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68)
마존현세강림기-1470화(1467/2125)
마존현세강림기 60권 (2화)
1장 돌아가다 (2)
버스 한 대가 천천히 도심을 가 로지른다.
버스 안에 탄 강진호가 고개를 돌려 밖을 바라보았다. 낯설다면 낯 선 이국의 도심가가 그의 눈에 들어 온다.
‘이젠 조금 익숙해진 것도 같고.’
익숙해질 만하니 이별이었다. 아쉬움은 조금도 없지만 말이다. 나름 중국에는 적웅력을 발휘하는 강진호지만, 유럽과 미국은 아무리 적응하려 해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국으로 돌아간 다는 사실이 이렇게 기꺼울 수가 없 다.
게다가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된 다는 점이 더욱 강진호의 기분을 좋 게 만들고 있었다.
“사막 쪽이 아니었나?”
“그쪽에서 거부했습니다. 관리가 힘들다는군요.”
“음, 그렇긴 하겠네.”
저들은 게이트 주변에 감시원을 둘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게이트 가 사막 한중간에 위치하게 된다면, 그 인원을 위해 물자를 보급해야 하 고, 작전지역 투입을 지원해야 한다.
“중요도를 생각하면 그 정도가 낭 비는 아닐 텐데.”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것만 생각한 건 아니겠죠. 도심에서 가까 울수록 우리가 함부로 밀고 들어오 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흐음.”
이상하면서도 말이 되는 소리였
다.
일반적인 군대라면 도심 가까이 접근시키는 건 최악의 발상이겠지 만, 그들은 무인이다. 그리고 한국의 총회는 최대한 민간인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고, 민간인 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기 위해 노력 하는 곳이다.
그러니 게이트의 위치를 지정할 수 있다면 사람이 없는 곳이 낫다. 그럼 게이트에서 나오자마자 다른 이들의 눈을 신경 쓸 것 없이 바로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도심 주변이라면 아무래도
눈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이쪽의 생리를 읽었다는 건가.”
“본인들은 배려라는 식으로 말하 겠지만, 사실 감시를 좀 더 강화하 겠다는 뜻이겠죠. 그래도 일단은 우 리를 상식적인 편이라고 생각해 준 것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흠.”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좋다.
게이트는 편의상 만들어두는 것이 지, 이걸 군사적으로 활용할 생각은 없다.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사실 불 가능하다.
텔레포트는 만능이 아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진호를 위시한 몇 몇이 넘어가는 데도 위긴스급이 직 접 나서야 했다. 아무리 다른 아이 들이 크고 있다지만, 지금 상태로는 기껏해야 백 단위나 전이할 수 있을 뿐이다.
‘거리를 감안하면 그 이하겠지.’
저들도 그걸 알고 있으니 도심 주변에 게이트를 배치하게 만든 것 이다.
“다행이지 않습니까?”
“음?”
“최연하 씨가 오가기 편하니까
요.”
강진호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게 그렇게 되는군.’
중국 쪽 게이트 위치만 잘 잡으 면 중국과 미국을 오가는 건 일도 아니게 될 것이다. 정 문제가 된다 면 중국 쪽 게이트를 하나 더 늘려 버려도 되고.
“고맙다.”
“그런 생각은 안 하셔도 됩니다. 이건 회주님을 보고 진행하는 일이 아니니까요.”
단호한 위긴스의 말에 강진호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
“예. 이건 총회의 사업 다변화를 위한 절차입니다. 사실 이제는 슬슬 고려를 해야 하는 일이었죠. 예전과 같은 식으로는 예전과 같은 수입을 기대할 수 없으니까요.”
“그건 맞습니다.”
이현수가 맞장구를 쳤다.
과거, 총회의 수입은 가진 막대한 부동산과 뒷세계에서 벌어들이는 돈 에서 나왔다. 부동산이야 합법화를 해서 정당한 세금을 내며 돌리고 있 지만, 문제는 후자였다.
‘상납금이 문제지.’
상납금과 불법적인 영업들, 그리 고 마지막으로 의뢰를 받는 것에 대 한 문제다.
