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96)
마존현세강림기-1498화(1495/2125)
마존현세강림기 61권 (6화)
2장 벌어지다 ⑴
“저는 이사님이 어떻게 생각하시 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위 로를 해드려야 할지도 모르겠구요.” 성주찬은 그저 솔직하기로 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총회의 많은 회원들은 이사님을 굉장히 믿고 의 지하고 있습니다.”
“입에 발린 소리 하지 말고.”
“입 른 소리 아닙니다. 막말로 제 가 이제 이사님한테 입바른 소리 해 서 뭐 합니까. 총회 소속도 아닌데.”
맞는 말이었다.
성주찬이 총회를 나오면서 둘의 인연은 완전히 끊어졌다. 방진훈은 더 이상 성주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다시 말하자면, 성주찬이 아무리 방진훈에게 아부를 한다고 해도 떨어질 게 없다는 소리다.
성주찬이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제 발로 총회를 나온 사람
입니다. 그래서 이런 말은 하는 게 좀 웃기기는 한데, 저희 입장에서는 이사님이 전대 회주로서 여전히 높 은 자리에 있다는 게 분명 위안이 됐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나중에는 이사는 물론이고, 회주까지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했죠.”
성주찬이 쓴웃음을 머금는다.
“감히 제가 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요.”
“네가 뭐 어때서, 인마. 실력이 없어서 그만둔 건 아니잖아.”
“에이, 솔직히 실력도 좀 딸렸죠.” 성주찬이 고개를 내젓는다.
이제는 다 지난 일이니 객관적으 로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제가 총회를 나올 때 이 사님께서 해주신 말씀을 저는 아직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 길이 전부 가 아니라고 하셨죠.”
“……카페 점장이 될 거라고는 전 혀 생각 못했지만.”
“덕분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었 습니다. 어쩌면 회주님이 카페를 하 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제가 조금은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르잖습니까?”
“조금이 아니라 많이 끼쳤겠지.”
“네. 다시 말하자면, 이사님이 제
게 해주신 말씀이 여기까지 온 거 죠.”
방진훈이 피식 웃는다.
‘꿈보다 해몽이라더니.’
이 정도로 엮어낼 수 있으면 사 기꾼으로 직종을 바꿔도 먹고살 수 있다.
“ 여하튼.”
성주찬이 방진훈을 빤히 보며 말 한다.
“흔들리지 마십시오, 이사님.”
“많은 사람들은 회주님을 목표로 삼습니다. 하지만 목표는 목표일 뿐
입니다. 때로는 기댈 곳이 필요합니 다. 이사님이 안 계시면 총회의 회 원들은 기댈 곳을 잃어버릴 겁니 다.”
“뭔 뻘소리를 해 대고 있어?”
방진훈이 어색하다는 듯이 툴툴댔 다. 성주찬이 그 모습을 보며 빙그 레 옷는다.
그저 위로하기 위해 하는 말이 아니다.
성주찬 역시 강진호를 목표로 삼 았지만, 그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마교도들이 득실 거리고, 마교의 정예들이 총회의 최
정예로 중용받고, 위긴스와 바토르 가 각자의 제자들을 키우기 시작한 총회에서 방진훈의 존재는 정말 더 없이 중요하다.
두각을 나타내고 총회를 이끌어가 는 이들은 소수지만, 총회는 다수의 두각을 내지 못하는 이들로 구성되 어 있으니까. 그들에게도 바라볼 사 람과 버팀목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버티십시오, 이사님.”
“……버텨?”
“예. 이사님은 그냥 버티는 것만 으로 충분합니다. 이사님이 그 자리 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는
이들이 많으니까요. 특별히 뭔가를 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야, 인마! 내가 무슨 토템이냐! 그냥 있는 것만으로 버프 걸어 주 게.”
“오, 토템 좋네요.”
성주찬이 씨익 웃는다.
“앞으로 뭔가 하시려는 건 정말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사님, 지금까지 이사님이 해오신 일 을 부정하지는 마십시오. 저 같은 놈들도 있으니까요.”
빙글빙글 웃는 성주찬을 보며 방 진훈이 고개를 내저었다.
“너는 너무 뺀질거려.”
“그게 제 장점 아니겠습니까?”
요쯔 ”
거、•
방진훈이 혀를 차고는 손에 들고 있는 담배를 바닥에 던졌다. 방진훈 이 담배를 발로 비벼 끄자, 성주찬 이 볼멘소리를 한다.
