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5)
마존현세강림기-15화(15/2125)
마존현세강림기 1권(15화)
3장 – 강림하다(2)
얼굴도 알고 이름도 알지만, 딱히 대화를 해본 적도 없는 친구였다.
강진호는 발을 들이밀어 박유민이 바닥을 핥는 것을 막고는 최잉수에게 말했다.
“그만해.”
“뭐냐, 이 새낀?”
최영수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이 겁대가리 없는 새끼는 또 뭔가.
강진호는 바닥에 엎어져 있는 박 유민의 목덜미를 움켜잡고는 끌어 올렸다.
“어어……
박유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넌 자리에가서 앉아.”
박유민이 우물쭈물하고는 최영수를 돌아보았다.
“절름발이, 미쳤냐?니 마음대로
일어나?”
“가.”
박유민이 어정쩡한 자세로 둘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니, 씨발. 보자 보자 하니까. 넌 뭔데, 이 새끼야?”
최영수가 강진호를 노려보았다.
강진호는가만히 최영수를 바라보 았다.
딱히도와주고 싶다거나 하는 마 음이 든 것은 아니었다.
과거의 그는 이 모든 것을 보고 외면했다. 지금에 와서 속죄할 마음 이 든다거나 정의를 지킨다는, 꼴같
잖은 생각을 할 마음은 없었다.
사람을 괴롭히는 최영수와 수천이 넘는 사람을 죽인 강진호 중 누가 더 나쁜 사람일까?
바보가 아니라면 강진호가 악인이 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강진호가 굳이 나선 것은 정의감이 아니라 짜증이 났기 때 문이다.
이상하게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당연한 일이라고 머리로는 알고 있음에도 짜증이 났다. 이들의 괴롭 힘은 거의 유희 수준이었다.
죽어가는 이를 괴롭히면서 노는
것을 지켜보는 심정이었다.
“그만해라.”
“넌 뭔데 저 병신 편드는데? 너도 같은 병신이냐?”
강진호의 눈썹이 꿈틀댔다.
그도 병신이라 불리며 산 기억이 있었다.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이 후로는 휠체어를 타고 움직일 때마 다 뒤에서 수군대는 소리를 들어야 했고, 중원에서 다시 태어났을 때는 그 업을 이었는지 열 살이 되기도 전에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어야 했다.
훗날 탈태환골을 하기 전까지 그는 절름발이로 살았다.
그 기억 때문일까?
최영수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하나같이 강진호의 심기를 거스르고 있었다.
“난 같은 말 여러 번 하는 것을 안 좋아해.”
“허…… 미치겠네?”
“넌가서 앉아.”
박유민이 고개를 저었다.
“나, 나는 괜찮아, 진호야.”
“했던 말 또 하게 하지 마.”
“아니, 이 새끼가 진짜.”
최영수의 손이 강진호의 턱을 향 해 날아들었다.
탁!
하지만 최영수의 손은 어느새 강진호의 손에 잡혀 있었다.
“어?”
“……야.”
강진호가 최영수를 바라보았다.
눈꼬리가 올라간 강진호의 눈이 사납게 최영수를 노려보았다.
“ 죽는다?”
별것 아닌 말이었다.
입에 욕을 담고 사는 고등학생이 라면 더욱.
하지만 어이없게도 최영수는 그 순간 등에 소름이 돋았다. 강진호의 눈을 마주 보는 순간, 냉동고에라도 들어간 듯 전신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껴야 했다.
‘ 뭐야?’
최영수는 당황스러웠다.
알 수 없는 불길함이 더 이상 강진호를 자극해서는 안 된다 경고하 고 있었다.
“이 새끼가……
그렇지만 최영수는 물러설 수가 없었다.
보고 있는 눈이 스물을 넘어간다.
어느새 교실 앞문과 뒷문에 몰려든 아이들까지 합치면 마흔이 넘을 것이다.
여기서 물러나 버리면 그의 체면 이 말이 아니게 될 것이다. 대놓고 말은 안 하겠지만, 뒤에서는 다들 그를 비웃을 것이 틀림없었다.
“이 씨발!”
그 순간, 최영수의 발이 강진호의 배를 걷어찼다.
하지만 그건 하지 말아야 할 선택 이었다.
강진호는 내공이 없다.
육체도 기존의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강진호는 수천 번의 목 숨이 오가는 실전올 겪은 무인이었다.
진검으로 사람 셋을 베면 검도 일 단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수없는 사람을 죽인 강진호는 어느 정도라고 해야 할까?
격투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이상 근력이 베가 넘게 차이가 난다 해도 강진호와 최영수는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강진호가 배로 날아드는 발을 슬 쩍 피하고는 최영수의 명치에 무릎을 박아 넣었다.
