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50)
마존현세강림기-1452화(1449/2125)
마존현세강림기 59권 (9화)
2장 시험하다 (4)
“그러면 죽어요.”
“그러니까요.”
“네?”
“왜요?”
“아, 아니……
강진호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최연하를 바라봤다.
아, 모르고 한 소리가 아니었구 나.
나는 모르는 줄 알았지.
“죽이는 건 좀……
“그렇긴 하죠? 성질 같아서는 태 평양에 던져 버리고 싶은데, 상어 많은 데로.”
강진호는 자신의 인성이 좋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심심하면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사람이 인성을 논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세상 누구를 데리고 온다고 해도 강진호는 그 이하의 인간이다.
그런데, 어…….
‘굉장하다.’
어떤 면에서 보면 최연하의 인성 이 강진호를 능가하는 게 아닐까?
“뭐, 그건 그 정도로 하자구요. 내가 정말 열 받은 건 그쪽이 아니 니까. 그보다……
최연하의 눈에서 불꽃이 튄다.
“그 택시 기사 새끼, 어떻게 할 건지나 좀 물어봐요. 나는 그 새끼 절대 가만히 안 둘 거니까.”
강진호가 그 말을 전하자, 로니가 손수건을 꺼내 이마에 줄줄 흘러내 린 땀을 닦아낸다.
“우선은 성희롱으로 유치장에 처
넣어 뒀습니다. 택시 기사 면허는 정지될 것이고, 법적인 처벌을 받을 겁니다.”
“그게 다라고?”
“법적으로는 더 할 수 있는 게 없 습니다. 그래서 제가 드리는 제안입 니다만……
강진호가 가만히 로니에게 시선을 주었다.
제안?
“민사로 소송을 거시면 됩니다. 우수한 변호사를 쓰시고 거액의 배 상액을 물려 버리시면 재산은 거덜 나고 돈을 버는 족족 추징당할 겁니
다.”
“그렇게나?”
“미국은 소송의 나라입니다. 법적 인 처벌보다 민사가 백배는 더 무서 운 일도 허다하죠. 제 생각에는 지 금이 딱 그런 경우 같습니다만.”
대화를 듣고 있던 레이놀드가 재 빨리 끼어들었다.
“변호사는 저희가 소개시켜 드릴 수 있습니다. 최고의 변호사로 준비 하죠. 물론 소송에 드는 일체의 비 용은 저희가 부담할 겁니다. 두 분 께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으 셔도 됩니다.”
“흐음.”
강진호가 홍미롭다는 얼굴을 했 다.
그가 원한 방향은 아니지만, 결과 적으로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문제는 그게 아니지만 말이다.
한은솔에게 통역을 들은 최연하가 뚱한 얼굴을 했다.
“뭔가 직관적이지가 않은데. 그냥 후드려 팰 수는 없나?”
강진호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세상 모든 일을 폭력으로 해결하 면 안 됩니다.”
이현수와 위긴스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세상에, 저 말이 회주님의 입에 서 나온다니.’
‘어떻게 로드에게서 저런 말이 나 오게 만들 수가 있지?’
한때 이현수는 왜 강진호가 최연 하에게 무학을 가르치지 않는지 이 상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최연하는 이미 무인계에 깊이 관련이 되어 있다.
앞으로도 강진호와 함께할 거라면 무학을 익히지 않았다 해서 자신이 무인계의 사람이 아니라 주장할 수 는 없으니까.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현수는 그 이유를 확실하게 이해했다.
‘저 사람은 무학을 배우면 안 되 는 사람이다.’
최연하가 무인이 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녀가 치 는 사고를 수습하는 것만으로도 이 현수의 머리가 다 빠져 버릴 게 빤 했다.
‘이걸 천생연분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부창부수라고 해야 하나?’
어느 쪽이든 별로 좋은 일은 아 니다.
“소송이라구요?”
“그렇습니다.”
“ 흐음••••••
최연하가 손가락으로 볼을 두드렸 다. 소송을 걸었을 때 어떤 일이 벌 어질지를 생각해 보는 모양이다.
“확실하게 박살 낼 수 있는 거 죠?”
“물론입니다. 생각하는 이상으로 처참하게.”
“그럼 그 정도로 만족하죠. 직접 적으로 볼 수 없다는 건 아쉽지만.”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레이놀드가 허리를 구십 도로 접 었다.
