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499)
마존현세강림기-1501화(1498/2125)
마존현세강림기 61권 (9화)
2장 벌어지다 (4)
“그러니까……
조금의 황당함.
그리고 조금의 억울함.
이현수의 표정에 떠올라 있는 감 정이 그러했다.
“저를 부르신 이유라는 게……
강진호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이쪽은 이 실장이 전문가니까.” 이현주가 옳다쿠나 맞장구를 쳤 다.
“네.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 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이 실장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죠. 전문 분야시잖아요.”
이현수의 얼굴에서 형용할 수 없 는 감정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이현수가 슬쩍 고개를 돌려 재생 되고 있는 CCTV 화면을 바라봤다.
“누군가가 수작질을 벌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지.”
“으흥.”
“그런데, 그 수작질이 뭔지 잘 모 르겠는데……
“그래.”
“맞아요.”
아니, 추임새 매번 넣지 마시라 고!
“그 수작질이나 비열한 책략, 사 람 엿 먹이기, 계략을 짜서 사람을 구렁텅이로 몰아넣기 등등에서 제가 전문가라서 저를 부르셨다구요?”
“정확해.”
“그렇습니다.”
이현수의 얼굴이 파들파들 떨린 다.
아니! 이 인간들이 사람을 뭘로 보고!
“제가 왜 그쪽의 전문가입니까! 제가 왜!”
“ 아냐?”
“아니신가요?”
아니!
맞지…….
어, 그건 맞지.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
이현수의 얼굴이 급속도로 우울해 졌다.
사람이 누군가에게 능력을 인정받 는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인정받는 능력의 분야가 이래서 야 되겠는가.
“거참, 희한한 기분이네요.”
“좋게 생각해. 어떻게든 쓸모가 있다는 게 어디야.”
예.
회주님 언변이 참 많이 느셨네요. 이렇게 사람 속을 뒤집어놓을 줄도 아시고.
거참, 옛날 생각 하면 상전벽해가
따로 없네, 진짜.
“끄응, 알겠습니다. 일단은 좀 보 죠.”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들은 이현수가 마시던 커피를 입에서 뿜 었다.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 라고 했다구요?”
“그렇다네.”
“그걸 살려뒀답니까? 턱을 돌려 버려야지.”
“……조금 늦었지만, 돌려 버리기 는 했어.”
“아, 그럼 다행이네요.”
이현수가 피식 웃으면서 CCTV를 여러 번 돌려보았다.
“흐음.”
그러고는 소파에 등을 기댔다.
“한 대 피워도 될까요?”
“얼마든지 피워. 지금은 네가 상 전이니까.”
“에이, 뭐 그렇게까지 말씀을 하 십니까. 듣는 사람 어깨에 힘 들어 가게.”
여하튼 이놈도 정상은 아니다. 찰칵.
강진호와 이현수가 동시에 담배에 불을 붙였다. 이현수가 눈을 반개하 고는 천천히 담배를 피워 댔다. 강 진호도, 이현주도 그런 이현수를 방 해하지 않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머리를 쓰는 일은 일단 이현수에 게 맡기는 게 좋다. 그건 영남회 시 절부터 무인계의 법칙 중 하나였다.
“수작질은 확실해 보이네요.”
“그렇지?”
“예. 그냥 벌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음, 저 새끼들이 분명 자신들에게 불리 해 보이는 일을 바로 인터넷에 올렸
다는 게 걸립니다. 이건 CCTV 한 방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거든 요.”
이현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습은 어려울지라도 면피는 되 겠죠.”
“그런데도 일을 벌였다? 그런데 도…… 흐음.”
이현수가 동영상 안의 휴대폰을 들고 있는 이들을 가리켰다.
“이쪽에서 CCTV를 풀면 이 새끼 들이 찍은 영상을 자극적으로 편집 해서 바로 풀 겁니다.”
“……그게 의미가 있을까?”
“의미가 있죠. 지금 우리가 보는 화면은 위에서 보는 화면이잖습니 까.”
“그렇지.”
“그런데 그걸 근접해서 찍으면 역 동성이 살아나거든요. 저 안에 점주 놈이 저 솥뚜껑 같은 손으로 다이내 믹하게 사람을 후려치는 모습을 줌 해서 올려 버리면…… 아무리 잘못 을 해도 그렇지, 사람을 저렇게 쳐 도 되냐는 소리가 나오는 거죠.”
세 사람의 고개가 동시에 돌아갔 다.
그러자 앉아 있던 장영철이 말없
이 소파에서 내려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
강진호가 그런 장영철을 만류했 다.
