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93)
마존현세강림기-1495화(1492/2125)
마존현세강림기 61권 (3화)
1장 이어가다 (3)
“네? 금동이 Mk. 2 말씀이시 죠?”
[……그런 거창한 이름이었나?]“후후후후,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미 예전에 한국으로 배송이 완료되 어 총회의 창고로 모셔져 있었죠. 그동안 워낙 많은 일이 있어서 제가
드리지는 못했습니다만!”
자신만만하게 말하고 있지만, 이 현수의 이마에서는 땀이 한 방울 홀 러내리고 있었다.
‘까먹었다!’
배송이 완료된 제품을 조립한 다 음, 대충 창고에 처박아두고는 완전 히 잊어버렸다. 지금이면 아마 먼지 가 뽀얗게 내려앉았을지도 모른다.
‘그게 어떤 건데!’
최고의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아니! 하나하나 다 수제로 만든 제품인데!
그리고 모든 것이 강진호에게 맞
춰진 제품이다.
무게 무시! 탄성 무시! 1톤이 나 가도 좋으니, 바로 앞에서 전차포를 갈겨도 멀쩡한 제품을 주문했다. 그 말도 안 되는 주문에 업체 쪽에는 난색을 표했지만.
‘거절하기에는 너무 많은 돈이었 겠지.’
일반 자전거를 아득히 상회하는 가격을 제시하자, 어떤 역경을 넘어 서라도 만들어내겠다는 답변이 돌아 왔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바로 금 동이 Mk. 2다.
다른 자전거들이 경량화와 운동에
너지의 소모값을 줄이는 것, 그리고 부드러운 조향에 신경을 쓸 때, 금 동이 마크 2는 오로지 강진호의 힘 을 그 온몸으로 받아내는 데에 모든 돈을 때려 박은 제품이다.
가장 취약한 페달 쪽은 아예 특 수 금속으로 통째로 고정해 버렸고, 프레임은 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지 않 는 완벽한 매국노의 기상을 자랑했 다.
“네?! 어디시라구요? 예. 제가 지 금 바로 가져가겠습니다! 네? 출근 했냐구요? 흐}하하, 뭐 빤한 말씀을. 그런데 오늘은 왜 안 나오십니까?”
전화를 하는 와중에도 이현수는 부리나케 창고를 향해 달렸다.
“네. 그럼 한 시간 내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회주님!”
전화를 끊은 이현수가 창고의 문 을 열어젖혔다.
“후후후후후후!”
회주 전용 창고.
그 텅 빈 창고 한가운데 눈부신 빛을 발하는 자전거 한 대가 이현수 의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이놈이 빛을 볼 날이 오 는구나!”
그전에 좀 닦고.
아이고, 이 먼지 좀 봐.
“언제쯤 오신대?”
“글쎄?”
강진호는 보호 장구까지 완벽하게 착용한 박유민을 보며 떨떠름한 표 정을 지었다.
“너, 원래 자전거 탔어?”
“내가 예전에 네 뒤에 많이 타고 다녔잖아.”
“그랬지.”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과거,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그는 항상 박유민을 자신의 뒷좌석에 태 우고 다녔다.
“그런데 졸업하고는 자전거 탈 일 이 잘 없으니까 좀 아쉽더라고. 그 래서 하나 장만했어. 상금 받은 걸 로.”
“아!”
강진호가 미소를 지었다.
뭔가 재미있다.
과거에는 그의 뒷좌석에 타는 게 당연하던 박유민이 이제는 자신의 발로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니, 뭔가 뿌듯해지는 느낌이다.
“거의 타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오늘 타면 되지.”
“그러려고.”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들이 있는 곳을 향해 트럭 한 대 가 돌진해 왔다. 저 과격한 운전 방 식이 운전석에 앉은 이가 누군지를 짐작케 한다.
“이 실장님은 안 그런 것 같으면 서 은근히 와일드한 면이 있으시다 니까.”
끼이이이 이이이 익 !
홁먼지를 폴폴 날리며 멈춰 선
트럭에서 이현수가 재빨리 하차했 다.
“회주님, 가져왔습니다! 오, 유민 씨도 계셨군요!”
“안녕하세요, 실장님.”
“하하하, 이거, 미국에서 뵙고 처 음 뵙는군요. 그때 제대로 대화를 못 나눠서 참 아쉬웠는데, 우승 축 하드립니다. 크으, 감동적으로 봤습 니다.”
“감사합니다.”
박유민이 웃으며 이현수와 악수를 했다.
“자전거는?”
