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71)
마존현세강림기-1473화(1470/2125)
마존현세강림기 60권 (5화)
1장 돌아가다 (5)
“건물 상태가 영……
강진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화장실은 말도 하기 싫고.”
“건물은 5충인데 엘리베이터도 없 고.”
아니, 여긴 무인들만 지내는 곳인 데 엘리베이터가 왜 필요한가.
……라는 말이 입안에서 불쑥불쑥 고개를 들이밀었지만, 강진호는 튀 어 나오려는 말을 꾹 눌러 삼켰다.
“이런 데서 일하면 사람이 기분이 나겠어요?”
“크흠.”
강진호가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일하는 곳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요?”
“네? 뭐라구요?”
이현수가 살짝 주먹을 움켜쥐었
다.
‘잘한다, 이사님!’
그렇지! 그렇지!
강진호의 고개가 천천히 이현수에 게로 돌아간다. 그 눈빛은 ‘니가 이 사태를 만든 게 맞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물론 그건 사실이지만, 이현수는 단호하게 강진호의 시선을 외면했 다.
지금이 아니면 이 건물은 50년이 더 지나도 지금 모습 그대로일 것이 다. 그때쯤에는 문화유산으로 지정 될지도 모르지.
이현수는 절대 그 꼴을 보고 있 올 생각이 없었다.
“건물이 그렇게 중요한지 잘 모르 겠네요.”
강진호가 소심한 반항을 했다.
하지만 최연하는 화를 내기는커녕 부드럽게 웃었다.
“진호 씨.”
“•…”네?”
“전에 그런 말을 했죠?”
“어떤?”
“총회 사람들은 진호 씨에게 있어 서 또 하나의 가족 같다구요.”
“아••••••
강진호가 살짝 얼굴을 붉혔다.
그런 말을 한 건 사실이지만, 그 사실을 총회 사람들이 듣는 앞에서 하는 건 뭔가 쑥스럽다.
“ 했죠?”
“아…… 네, 뭐, 그랬죠.”
“ 그죠?”
최연하의 미소가 더 짙어진다.
강진호가 그 광경을 보며 살짝 몸을 떨었다.
‘뭔 말을 하려고 저러는 거지?’ 그거랑 이게 무슨 상관…….
“진호 씨, 돈 벌고 제일 먼저 한 게 뭐죠?”
“예?”
“예전에 돈 벌고, 그 돈 어디다 썼어요?”
“그야••••••
강진호가 입을 다물었다.
순간적으로 그가 얼마나 깊은 함 정에 빠졌는지를 직감한 것이다.
“집 사고, 아버지 가게 해드렸 죠?”
“……네.”
“그 가족들은 좋은 환경에서 살아 야 한다고 바로 집 사고, 아버지 편 히 일 하시라고 가게도 얻어 드렸는 데…… 여기 있는 가족들은 50년
된 건물에서 지내게 하네요. 세상에,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강진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홀러 내리기 시작했다.
이걸 무슨 수로 빠져나가란 말인 가.
“설마 자기가 입으로 한 말을 부 정하지는 않겠죠? 그럼 실망할 것 같은데?”
이현수가 재빨리 강진호를 거들고 나섰다.
“말씀을 삼가주십시오. 우리 회주 님은 그러실 분이 아닙니다.”
아니, 최연하를 거들고 나섰다.
강진호가 멍한 얼굴로 이현수와 최연하를 바라봤다.
대체 언제부터 저 둘이 저리 죽 이 잘 맞았지?
아, 아니, 잘 지내는 건 좋은 건 데…….
가족을 제외하고 강진호와 가장 가까운 사람을 둘 꼽으라면 최연하 와 이현수일 수밖에 없다. 물론 친 구인 박유민과 주영기도 있지만,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더 많은 일을 함께하는 사람들은 이 둘이다.
그 둘이 잘 지내주면 참 좋긴 한
‘이런 식은 아닌데……
연합하지 말라고!
아니, 이게 뭔 상황인가.
“회주님은 정말 저희를 가족같이 여기십니다.”
“대놓고 차별하는데?”
“사정이 있으셨겠죠! 계속 그럴 생각은 아니셨을 겁니다.”
“그렇죠? 아무렴 사람이 염치가 있는데?”
“물론입니다.”
네. 마음대로 가지고 노십시오. 그리고 다 쓰신 뒤에는 제자리에 가
져다놔 주시길 바랍니다.
