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72)
마존현세강림기-1474화(1471/2125)
마존현세강림기 60권 (6화)
2장 논의하다 (1)
강진호는 간만에 회의실에 모여든 간부진들을 보며 낮은 한숨을 내쉬 었다. 그나마 강진호를 위안해 주는 것은 다행히 이곳에 최연하가 참여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설마 그렇게 순순히 돌아갈 줄이 야.’
분명 회의에도 참석하겠다고 우길 줄 알았는데, 아주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주모오오오오오! 돌아가신다니 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예로부터 교의 중대사는 교주께서 처리하심이 가히 온당하오나, 교주가 외유를 나 갈 시에는 그 내자가 치함이 옳은 줄로 압니다! 주모께서도 어서 빨리 교와 총회의 상황을 파악하시고 그 운영에 통달하심이……. 주모? 주모 오오오오오오!”
최연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
아나 버렸다.
심지어 얼마나 급했는지,
차를
기
다리지도 않고 강진호에게
키를
빼
앗아서는 붕붕이를 타고는
총회를
나가 버렸다.
그 광경을 보며 강진호가 박수를 쳤다는 건 무덤까지 가지고 갈 비밀 이지만 말이다.
강진호가 무척 흐뭇한 얼굴로 장 민을 바라보았다.
‘개똥도 약에 쓸데가 있다더니.’ 물론 장민은 개똥이 아니다.
강진호가 직접 미국으로 가 여러
가지 일을 해왔다지만, 그 모든 일 에서 얻은 이득은 장민이 이룬 것에 비하면 별것도 아니다.
일본을 완전히 안정시키고 그들에 게서 지속적인 상납금을 받을 수 있 도록 정비를 마친 건 정말 굉장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마존이시여, 이것이 제가 정비한 기구로부터 앞으로 들어올 소출에 대한 계획서입니다!”
강진호가 장민이 내미는 서류를 받아 검토하고는 토끼눈이 되었다.
“……이거?”
“네.”
이현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러십니까?”
강진호가 말없이 서류를 밀어주었 다. 서류를 받아 든 이현수가 재빨 리 검토에 나섰다. 그러고는 몇 번 이고 서류와 장민을 번갈아 보았다.
“이, 이걸 이렇게나?”
장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문제가 있나? 그걸로는 부족한 가?”
“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
너무 잘해서 문제지.
이현수의 눈가가 경련을 일으켰
다. 장민이 내미는 서류에는 이현수 가 예상한 수입의 두 배가 적혀 있 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하면 이만큼을 고정적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거 지?’
애초에 강진호가 장민을 일본으로 보내는 걸 그리 탐탁찮게 여긴 이현 수다.
물론 인력적인 측면으로 보았을 때, 당시 움직일 수 있던 건 장민뿐 이니 어쩔 도리가 없었지만, 이현수 가 장민은 대단히 신뢰했던 건 아니 다.
그런데 설마 이런 말도 안 되는 결과를 가지고 올 줄이야.
“이, 이게 어떻게?”
“아, 여기 심층 보고서가 있네. 그런데…… 왜 이걸 자네가 받지?”
장민이 살짝 눈을 찌푸렸다.
다시 말하자면,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보고서는 준비해 왔지만, 니까 짓 게 뭔데 내게서 보고서를 받느냐 는 뜻이었다.
당연히 장민은 이현수의 상급자인 만큼 이현수에게 보고를 할 의무가 없었다.
“줘.”
“예, 마존이시여!”
강진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장민이 준비한 상세 보고서를 이현 수에게 재빨리 내밀었다.
너무도 일관적인 태도지만, 아직 도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는 모습 이었다.
그리고 벌써 이런 일이 생길 것 을 예상했는지, 복사해 온 보고서를 주변 이사들에게 던져 주는 장민이 었다.
상세 보고서를 재빠르게 일독한 이현수가 감탄에 감탄이 어린 눈으
로 장민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나서 시선을 다시 위긴스 쪽으로 돌렸다. 위긴스도 입을 벌린 채 장민을 바라 본다.
“그러니까, 어……
잔존한 무인들을 정리하고 야쿠자 들을 복종시키게 만들어서 상납을 받아 오라고 했더니…… 무인들을 쓸어버리는 것은 물론, 야쿠자들의 계파를 강제로 정리해서 통합 단체 를 만든 모양이다.