상납금은 지금도 받으려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자금에 대한 출 처 문제가 남는다. 총회는 이미 MK를 통해 자금 대부분을 투명화 시켰다.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문제는 정부 쪽에 이 돈 을 어떻게 벌어들인 건지 반드시 줄 처를 밝혀야 한다는 뜻이었다.
세무서에 ‘삥뜯었는데요?’라고 대 답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조합을 만들어 조합금을 받는다든 가 하는 식으로 돌려 칠 수는 있겠 지만, 이것도 합법은 아니다. 법인의 소득은 법인 자체로 올려야 한다.
그리고 불법적인 영업들은 모조리 팔아 치우거나 폐쇄해 버렸고, 과거 에 공공연히 벌어지던 의뢰는 모조 리 거절하고 다시는 의뢰를 하지 말 라고 으름장을 놓는 중이다.
다시 말하자면, 총회에서 공공연 히 이루어지던 불법과 범죄를 모조 리 청산해 버렸다는 뜻이다.
정부에서야 눈물을 흘리며 좋아할 일이지만, 이건 총회의 입장에서는
꼭 이득이라고 볼 수 없는 일이다. 착하게 사는 대신에 수입이 절반 이 하로 박살이 나버렸으니까.
“정부의 협조로 음성화되어 있던 자금을 모조리 양지화해서 법인 통 장에는 돈이 엄청나게 쌓여 있습니 다. 하지만 그건 그저 쌓여 있는 것 뿐입니다. 지금부터 계속 깎아 먹기 만 하겠죠.”
“……그렇지.”
“돈을 벌 구석을 만들어야 합니 다. 합법적으로 돈을 벌 구석을요.”
“으..”
M..•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MK엔터테인먼트를 이현수가 반 대하지 않은 이유도 그것이다. 강진 호야 최연하가 소속사를 만드는 김 에 같이할 수 있으면 서로 편하겠다 싶어서 설립한 것이지만, 이현수는 단순히 그런 수준에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당당한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 사람이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주먹구구식의 사업에서 만족할 생각 은 없다.
이번에 최연하의 미국 진출을 총 회에서 지원하는 이유가 바로 이 점 이다. 지금도 프렌차이즈 사업 및
여러 가지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확실한 돈줄이 되어 주는 사업이 없다.
가지고 있는 부동산만 파먹고 있 다가는 언젠가는 통장에 현금이 떨 어져 손가락만 빠는 사태가 벌어진 다.
“사람은 돈이 없이는 움직이지 않 습니다. 돈 안 받아도 일하겠다는 사람은 미친놈이죠.”
매우 과격한 표현이지만, 딱히 반 론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대부분은 사실이니까.
“총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것 은 물론이고, 최소한 지금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벌여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온 동네 돌아다니면서 나라들에게 삥뜯 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뭐……
이현수가 배부른 고양이 같은 표 정을 지었다.
“이번에 미국에서 뜯어낸 것만 해 도 한 5년은 일 안 해도 먹고살겠 지만요. 크으, 과연 천조국! 그냥 질 러본 건데, 그걸 받을 줄이야.”
대체 얼마나 뜯어낸 거지?
이현수의 표정이 다시 진지해졌 다.
“일본의 정비가 거의 끝났으니, 한동안 돈 걱정은 없을 겁니다. 하 지만 회주님도 아시겠지만, 그런 상 황은 오래 유지되지 않습니다. 결국 에는 무너지고 일본은 자생력을 찾 을 겁니다.”
그렇겠지.
사람은 지배받는 것을 원하지 않 는다.
더구나 그 지배가 지배층의 일방 적인 이득으로만 이어지고 피지배인
들에게 주어지는 것이 없다면, 언젠 가는 그 지배를 뒤엎기 마련이다.
총회가 강성한 지금이야 감히 대 적할 생각을 하지 못하겠지만, 그걸 항구적인 이득의 영역이라 생각할 수는 없다.
“쉽지가 않네.”
“먹고사는 게 다 그렇습니다. 지 금까지 회주님은 너무 편하게 사신 거죠.”
편하게?
