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97)
마존현세강림기-1499화(1496/2125)
마존현세강림기 61권 (7화)
2장 벌어지다 (2)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강진호가 인사를 받으며 MK 건 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경비 에게 자신의 키를 넘겨주었다.
“부탁하지.”
“예! 맡겨주십시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강진호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그 모습을 보며 경비들이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일 있으신가?”
“그런 것 같은데?”
강진호가 키를 맡기고 칼같이 엘 리베이터를 타는 경우는 웬만해서는 벌어지지 않는 일이다.
“……표정도 조금 안 좋아 보이시 는데.”
“평소 같은 무표정이기는 했는 데.”
경비들이 영 찝찝하다는 얼굴로
엘리베이터 문을 바라보았다.
벌컥.
문이 열리고 강진호가 안으로 들 어온다.
자리에 앉아 있던 이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장님, 어서 오십시오.”
간단하게 인사를 받은 강진호가 뚜벅뚜벅 걸어 들어와 상석에 앉았 다.
“무슨 일이라고?”
평소와는 다르게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는 모습이, 지금 강진호의 기
분을 짐작케 해준다.
살짝 황민수와 시선을 교환한 이 현주가 바로 브리핑을 시작했다.
“매장 중 한 곳에서 폭행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폭행.”
강진호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 다.
이현주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총회 출신들은 화가 난 강진호가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 고 있다. 평소에는 이현수가 악역을 도맡아 하고, 강진호는 그냥 사람 좋은 상관 같은 취급이지만, 막상
강진호가 화가 나면 무슨 일이 벌어 질지 모르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다.
그리고 이현주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자세 히.”
“예. 지점은 부천 지점입니다. 손 님 중 한 사람과 시비가 붙어 실랑 이를 하는 도중 손님이 먼저 카운터 에 있던 점장을 폭행했고, 그에 화 가 난 점장이 손님을 폭행했다고 합 니다.”
강진호의 미간이 살짝 좁아졌다.
“이쪽에서 먼저 폭행을 당했다
고?”
“예. 점주는 그렇게 주장하고 있 습니다. 하지만 그쪽 피해자는 자기 가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 장하고 있는 중이라 합니다.”
“흠……
강진호가 볼을 긁적였다.
그의 표정이 살짝 풀리자 회의실 의 공기도 덩달아 풀렸다. 숨도 쉬 지 못하고 있던 황민수가 조심스럽 게 숨을 내쉬었다.
‘와, 세상에.’
강진호가 표정을 굳힌 것만으로도 이리 긴장이 될 줄이야. 과거, 황정
후가 진노하여 회의실을 뒤집어놓을 때보다 몇 배는 더 무서운 느낌이었 다.
딱히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도 말이다.
찰칵.
강진호가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홉연자들 한 대씩 하지.”
“아…… 괜찮습니다.”
담배가 말리는 건 사실이지만, 어 쩐지 오늘은 강진호 앞에서 맞담배 를 피울 용기가 나지 않는다.
강진호가 더는 권하지 않고 길게
담배 연기를 뿜어내고는 말을 이었 다.
“대처는 어떻게 하고 있지?”
“일단 매장의 영업은 중지시키지 않았습니다. 정확하게 사실관계가 파악되지도 않았는데 영업을 멈추 면, 이쪽에서 잘못을 했다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잘못한 건 사실이지.”
강진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어떤 상황이든 간에 손님에게 손 을 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 않은가?”
“……예, 회장님.”
이현주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대 답했다.
“그 외에는?”
“아직 대책이랄 게 없습니다. 상 황 파악도 덜 됐으니까요.”
대답을 한 사람은 황민수였다.
“그래서 회장님께 보고를 먼저 드 린 겁니다.”
구정범이 긴장 가득한 얼굴로 입 을 열었다.
“일단 사과문을 먼저 올리는 게 맞지 않을까요? 어쨌든 간에 이쪽에 서 문제가 생긴 거고, 일이 커지기 전에 빨리 진화를 하는 쪽이……
“그건 안 돼.”
황민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틈 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물어뜯고 짓 밟아서 재기 불능까지 만들어 버리 는 세상이야. 죄 없는 사람도 잘못 걸리면 마녀사냥을 당하고, 죄가 없 다는 게 밝혀지면 그렇게 욕하던 사 람들이 자긴 아닌 것처럼 슬그머니 빠져 버리는 세상 아닌가.”