“지금 내려 드리겠습니다.”
이현수가 부리나케 뛰어가 트럭 뒷문을 연다. 그러고는 안으로 뛰어 올라가 자전거를 가지고 바닥으로 내려선다.
살짝 라임 빛이라고 해도 될 정 도의 노란색 프레임이 인상적인 자 전거 였다.
“후후후후! 회주님, 이게 바로 금 동이 마크 2입니다!”
강진호가 빙그레 웃었다.
내가 왜 자전거에 금동이라는 이 름을 붙였을까?
먼 훗날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더
라면 절대 그러지 않았겠지. 대체 왜 그랬느냐, 과거의 나.
“모든 것을 회주님을 위해 맞춤 제작을 했습니다. 제작사 측에 킹콩 이 타도 괜찮은 자전거를 만들어 달 라고 했죠. 덕분에 단가가 좀 과도 하게 비싸게 책정되긴 했습니다만.”
“……얼만데?”
“예전 자전거가 얼마였는지 기억 하십니까?”
“ 아마••••••
한 삼천만 원이었나?
“자전거 값만 삼천에 페달 특수 제작 비용이 천만 원 추가로 들어갔
다고 들었습니다. 조규민이 말해주 더군요.”
미쳤구나.
강진호는 새삼 자신이 얼마나 막 나가는 고딩이었는지를 새삼 깨달았 다. 사천만 원짜리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고등학생이라니, 차라리 아빠 스포츠카에서 내리는 고딩이 수수해 보일 지경이다.
“하지만!”
이현수가 이를 뿌득 갈았다.
“제가 주문한 자전거가 조규민 놈 이 시킨 것과 같은 수준일 수는 없 죠! 당연히 차원을 달리합니다.”
아니, 쓸데없는 데 경쟁심 가지지 말라고.
니가 만드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주문하는 건데 왜 거기서 그런 반응 이 나오냐!
“이번 자전거는! 금동이와는 다릅 니다! 금동이와는!”
“비싸봐야 공산품이던 놈과는 비 교를 거부합니다. 회주님의 신체 사 이즈에 완벽하게 맞춤 제작된 상품 입니다.”
“그전에……
“예?”
“네가 어떻게 내 신체 사이즈를 알고 있는 거지‘?”
이현수가 낮게 헛기침을 했다.
“사소한 건 넘어가시죠.”
이현수의 반응을 본 박유민이 조 용히 속삭였다.
“진호야, 괜찮겠냐?”
“……나도 잘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어. 하루하루 날이 갈 수록 이현수라는 사람을 알 수가 없 다.
결국 강진호는 사소한 것은 다
뭉개 버리고 가장 중요한 것을 물어 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얼만데?”
“그리 비싸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얼마냐고?”
“회주님이면 충분히 감당하실 만 큼입니다.”
“맞을래?”
“……아마 회주님 차 값 정도 할 걸요?”
“무슨 값?”
“차 값이요.”
차?
그러니까, 그 스포츠카?
강진호도 살 때 이게 너무 과소 비가 아닌가 고민한 그 스포츠카를 말하는 건가?
이 자전거 가격이 그 차만큼 나 간다고?
천하의 강진호도 이 순간만큼은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뭔 놈의 자전거가……
“후후, 이건 그저 자전거가 아닙 니다. 숙련된 장인들이 만든,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제품이죠. 솔직히 이 정도면 거의 예술의 영역이라 봐도 될 겁니다!”
“그 예술품을 창고에 처박아뒀 고?”
“워낙 공사다망하다 보니.”
강진호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내가 총회 돈 함부로 쓰지 말라 고 했을 텐데?”
“네. 그래서 회주님 카드로 긁었 습니다.”
그게 더 나쁘다는 생각은 안 하 는 건가?
아니, 그 이전에…… 왜 내 카드
를 네가 가지고 있지?
강진호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 쉬었다.
태클을 걸자면 한도 끝도 없었다. 루즈 타임을 한 시간은 받아야 할 판이다.
하지만 이제 와 이현수를 타박한 다고 뭔가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아마 기성품이 아니라 주문 제작품 이다 보니 반품도 불가능할 테고, 설사 반품이 가능해도 이미 반품 시 기를 넘겼을 것이다.
그렇다고 내다팔 수도 없다.
‘저걸 누가 사?’
어느 미친놈이 자전거를 그 돈 주고 사겠는가. 그것도 강진호 전용 으로 만드느라 무겁기는 더럽게 무 겁고, 효율은 쓰레기고, 오로지 튼튼 하기만 한 제품을 말이다.