‘빌어먹을, 이게 뭔 난리야.’
등에 땀이 축축하다. 이미 셔츠는 모두 젖어 등에 바짝 달라붙어 있 다. 저 병신 같은 택시 기사 하나 때문에 모든 일이 틀어질 뻔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기 그지없다.
‘이 경찰 새끼들.’
그리고 출동한 경찰 놈도 마찬가 지다.
레이놀드의 윌리의 사나운 눈빛을 받은 로니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교육을 강화해야겠어.’
언젠가 한 번은 문제가 터질 수 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설마 이렇게
대형 사고가 터질 줄은 몰랐다. 그래도 어찌어찌 수습은…….
“청장님.”
강진호의 목소리에 로니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강진호가 살짝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다. 시선이 마주치는 순 간 전신이 얼어붙는 느낌이 났다.
‘얼마나 굉장한 권력자이기에
지금까지 그도 수많은 이들을 봐 왔지만, 단 한 번도 시선만으로 그 를 얼어붙게 만드는 이는 만나본 적 이 없다. 물론 이건 권력의 문제가
아니라 무학의 문제였지만, 로니는 그걸 알 도리가 없었다.
“이 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지 속적으로 보고를 받겠습니다. 말씀 하신 대로 잘 처리될 거라 믿습니 다.”
“무, 물론입니다.”
“단……
강진호가 나직하게 말한다.
“적당히 지금 상황만 넘기려 들지 마십시오. 말씀하신 대로 처리가 되 지 않을 때는 제가 미국으로 다시 올 겁니다. 그리고 그때는 이 정도 로는 끝나지 않을 겁니다.”
레이놀드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 다.
당연히 이 정도로는 안 끝나겠지.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일단 다 옷을 벗어야 하니까.
굳이 강진호가 개인적으로 보복을 할 필요도 없다. 사건을 보고받은 상급자들은 지금도 그들의 목을 어 떻게 잘라 버릴까 고민하고 있을 테 니까.
강진호가 조금만 불만을 표출해도 이곳에 있는 셋은 물론, 백 단위에 가까운 이들이 옷을 벗어야 할 것이 다.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가보세요.”
“예, 그럼.”
로니가 고개를 돌려 레이놀드와 시선을 교환했다. 그가 고개를 끄덕 이자, 로니가 재빨리 호텔방을 벗어 났다.
쿵!
문이 닫히자, 그제야 로니가 호텔 벽에 기대 한숨을 돌렸다.
‘이게 대체 뭔 일이야?’
모든 일이 끝났음에도 아직도 이 해가 안 간다. 그가 대체 누굴 만났 고, 무슨 일을 해결했는지 말이다.
다만, 한 가지만은 확실했다.
“닉, 이 개 같은 놈……
그가 누구 때문에 이런 일을 겪 어야 했는지만큼은 너무도 확연하 다. 로니가 이를 뿌득뿌득 갈며 빠 른 걸음으로 복도를 내달렸다.
공식적으로야 직위 해제를 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지만, 그 개인적 으로야 다르다. 일단 당장 그놈의 모가지를 잡아 졸라 버리지 않고서 는 이 화가 풀리지 않을 것 같다.
휴대폰을 꺼내 버튼을 누른 로니 가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고함을 질 렀다.
“당장 차 대기시켜! 그리고 닉, 그놈 서장실에 처박아둬! 내가 지금 갈 테니까!”
대답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 린 로니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여러 번 두드렸다.
밖에서 들려온 고함 소리에 고개 를 돌린 이들이 가만히 고개를 제자 리로 가져왔다.
레이놀드가 어색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청장이 화가 많이 난 모양입니 다.”
“흠.”
강진호가 소파에 등을 기댔다.
“미국은 꽤 선진국이라고 생각했 는데,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은 몰랐군.”
“많은 사람들이 섞여 있는 만큼 많은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그 모든 것이 미국이지만, 그 하나만 보고 미국을 판단하지는 말아주시길 바라 겠습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한국도 수많은 사건이 이 순간에도 벌어지지 않는가. 한국에 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한국인의 이 미지를 결정한다면, 누구라도 억울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정을 미리 말씀해 주셨으면 저 희가 차를 보내 드렸을 텐데……. 미리 준비하지 못한 저희의 잘못입 니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 립니다.”