그건 맞는 말이다.
인터넷이라는 공론화의 장이 삶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수많은 효용이 생겨났다. 하지만 가장 큰 폐혜가
있다면 인터넷에서 퍼지는 말은 너 무 가볍고, 그 말이 벌인 일들을 책 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다.
“우리가 개인이라면 말도 안 되는 루머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처할 수 있겠지만…… 우린 기업이야. 기 업이 잠재적 소비자를 고소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이현주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함부로 사과문을 올리는 건 좋은 대처가 아닌 것 같습니다. 확실한 잘못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고 욕을
먹어야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요.”
요 Q.W
M..•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일단 상황이 어떻게 된 건 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군. 점주는?”
“불러뒀습니다. 한 시간 안에 도 착할 겁니다. 그리고 사람을 보내 매장 CCTV도 회수했습니다.”
“■를 확인할 수 있다면 상황 을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 이다.
“하필이면 이 시기에.”
노태광이 혀를 차자 황민수가 살
짝 눈을 찌푸렸다.
“하필이면 이런 시기에 문제가 생 긴 게 아니라, 이런 시기니까 문제 가 생기는 거지. 새로 생긴 매장에 사람이 넘쳐 나면 어떤 식으로든 문 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
그 형태가 영 좋지 않은 방향이 라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일단은 확인을 해보면 알겠지.”
강진호가 깊게 담배 연기를 빨아 들였다. 하지만 상황은 강진호와 회 의실에 있는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 다 몇 배는 더 빠르게 번져 갔다.
“와! 이거, 반응이 죽지가 않네?” 한은솔이 SNS를 보며 신기하다는 듯이 말했다.
“누나, 이번에 진짜 역대급 하나 뜬 것 같은데요? 예전에 드라마로 대상 받았을 때보다 반응이 더 좋아 요.”
“그렇겠지. 예쁘니까.”
“왜? 내가 뭐 틀린 말이라도 했 어?”
“누나.”
“웅?”
“대대로 바른말하는 사람들이 일 찍 죽은 이유가 뭔지 아세요?”
“••••••글쎄?”
“바른말하는 사람들은 재수 없거 든요.”
“뒈질래?”
최연하가 눈을 부라린다.
한은솔이 그 반응을 보면서 한숨 을 푹푹 내쉬었다.
‘뭐, 틀린 말은 아닌데.’
그래. 예쁘니까 반웅이 좋겠지.
더러운 외모지상주의 사회 같으 니.
“사람 속마음을 볼 수 있는 세상 이 되어야 하는데……
“너 엄청 멍청한 소리 한다. 그런 세상이면 애초에 내가 연예인을 안 했지.”
기묘할 정도로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최연하였다.
“여하튼 반응이 엄청 좋네요.”
“나도 알아.”
최연하의 입꼬리가 슬며시 말려 올라갔다. 요즘 최연하는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일분이 멀다 하고 새로 반웅이
올라오다 보니, 그 반응을 읽는 맛 이 쏠쏠했다. 게다가 그 반응이 다 들 극찬일색이니, 기분이 날아갈 듯 한 건 당연한 일이다.
슬쩍 휴대폰을 본 최연하의 입꼬 리가 다시 말려 올라간다.
다만 한 가지, 살짝 마음에 걸리 는 게…….
“근데 왜 나보다 진호 씨 이야기 가 더 많지?”
최연하가 미간을 좁히자, 한은솔 의 등에서 식은땀이 촉촉하게 배어 나기 시작한다.
저건 최연하가 빡침의 시동을 걸 때의 표정이다.
“아, 아무래도 뉴 페이스니까 그 렇지 않을까요?”
“뉴 페이스?”
“네네. 누나는 다들 익숙하고 예 쁜 걸 알지만, 회장님은 사람들이 잘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그쪽으로 관심이 쏠리는 거 아닐까요?”
“아, 그래?”
최연하의 표정이 살짝 풀리자, 한 은솔이 낮게 한숨을 쉬었다.
이건 어떻게든 해결을…….
“그럼 이 댓글들은 뭔데? 최연하
보다 남자가 예쁘다. 최연하 미모가 예전 같지 않다. 이 언니, 영계 앞 이라고 좋아 죽네.”
“……마지막은 의미가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여하튼!”