“아니, 애초에 그냥 튼튼하기만 한 제품인데, 그걸 굳이 이탈리아에 다 주문할 필요가 있나?”
“ 어‘?”
이현수가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듣고 보니……
속이 터진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 지 절절히 실감하는 강진호였다.
“……됐어. 자전거나 줘.”
되팔지도 못하는 애물단지 죽어라 고 타서 본전이라도 뽑아야지.
뭔가 취미로 시작한 일이 취미가 아니게 되어버린 느낌이 났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배는 떠났는데.
“후후, 한 번 타보시면 불만이 싹 가실 겁니다. 이 안장은 또 특수 제 작 상품으로, 물소 가죽……
“가죽만 남기고 다 털어버리기 전 에 그만하지?”
“••••••넵.”
박유민이 그 광경을 보며 웃어버 렸다.
‘이 실장님이 예전에는 저런 캐릭
터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예전에는 사람이 굉장히 날이 서 있었는데, 지금은 둥글다 못해 장난 기가 넘친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 런 이현수에 발맞춰서 강진호도 굉 장히 다채로운 리액션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었다.
예전의 강진호라면 이현수가 아무 리 소란을 떨어도 고갯짓만으로 넘 겨 버렸을 텐데, 지금은 이현수의 말에 일일이 반응해 주고 있다.
옆에서 보고 있으니 그 재미가 쏠쏠하다.
“여하튼 한 번 타보시죠!”
“끄으웅.”
강진호가 앓는 소리를 내고는 자 전거에 올랐다. 페달은 클릿 페달이 아닌 모양이다. 강진호가 슬쩍 페달 쪽을 바라보자 이현수가 의미심장하 게 옷었다.
“회주님에게 동력 전달 같은 건 별 의미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페달 에 가해지는 부담도 좀 줄여야 하 고.”
그래서 일반 페달…… 아니, 특수 강화 페달을 일반형으로 만들어 달 았다는 뜻이다.
“그 난리를 친 만큼 괜찮은 자전
거였으면 좋겠군.”
“만족하실 겁니다.”
강진호가 여전히 매우 불만이 많 다는 눈으로 이현수를 일별하고는 가만히 페달을 꾹 밟았다.
그리고 그 순간.
촤아아아아악!
자전거가 일말의 흔들림도 없이 앞으로 쭈우욱 나아간다. 강진호조 차 그 강력한 반웅성에 놀라 고개를 번쩍 들 정도였다.
‘이거?’
예전에 금동이를 타던 때와도 전 혀 다른 감각이다. 마치 자전거가
몸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라 해야 할까?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진득한 일체감에 소름이 살짝 돋아났다.
“후후후후, 어떠십니까? 제가 말 씀드렸잖습니까!”
저 의기양양한 얼굴만 아니었어도 조금 더 이 감각을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주십시오.”
“ 뭘?”
“차 키요.”
“키는 왜?”
“어차피 이거 타고 집까지 가실
것 아닙니까? 제가 운전해서 차를 집에 대놓겠습니다. 보육원에 대놓 으셨죠?”
“……이 실장, 솔직하게 대답 한 번 해보지.”
“네?”
“나한테 도청기 설치했나?”
“무슨 그런 섭한 말씀을. 보지 않 아도 알고, 듣지 않아도 이해해야 진정한 보좌라 할 수 있는 법이죠.”
그건 보좌가 아니라 귀신이라고 하는 거고. 아니면 점쟁이라고 하든 가.
하지만 강진호는 두말없이 이현수
에게 차 키를 넘겼다. 이현수의 말 대로 오늘은 분명 이 자전거를 타고 집까지 가게 될 것 같으니까.
뭔가 이현수의 손안에서 놀아나는 느낌이지만, 자전거에서 느껴지는 충격적인 감각이 그 모든 불만을 잠 재웠다.
“자, 그럼 즐겁게 라이딩하시길!” 강진호가 고개를 내젓고는 박유민 을 바라보았다.
“가자, 유민아.”
“웅!”
강진호와 박유민이 부드럽게 도로 로 달려 나가자, 이현수가 빙그레
웃었다.
‘사람이 가끔씩은 저리 쉬는 날도 있어야지.’
안 그래도 최근 강진호가 너무 지쳐 보였는데, 이렇게 자전거라도 타겠다고 나서서 다행이었다. 보나 마나 박유민이 옆구리를 찔러 댄 결 과겠지만.
“박유민 씨한테 밥 한 번 사야겠 네.”
과연 본인이 원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