그 말에는 이견이 있지만, 사실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과거, 마교
에 입교한 이후부터 적어도 돈 걱정 은 하지 않고 살았으니까. 강진호 한 몸을 건사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이 시대의 수많은 이들이 당장 먹고살기 위해 하루하루를 노력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편하다면 편한 삶 이었다. 전혀 다른 방향으로 고통을 받아서 그렇지.
“여하튼 그쪽은 맡길 테니, 알아 서 잘해보도록.”
“예. 걱정하지 마십시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 는 동안에도 버스는 열심히 달려 외
각지에 있는 커다란 건물을 향해 다 가섰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리 특이 한 점이 없는 건물이다.
특이란 점이라면, 그들의 건물 문 이 굳게 닫혀 있다는 점이랄까.
버스가 접근하자 경비들이 커다란 철제 문을 좌우로 열어 젖힌다. 안 으로 들어가니 커다란 공터에 레이 놀드와 윌리가 서 있었다.
“내리지.”
“예.”
강진호들이 버스에서 내리자, 레 이놀드가 미묘한 표정으로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벌써 돌아가시는 겁니까?”
“ Q.”
M..•
“아직 조율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만?”
강진호가 뚱한 얼굴로 레이놀드를 바라본다.
“뭐가 더 남았지?”
“한국으로 파견될 병력의 양이라 든가, 그들 중 누구를 선발할 것인 가, 그리고 한국에서의 교육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 것인가. 그 외에도 몇 가지에 대해 더 협의를 해보고 싶습니다만?”
“전화해.”
“••••••예?”
“이제 와 새삼 꼭 얼굴 맞대고 해 야 할 필요가 있나? 얼굴 맞대는 게 그리 좋으면 화상 전화라도 하 지.”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 다.”
“아, 하나 더.”
“예?”
레이놀드가 의문 어린 눈으로 강 진호를 바라본다.
“한국으로 오는 부대의 지휘관은 누가 맡는 거지?”
“……SOB의 지휘관이 따로 있습
니다.”
“나는 전에 본 사람들이 마음에 들더군.”
“3군단과 15사단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요으 ”
강진호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 다.
미군 기계화 사단의 위력도 인상 적이지만, 그 훈련에서 강진호를 가 장 감탄시킨 것은 프랭크와 레지의 태도였다. 그런 이들이라면 무인이 아니더라도 전사로 인정할 수 있다.
될 수 있으면 그런 이들이 한국
으로 와 무인들을 통제해 주는 쪽이 편하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로 그들은 무인들을 다루는 데 익숙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본인들이 무 인이 아니다 보니 명령이 얼마나 먹 힐지가 의문입니다.”
“그건 걱정 안 해도 돼.”
“예‘?”
“내가 해결해 줄 수 있으니까.” 레이놀드가 입을 닫아버렸다. 강진호가 저렇게 말한다면 반드시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그 해결의 ‘방식’에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맞으면 반항하지 못하겠지.’
아마 강진호라면 지휘관 자리에 강아지를 가져다놔도 아랫사람들이 복종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고려해 보겠습니다. 우선은 그들 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어설 프게 영전을 시도했다가는 훈련에 패한 것에 대한 징계라고 생각할 겁 니다.”
“징계 계획은 없는 모양이지?”
“그건 천재지변 같은 겁니다. 하 늘에서 벼락이 떨어져서 병사가 죽 었다고 해서 지휘관을 문책할 수는
없는 법이죠.”
“합리적이군.”
강진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군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 면, 모조리 징계를 얻어맞고 좌천되 었을 것이다. 한국이 과정을 감안하 지 않는 건 아니지만, 무엇보다 결 과를 중요하는 것 역시 사실이니까.
“여하튼 남은 일은 나중에 협의하 지. 향수병에 걸리기 일보 직전이니 까.”
“알겠습니다, 회주님. 미국을 방문 한 일이 총회에게도 회주님에게도 즐거운 기억이었기를 바랍니다.”
“충분히 즐거웠어.”
그쪽은 딱히 즐겁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이고 안쪽으 로 향했다.
“근데 우리 대체 어디 가는 거예 요?”
최연하의 당황한 목소리에 강진호 가 쓴웃음을 지었다.
‘나도 처음에는 저랬지.’
몇 번을 타도 신기한 건 마찬가 지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