강진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해야 되는 게 뭐라 고?”
“리모델링!”
“신축! 신축!”
여기에서 두 사람의 의견이 살짝 갈렸다.
“리모델링이면 되지 않을까?”
“구조가 영 별로라서 신축해야 한 다고 봅니다.”
“리모델링으로 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차피 골조 작업은 딱히 큰돈
드는 게 아니라 별 차이가 없습니 다.”
“흐음.”
최연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신축하죠.”
“크으, 현명하신 결단에 감사드립 니다.”
강진호가 떨떠름한 시선으로 둘을 바라보았다.
왜그걸 두 분이서 결정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러분 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최연하가 웃음기를 지우고 말했 다.
“그런데 여기 좀 심하기는 해요. 화장실도 너무 구식이고, 일하는 사 람들이 전혀 힘이 날 것 같지가 않 아요.”
유 Q.99
M…•
“회사에 돈이 없으면 모를까, 직 원들에게 투자하지 않는 회사가 잘 될 수는 없잖아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총회는 회사 가 아니다. 하지만 저 말에도 일리 는 있었다. 딱히 강진호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기에 다른 이들이 불편 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불편하면 바꿔야지.’
무학을 익히는 이들은 무학에 집 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무 를 보는 이들도 사무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윗사람들의 역할이다.
“일하는 데 그런 게 중요합니까?”
“그렇게 따질 거면 건물은 왜 만 들어줘요? 천막 치고 일하지!”
어? 그것도 맞는 말이네.
“……바꾸겠습니다.”
결국 강진호는 항복 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실장.”
“예, 회주님!”
“……진행해 봐.”
“후후후,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언제고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미리 설계도를 제작해 뒀습니다.”
“네가?”
“아니요. 돈 주고 맡겼는데요?”
회사 꼴 잘 돌아간다.
최연하는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주차장도 너무 좁아요. 여기 사 람이 몇인데 주차장이 저거 밖에 안 돼요? 신축하는 김에 주차장도 증설
하죠.”
“차가 많이 없는데……
“차가 없는 게 아니라, 주차장이 없어서 차를 못 끌고 다니는 거겠 죠. 이 산골 벽지에 회사가 있는데 차도 마음대로 못 끄는 게 말이나 돼요?”
당당히 자차를 끌고 다니는 강진 호로서는 할 말이 없었다.
“……그러세요, 그럼.”
“그 외에도 손댈 게 한둘이 아니 에요. 하, 진짜. 나도 바빠 죽겠는데 이런 것까지 신경을 써야 하네.”
아무도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위긴스 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타국 에 비해 한국의 총회는 너무 낡고 불편한 곳이긴 하죠.”
강진호가 입을 다물었다.
하기야…….
생각해 보면 차이가 극심하긴 하 다. 특수 시설 안에 프렌차이즈까지 운영하며 병사들의 복지에 신경 쓰 는 H27은 말할 것도 없고, 원탁만 해도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총회와 비교를 할 수 없었다.
“그 홍왕인가 뭔가 하는 사람 사
는 데는 거의 자금성이던데.”
아…….
그러고 보니 최연하는 홍왕이 사 는 곳도 가봤구나.
거기에 홍왕계들이 모여 있을 것 을 생각하면…….
“여기랑은 비교가 안 돼요.”
듣고 보니 그렇다.
‘좀 무심하긴 했네.’
남에게 보이는 모습이야 아무래도 좋지만, 내부마저 낡은 것은 확실히 문제였다.
“신경을 쓰겠습니다.”
총회만을 놓고 이야기할 때는 굳
이 필요한가 싶었지만, 타국의 이야 기가 나오자 이해가 된다. 그런 것 하나하나가 사기에 영향을 줄 테니 까.
“그 외에도 하고 싶은 말은 많지 만, 진호 씨 귀에서 연기 날 것 같 으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요. 다음에 또 이야기해요. 이제 자주 올 거니까.”
네?
왜 자주 오시죠?
“이 실장님, 신축 들어가기 전에 우선 제 방 만들어주세요.”
“후후후후, 여부가 있겠습니까?”
강진호의 시선이 이현수를 향했 다. 하지만 이현수는 깔끔하게 고개 를 돌려 강진호의 눈빛을 외면했다.
“환경 개선은 그리 간단히 볼 일 이 아닙니다. 돈을 아끼는 데 혈안 이 되어 있는 대기업들이 괜히 큰돈 을 들여 사옥을 짓는 게 아닙니다. 능률을 높이는 데 분명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위긴스의 말에 강진호도 고개를 끄덕였다.