한은솔이 다시 땀을 흘리기 시작 했다.
‘아니, 그걸 나보고 어떻게 하라 고?’
회장님이 당신보다 예쁘게 나왔겠 지. 내가 봐도 그쪽에 시선이 좀 더 가는구만!
한은솔이 최연하의 시선을 슬쩍
피했다.
“그, 그렇게 기분 나빠할 일도 아 니잖아요. 다른 여자한테 밀린 것도 아니고, 남자한테 밀린 건데.”
“그게 더 문제라는 생각은 안 해 봤어?”
“에이, 회장님이잖아요, 회장님. 다른 남자면 문제여도 회장님이면 문제가 아니죠.”
“흐으으으음.”
한은솔의 대처가 성공적이었는지, 최연하도 미미하게나마 고개를 끄덕 였다.
“그렇지. 진호 씨가 좀 잘생기기
는 했지.”
평소처럼 대충 입고 다니는 게 아니라 깔끔하게 입혀뒀더니 정말 연예인 포스가 난다. 아니, 연예인을 씹어 먹는 포스가 난다.
“진짜 이런 거 보면 우리 기획사 에서 좀 부려 먹고 싶다니까.”
“저도 그 생각 정말 많이 해봤습 니다. 일단 다른 것보다는 관리가 쉽다는 게 최고 장점이잖아요.”
“그지.”
최연하가 격하게 동조했다.
연예인.
연예계에는 세상에서 가장 간절한
사람은 뜨지 못한 연예인이고, 세상 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뜨고 난 연예인이라는 말이 있다.
뜨기 전에는 작은 배역 하나라도 얻어내려고 그 노력을 하던 이들이 팬들의 함성과 사랑에 둘러싸이게 되면 순식간에 초심을 잃고 갑질 머 신으로 변하게 된다.
그나마 갑질 머신에서 끝나는 정 도면 다행이라고 할 정도다. 스케줄 을 날려 먹고 잠수를 탄다거나, 밤 마다 클럽에 가서 놀아 제낀다거나, 팬들과 만나서 데이트를 즐기고, 동 료 연예인과 대놓고 연애질을 하는
등…
“미친놈들 태반이지.”
그럼에도 소속사들이 이들을 어찌 하지 못하는 건, 한 번 뜬 연예인이 벌어들이는 돈이 어마어마하기 때문 이다.
그 매출을 포기하지 못하는 소속 사들은 톱급 연예인들이 무슨 깽판 을 치더라도 눈물을 머금고 그들을 비호하며 뒷수습을 한다.
“하지만 회장님은 그럴 걱정이 없 잖습니까.”
강진호는 그런 스캔들에서 완벽하 게 자유로운 존재다. 우선 최연하가
존재하기에 여자 문제는 얽힐 일 자 체가 없고…… 설사 최연하가 없다 하더라도 문제를 일으킬 사람이 아 니다.
강진호의 뇌는 거의 종교인의 영 역이라 일상의 자극적인 쾌락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유 시간을 주고 풀어놓으면 집에 가서 라면이나 끓여 먹을 사람인데, 뭔 놈의 스캔들이라는 말인가.
연예 기획사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완벽한 연예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만히 놔둬도 사고 안 치고, 카메 라만 가져다 대면 그림이 나온다.
거의 아름다운 수준이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다면…….
“연기를 못하잖아.”
“그거참 큰일이죠. 그거참.”
정확하게는 연기를 못한다기보다 는 ‘대사가 있는’ 연기를 못하는 거 지만…… 따지고 보면 그게 그거다. 지금이 무슨 무성영화 시대도 아니 고 대사가 없는 연기가 어디 있는 가.
쓸데가 없는 재능은 재능이 아니 다.
“냅 둬. 꿈같은 이야기지. 진호 씨가 뭐가 아쉬워서 연예인을 하겠
어.”
“그도 그렇긴 하죠.”
“CF 하나 찍는 데도 오만상을 쓰 는 사람인데, 하나 더 찍자고 하면 도망갈까 겁난다. 그냥 냅 두고 필 요할 때마다 꼬셔봐야지.”
최연하가 피식 웃으며 휴대폰을 다시 들었다.
다시 SNS를 확인하던 최연하가 눈을 크게 떴다.
“이, 이건 또 뭐야? 이게 뭔 개소 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