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69)
마존현세강림기-1471화(1468/2125)
마존현세강림기 60권 (3화)
1장 돌아가다 (3)
“이게 뭐예요?”
눈앞의 커다란 마법진을 본 최연 하의 눈가가 파르르 떨린다.
‘장난하는 건 아니겠지?’
상식적으로는 그게 맞다.
하지만 또 상식적으로는 장난일 수가 없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생각하자면 이 런 이상한 것으로 한국으로 간다는 게 말이 되지 않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장난에 미국 고위직 군인으로 보이는 이들이 맞장구를 칠 것 같지 도 않다.
그렇다면 정말 이걸로 한국으로 간다는 뜻인데…….
최연하가 슬쩍 한은솔을 돌아보았 다.
‘이거, 괜찮나?’
아직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 겠지만, 여하튼 평범하고 상식적인 일은 아닐 게 분명하다. 그런데 여
기에는 한은솔이 있다. 한은솔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도 괜찮은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괜찮아요.”
그런 최연하의 마음을 아는지, 강 진호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대답 한다.
“MK에 들어온 순간, 총회 식구 나 다름없으니까. 물론 계약직 배우 들은 다르겠지만.”
“으음.”
“아니면 믿기 어려운 사람이라든 가?”
“쟤는 괜찮아요. 그런 부분은 확
실하니까.”
최연하에게 있어서 한은솔은 거의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이동할 때 은솔이도 같이 다 녀야 하니까요.”
“그렇죠.”
최연하가 한숨을 내쉬었다.
‘주변 사람들까지 끌고 들어가는 것 같아서 기분 이상하네.’
최연하는 나름 강진호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된 이후로 자신의 삶이 비상식의 영역에 접어드는 것을 각 오했다. 하지만 한은솔은 그런 각오
를 한 적이 없다.
‘한 번 말을 해봐야 하나’라고 생 각할 무렵, 한은솔이 묘한 눈으로 최연를 바라봤다.
“근데요, 누나.”
“응?”
“이제 와 이러는 것도 좀 웃기지 않아요?”
“제가 뭐 장님도 아니고, 그동안 본 게 있는데.”
하기야.
인지 능력이 없는 수준이 아니라 면 모를 수가 없는 일이다. 한국과
중국에서 겪은 일이 오죽 많았는가.
“그냥 대충 눈치챘으니까 걱정 마 시고 하던 거 하세요. 퇴사 고민은 예전에 다 끝냈어요.”
“……고맙다.”
“별말씀을.”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한은솔도 이제는 총회의 일원으로 인정해야 한다. 앞으로 몇 십 년간은 MK에 서 일할 사람인데, 숨기는 것도 한 계가 있다.
“앞으로 많이 도와줘, 한 실장.”
“아이고,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회
장님. 저는 높은 연봉과 눈 돌아가 는 복지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 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다면, 제가 같은 배우를 너무 오래 맡았는데, 다른 배우를 좀 맡아봐도 괜찮을까 요?”
“겸직은 괜찮아. 교체는 안 돼.”
“그것참, 안타까운 대답이네요.”
최연하가 눈을 부라렸다.
“둘 다 뒈진다.”
뭔가 강진호는 조금 억울한 느낌 이지만, 괜히 성질을 긁지 않기로
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이 좋은 시점에 등짝에서 불이 나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럼 준비되셨으면 넘어가겠습니 다.”
위긴스가 먼저 마법진 안으로 걸 어 들어가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강 진호가 최연하에 허리춤을 살짝 밀 면서 마법진 안으로 향했다.
최연하가 나무토막 같은 걸음걸이 로 마법진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괜찮아요.”
“아니, 겁먹은 게 아니라…… 이 걸 뭐라고 해야 할까?”
생리적인 거부감이라고 해야 하 나?
마땅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금방 익숙해집니다.”
“진호 씨는 익숙해졌어요?”
“ 아뇨.”
“뭐야, 이 새……
최연하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래 도 부하들이 있는 데서 욕을 칠 수 는 없지. 아, 아니, 원래 욕을 치면 안 되지.
한은솔과 이현수까지 마법진 안으 로 들어오•자, 더는 움직이는 이들이 없었다.
“ 저들은?”
“마무리를 하고 갈 겁니다. 자체 적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먼저 가시죠.”