강진호는 솔직히 이해가 쉽지 않 았지만, 최연하와 이현수, 거기에 위 긴스까지 입을 모아 같은 말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여하튼 이 모든 일은……
그때 였다.
벌컥!
문이 과격하게 열리며 방 안으로 한 사람이 뛰쳐 들어왔다.
“응?”
“마존이시여! 저 장민, 마존의 모 든 명을 수행하고 이제야 복귀했습 니다!”
장민이 한달음에 안으로 뛰쳐 들 어와 강진호의 앞에 부복했다.
“속하가 미욱하여 이제야 겨우 명 령을 완수한 점을 용서해 주십시오.
마존이시여, 명하신 대로 왜국에 대 한 모든 통제를 마쳤습니다. 저들은 이제 감히 마존께 대항할 생각을 하 지 못할 것입니다. 말씀하신 자금에 대한 문제……
강진호가 한숨을 쉬며 장민의 말 을 끊었다.
“장민.”
“예, 마존이시여!”
“보고는 조금 있다 하지. 지금 회 의 중이라.”
“속하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저를 벌하여 주십시오!”
강진호가 이마를 감싸 쥐었다.
왜 복귀를 해도 하필 지금인가.
그리고 그 광경을 바라보는 최연 하는 혼이 빠지는 느낌을 받고 있었 다.
‘대체 저 영감님은 누구시지?’
아니, 저 말도 안 되는 백발 투 블록은 뭐란 말인가. 그리고 저 포 마드로 깔끔하게 넘긴 머리는 또 뭐 고.
‘귀걸이?’
옷도 저거…… 저거, 구X인가, 설 마?
난생처음 보는 기괴한 캐릭터에 최연하가 눈을 부릅떴다. 더 큰 문
제는 저 기괴한 패션들이 하나로 어 우러져 나름 조화가 된다는 점이다.
‘패셔니스타신가?’
모델로 써보고 싶다.
소속사에 계약을 시켜서 모델로 내보내면 나름 파급력이 있을 것 같 은데…….
‘그러고 보니 여기 꽃영감님도 있 고.’
위긴스를 슬쩍 바라본 최연하가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를 구상할 때 였다.
“그런데……
장민이 고개를 홱 돌렸다.
“이 사람은 누구인데 이곳에 있는 가?”
회의실 안에 앉아 있는 낯선 여 인의 모습에 장민이 살짝 눈을 부라 렸다. 그녀가 강진호와 동등한 자리 에 앉아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 이분은……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지. 거긴 아무나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 다. 내가 없는 동안 총회의 기강이 무너졌구나. 이현수, 이건 너의
이현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장민에게 달려갔다.
그러고는 그의 귓가에 대고 뭔가 를 재빠르게 속삭이기 시작했다.
말을 듣는 장민의 얼굴이 기묘하 게 일그러졌다가 펴지기를 반복했 다.
장민이 뭔가 알 수 없는 표정으 로 최연하를 바라본다. 그러고는 마 침내…….
주르륵.
‘왜, 왜 울어?’
최연하가 기겁을 했다.
갑자기 장민이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홀리기 시작한다. 너무 감격해
서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주…… 주……
“주?”
“주모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
“히 익?”
“주모오오오오!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렇게 주모(主母)를 배알하게 되니…… 속하, 이 감동을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진즉에 찾 아뵙고 인사를 드렸어야 하거늘, 이 제야 인사를 드리는 이 미욱한 놈을 용서해 주십시오.”
“이, 이러지 마세요, 할아버지!”
최연하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바다에 엎드린 장민의 어깨를 움켜 잡았다. 그러고는 낑낑대며 그를 일 으키기 시작했다.
아무리 최연하가 싸가지를 밥 말 아 먹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라 지만, 자기보다 족히 50살은 많아 보이는 할아버지가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는데 태연할 도리가 있겠는 가.
“주모, 앞으로는 이 장민이 주모 를 모시겠나이다! 부디 마존의 천통 을 이어주십……
“하지 말라고! 일어나시라구요!
아악! 미치겠네?”
그 광경을 지켜보던 강진호가 흥 미롭다는 얼굴로 턱을 괴었다.
“ 호오?”
의도치 않게 최연하의 카운터를 찾은 기분이었다.
유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