그동안 수도 없이 난립해 있던 야쿠자들의 지휘 체계를 두 개로 나 눠 하나는 관서 연합으로 만들고,
다른 하나는 관동 연합으로 만들었 다.
그리고 그 위에 일본 무인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총회 일본 지부 를 만들어내 양쪽을 다스리는 구조 였다. 그러니 상납금이 샐 구석이 없다.
일본으로 넘어간 마교의 장로들과 마염들이 일본 지부의 무인들을 갈 구면, 일본 지부 놈들이 아래의 야 쿠자들을 갈궈서 상납금을 뽑아낸 다. 그러면 그 돈을 고스란히 한국 으로 송금하게 된다.
“……이게 가능합니까?”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이상한 소리를 하는군.”
맞는 말이다.
장민은 허세를 부리는 사람도 아 니고, 거짓으로 자신의 공을 부풀릴 사람도 아니다. 이 보고서가 다른 곳으로 가는 거라면 몰라도 강진호 에게 올라가는 이상 이 안에는 거짓 이 있을 수 없다. 장민은 그런 사람 이니까.
그렇다면 그 짧은 시간 만에 이 걸 진짜로 해냈다는 건데…….
‘말도 안 되네, 진짜.’
이현수는 자신이 장민의 능력을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 다.
하기야.
생각해 보면 장민은 그 회원의 수로만 따지면 총회의 세 배가 넘는 마교를 100년 넘게 다스려 온 사람 이다. 그것도 일선에 직접 나서서가 아니라 과거 교주의 신물이 있는 곳 을 지키면서 먼 거리에서 내린 명령 만으로 그 마교를 유지해 온 이다.
그 수완을 감안한다면, 총회 내에 서도 장민의 운영력에 비빌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워낙 강진호에게 맹
목적으로 충성하기에 우둔해 보일 뿐이지, 절대 우둔하거나 능력이 떨 어지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아니, 오히려 이런 측면에서는 위긴스 스승님도 비길 수 없는 분이 지.’
위긴스 역시 원탁의 일원이었고, 영국의 무인계를 무리 없이 다스려 온 사람이었다. 하지만 영국이 커봐 야 얼마나 크겠는가.
대륙 전체에 퍼져 있는 마인들을 다스려 온 장민에게 가져다 댈 수 있는 업적이 아니다. 더구나 장민은 마인들이 박해받는 땅에서 그들을
이끌지 않았던가.
생각해 보면 대단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다.
“마존이시여, 속하가 마존의 명을 시행하기 위해 다소의 월권을 저질 렀습니다! 속하, 마존께 죄를 청하 노니, 저를 벌하시어 교의 법도를 엄히 하시고, 마존의 위엄을 손상치 않게 하소서!”
“……뭔 월권을 저질렀는데?”
“마존의 친위대를 제 마음대로 가 르치고 이끌었습니다. 마교의 법도 에 의한다면 이는 교주의 권한을 사 사로이 침해한 바, 단근(斷筋)의 벌
을 내리시고 십여 년에 뇌옥형이 온 당합니다. 하지만 제 모든 죄악은 오직 마존을 신성케 하기 위한 것이 었던 바, 6개월의 근신형이 적합할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강진호의 눈썹이 꿈틀댔다.
“6개월을 쉬시겠다?”
“그게 아니옵고……
“개수작하지 말고 저기 앉아.” 이현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저런 면만 아니면 정말 존중하고 우러를 수 있는 분인데……
아니, 아니지.
거꾸로 말하면, 저렇기 때문에 더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다.
만약 장민이 자신의 권위에 기대 강진호에게 대항했다면, 마교를 일 통하는 데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요 되었을 것이다.
제아무리 장민이라 해도 강진호에 게 승리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싸워야 한다는 상황 마저 고려한다면 몇 년이 질질 끌려 도 이상하지 않다.
장민이 자신의 모든 권위를 포기 하고 오로지 강진호를 마교의 유일 교주로 내세웠기에 마교를 무리 없 이 흡수할 수 있었다. 덕분이 이 시
점에 와서 마교는 총회 최강의 단일 세력이라 해도 무방할 지경이 되지 않았는가.