“흐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위긴스가 살짝 미소를 짓고는 캐 스팅을 시작한다. 최연하의 눈이 파 르르 떨린다.
‘이게 뭔 영화도 아니고……
만날 영화만 찍다 보니 이제는 인생이 영화처럼 흘러가고 있다. 그 이상한 기분은 위긴스의 캐스팅에
따라 마법진이 빛을 뿜어낼 때 정점 을 찍었다.
저건 절대 LED는 아닌 것 같 고…….
‘모르겠다, 이제.’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하기야 지금 100 살 넘게 먹은 영감님이랑 사귀는 중 인데, 이런 게 뭔 대수겠어요?” 강진호가 명치를 움켜쥐었다.
이건 돌직구도 아니고, 거의 포탄 급이다.
강진호가 상처에 신음하는 동안 캐스팅을 마친 위긴스가 나직하게
말했다.
“이동합니다.”
그와 함께 그들의 모습이 빛에 휩싸여 사라졌다.
“••••••갔나?”
“예. 간 것 같습니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레이 놀드와 윌리가 미묘한 표정을 지었 다.
“……끔찍하게 길었군.”
“시간을 따져 보면 얼마 안 되는 기간이었습니다만, 한 일 년은 지난 느낌입니다.”
“나는 십 년은 지난 것 같네.”
두 사람이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 다. 아직 진행해야 할 일이 무척 많 이 남아 있지만, 일단 강진호가 미 국에서 떠났다는 것만으로도 목을 죄고 있던 줄이 풀리는 느낌이다.
그만큼이나 그들이 긴장하고 있었 다는 뚯이리라.
“그래도 얻은 것이 많잖습니까?”
“……많았지.”
윌리가 말하는 얻은 것은 실질적 인 이득을 뜻한다. 총회에 무지막지 할 정도로 퍼주었다지만, 사실 그들 이 퍼준 것은 미국의 예산을 감안한 다면 티끌에 불과하다.
그 정도를 퍼주고 미래를 얻을 수 있었으니, 무조건 이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레이놀드는 관점이 조금 달랐다.
‘얻은 것은 그런 게 아니야.’
기본적으로 미국이라는 나라가 무 인이라는 존재들에 대한 생각을 달 리했다는 것이, 이번 강진호의 방미 가 준 최고의 성과다. 다른 것을 다 접어두고라도 이것 하나만으로도 저 들에게 지불한 비용이 아깝지 않다.
“지속적으로 저들과의 관계를 이 어가야 하네.”
“물론입니다.”
“지금이야 머리를 숙이고 배우는 입장이지만, 언제까지 그런 상황이 이어지지는 않겠지.”
레이놀드의 눈이 가늘어졌다.
“다음 대쯤에는 미국의 무인들이 최고가 될 시점이 올 걸세. 그때를 위해 지금은 어느 정도의 손해를 감 수해야지.”
“그 다음 대가 언젭니까?”
“……저 사람이 노화로 죽으면 말 이야.”
사고로 죽는 건 상상이 안 가니 까.
레이놀드가 쓴웃음을 지으며 몸을 돌렸다.
“가세.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부 터 처리하자고.”
“파견 인원 선별 말씀이십니까?”
“아니.”
레이놀드가 어깨를 으쓱했다.
“필 버튼이 어떤 꼴인지를 보러 가려고. 나는 그거 하나만으로 평생 강진호에게 선물을 보낼 용의가 있 네.”
“그건 저도 동감입니다.”
두 사람이 웃으며 건물을 벗어났
다.
우우우우웅.
마법진이 빛을 내뿜고, 이내 마법 진 안에서 사람의 형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우욱.”
한은솔이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입을 틀어막았다.
짧은 멀미가 머리를 덮친다.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그도 잠시. 이내 몸이 정 상을 되찾자 한은솔이 틀어막은 입 에서 손을 떼고 고개를 들었다.
‘여기가 어디지?’
건물 안 같은데?
“도착했습니다. 한국입니다.”
“예?”
한은솔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뭐가 잠깐 번쩍하고 몸이 빙글빙 글 돈다 싶었는데, 한국이라니?
한은솔이 반사적으로 휴대폰을 꺼 내 시간을 확인했다.
‘변화가 없어?’
