톡, 두드렸다.
대충 상황은 정리가 되었지만, 뭔 가 명쾌하지 않은 느낌이다. 워낙 많은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런 위긴스의 기분을 이해했는지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단순하게 생각해.”
“예?”
“관계니 거래니, 그런 것들은 부 차적인 문제에 불과하지. 중요한 것 은 결국 누가 더 강한가야.”
“이들이 내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가?”
입꼬리를 말아 올린 강진호의 얼굴 을 보는 순간, 위긴스는 자신의 마음 이 고요하게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 그렇군.’
강진호와 위긴스는 사는 세계가 다르다.
위긴스의 세상은 수많은 이해관계 들이 얽혀 돌아가는 곳이지만, 강진 호의 세상은 그저 단순한 약육강식 의 세계다.
강한 자는 짓밟고, 약한 자는 빼 앗긴다.
그리고…….
적어도 그 세계에서 강진호는 강 자였다. 저 미국보다 더.
“동맹은 진행하는 게 좋겠습니 다.”
위긴스가 빙그레 웃었다.
“로드의 방식대로.”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 는 천천히 담배 연기를 뿜어냈다.
이제는 대충 미국행도 마무리가 되어간다.
생각보다 일이 커지기는 했지만, 나름 얻는 것이 있는 여행이었다.
‘이제 정리만 하면 되는군.’
저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생각이 있다면 이제 와 물러서지 는 않겠지.’
“그럼 이제……
“아아, 저들의 연락……
“오디션만 합격하면 되는군요.”
강진호의 시선이 위긴스에게로 향 했다.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한 위긴스의 얼굴을 본 강진호가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오래가겠네.’
은근히 뒤끝이 있는 위긴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