“여기 제가 청소해야 한다구요.”
“청소 좀 해, 인마! 여기 애초에 꽁초가 많구만!”
“이사님 같은 분들이 피우고 가서 그런 거죠.”
“그게 다 손님 아냐? 홉연실이 왜 없어, 카페에.”
“끄응.”
한마디를 안 져준다.
성주찬이 고개를 내젓자, 방진훈 이 조금은 후련해졌다는 얼굴로 성 주찬을 바라보았다.
“니들, 니들끼리 연락하지?”
“예. 물론이죠.”
“다음에 한 번 모아라. 밥 한 번 먹자.”
“……당연히 이사님이 사시는 거 죠?”
“그럼 내가 설마 네들한테 얻어먹 을까?”
성주찬이 조금 걱정된다는 얼굴로
말했다.
“근데 이거, 총회 일 아니라서 법 인 못 쓰시잖아요?”
“내 카드도 있어.”
“애들이 백 명도 넘는데, 그것도 하나같이 소처럼 먹는 놈들인데, 감 당되시겠어요?”
방진훈의 눈이 살짝 떨렸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서면 모양이 너무 빠진다.
“이 새끼야, 나 돈 잘 벌어.”
“그럼 한 번 자리 마련해 보겠습 니다.”
“……조금만 천천히 해봐. 이달 월급 들어오고 나서.”
성주찬이 웃고 말았다.
“그럼 간다.”
“예, 이사님.”
“종종 들를게. 내가 매상은 올려 줘야지.”
방진훈은 그 말을 남기고 정말 바람같이 사라졌다. 멀어지는 방진 훈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성 주찬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럼 계산은 하고 가시지.”
“사장님, 이거 매출이 안 떨어지 는데요?”
구정범의 말에 황민수가 입이 찢 어져라 웃어 젖혔다.
“그렇지? 내가 잘못 본 거 아니 지‘?”
“오픈발 끝나고 하락기가 있긴 했 는데 그야 당연한 거고, 이보다 두 배는 더 떨어질 것 같았는데, 일주 일째 매출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러면 슬슬 예상 매출치와 목표치를 수정해도 될 것 같은데요?”
황민수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대박이 다.’
아직 점포 수가 많지 않아서 대 한민국 넘버 원 카페에는 어림도 없 는 매출이지만, 그래도 생각한 것보 다 세 배는 잘됐다. 이대로 꾸준히 점포 수를 늘려 나가면 메이저 카페 프렌차이즈로 진입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투자 대비로 봐도……
매장 수에 비해서 투자금이 많이 들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투자 대 비 성공이니 어쩌니 하는 말을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
투자금을 다섯 배를 더 밀어 넣
었어도 성공으로 분류해야 할 매출 이니까.
“흥분하지 말자고. 자자, 흥분하지 말고!”
“사장님이 제일 흥분하신 거 같은 데요.”
“아, 아냐. 나는 침착해.”
황민수의 얼굴에 붉게 달아올랐 다.
그 모습을 보며 노태광이 씨익 웃는다.
‘좋으시 겠지.’
과거에도 이만한 성과를 낸 적이 없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건 재경
이라는 배경과 황정후라는 후광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황민수는 자신을 받쳐 주던 그 두 가지 없이 이 일 을 해냈다. 어찌 보면 황민수의 인 생 최초의 성공이라 봐도 무방한 일 이다.
그런데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좋아, 좋아. 그럼 매출이 늘었으 니…… 처음 이야기한 대로 매장이 랑 본사 정산 비율도 조정 좀 하 고.”
“아, 저는 반대입니다.”
“••••••웅?”
황민수가 고개를 돌려 이현주를 바라보았다.
“이 실장, 반대라니? 이건 처음부 터 이야기가 되어 있던 거잖아.”
“물론입니다. 바꿀 겁니다.”
매장의 매출이 오르면 정산 비율 을 올린다?
그게 아니다.
지금 카페 루오고는 일반적인 프 렌차이즈보다 매장이 가져가는 비율 이 더 높다. 개업의 리스크가 있다 는 판단하에 강진호의 지시로 단기 적으로 정산 비율을 조정해 둔 것이 다.
하지만 이 정도 매출이 나온다면 굳이 점주 쪽으로 유리하게 만들어 둔 정산 비율을 유지할 필요가 없 다.