그 공훈으로 따지자면 감히 장민 에게 비견될 수 있는 사람은 총회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따져 보자면 총회를 통째로 들어 강진호에게 가져다 바친 방진훈이 나, 영남회의 복속 이후로 인생을 총회에 팔아버린 이현수조차도 장민 이 헛기침만 해도 고개를 숙여야 할 판이었다.
다만…….
“마존이시여, 속하의 충정은 결코
휴식을 바라지 않습니다! 저는 마존 께서 명하신다면 이 목숨이 끊기는 그 순간까지 오로지 마존을 위해서 바칠……
“알았으니 앉으라고!”
“마존이시여!”
“또 뭐?”
“오늘 제가 마후(魔房)가 되실 분 을 영접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고 벅 차오르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가 없 습니다.”
……또 무슨 소리를 하려고?
“마존께서 여색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훌륭한 일이나, 다
른 한편으로는 우려되기 그지없는 일이라 속하의 속이 타들어 갔습니 다. 하지만 이리 마존께서 내자 될 분을 직접 대동하시는 날이 오니 속 하의 가슴이 더없이 뿌듯합니다. 그 러니 마존께서는 어서 그분과 혼인 을 하시어 하루 빨리 후계자를 생 산……
“아오, 진짜!”
참다못한 강진호가 장민을 걷어찼 다.
뻥! 하는 소리와 함께 장민이 벽 에 처박혔지만, 이내 바퀴벌레처럼 기어서 다시 강진호의 앞에 부복했
다.
“이는 쉬이 넘길 일이 아닙니다! 후계의 확립은 어느 곳에서나 중요 한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위대하신 마존의 뒤를 잇는 일이라 면 더더욱 중요합니다. 마존이시여, 잊지 마십시오. 과거, 마존께서 후계 를 확립하지 못하고 참변을 당한 덕 분에 교가 어찌 되었습니까! 다시는 이런……
강진호가 장민을 움켜잡았다.
“마존이시여?”
그러고는 두말없이 창밖으로 던져 버렸다.
“마존이시여어어어어!”
멀리 날아가는 장민의 비명 소리 가 아련하게 들려온다.
이현수가 그 일련의 과정을 보다 가 고개를 내저었다.
‘저런 면만 아니면 정말로 존경할 수 있는데.’
저것도 장민 나름으로는 강진호에 게 충성을 표하는 방식이겠지만 말 이다.
강진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으로 다시 보낼 수는 없나?”
위긴스가 고소를 머금었다.
“장민 장로님이 일본에서 더 할
일은 없습니다. 장로님이 계시다면 일본에서 감히 준동할 이들이 없어 진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흐음, 그렇다 해도 장로님쯤 되시는 분을 일본에 계속 두는 것은 총회 차원의 극심한 낭비입니다.”
관리만 잘하면 되는 곳에는 관리 자를 파견해야 한다. 장민은 관리자 로서도 초일류지만, 그저 그런 일만 하기에는 아까운 사람이었다.
“더구나 장로님이 총회에 계시면 서 얻는 이득도 있잖습니까.”
위긴스가 그 말을 하며 슬쩍 강 진호의 뒤편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부터 강진호의 뒤에 시립하고 있던 혈마의 이마에서 땀방울 하나가 흘 러내린다.
‘저자만 봐도 장로님이 절대 녹록 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지.’
혈마는 위긴스나 바토르 앞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놈이다. 오로지 강진호만을 존중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혈마가 장민에 앞에서 는 고양이 앞의 쥐, 아니, 호랑이 앞의 쥐처럼 쩔쩔맨다.
다시 말하자면…….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장민 장로님이 그만큼이나 두려운 존재라
는 뜻이겠지.’
이사들은 항상 강진호와 함께 장 민을 대면하다 보니 실감하지 못하 는 것뿐, 마교도들에게 장민은 온화 한 어른인 동시에 살아 있는 야차나 다름없다.
그런 이를 어떻게 편히 대하겠는 가.
“그리고 나름 새로운 효용도 있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강진호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건 인정해야겠지.’
최연하가 장민을 불편해할 거라고 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강진호다.
물론 그걸 활용해 최연하를 어찌해 볼 생각은 없지만. 최연하가 총회에 오길 껄끄러워하게 된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였다.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벌컥!
“마존이시여, 제 말을 허투루 들 으시면 안 됩니다.”
강진호가 이마를 꾹꾹 눌렀다.
그냥 차라리 최연하가 와 있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