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55)
마존현세강림기-1457화(1454/2125)
마존현세강림기 59권 (14화)
3장 돌입하다 (4)
“저기 보이는 것 같습니다만?”
레지가 눈을 찌푸리고는 망원경을 들어 부관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 았다.
확실히 뭔가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저게 단가?’
거리 때문에 명확하게 확인이 되 지 않는다. 영상을 확보하면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겠지만, 일단 눈 으로 들어온 것만 보건대, 절대 다 수는 아니다.
많아봐야 30명 이내.
30명이라는 숫자는 기준에 따라 서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지 만, 레지의 사단을 상대하기에 결코 많지 않은 숫자라는 건 바보가 아닌 이상 누구라도 동의할 것이다.
“농담이 아닌 모양이로군.” 레지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웬만하면 좋게 받아들이고 싶지
만, 가면 갈수록 가관이다. 이쯤 되 면 저들이 작당을 하고 자신을 놀리 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다.
“민간인일 확률은?”
“주변이 완전히 통제되고 있습니 다. 다만, 워낙 인적이 드문 사막이 라 민간인이 들어오지는 않을 겁니 다. 그래도 일말의 가능성이 있으니 확인해 보겠습니다.”
레지가 미간을 좁혔다.
차라리 그쪽이 현실성이 있다. 하 지만 그럴 리는 없겠지.
“선공…… 으음, 아니지.”
레지가 고개를 저었다.
눈에 빤히 보이는 곳이라면 포격 으로 날려 버리는 것에 문제가 없 다. 그럼 깔끔하게 이 멍청하기 짝 이 없는 훈련을 끝낼 수 있을 것이 다.
하지만 레지는 군인. 정체불명의 적에게 선공을 가한다는 것은 미묘 하게 거슬리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교전 수칙에 어긋나기도 하고.
“일단은 대기한다.”
“포격이 가능합니다.”
“대기해!”
“예!”
부관이 물러서자 레지가 살짝 눈 을 좁혔다.
‘원하는 대로 해줘야지.’
당장 포격을 가해 날려 버리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 만 군인은 냉정해야 하는 법. 다른 무엇보다 상부에서는 그런 결과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제대로 된 전투와 확실한 데이터.
자주포 역시 그들의 전력임이 분 명하지만, 싱거운 결과를 낳는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다.
그러니 차라리 근거리에서 확
실…….
“ 으음?”
순간, 레지의 미간이 좁아졌다.
그의 눈에 이상한 것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너무 거리가 멀어 작은 점으로밖 에 보이지 않는 이들이 갑자기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 빛이라고?’
레지가 반사적으로 위를 올려다보 았다.
이곳은 사막.
작열하는 태양이 사람을 괴롭히는 사막이다. 이 사막에서 저만한 빛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건 괴이한 일 이다.
‘저게 대체 뭐지?’
그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 더 큰 의문으로 대체되었으니까.
작열하던 빛이 형태를 갖추기 시 작한다. 그러더니 허공에 단 한 번 도 본 적 없던 기이한 문양이 그려 졌다.
“……타국에서 개발한 신무기라도 되는 건가?”
레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응전합니까?”
“빌어먹을, 포탄이라도 맞았나?
발포하고 나서 뭐라고 할 셈이지? 저 새끼들이 빛을 뿜어내고 허공에 다 낙서를 해서 자주포로 날려 버렸 다고 할까?”
“……죄송합니다.”
레지가 짜증을 억누르며 허공에 그려지는 문양을 노려보았다.
‘뭔가 해봐라.’
바로 날려 버릴 테니까.
그 순간이었다.
허공에 그려진 문양이 천천히 아 래로 하강하더니, 땅에 스며들었다. 레지는 그 기이한 조화를 멍한 눈으 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스며들어?’
그걸로 끝이었다.
잠잠해진다.
“대체 뭘……
그런 후, 그게 끝이 아니라는 걸 알기까지는 결코 오랜 시간이 필요 하지 않았다.
우우우우웅.
“음?”
낮은 진동 소리가 들린다.
마치 벌 떼가 날아다니는 것 같 은, 거슬리는 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파고든다.
“무슨 소리지?”
이내 레지는 깨달았다.
지금 이 소리가 중요한 게 아니 라는 것을 말이다.
‘흔들린다?’
그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아까부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 다 싶더니, 몸 전체가 떨려오기 시 작했다. 바닥을 바라보니 자갈들이 덜덜 떨리면서 조금씩 이동하는 게 보인다.