“아니, 그럴 필요까진……
“넌 대가리 박아, 새끼야!”
하지만 이현수는 가차 없었다.
장영철이 그 자리에서 바로 머리 를 바닥에 박았다.
“아니, 이 새끼가! 내가 무슨 일 이 있어도 절대 사람한테 손대지 말 라고 골백번은 강조했는데! 한 달을 못 버티고 바로 사람 턱을 돌려 버
려?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지?”
살벌한 이현수의 기세에 강진호마 저 입을 닫았다.
사실 강진호야 그저 전반적인 가 이드를 만든 것뿐이고, 실질적인 직 원들에 대한 교육은 강유환과 이현 수가 했으니 강진호가 나설 부분은 아니었다.
“어쭈? 이 새끼, 재교육받은 새끼 네?”
이현수의 눈이 돌아갔다.
“이 새끼가 재교육까지 받고 손님 턱을 돌려? 나도 한 번 돌려봐라, 이 새끼야!”
이현수가 장영철에게 달려들자, 강진호가 손을 뻗어 이현수를 잡아 당겼다.
“ 아오오오!”
이현수가 마구 발길질을 해 댔지 만, 그 발은 아슬아슬하게 장영철에 게 닿지 않았다.
“진정해.”
“진정하게 생겼습니까! 아니, 저 새끼가!”
장영철이 머리를 박은 채 큰 목 소리로 변명했다.
“죄송합니다, 실장님! 그 새끼가 아메리카노를 퍼붓고, 사람 얼굴을
후려쳐서 너무 빡친 나머지……
“뭐? 빡쳐? 네가 빡쳐? 내가 더 빡친다, 이 새끼야!”
강진호가 쓴웃음을 지으며 이현수 를 끌어당겼다.
“진정해라. 화날 만하지.”
“예? 화가 날 만해요?”
이현수가 고개를 홱 돌려 강진호 를 바라보았다. 이글거리는 그 눈을 본 강진호가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회주님은 누가 회주님한테 따뜻 한 물 부으면 사람 턱을 돌려 버립 니까?”
“뜨거운 물이었잖아. 따뜻한 물이
아니라.”
“저 새끼한테 그게 뜨겁겠냐구 요!”
“••••••어?”
듣고 보니…….
일반인이라면 화상까지 입을 수 있는 일이겠지만, 무인인 장영철에 게는 그냥 조금 뜨거운 정도일 뿐이 다.
“얼굴을 쳤다잖아.”
“회주님은 애기가 얼굴 만지면 애 기 턱을 돌리십니까? 일반인이 아무 리 때려봐야 저 새끼가 아프기나 하 겠냐구요!”
그것도 그러네?
“저 새끼는 뜨겁지도 않고, 아프 지도 않으면서 그냥 열 받아서 손님 팬 거라니까요. 그런데 저걸 그냥 둡니까, 저걸?”
강진호가 빙그레 웃었다.
그러고는 이현수를 잡고 있는 손 을 살며시 풀었다.
“ 가라.”
“으•아아아아! 이 새끼야!”
이현수가 장영철에게 달려들어 몸 통 박치기를 했다. 장영철이 허공을 붕 날아 바닥에 떨어진다.
“죽어! 죽어, 이 새끼야! 죽어!”
“악! 아아아악! 실장님, 잘못했습 니다! 실장님, 살려주십시오!”
그 모습을 보며 강진호가 떨떠름 한 얼굴을 했다.
‘안 아프구나.’
이현수가 필사적으로 걷어차 대고 있지만, 얻어맞는 장영철은 전혀 아 픈 표정이 아니었다.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이현수의 비위를 맞추려고 아픈 척을 할 뿐이다.
그러니 새삼 알게 된다.
손님이 아무리 때려봐야 장영철이 아플 리가 없었다.
한참 동안 장영철을 후려친 이현 수가 결국은 자기가 더 지칠 뿐이라 는 걸 깨닫고는 씩씩대며 강진호에 게 돌아왔다.
“회주님이 저 새끼 아가리 한 대 만 갈겨주시면 안 됩니까?”
“……그럼 죽어.”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네. 어휴.” 이현수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결국 언젠가는 이런 일이 터질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일이 생각보 다 일찍 터졌고, 생각보다 찝찝하게 터졌다.
“잘했다! 아주 잘했다, 이 새끼
야! 대놓고 건수 만들려는 새끼들한 테 건수 주고!”
“……죄송합니다.”
“몰라. 이제 니가 알아서 해. 나 는 참아. 나는 참는다고. 그런데 네 동기들이 참을지는 모르겠다.”