“됐어요.”
최연하가 선을 그었다.
“일을 당한 건 일을 당한 거지, 그게 그쪽 잘못은 아니죠. 사람이
살다 보면 재수 없이 똥 밟을 때도 있는 법이니까.”
“표현을 좀……
“이 이상 적절한 표현이 있어요?”
“아뇨, 아닙니다.”
강진호가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대화하는 모양 새를 지켜보던 윌리가 머릿속에 정 보 하나를 더 추가했다.
‘생각 이상으로 최연하 씨에게 약 함.’
강진호가 저렇게 말을 얼버무리거 나 쩔쩔매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저 사람이 동아시아의 마왕이라 불리는 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더욱 특이한 일이다.
동아시아에는 이미 다른 삼왕이 존재한다. 아무리 익힌 것이 마공이 라고는 하지만, 웬만한 성격으로는 마왕이라는 이름을 얻을 수 없다.
그들이 입수한 강진호의 정보만 봐도 죽어간 이들이 이미 천 단위를 넘지 않았는가.
그런 살인귀가 한 손가락으로도 짓눌러 죽일 수 있는 평범한 여자에 게 잔소리를 듣는 모습을 보니 기분 이 무척 이상했다.
‘여자를 밝히는 성격도 아니라던 데.’
정보국에서는 이미 몇 번이고 강 진호와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연구했다. 당연히 그중에 서는 미인계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더라 도 강진호에게 미인계는 통하지 않 는다는 결론이 나올 뿐이다. 강진호 는 최근 몇 년 동안 최연하 이외의 여자와는 접촉조차 하지 않았으니 까.
그럼 대체 무엇 때문에…….
“할 말이 남았나?”
“아••••••
레이놀드가 어색하게 웃었다.
“전에 말한 것에 대해 조금 이야 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만, 오늘은 상황이 좋지 않으니 그만 돌아가겠 습니다. 내일 다시 방문해도 괜찮겠 습니까?”
“그렇게 하도록.”
“예. 그럼.”
레이놀드가 바로 고개를 숙였다.
지금 이 순간만은 강진호의 눈앞 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뿐이다. 화 가 진정되었다고는 하지만, 조금 전 까지는 분위기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강진 호였으니까.
“내일 오전 중으로 찾아뵙겠습니 다.”
강진호가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 이자, 레이놀드가 윌리를 대동하고 는 밖으로 나갔다.
조심스레 문을 닫은 레이놀드가 이를 갈아붙였다.
“빌어먹을, 이게 대체 무슨 일이 야!”
“……큰일 날 뻔했습니다.”
“큰일은 이미 났어. 덕분에 주도 권을 모조리 내주지 않았는가! 안
그래도 협상을 하는 내내 우는소리 밖에 못했는데, 이제는 눈도 못 마 주치게 생겼어! 저 개 같은 LAPD 놈들, 다 박살을 내버릴 테다! 저 청장부터 잘라 버려!”
“조, 조금 전에는 이제 됐다 고……
“뭐가?”
레이놀드가 이를 갈았다.
“VIP를 건드려서 국가의 이득에 지대한 손상을 입힐 뻔한 놈들을 상 황이 겨우 수습됐다고 용서한다고? 웃기는 소리!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일이야. 아니면 자네가 책임을
질 텐가?”
“아닙니다.”
레이놀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빌어먹을,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해야 한단 말인가. 내일까지 내 목이 붙어 있기를 빌어야지. 제기랄.”
레이놀드가 짜증이 잔뜩 실린 걸 음으로 복도를 걸어갔다.
‘여자 하나 때문에……
그의 이가 뿌득뿌득 갈린다.
겨우 여자 하나 때문에 위쪽이 반쯤 뒤집혔다. 건국 이래 이런 말 도 안 되는 사태가 있던가를 생각해 보니, 이제는 화도 안 난다.
“경호 강화해.”
“예!”
“그냥 대답만 하지 말고, 제대로 생각하고 움직여! 택시 기사가 아가 리를 턴 것만으로 여기까지 왔어! 혹시 저 여자가 택시 기사에게 맞기 라도 했으면 어떻게 됐을 것 같나?”
일련의 사태를 상상해 본 윌리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경호를 강화하겠습니다.”
“제길.”
레이놀드가 거칠게 엘리베이터 문 을 걷어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