“지진?”
그리고 그건 갑자기 찾아왔다.
콰르르르르르룽!
대지가 크게 혼들리기 시작한다.
잔 떨림이 점점 커지더니, 이내 확 연히 느낄 만한 진동이 되었고, 미 처 대처하기도 전에 몸을 가누기도 힘든 커다란 흔들림이 되어 진지를 뒤덮었다.
“뭐, 뭐야!”
“지진이다!”
“침착해! 침착하라고! 자리를 지 켜!”
하지만 부질없는 외침일 뿐이었 다.
진동은 이내 지진이 되어 그들을 덮쳤다.
“으아아아아!”
레지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서서 버티려고 했지만, 그럴 수 있는 진동이 아니었다. 마치 거대한 쉐이커 병에 가둬진 채 마구 흔들리 는 기분이었다. 발이 땅에서 떨어졌 다가 다시 붙기를 반복했다.
바닥에 납작 엎드린 레지가 필사 적으로 소리쳤다.
“자세를 낮춰! 당장! 뭐라도 붙들 어!”
그 고함이 먹혔는지, 아니면 본능 적으로 살아날 방법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눈에 보이는 이들은 모 조리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빌어먹을!’
갑자기 웬 지진이란 말인가.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흔들 린다. 그가 흔들리고 있는 건지, 아 니면 눈에 보이는 것들이 흔들리고 있는 건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 다.
당연히 둘 다겠지. 제기랄!
입술을 질끈 깨문 레지가 재빠르 게 머리를 굴렸다. 인력으로 어쩔 수 없는 지진을 정통으로 얻어맞았 다고는 하지만, 무너질 게 없는 이 사막에서는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 다. 기껏해야 좁은 전자 내부에 타
고 있던 이들이 부딪쳐 부상을 입는 정도겠지.
그러니 잘 정비를 해내면…….
그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
마치 뭔가 폭발하는 것 같은 소 리가 들린다.
‘포격?’
아니다.
비슷하지만 달랐다. 이건 터지는 소리와는 다르다. 차라리 끊어지는 소리에 조금 더….
‘끊어진다고?’
의문이 들었다.
끊어지다니, 대체 뭐가…….
그리고 그 의문은 금세 풀리고 말았다.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형 태로 말이다.
쿠르르르르르릉!
바닥이 뒤틀린다.
흔들리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뒤틀리고 있었다.
쩌적, 소리와 함께 마른 사막의 바닥에 기다란 금이 가기 시작한다.
‘서, 설마?’
레지의 눈에 핏발이 섰다.
“빌어먹을! 꽉 잡아아아아아아!”
갈라진 바닥이 벌어지기 시작한
다. 그와 동시에 곳곳이 솟아오르고, 또 내려앉았다.
“으아아아아악!”
갈라진 바닥으로 떨어진 이의 처 절한 비명이 귀를 파고들었다.
끼이이이이잉!
바닥이 뒤틀리며 포진을 갖추고 있던 전차들이 옆으로 기울고, 심지 어 갈라진 바닥 아래로 추락하기까 지 한다.
끔찍한 지진.
인간이 만들어낸 화기들은 강력하 지만, 자연재해 앞에서는 그저 무력 할 뿐이었다. 바닥에 궤도를 붙여야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화포들은 바닥이 무너지는 순간, 그 가치를 잃어버린다.
진형이 완전히 무너졌다.
레지는 바닥에 바짝 엎드린 자세 로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았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왜 하필 지금, 그리고 이곳에 이 런 말도 안 되는 지진이 벌어진단 말인가.
“사, 사단장님, 대책을! 여기에 있 다가는 피해가 커집니다!”
“이탈해야 합니다!”
말은 쉽지!
당장 어디가 더 갈라질지도 모른 다. 그리고 제멋대로 솟아오르고 꺼 져서 어린아이가 짓밟아놓은 찰흙처 럼 되어버린 지형에서 대체 어떻게 이탈하란 말인가.
어설프게 이동을 시도했다가는 피 해만 더 커질 뿐이다.
“닥치고 엎드리기나 해!”
레지가 비명과도 같은 고함을 질 러 대자, 주변의 부관들도 이를 악 물고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안전할 상 황이 아니다.
쩌적, 쩌저저적.
갈라진다.
바닥에 시커먼 선들이 뻗어온다. 저 선이 갈라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너무도 빤하지 않은가.
