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49)
마존현세강림기-1451화(1448/2125)
마존현세강림기 59권 (8화)
2장 시험하다 (3)
윌리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상황이 어찌 되었는지는 굳이 듣 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최근 경찰들의 유색인종에 대한 불합리한 대웅이 사회적 문제로 떠 오르고 있다. 정권이 바뀌고 자국민 중심주의와 패권주의가 사회적 화두
가 되고 있다.
물론 군인인 윌리가 정책의 방향 을 왈가왈부할 건 아니다. 문제는 그 일련의 영향으로 그동안 숨죽이 고 있던 이들이 슬금슬금 활개를 치 고 있다는 점이다.
‘저 빌어먹을 놈이!’
그가 잡아먹을 듯한 눈으로 경찰 을 노려보았다.
전형적인 백인 경찰.
이가 갈린다.
생각 같아서는 지금 당장 달려가 저놈의 주둥아리에 도넛을 쑤셔 박 아버리고 싶다.
하지만 강진호가 저리 버티고 있 는데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너는 조금 있다 보자, 빌어먹을 놈.’
일단은 어떻게든 이 사태를 해결 해야 한다.
“회주님, 이 일은……
그때 였다.
그의 옆에 있던 이현수가 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꾹 찌른다. 고개 를 돌려보니 이현수의 얼굴에 다급 함이 떠올라 있다.
‘어 엇?’
심지어 H27에서도 보여주지 않은 얼굴이다. 강진호가 천 명과 대적할 상황에서도 이현수는 담담했다. 그 런데 지금 이현수의 얼굴이 창백하 게 질려 있다.
그 얼굴을 보고 나자 윌리의 뇌 리에 강진호의 보고서에 적혀 있던 한 글귀가 떠올랐다.
자신보다 주변 문제에 민감함. 주 변인들을 과하게 중요히 여기는 타 입.
윌리의 얼굴이 삽시간에 굳어졌
다.
‘아차!’
놓쳤다.
그 보고서의 정보를 신뢰할 수 있다면, 지금 강진호는 자신이 무시 받거나 불이익을 받은 것 이상으로 화가 났을 것이다. 그런 강진호의 앞에서 빤한 말을 늘어놨다가는 사 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 다.
지금까지 그가 들인 공이 이 작 은 사건 하나로 모두 날아갈 수 있 다고 생각하자 눈앞이 깜깜해지는 느낌이었다.
“어……
뭔가 말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운을 떼기는 했지만, 대체 무슨 말 을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정신 차려!’
입술을 질끈 깨문 윌리가 고개를 들었다. 이럴 때는 어설픈 수작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차라리 정공법 으로 나가는 게 나을 것이다.
윌리가 강진호를 향해 고개를 숙 였다.
“일단 죄송합니다, 회주님.”
강진호가 슬쩍 고개를 옆으로 꺾 었다.
“누구한테 사과하는 건지 모르겠 군.”
“아••••••
윌리는 자신의 실수를 알아챘다. 그러고는 재빨리 몸의 방향을 튼다.
“죄송합니다, 최연하 씨. 이런 일 이 벌어질 거라고는 저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쪽이 뭔데 저한테 사과하죠?”
저지른 사람은 여전히 저러고 있 는데, 왜 윌리가 대신 사과하냐는 뜻이었다.
‘그러니까요.’
윌리가 나직하게 이를 갈았다.
이 상황만 모면한다면 저 경찰 놈을 갈아서 소시지로 만들어 버리 겠다는 생각을 하며 윌리가 입을 열 었다.
“당사자를 사과하게 만드는 것도 분명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일은 겨우 그 정도로 끝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방으로 올라가 계시면 제 가 곧 책임자들을 모두 이끌고 찾아 뵙겠습니다.”
“책임자요?”
“최소한 청장은 나와야죠.” 윌리가 낮게 숨을 내뿜었다.
“관련된 이들은 다 갈아버리겠습
니다. 그러니 노여움을 풀어주십시 오.”
“흐음.”
윌리의 대처가 마음에 든다는 듯 최연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럼 그렇게 하세요.”
“감사합니다.”
윌리가 고개를 돌려 강진호의 눈 치를 살폈다. 최연하가 괜찮다고 했 으니 진행해도 되겠냐는 의미다.
강진호가 입에 문 담배를 깊이 빨아들였다.
“후우우우.”
연기를 뿜어낸 강진호가 가라앉은
눈으로 윌리를 바라봤다.