“끅!”
순간, 숨이 막힌 최영수가 배를 움켜잡고 목을 길게 뼀다.
그걸로 끝이었다.
강진호의 팔꿈치가 최영수의 등을 내려쳤다.
뒤통수를 갈겨 버리려다 잘못하면 크게 다칠 수 있다는 생각에 목표를 바꾼 것이다.
최영수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엎어졌다.
엎어지며 입술이 터졌는지 더러운 물이 흐르는 바닥에 붉은 피가 홀러 들었다.
“ 영수야!”
“야, 너 무슨 짓이야? 이 미친!”
두 똘마니가의식을 잃은 최영수를 부축해 들었다.
하지만 최영수는 이미 더러운 바 닥에 쓰러져 옷이 온통 시커멓게 물 든 뒤였고, 입술로는 피가 홀러내리 고 있었다.
“너 후회할……
“누가가도 된다고 했어?”
최잉수의 똘마니들이 강진호의 말 에 움찔하며 멈춰 섰다.
“아니, 우리는……
“닦아.”
강진호가 바닥을가리켰다.
“니들이 저지른 일은니들이 정리 해.”
“……알았어.”
강진호는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다.
반 아이들이 강진호를 보고 웅성 웅성댔다.
정인규가 재빨리 뛰어오더니 강진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너 왜 그랬냐!”
“ 뭘.”
“너 언제부터 그렇게 싸움을 잘했 냐? 아니,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너 어쩌려고 그래? 최영수가 이사장 손자인 거 몰라?”
“안다.”
“그런데?”
“그냥 기분이 나빴어.”
“너 진짜 미쳤구나!”
그때, 등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강진호가 뒤를 돌아보았다.
괴롭힘을 당하던 박유민이 우물쭈 물 입을 열었다.
“고, 고마워.”
“ 뭐가?”
“도와줘서……
“난 그냥 기분이 나빠서 그런 것 뿐이다.”
“그래도……
“내 눈엔 너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아. 그러니까가.”
박유민은 고개를 푹 숙이더니 자 기 자리로 돌아갔다.
강진호는 그런 일련의 과정을 지 켜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왕따를 당하는 이와가하는 이 중 누가 책임이 크냐고 묻는다면,가하는 이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고 해서 당하는 이가 완전한 피해자 라고 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경우가 있겠지만, 지금의 경우에는 박유민 역시 왕따를 자 처하는 바가 컸다. 그가 단 한번만 이를 악물고 최영수에게 달려들었다 면 지금의 사태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야, 진짜 보통 일이 아니라니까. 너 이 학교에서는 선생들도 최영수 못 건드려.”
“ 알아.”
강진호도 앞으로 닥쳐올 일들이 귀찮을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봤자 그게 전부였다.
그렇다고 후회를 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모를까, 강진호는 이미 한 일을 후회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고생 좀 하면 그만이야.”
강진호는 이미 저지른 일은 고민 하지 않았다.
그를 괴롭히는 것은 전혀 다른 일 이었다.
조금 전, 최잉수에게 손을 썼을 때, 강진호는 춰영수의 후두부를 팔 꿈치로 쪼개 버리고 싶은 강렬한 충 동에 휩싸였다.
그의 안에 살아 있는 적천마존이 피를 갈구한 것이다.
만약 그때 그가 충동을 익누르지 못했다면 최영수는 죽었을지도 모른다. 무방비 상태의 인간의 머리를 깨놓는 것은 굳이 단련되지 않은 사람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니까.
강진호는 기분이 더러웠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고 생각 했는데, 그는 아직도 저쪽 세계에 한 발을 걸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강진호가 내면에서 튀어 나오는 충동을 억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혹여나 정말 위험한 일이
닥쳤을 때, 강진호가 자신의 충동을 주체할 수 있을까?
지금 고민한다고 해서 답이 나올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야, 보통 일 아니라니까.”
“ 괜찮다.”
강진호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가 생각하는 것이상으로 나빴다.
“넌 뭐하는 새끼야?”
강진호는 자신을 노려보는 선생을 바라보았다.
학생주임.
학생들 사이에서는 한번 맞고 나 면 바닥에 떨어진 피를 걸레로 닦아 내야 한다고 해서 ‘피걸레’라는 좋 지 않은 별명으로 불리는 공익현 선 생이었다.
“이 새끼가 학교가 어디라고 사람을 패?니가 깡패야, 이 새끼야?”
“너, 이 새끼…… 엎드려, 새끼야. 너 같은 새끼는 처맞아야 돼.”
학생끼리 싸움을 했다면 그의 입 장상 훈육이 있는 것은 당연했다.
그럼에도 강진호는 피걸레가 좋게
보이지 않았다.