그럼 의식을 잃었다가 눈을 든
건 아니다. 그럼 정말 그 눈 깜빡하 는 시간 만에 미국에서 한국까지 와 버렸다는 말인가?
“……세상에.”
한은솔이 당황한 듯하자 위긴스가 미소를 지었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어디 에도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이걸 말한다고 누가 믿겠습니까? 정신병원에 안 갇히면 다행이지.”
반은 농담이지만, 반은 진심이다.
말로 하면 욕을 먹을 것이고, 동 영상을 찍어가도 조작 소리를 듣겠 지.
“그런데 여기가 어디죠?”
“총회의 지하입니다.”
“아!”
그 총회라는 말은 몇 번이고 들 어봤다.
한은솔은 총회를 MK의 모회사 정도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었 다. 그런데 이런 뜻하지 않은 일로 총회를 방문하게 될 줄이야.
뭔가 이상한 기분이었다.
최연하가 살짝 비틀거리는 걸음으 로 앞으로 한 발을 떼고는 허리를 쭉 폈다.
“뭐, 별거 아니네.”
그녀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어 깨를 으쓱했다.
“이걸 앞으로 이용할 수 있다구 요?”
“예.”
“……사고는 안 나는 거죠?”
“매우 안전합니다. 비행기 이상으 로 안전하죠. 비행기는 사고가 나면 죽지만, 이건 사고가 나도 제자리로 튕겨 나갈 뿐이니까요.”
“굉장하네. 이건 양산 안 해요?”
“현실적으로 무리입니다. 여러 가 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 은 이 게이트의 존재가 외부에 알려
지면 안 된다는 거겠죠.”
“음, 그렇구나. 나는 그냥 이걸 아는 사람들한테만 사용료 받아먹어 도 엄청 돈벌이될 것 같아서 물어본 거예요.”
위긴스의 눈이 혼들린다.
‘ 어?’
이걸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나?
“……자, 잠시만.”
총회와 마법의 존재를 아는 이들 에게 비행기 대신 이용하게 해주고 사용료를 받으면…….
“비행기 삯의 열 배만 받아도 떼 돈 벌겠군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존재를 모두 아는 사람들은 미국에 가기 위해서 전세기 정도는 빌려 버리는 사람들 이다. 그들이 돈을 아낄 것 같지는 않다.
“이 실장.”
“검토해 보겠습니다.”
이현수도 재빠르게 최연하의 말을 캐치해 냈다. 그의 머릿속에 고객들 의 명단이 촤르륵 작성된다.
‘한국에서는 정부 요인들 맡고는 쓸 사람이 없겠지만……
기껏해야 황정후 정도가 추가되겠 지. 그렇게 따지면 수지가 안 맞는 다.
단.
‘중국에도 게이트를 열 거니까, 중간 기점을 한국으로 하면 중국 놈 들에게 돈을 벌어 제낄 수 있다.’
물론 미국의 협조가 있어야겠지 만, 협조를 얻는 게 이현수의 특기 아니던가.
이현수가 재빠르게 돈…… 아니, 머리를 굴릴 때, 최연하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여기가 총회라구요?”
“그렇습니다.”
최연하의 질문에 위긴스가 부드러 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언제 한 번은 와봐야지 했는데, 설마 이런 식으로 오게 될 줄이야.”
뭔가 감회가 새롭다.
“구경 좀 해봐도 되죠?”
“물론입니다.”
위긴스가 빙그레 웃었다.
“대신 가이드가 필요하실 테니, 이 실장을 붙여 드리죠.”
“제, 제가요?”
위긴스가 슬쩍 이현수에게 손짓을 한다. 이현수가 다가오자 위긴스가
이현수에게 귓속말했다.
“애들이 실수로 말 한 번 잘못 걸 면 총회 뒤집힌다.”
“아••••••
그렇지, 뒤집히겠지.
일단은 최연하가 뒤집고, 강진호 가 다시 뒤집고, 마지막으로는 이현 수가 뒤엎어 버릴 테니까.
“제가 수행하겠습니다.”
“감사!”
실질적 총회 권력 서열 2위가 당 당히 총회를 시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광경을 보며 강진호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것만은 막고 싶었는데……
어쩐지 이제부터는 총회에서 최연 하의 얼굴을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이는 강진호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