동기라는 말에 장영철의 얼굴이 핼쑥해졌다.
“어휴, 진짜.”
이현수가 고개를 휘휘 젓고는 자 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담배 한 대 를 빼 물었다. 강진호가 본능적으로 이현수의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러니까, 거!”
이현수가 한숨을 푹푹 내쉬더니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러고는 천천 히 빨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작업당한 건 확실해 보 입니다.”
U Q.하
M..•
“문제는 이 새끼들이 대체 무슨 의도로 작업을 했냐는 거죠. 이거, 단순히 합의금 노리고 한 짓 같지는 않거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현주가 맞장구를 쳤다.
“합의금을 노리고 한 일이었다면, 공론화를 시키기 전에 저희와 먼저
접촉하려 했을 거예요. 물론 일을 키워놓고 합의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까지 어떤 접촉도 없는 걸로 봐서는 그쪽은 아닌 것 같습니 다.”
“그럼 다른 의도가 있다는 건 데……
이현수의 미간이 좁아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의도를 알 수가 없다. 이런 일을 벌였다는 건 이쪽 에 안 좋은 영향을 주겠다는 건데, 그래서 이득을 볼 데라고는…….
“이거, 설마 다른 프렌차이즈에서 작업 들어온 건가?”
“웅‘?”
“네? 설마요.”
“아니, 아니죠……. 이게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강진호와 이현주는 영 믿지 못하 겠다는 눈으로 이현수를 바라보았 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개업 초기 에 타 프렌차이즈에서 이런 일까지 할 필요가 있겠는가.
“여긴 레드 오션입니다.”
“웅?”
“카페 사업이라는 게 그런 거죠. 프렌차이즈 업소들이 먹을 수 있는
파이는 이미 거의 먹었어요. 그럼 남은 건 파이를 얼마나 나눠 먹느냐 는 거죠. 저희 매출이 다 어디서 오 겠습니까?”
“기존 프렌차이즈들의 파이라는 건가?”
“곱게 볼 일이 없죠. 그쪽도 지금 지옥일 테니까요. 안 그래도 지금 정부 쪽에서 프렌차이즈 정산 비율 이랑 불공정 계약으로 후려 패고 있 잖습니까? 그런데 심지어 저희 프렌 차이즈는 계약도 점주 쪽으로 과도 하게 유리하죠.”
물론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말 이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 쪽에서 이쪽 을 상생 모델이니 어쩌니 선정하고 밀어버리면 다른 데는 다 억 소리 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프렌차이즈 본사가 가져가던 돈이 과도하다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 죠. 심지어 점주들도 갈아타려고 할 거구요.”
강진호의 얼굴이 살짝 멍해졌다.
그런 점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다른 업체 쪽에서 볼 때, 우리는
절대로 망해야 하는 회삽니다. 아니, 망해야만 하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되레 잘나가고 있잖습니까.”
“어…… 그렇지.”
“저라면 이 회사 어떻게든 망하게 합니다. 저라면 이런 어설픈 수는 안 써요. 커피에 바퀴벌레 넣어버릴 겁니다. 그것도 반으로 잘라서.”
강진호가 기겁을 하며 이현수를 바라본다. 이 정도면 거의 인간쓰레 기급 아닌가.
“……그거, 비약이 너무 심하지 않아요?”
이현주는 이현수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비약?”
“예. 겨우 한 매장에서 벌어진 일 이잖아요. 그리고 CCTV는 너무 명 백하게 그쪽 잘못이구요. 아무리 촬 영을 따로 한다고 해도 파급력에 한 계가 있을 텐데.”
“잠깐, 지금 뭐라고 했지?”
“CCTV……
“아니, 그전에!”
“하, 한 매장이요. 한 매장에 서……
이현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
다.
“지금 당장 전 매장에 연락해서 오늘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절대 손님 이랑 싸우지 말라고 해! 반드시 시 비 거는 새끼들이 있을 테니까!”
“아••••••
이현주의 눈이 혼들렸다.
“한 매장에서 벌어진 일이면 시시 비비가 가려지지만, 여러 매장에 문 제가 생기면 무조건 우리 잘못이 된 다! 빨리 움직여! 그리고 음식 관리 잘하라고 해. 수작질하는 놈 반드시 있을 거니까!”
“예! 알겠습니다!”
연락을 위해 뛰어가는 이현주를 보며 이현수가 이를 빠득빠득 갈았 다.
‘어떤 새낀지 몰라도 뼈를 갈아 마셔주지.’
세상에는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 이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