그의 말에는 애초에 최영수가 박 유민을 괴롭혔다는 사실은 쏙 빠져 있었다.
“애초에 최영수가 박유민을 먼저 괴롭혔을텐데요?”
“뭐? 누가 그래?”
“반 아이들이 다 봤습니다.”
“데리고 와봐.”
“그 말 하는 애들데리고 와보라 고.”
“잠시만요.”
“어딜가?”
“간다고 누가 이야기할 것 같아? 반 애들 전부 다니가가만히 있는 최영수 때렸다고 하던데?”
강진호가 피걸레를 살짝 노려보았다.
“눈 안 깔아?”
“알고 계시잖습니까?”
“ 뭘?”
“양심에 거리끼는게 없습니까?”
“야, 이 새끼야! 너 지금 나가르 쳐? 엎드려!”
강진호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반항하는 거야‘?”
“잘못했으면 백 대라도 맞겠습니다. 그런데 이대로는 제가 풜 잘못 했는지 모르겠네요.”
“허, 이 미친 새끼가.”
피걸레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강진호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너 진짜 죽어볼래?”
강진호의 눈과 피걸레의 눈이 마 주쳤다.
강진호의 강렬한 시선을 받은 피 걸레는 켕기는 것이 있는지 슬쩍 고 개를 돌렸다.
“아, 씨바! 더러워서.”
그때, 문이 열리고 담임이 학생지도실로 들어왔다.
“무슨 일입니까, 공 선생님?”
“이 새끼가 최영수 학생을 팼답니다.”
“……사실입니까? 진호가요?”
“지금 영수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가만히 있는 잉수를 두들겨 팼 다는군요.”
그의 담임 김성주 선생은 강진호를 보고 물었다.
“사실이야‘?”
“아뇨.”
“그럼 뭐가 사실인데?”
“최영수가 박유민을 괴롭히기에
때렸습니다.”
“최영수가 박유민을 괴롭힌 것에 대한 벌을 받으면 저도 최영수를 건 드린 대가를 받겠습니다. 하지만 일 방적으로 제가 때렸다는 건 인정 못 합니다.”
“주임 선생님.”
“애들이 지금 다들 이 새끼가 갑 자기 때렸다고 말하고 있다니까요.”
김성주는 공익현이 눈치를 주는 것을 느꼈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을
잡은 것이다.
“알겠습니다. 제가 일단데리고 돌아가도록 하죠.”
“아, 김 선생님!”
“제가 담임입니다. 나중에 어떻게 되더라도 우선 저랑 이야기를 하는게 먼저 아닙니까? 왜 저는 안 통 하시고 멋대로 일을 하시는데요? 이 건 직권남용입니다.”
“교장 선생님이 노발대발하세요! 김 선생님은 무슨 통뼈입니까?”
“욕을 먹으면 제가 먹으면 됩니다. 그러니까 일단은 제가가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아, 진짜 말이 안 통하네. 이보 세요, 김성주 선생님!”
담임은 확고부동했다.
억울하게 당할게 빤한 학생을 그 대로 좌시하지 않겠다는의지가 느 껴졌다.
둘 사이 고성이 오갈 무렵,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이 더 들어왔다.
“여깁니다, 이사장님.”
들어온 사람은 이사장과 교장이었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말을 멈주고 둘을 향해 고개를 숙여 보였다.
“이 학생인가?”
“ 예.”
이사장이라는 노인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강진호에게 소리쳤다.
“네가 우리 영수를 때렸어?”
“ 예.”
“어째서?”
“영수가 아이를 괴롭혀서 그랬습니다.”
“그래‘? 사실이라면 영수가 맞아도 할 말은 잆지.”
“ 예?”
뜻밖의 말에 학생주임은 놀라 이 사장을 바라보았다. 그가 아는 이사 장은 이런 말을 할 사람이 아니었
다.
“네 말이 사실이라면 영수가 잘못을 한 거다. 교육 재단을 운영하는 내 손자가 다른 아이를 괴롭혔다면 얻어맞아도 당연한 일이지, 뭘 그리 놀라?”
교장이 이사장을 만류했다.
“이사장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해도 사람을 때린 저 학생은……
“자네, 지금 나를 못난 놈으로 만 들려는 건가?”
교장이 연신 고개를 숙였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부모님은 불렀어?”
“예. 이미 불러뒀습니다.”
“그럼 부모님 오시면 이야기하자 고, 아이만 두고 어른 넷이 모여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나도 부모된 입장에서 온 것이니, 직함 같은 건 내려놓고 이야기하자고.”
“ 예.”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지나가고, 강진호의 부모님이도착했다.
“제가 진호 아비 되는 강유환입니다.”