“배가 순풍을 타고 잘나갈 때, 굳 이 발목을 잡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 합니다. 비율을 바꾼다고 해도 점주 들이 결과적으로 얻는 돈은 처음 생 각한 것보다 훨씬 크겠지만, 사람이 라는 게 꼭 그런 게 아니잖습니까. 제 돈 빼앗기는 기분이 들 겁니다.”
“ 으음.”
황민수가 턱을 긁었다.
말이야 맞는 말이지만, 회사라는
건 사람의 기분을 일일이 맞춰줄 수 가 없는 곳이다. 또 그래서도 안 된 다.
“이건 해야 하는 일이에요.”
“사장님, 저는……
“이 실장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는 알아요. 그런데 한 가지는 확실 하게 합시다. 이 실장은 점주들 먹 고살게 해주려고 봉사를 하는 겁니 까, 아니면 회사를 키우는 겁니까?”
이현주가 입을 다물었다.
그 질문에 선뜻 답이 나오지 않 는다. 굳이 대답하자면, 그 사이에서 중도를 지키고 싶다는 대답을 해야
겠지만, 그 역시 정답이 아니라는 건 이현주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중도를 지킨다고 해도 주 가 되는 하나의 목적은 필요한 법이 다.
“우리가 점주를 갈취하는 것도 아 니고, 이미 다른 곳보다 정산 비율 을 20%가 높아요. 10%를 조정해도 다른 곳보다는 10% 이상 더 주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긴 합니다.”
“게다가 매장에 들어간 인테리어 지원비 등등이야 그렇다 치고, 공급 하는 원두도 거의 원가에 주고 있잖
습니까?”
이현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황민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점주를 착취하는 것도 안 될 일 이지만, 점주를 위해서 본사가 희생 해서도 안 되는 겁니다. 앞으로도 점주들이 늘어날 거고, 매출이 항상 지금 같을 수는 없어요. 그럼 이 비 정상적으로 점주에게 유리하게 만들 어진 구조가 그때 발목을 잡을 겁니 다. 조정은 잘나갈 때 해야 해요. 이미 어려워진 뒤에 조정을 하면 점 주들이 죽어납니다.”
“이해했습니다, 사장님.”
이현주는 두말없이 황민수의 말을 받아들였다.
이래서 경영에는 전문가가 필요하 다는 생각이 든다. 이현주도 나름 열심히 하고 있지만, 황민수의 시야 를 따라잡는 건 아직 버거웠다.
“여하튼 이 부분은 제가 회장님과 다시 이야기해서 마무리를 짓겠습니 다. 그럼 다른 문제는 없죠?”
구정범이 재빨리 보고를 했다.
“그거 있잖습니까.”
“그거?”
“아, 그거요, 그거!”
구정범이 눈치를 주자 황민수가 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거.”
“업체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진행 하겠답니다.”
“ 오?”
황민수가 더없이 기껍다는 듯 미 소를 지었다.
“매출이 더 오르겠군.”
“이거 잘만 먹히면 대박날 겁니 다.”
“개인적으로 재미도 있고 말이 지.”
황민수가 막 그 부분에 대해 이
야기를 하려는 찰나였다.
진동을 느낀 이현주가 휴대폰을 꺼냈다가 무음으로 전환하고는 주머 니에 찔러넣는다. 하지만 전화가 연 이어 자꾸 걸려왔다.
“개인적인 전화입니까?”
“부하직원 콜이긴 합니다.”
“그럼 받아보세요. 잠시 나갔다 와도 됩니다.”
“아뇨. 그럴 것까진……
이현주가 전화를 받아 든다. 그러 고는 살짝 눈을 찌푸렸다.
“회의 중이야. 나중에…… 뭐?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이현주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알았어. 지금 당장 불러들여. 당 장!”
이현주가 살벌한 기세로 전화를 끊는다. 그러고는 입술을 질끈 깨물 고 황민수를 바라본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제요?”
황민수의 얼굴도 살짝 굳는다. 이 현주의 표정이 영 심상치 않다.
“……매장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 했습니다. 그런데…… 때린 사람이 점주랍니다.”
황민수가 눈을 질끈 감았다.
잘나가던 사업에 찬물도 아니고, 얼음물을 끼얹는 일이다.
“일단 회장님께 보고드리세요.”
“예.”
황민수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쩐지 순풍에 돛 단 듯 잘나간 다 싶더라니.’
좋은 일에는 항상 마가 끼기 마 련인 법.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 라 이 사업의 운명이 결정되리란 걸 직감하는 황민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