레지는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눈으로 그 선들을 바라보았다. 그를 향해 뻗어오는 선들이 마치 사 신의 손길처럼 느껴졌다.
전신이 이내 식은땀으로 축축이 젖어들었다.
쩌적, 쩌저적.
‘제발!’
천천히 전진해 오던 검은 선이 레지의 바로 앞에서 멈췄다.
“아••••••
콰드드드득!
하지만 채 안심하기도 전에 바닥 에 쩌억, 갈라지더니, 사람들을 집어 삼키기 시작한다.
“으아아아아아아악!”
그의 앞에 엎드려 있던 부관이 쩌억 갈라진 틈 사이로 추락한다. 레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도와줄 수가 없다.
바로 앞에서 생때같은 수하들이 죽어 나가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 다는 무력감이 레지를 짓밟았다.
“끅, 끄으윽.”
“아!”
하지만 이내 들려온 신음 소리에 레지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윌슨!”
바닥을 기어 갈라진 틈 사이로 다가간 레지가 아래를 내려다보았 다.
“사, 사단장님.”
아래를 바라본 레지의 눈에 의문 이 어렸다.
‘ 얕아?’
갈라지는 기세로 봐서는 바닥도 보이지 않을 무저갱이 자리하고 있 을 것 같건만, 실제로 틈의 바닥은
그리 깊지 않았다. 높아봐야 겨우 2, 3미터.
‘이게 가능한 일인가?’
지진이라는 건 지표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이만한 흔들림이라면 이곳에 절벽 이 생겨나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그의 눈에 보이는 깊이는 사람 둘이 설 정도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내 지진이 잦아들었다.
우우우우웅.
커다란 흔들림이 이내 작은 진동 으로 변하더니, 결국에는 잔 떨림 수준까지 약해졌다.
레지가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주 위를 돌아보았다.
“이••••••
처참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다.
누가 이곳을 사막이라 부르겠는 가.
곳곳이 쩌억 갈라져 시커먼 입을 드러내고, 갈라지지 않은 대지도 제 멋대로 솟아오르고 푹 꺼져 있다. 아직 아무것도 한 게 없건만, 벌써 전쟁을 몇 번은 치른 듯한 모양새 다.
그리고 당연히 그 대지에 발을 붙이고 있던 이들이 무사할 리가 없
었다.
틈으로 빠진 전차, 뒤집혀 버린 자주포. 그리고 솟아오른 대지에 반 쯤 걸쳐진 채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전차들까지…..
붕괴.
이건 붕괴다.
“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 가.”
그의 뒤에 위치한 벙커에서 머리 를 감싸 쥔 필 버튼이 고함을 지르 며 나왔다.
하지만 레지가 해줄 만한 대답이 있을 리 없었다.
“세상에…… 주여.”
필의 신음 소리가 지금 레지의 기분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이, 이래서야……
필의 눈이 흔들렸다.
이곳에 2개 사단의 화력을 집중 했다. 하지만 그 화력은 지금 이 순 간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저 뒤집 힌 전차들과 연기를 뿜어내는 자주 포들이 대체 뭘 할 수 있겠는가.
기본적으로 화포는 대지에 궤도를 붙이고 정확한 표적의 좌표를 인식 해야 의미가 있는 물건이다. 하지만 이래서는 좌표를 안다고 해도 사격
을 할 수가 없다.
“훈련…… 훈련을 멈춰주십시오, 차관님. 자연재해입니다. 이대로 느…”
“아, 아니야.”
“예‘?”
레지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 다.
필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는 것이 보인다.
“재, 재해가 아니야. 이건…… 재해가 아니라고?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뭔가 지적을 하려던 레지가 입을
다물었다.
‘그 빛.’
그 도무지 이해할 수 없던 빛무 리와 기괴한 문양.
그렇다면 설마 그게?
레지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 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당연히 조금 전 빛을 뿜어 대던 이들이 있 는 곳이었다.
그런 후, 레지는 보았다.
멀지 않은 곳.
어느새 훌쩍 가까워진 곳에서 한 남자가 그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 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월백입니다.
우선 마존현세강림기를 읽어주시 는 독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 니다.
며칠 전부터 작업을 하는 중 오 른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통증이 느껴져 병원을 방문한 결과,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제 스스로도 조금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오늘 마존현세강림기는 1회
만 연재됩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더 좋은 내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빠진 회차는 다음 주 중에 보충 할 예정이니, 독자님들의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