“기대하지.”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 건지 말 이야.”
지금까지 본 강진호와는 너무도 다른 표정과 분위기에 윌리의 등골 이 서늘해졌다.
‘내 선에서 해결할 일이 아니다.’
지금 당장 상부로 연락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윌리가 고개를 끄덕 였다.
“ 괜찮아요?”
“그럼 괜찮지. 내가 그런 일로 멘 탈이라도 나갈까 봐 그래요?”
강진호가 최연하를 가만히 살폈 다.
억지로 센 척하는 게 아니다. 지 금 최연하는 정말 별다른 동요가 없 어 보인다. 그녀의 기운은 강진호의 생각 이상으로 안정되어 있다.
“일단 돌려보내지그랬어요. 그러 다 유치장에라도 끌려가면 어떻게 하려고.”
“강진호 씨가 와서 풀어주겠지.”
어, 그렇지. 그렇긴 하지.
“못 풀어주면 어떻게 하려고.”
“그럼 벽이라도 뚫고 데려가겠
지.”
어…… 그것도 그렇지.
강진호의 얼떨떨한 표정을 본 최 연하가 피식 웃었다.
“농담이에요. 내가 설마 강진호 씨한테 그런 것까지 바랄까 봐. 한 다고 해도 내가 말렸을 거예요.”
최연하를 빤히 보던 강진호가 고 개를 갸웃했다.
“그럼 어떻게 하려고 했어요?”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요. 빡
치니까 그냥 지른 거지.”
“어떻게 그런 일 하나하나마다 뒷 일을 생각하며 살아요? 나는 그렇게 못 살아.”
당당하다.
화끈하다.
하지만 이게 좋은 게 아닐 텐 데…….
최연하가 어깨를 쭉 펴며 말했다.
“나는 콩밥 먹으면 콩밥 먹었지, 저런 말 듣고 그냥은 못 넘어가요. 그런데 뭐? 내가 돈을 주고 합의를 하라고? 내가 뒈지면 뒈졌지, 그 꼴
을 어떻게 봐요!”
확실히 그건 맞는 말이다.
“여하튼 일 키워서 미안한데, 이 건 어쩔 수가 없어요. 아, 생각하니 더 짜증 나네. 그냥 힐로 대가리를 찍어버렸어야 하는 건데!”
“……그러다 총 맞아요.”
“쯧.”
최연하가 혀를 차자 강진호가 고 개를 내저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강진호의 존재를 염두에 두고 움직일지 모르지만, 강 진호가 아는 최연하는 그런 걸 계산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럴 생각이었다면 최소한 강진호 에게 전화라도 했겠지.
그럼 정말로 뒷일 생각 안 하고 질러 버렸다는 건데…….
그게 참 뭐랄까…….
‘대단하다면 대단하고.’
답이 없다면 또 답이 없고.
강진호가 피식 웃고 말았다. 어쩌 겠는가, 그게 최연하라는 사람인데.
“여하튼 늦어서 미안합니다.”
“아니에요. 자꾸 그런 말 하지 마 세요. 그런 말 하니까 내가 강진호 씨가 올 줄 알고 사고 친 것 같잖 아요. ‘우리 아빠 온다’도 아니고.”
“아니, 아무도 그런 생각은 안 할 겁니다.”
“왜요?”
“그런 생각까지 할 수 있는 사람 이라고는 아무도……
“ 뭐요?”
“아닙니다.”
강진호가 어색하게 웃었다.
“그래서……
강진호의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갔 다. 호텔방의 입구 쪽에 나란히 서 있는 세 사람을 본 강진호가 얼굴을 굳혔다.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로니 맥케인이 마른침을 꿀꺽 삼 켰다.
‘빌어먹을, 나더러 이 상황을 어 떻게 해석하라고!’
로스앤젤레스 경찰국 (LAPD) 의 경찰청장인 그가 일개 사건 때문에 해명을 하러 나오는 일이 발생할 줄 은 몰랐다.
펜타곤?
그곳에서 협조 요청이 왔다면 코 웃음을 쳤을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펜타곤은 협조의 대상이지, 명령을 받는 곳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가 연락을 받은 곳은
펜타곤이 아니다. 시장이 그에게 직 접 전화를 걸어 이 일을 지시했다.
맹세코 로니 맥케인은 시장이 그 렇게 발악하는 모습을 난생처음 보 았다. 평소 온화하기 짝이 없던 사 람이 자기 집 침대에서 낯선 남자가 와이프와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한 사 람처럼 전화기를 부술 기세로 욕을 퍼부어 댔다.
그것만이면 다행이지.
시장이 전화를 끊기가 무섭게 주 지사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제야 로니는 시장이 얼마나 온 화한 사람인지 새삼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주지사가 쏟아낸 욕설에 비하면 시장이 한 말은 교과서에 실어도 될 수준이다. 로니는 살면서 그렇게 다 채롭고 감정이 실린 욕은 처음 들어 봤다.
이 일만 잘 마무리된다면 래퍼로 데뷔하는 것을 권해보고 싶을 정도 로 말이다.
여하튼.
상급자로부터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격렬한 전화를 받은 로니는 지금 반쯤 정신이 나가 버린 상황이 었다.
‘이 사람들이 대체 뭐 하는 이들 이기에……
웬만한 나라의 수상급이 모욕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그의 직속상관들 이 줄줄이 전화를 걸어 쌍욕을 퍼붓 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그 각국의 수 상 이상의 영향력이 있을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건데…….
‘그런 사람한테 성희롱을 했다 고?’
그냥 뒈지지.
총은 뭐 하러 들고 다니나, 이럴 때 입에 넣고 쏘라고 들고 다니는
게 총이 아닌가! 빌어먹을, 왜 뒈지 지도 않고 살아서 그 책임을 떠넘기 냔 말이다!
윌리와 레이놀드의 시선을 받은 로니가 다시 한 번 마른침을 삼켰 다.
어쨌든 그는 이 경찰국의 청장.
아래에서 벌어진 모든 일은 그가 책임을 져야 한다. 만약 그의 선에 서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더 위로 올라가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시장 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의 목을 날려 버리고 옥수수 농사를 권할 것 이다.
죽여서 묻어버리기 좋게.
손을 들어 이마에 흐른 땀을 닦 아낸 로니가 달달거리는 걸음으로 앞으로 나섰다.
“ 먼저••••••
제발 혀가 매끄럽게 돌아가기를 빌면서 로니가 입을 열었다.
“이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자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소속 경찰을 관리하지 못한 것은 제 잘못 입니다. 이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께……
“방송에 나와서 사과문이라도 읽 을 셈인가?”
“누가 써준 대본이라도 읽고 있는 것 같군. 빤한 소리 지껄이지 말고 할 말만 하지.”
로니가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레이놀드와 윌리가 다급하게 눈짓 을 한다.
‘빌어먹을, 나더러 대체 뭘 어떻 게 하라고?’
니들이야 저 사람이 누군지라도 알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 테 대체 무슨 사과를 하란 말인가.
누군지 물어봐도 네가 알 것 없 다고 대답하는 놈들이 책임은 이쪽
으로 다 미루고 눈짓만 하는 걸 보 니, 속이 타다 못해 뒤집어지는 느 낌이 었다.
“우, 우선……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그의 일 인데.
“해당 경찰관은 면직될 것입니다. 이미 그에게서 공정하지 못한 수사 를 했다는 자백을 받았습니다.”
“ 면직?”
“……물론 면직 선에서 끝낼 생각 은 아닙니다. LAPD의 명예를 훼손 하고 피해를 준 이상, 관련된 모든 부분에 소송을 걸어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홈.”
강진호가 턱을 굈다.
“그러고는?”
“교육 책임자를 비롯해 그 경관의 직속상관들도 모조리 면직되거나 징 계를 받을 겁니다. 그리고 이 일을 바탕으로 경찰국 전체에 관련 교육 을 실시할 생각입니다.”
강진호가 영 마뜩찮다는 얼굴로 청장을 바라봤다.
“이, 이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최 선입니다. 이 이상 문제를 키운다면 저희도 왜 저희가 이런 일을 했는지
공표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누가 이 일에 관련되었는지를 언급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강진호의 이름을 언급하고 싶지 않으니 이 정도에서 만족해 달라는 소리였다.
강진호가 빤히 청장을 바라볼 때, 최연하가 입을 열었다.
“뭐래요?”
강진호가 들은 것을 설명해 주자 최연하가 눈을 찌푸렸다.
“뭐가 이렇게 복잡해?”
“••••••네?”
“다 됐고, 내가 그 새끼 죽빵 한
번만 갈기면 안 돼요? 아니, 내가 치면 안 아플 테니까, 진호 씨가 한 대만 쳐주세요. 네?”
그러면 죽는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